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건 개봉첫날 봐놓고

바빠서 자세한 후기는 담날이나 그주쯤 쓴다 해놓고

바빠서 미루고 그러다 까먹고있다가 2주 다되가는 이제서야 올림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재밌게 본 편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호불호가 갈리는걸 보면

아마 이런류의 디스토피아적 배경을 다루는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에서

그나마 명쾌하고 희망적인 결말을 바란 사람들이 많아서일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화는 그런것보단 그냥

극한 상황에 쳐해진 인간 군상들의 욕망과 이기주의

적대적인 배척 기질을 가감없이 드러내버림

그래서 이게 보기 불편하게 느껴지는 사람들도 있을것이고

그게 호불호가 갈리는 원인이 아닐까 싶다

마치 하나의 커다란 비바리움안에다가 사람들을 던져놓고

이들이 새롭게 바뀐 환경에 어떻게 적응해가고 변해가는가를 관찰하는것마냥

시니컬하고 냉소적인 느낌으로 카메라에 담았는데

다른 관객들은 어떤지 몰라도 난 이게 좋았다


물론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명화가 속한 공동체의 방식이

모두가 공존하는 삶으로서는 더 이상적인 방식이긴 했지만

황궁아파트 주민들은 좀 더 이기적인 방식을 택했고

하지만 그것 또한 그냥 그들만의 살아남는 방식이었다고 생각한다


영탁(이병헌)이란 인물은 영프나 트레일러에서 공개된 장면만 보고

처음에 어수룩하고 좀 모자라보이지만 우직한 성격의 인물이

대표라는 완장을 차고 변해가는구나라고 생각했지만


처음부터 자신의 것에 대한 소유욕이 강해 남에게 뺏기는건 못참는 인물이었고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들어와 조용히 지내던 초반과 다르게

권력을 쥐게 되면서부턴 숨겨왔던 자신의 본성을 드러낸다는게

내가 예상했던 지점과는 달랐음


반면에 내 가족을 지켜야한다는 상황과

맡은 직책때문에 어쩔수 없이 변해가는

민성(박서준)이야말로 내가 예상한 그대로였음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않고

외부인들에게 바퀴라고 하는 황궁아파트 주민들의

인간성을 상실해가는 이기적인 집단광기속에서


명화(박보영)는 도균(김도윤)과 더불어

얼마 안되는 인간성을 잃지 않는 인물이라

꼭 필요한 역할이었다고 본다

역할상 영탁과 딱 정반대의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고

후반부 영탁의 허울만 좋은 완장을 벗겨버리고

대표에서 끌어내리는 쿠데타의 중심 인물이라

설사 박보영이 아닌 누구라도 명화같은 캐릭은 필요했음


영화를 보고 든 생각은

나는 나의 가족과 내 편, 내 사람들을 위해

과연 어디까지 할수 있나라는 것이다

내 사람들을 위해서라면

나의 바운더리 내 영역을 지키기 위해

최소한의 윤리적인 양심과 가치관의 함락은

어디까지 허용되고 용인할수 있을것인가라는 것


그렇게 따지자면 휴머니티와 이기주의라는

양극단에 위치한 명화와 영탁이란 캐릭터보단

민성이 평범한 우리로서 이입해보기 좋은 캐릭터가

아닐까 싶었다



실제로 민성도 그가 믿고 따르는 영탁과

사랑하는 명화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뇌하는걸 보면

생존을 위해서 포용과 배척중 어느것을 더 우선시해야하나

고민하는 평범한 소시민의 입장이 대변됨


그리고 든 또 다른 생각은


현재 미국의 이민자 정책이나

한국의 외노자문제

또는 난민 수용 문제 등등

헌실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비슷한 문제들이 겹쳐보였다는거임

우리는 우리가 살기 위해 우리와 다른 존재들을

어디까지 배척하는가 라는것

이민자와 난민 수용이 성공한 케이스도 있지만

실패한 케이스도 있듯이


이건 정확히 뭐가 답인지 명확하지 않은것 같다

황궁아파트 주민의 삶의 방식도 살아가는 방식이었고

마지막에 나온 공동체의 삶의 방식도

또 다른 방식의 살아가는 방식이었던것처럼.



그래도 내내 시니컬한 톤으로 이어가던 영화의 말미에서

주요 인물중 휴머니티를 상징하는 명화만이 살아남아

포용과 공존의 가치를 내세우는 공동체에 들어갔다는데서

이 영화는 그래도 아직은 인류애가 우선이다라는 메세지를

내세워 작게나마 희망을 내포하는 영화가 아닐까싶다





PS.  영화 실관람은 CGV 아맥 1번인데 메박OT 욕심나서 두번째는 영혼보내기만 함. 솔직히 두번까지 보고싶은 생각이 드는 영화는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