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박해한들 ㅊㅈ는 진리요 사랑이요 구원이니라




우리는 사랑을 했다. 남들이 보기엔 역겨울지도 모르는 사랑을 했다. 우리는 애틋한 사랑을 하고 서러운 사랑을 하고 종래엔 그 끝이 보이는 사랑을  했다. 당신을 사랑하고 싶지 않았다. 당신에게 미안하고 내게도 미안할 사랑인 것을 모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랑이 다 그렇듯 나 역시도 내 마음대로 당신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늘 미안했다. 당신에게도 내게도.
여수시절부터 우리는 더러운 놈들이라 욕을 얻어먹었다. 더러운 짱개놈들이 역겹게 붙어먹는다며 침과 모욕을 받았다. 그럴때마다 나는 당신에게 미안해했고 당신은 그 말을 한 이들의 피를 뭍히고 들어왔다. 나는 내가 당신에게로 오지 않았다면 하고 바랬다. 나는 모든것이 내탓같았다. 당신은 여수의 그 작은 방에서 나를 껴안으며 나만 있으면 된다고 하염없이 속삭였다. 나는 그 말에 답할 수 없음이 미안했다.
우리가 더 이상 면전 앞에서 욕을 듣지 않게 되었을 때 당신은 이것 보라고 우리가 여기까지 오지않았냐고 이제 적어도 바로 앞에서 욕들어먹을 일은 없게 되었다고 기뻐했다. 나는 나아진 사실보다도 뒤에서는 여전히 우리를 욕할 이들을 생각했다. 그리고 이렇게 높이 올라왔음에도 뒤에서 욕을 먹는 당신에게 미안했다. 전부 내탓이었다. 그렇지만 우리는 여전히 사랑을 했다. 정말이지 끈질긴 사랑이었다.

당신이 죽었다. 우리가 들었던 욕들이 이제 나에게로 집중된다. 몸으로 당신의 환심을 사고 결국 회장자리를 얻었다며 뒷말들이 듣고 싶지도 않는데도 들려왔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드디어 난 당신에게 미안하지 않게 되었다. 난 이제 당신에게 미안해하지 않고 온전히 당신을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당신을 사랑한다는 마음만이 남았다. 이제야 당신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당신이 내게 미안해하지 않았던 까닭을 알았다. 우리는 사랑을 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설사 퍼질러서 뎨동합니다 그래도 ㅊㅈ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