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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갤문학] 오 마이 아포칼립스 -21-

ㅇㅇ(218.51) 2018.11.16 17:09:38
조회 306 추천 15 댓글 1

														


"마! 니 자신있나! ..아. 이게 아닌데."


어둠의 아린이 던진 도발에 낚인 아린은 잠시 이성을 잃을 뻔했지만,

이내 고향집에 있는 귀여운 강아지 아리를 생각하며 멘탈을 다잡았다.

아린은 심호흡을 하며 생각에 잠겼다. 도대체 어둠의 아린은 왜 저렇게 화가 나있는 걸까?

원인 모를 자격지심. 언니들에 대한 질투. 성장에 대한 강박. 갈피를 잃은 마음.

한참을 고민하던 아린은 이내 무언가를 떠올린 듯 가볍게 무릎을 쳤다.


"드디어 알았어."

"뭘?"

"네가 화가 난 이유 말야. 넌.. 불안한 거구나?"

"뭐래는 거야."

"이해할 수 있어. 나도 그랬거든. 스무살이 되면 뿅 하고 어른이 될줄 알았어. 앓고 있던 모든 문제가 어른이 되면 다 해결될줄 알았지."

"....."

"슬프지만 딱히 달라지는 건 없더라고. 솔직히 가끔은 나도 답답하고 짜증이 나기도 해."


아린은 또 하나의 자신을 마주보곤 차분한 어조로 말을 계속했다.


"그래도 난 분명 성장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해. 한 발짝 두 발짝, 느리지만 천천히."

"세상이 네 성장을 기다려 줄거라고 생각해? 그 사람들은 단순해서 눈에 보이는 것만 믿어. 분명 아무리 노력해도 알아주지 않을 거야."

"설득해야지. 내 진심이 전해질 때까지."

"그 진심이라는 건 언제쯤 전해지는데?"

"모르긴 몰라도 조금만 기다리면 곧 알 수 있을 걸."

"그렇게 불확실한데도 현실로 나가겠단 말이야? 세상 무서운줄 모르는구나."

"그러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봐. 너도 알게 될 테니까. 내 안에 있는 진심. 멋지고 놀라운 거 말야."

"....."


한마디도 지지 않는 아린을 보며 어둠의 아린은 더이상 못 받아치겠는지 혀를 내두르며 물러섰다.

그리곤 질렸다는 표정으로 고갤 저으며 뒤쪽에 있는 문을 엄지손가락으로 슬쩍 가리켰다.


"저쪽으로 나가면 돼."

"정말?"

"그래. 빨랑 꺼져. 더 보기 싫으니까."

"마지막은 좀 예쁜 말로 인사해주지.."


끝까지 까칠한 어둠의 아린을 보며 아린은 뽀로통해져 뺨을 부풀렸다.

아린은 종종걸음으로 방을 가로질러 문 밖으로 나가려다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다시 어둠의 아린에게 달려가 이마에 가볍게 딱밤을 먹였다.


"아얏! 뭐야 갑자기?"

"그리고 너 말야. 한번만 더 우리 언니들 나쁘게 말하면 아주 혼난다잉!"





오마이걸의 막내가 무사히 꿈속에서 빠져나가고 있을 때,

오마이걸의 맏내 효정은 여전히 어둠의 효정과 옥신각신 다투고 있었다.


"내가 리더라고 무슨 정산을 더 받는 것도 아니고, 어! 회사가 나한테 뭘 해줬어!"

"아니 그걸 왜 나한테 얘기하냐구.."

"맨날 힘든 일 다 시키고! 최약체다 꼰대다 이상한 별명이나 짓고 말이야!"

"그건 그냥 애들이 장난으로.."

"나 때는 말이야아아- 이런 일은 상상도 할 수가 없었어! 인사 안 했다고 죽이고! 안무 틀렸다고 죽이고! 어!"

"아니 나 때도 막 죽이고 그러진 않았는데.."

"네가 뭘 알아!"

"아 쫌! 적당히 해!"

"세상이 나한테 뭘 해줬냐고!"

"그러니까 그걸 왜 나한테 그러냐구!"


어둠의 효정은 세상에 불만이 많았는지 거의 눈이 뒤집힌 상태로 난동을 부렸다.

빈 깡통, 주전자, 플라스틱 컵, 스티로폼 상자, 유성펜, 단팥빵 등 온갖 물건을 집어던지는 난리통에 효정은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여러가지로 쌓인게 많았나 보구나.. 그건 안타까워. 그래도 이건 아니야 효정아."

"아니긴 뭐가 아니야! 나 때는 말이야아아아- 음료수 안 사왔다고 죽이-"

"아니아니 글쎄 죽인적 없다고. 진정하고 내 말 좀 들어봐."


참다 못한 효정은 어둠의 효정이 하는 말을 중간에 끊어버리곤 얘길 계속했다.


"리더로써 책임감이 무거운 건 나도 알아. 하지만 그래도 무너지면 안 돼."

"난 그냥! ..지쳤어. 아이돌도, 리더도 너무 힘들어. 이젠 마음 속에 악 밖에 남은게 없는 것 같아."

"에이~ 아니야. 눈을 크게 뜨고 잘 찾아보면 분명 멋진게 아직 많이 남아있을 거라구."

"사람의 마음도 결국엔 소모품이라고 생각해. 생각해봐. 난 4년 넘게 달려왔어. 에너지를 다 써버릴까봐.. 탈진할까봐 너무 두려워.."

"줄 수 있을 때 다 주겠다고 했던게 누구였더라? 그저 매순간에 최선을 다하면 돼. 멤버들과 미라클이 지켜줄 테니까."

"넌 대체 뭘 믿고 그렇게 확신해? 내일은 아무도 몰라. 실패하는게 무섭지 않아?"

"무섭지 않아. 난 미래를 볼 수 있거든."


미래가 두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효정은 빙그레 웃으며 바닥에 떨어져 있던 주전자와 수성펜을 들었다.

효정은 펜으로 주전자에 선글라스를 그리더니 코맹맹이 소릴 내며 알 수 없는 성대모사를 시작했다.


"돈데기리기리~"

"....."

"시간탐험대 몰라..? 미래의 꿈이 가득한~ 환상의 시간탐험대~"

"....."

"미, 미안.. 그냥 분위기가 너무 삭막해서 농담 한번 해봤어.. 헤헤.."

"그거 동생들 앞에선 하지 마. 세대차이 느낄 거야. 심하게."

"응.."


효정의 썰렁개그에 진절머리가 났는지 어둠의 효정은 화조차 내지 않고 검지손가락으로 문 하나를 가리켰다.


"저쪽으로 나가면 돼. 문 밖으로 가면 곧 꿈에서 깨어나게 될 거야."

"응. 알려줘서 고마워."



더이상 대꾸할 말도 없는지 어둠의 효정은 고개를 푹 떨궜다.

자리에서 일어난 효정은 문쪽으로 터벅터벅 발걸음을 옮기다가,

문득 뭔가 생각난게 있는지 특유의 눈웃음을 지으며 어둠의 효정에게 되돌아왔다.

그리고 어둠의 효정을 품에 꽉 안으며 나지막히 한마디를 건넸다.


"사랑해."

"뭔 개소리야 또..?"

"난 너고 넌 나잖아. 어둠의 효정도 수많은 효정 중 하나라고 생각해."

"이상한 말 그만 하고 빨리 가."

"너도 삶 속에서 소중한 무언가를 찾을 수 있길 바랄게. 힘내."

"....."


잠시 뒤 다시 문으로 향하는 효정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어둠의 효정은 혼잣말하듯 질문을 던졌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항상 밝을 수 있어..?"


묘하게 떨리는 목소리는 어쩐지 조금 물기를 머금은 듯 했다.

효정은 고개를 돌려 해맑게 웃으며 대답했다.


"난 캔디니까. 오마이걸의 리더, 캔디."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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