옆병동은 아직도 소화기내과 1년차랑 알콜릭이랑 실랑이중이다.

얼굴이 시뻘건채로 옆구리에 손을 언지고있지만, 주먹이 언제 나가도 이상하지않는 표정이다.

150정도 되보이는 보호자는 한쪽에서 팔을 잡아땡겨 병실로 돌아가자.. 이게 뭔짓이야 빨리가자 여보 라고 말해보지만

환자는 좆으로도 듣지않는다. 작은체구로 안쓰럽기까지도 하고, 맘같아선 죽빵한대 갈겨버리고싶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저런환자가 없어서 참 다행이야라고 생각한다.

그러던중 중앙복도에있는 엘리베이터가 열리더니 치킨배달원과 경비가 같이 올라온다.

경비는 옆병동 진상처리하로, 치킨배달원은 나한테 치킨배달하로 옴.

전날 새벽에 ER통해서 입원한 20대 AGE 환자는 병실복도를 잠이 안와 걷다가 치킨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더니 내심 표정을 찡그린다.

자신은 24시간 가까이 금식중인데 반해 간호사들은 룰루랄라 치킨을 뜯는모습을 보이다니.

자신 옆에 걸려있는 포도당 수액덕분인지 아님 낮시간 내내 설사를해서 인지 몰라도 배는 고프지않다.

그러나 치킨은 먹고싶어서 내심 간호사실 한번더 지나가면서 쓰윽 처다나 본다 부질없다 싶어 돌아간다.

시니어는 내심 나 먹으라고 과일이며, 냉장고에 있던 주전부리들을 주섬주섬 꺼낸다

"XX쌤 많이먹어여.. 난 걍 좀 쉬다 갈래여"

이내 밖에서 일하던 조무사도 부른다.

"XX아 치킨먹자"

치킨먹자는 소리에 20대 초반? 나이는 자세히 모르겠고.. 어쨋든 조무사도 쪼로미 간호사실로 들어온다.

이내 30분만에 2명이서 치킨은 다 먹고.. 배도 부르고 이제 1시 10분쯤되었나?

밖에서 터덜터덜 걸어오는 소리가 나길래 문쪽에 앉은 내가 일어나서 가본다.

나가보니 1시간가량 환자랑 실갱이하던 소화기내과 1년차가 털썩 스테이션 의자에 앉으면서

EMR 로그인을 한다. 불쌍해보이기도하고...

혼자서 중얼중얼 거리는데 욕같긴하다. 씨발 개좆같은 백정새끼들이라고 하던거같은데

그냥 못들은척 눈없는척 귀없는척하며 슬며시 말걸어본다

"치킨 먹을래여 쌤?"

기분이 안좋은듯 대답은 하지않고 고개를 절래 절래 휘두르며 크게 한숨만쉰다.

'그냥 좆같으면 강제퇴원시키면되지 왜 병신같이 나두는건지 이해를 못하겠네 뵹신아'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오르지만 걍 참고

냉장고에서 꺼낸 초록매실한병 무심한듯 1년차 앉은자리 앞에 나눈다.

그걸보더니 원샷때려버리고는 다시 당직실로 향한다..

그래도 아직 1시 30분이다. 시발 존나 시간안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