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로.... 꼭 가야만 해?”


보내고 싶지 않다는 걸 표현하듯 나의 옷 소매를 꼭 잡은 그녀가 말했다.


“응 어쩔수 없잖아 나도 내 살길은 찾아야지”


나는 고민도 없이 그녀의 손을 뿌리쳤고, 내 생각을 말했다.
그런 내 행동에 그녀는 정말 충격을 받았다는 표정으로 물끄러미 날 올려다보았다.


“.......”

“알겠어.... 너가 꼭 가야한다면....”


힘들게 입을 뗀 그녀는 울먹거리며 말하기 시작했다.


“나는 항상 너를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그러니까... 언제라도 내가 보고싶어지면 돌아와줘”


그 순간 내 머리속이 띵해졌다.

‘아 이 사람은 날 정말 보내고싶지 않구나’

‘이 사람은 날 정말 아끼고 사랑해주는구나’


하지만 나는 이미 결심했었고, 이직신청을 해놓은 상황이었다.

이제와서 내 모든 결정들을 뒤집어 놓을수 없는 입장이었기에

어쩔수 없이 떠나야만한다.


“미안해 난 이제 가봐야해”

“너옆에 있다가는 내 인생도 더는 성장할수없을거야”


그녀를 밀어내기 위해 더욱 모진말을 뱉으며 상처를 주는것 밖에 할수가 없는 이 상황이 너무나도 싫었다.


“그럼... 우리 추억이라도 가끔... 아주 가끔 생각해줄수 있어?”

“그냥 이때는 행복했었구나... 우리 둘이 참 좋았었구나... 하고 생각해줄수있어?”


그녀의 진심어린 한마디 한마디가 앞에 서서 가만히 듣고있는 내 마음에 비수에 날아와 꽂힌다.

‘나는 이리도 바보같이 나만 봐주는 사람에게 상처만 주는구나’


“응 당연하지 너가 잘못해서 떠나는 게 아니야 그냥... 그냥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싶어서 떠나는 거니까..”


이 상황을 모면하려는 한 마디 말에도 그녀의 얼굴에는 어느새 봄의 개나리같은 웃음이 피어오른다.


“-@/₩-)-@\£”
땡- 땡- 땡- 땡-


그녀는 한마디 말을 남긴채 뒤로 돌아 뛰어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역을 가득 울린 기차 소리에 그녀가 미묘한 표정으로 말한 마지막이야기가 들리지 않았고, 나는 아직도 그 한마디가 무슨 말인지 모른다.


아마....
“언제나 널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아니였을까?


-너와 나의 사랑은 9와3/4정거장 그사이 어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