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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페이지 프레게의 의미이론 질문, '박혁거세의 존재'에 대하여

??(163.180) 2010.10.14 06:09:20
조회 132 추천 0 댓글 3

글쓴이는 역사학계에서 "박혁거세는 실존 인물이다"에 관한 논쟁이 일어나게 되었을 때
프레게의 의미 이론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질문했음.

거기에 대해서 누스횽이 해답을 해줬는데, 그 해답의 내용인 즉,
1. \'박혁거세\'는 singular term이다.
2. 그 singular term은 지시체를 가져야 하는데 \'박혁거세\'는 그렇지 못하다.
3. 하지만 저 문장은 저 문장을 통해 무언가를 전달할 수 있는거 같고 프레게에 의하면 그것은 바로 sense이다.
4. 지시체를 가지지 못한 sense의 경우에는 참, 거짓등의 의미론적 값은 가지지 않는다.
5. 그런데 sense라는거 자체가 뭔지 정체를 밝히기 어려워서 참으로 거시기 하고
따라서 sense에 호소하는 위와 같은 문장이 어떤 것인지 프레기의 이론은 제대로 해명해내지 못한다. 라고 말하는 듯.


그런데 위 내용에서 입장이 살짝 다른 것이... 질문자는 역사 학계에서 이러한 논쟁이 일어난다고 전제 했음.
만약 박혁거세에 관한 논쟁이 아니라, 제우스나 오딘에 관한 논쟁이었든지, 셜록홈즈나 피구왕 통키에 관한 논쟁이었다면,
나는 100% 누스횽의 분석에 동의했을 듯. 완전한 허구적인(fictional) 맥락에서 전개되는 singular term에 대한 논쟁은
걔네들이 피와 살을 가지는 방식으로 존재하는게 아니라, 어떤 허구적인 이야기 속에서 기능적인 역할을 하는 까닭에
위와 같은 분석이 가능하고, 그들에 대한 의미론적 값, 그러니까 참 거짓을 논하는게 불가능하다는 혹은 쓸모없다는 프레게의 관점도 이해못할게 아님.

그런데 역사 학계에서 박혁거세를 논하고 있단 말이지...
박혁거세를 역사 학계에서 논한다는건, 일단 맥락자체가 허구적인게 아니라 피와 가진 존재로서 박혁거세가 있었느냐 마느냐 인 듯.
즉 내 생각에는 누스횽이 제기한 2번 논제가 참인지 아닌지가 역사학자들이 밝히려 하는 점인 듯.

그렇다면 도대체 박혁거세는 누구아니면 무엇일까? 네이버 백과사전에 의하면...

<전() 박씨의 시조. 휘 혁거세. 왕호() 거서간(西). 비()는 알영부인(). 《삼국사기》에 따르면, 일찍이 고조선의 유민()이 지금의 경상도 지방 산곡간()에 흩어져 살면서, 양산촌() ·고허촌() ·진지촌() ·대수촌() ·가리촌() ·고야촌() 등 여섯 마을을 형성하였다. 고허촌장 소벌공()이 양산() 밑 나정() 곁에서 말이 알려준 큰 알을 얻었는데, 깨 보니 그 속에 어린아이가 있었다. 알이 매우 커서 박과 같다 하여 성을 박()이라 하였다.

그가 13세가 되었을 때 매우 영특하여, 여섯 마을의 왕으로 삼고 국호를 서라벌이라 하였다. BC 53년 1월 용()이 알영정()에 나타나 계집아이를 낳았는데, 우물 이름을 따라서 알영이라 하였다. 알영은 자랄수록 덕기()가 있으므로, 혁거세가 그녀를 비로 맞이하여 알영부인()이라 하였다. BC 41년 혁거세가 알영부인을 동반, 6부()를 순행하면서 백성에게 농잠()을 권면하여 생산의 증가에 힘쓰니, 백성들이 이들을 이성()이라 칭송하였다.

BC 37년 서울에 금성()을 쌓고, BC 32년 금성에 궁궐을 지었다. 4년 73세로 죽자 담엄사() 북쪽의 사릉()에 장사지냈는데, 지금 위치는 경주시 남천()의 남쪽이다.>
 

이라고 하는데...

음... 역사 학자들이 바보가 아니고 현대 생물학을 호구로 보지 않는 이상
<알에서 나왔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는 않을 것임.
그러니까 내 생각에는 역사 학자들의 논쟁은 러셀 식으로 저 위에 소개된 \'박혁거세\'에 해당하는 여러 속성들 중
대다수를 만족시키는 인물이 역사상 존재했느냐, 아니냐에 따라 판가름 날 듯.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현재 경상도 경주 지방에 기원전 60년~기원후 20년 경에 살면서 몇몇 마을의 수장이 되고 그가 사는 지역을 서라벌이라 불렀다.
가 참이라면, 즉 그러한 사람이 있다면, 역사 학계에서 \'박혁거세는 실존인물이다"는 주장은 참으로 인정 될 듯.
그런데 만약 그런 사람이 없다면, 혹은 각각의 업적을 이룬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이라면,
박혁거세는 실존 인물은 아니고 역사속에 구전되어 내려 온 신라 왕조의 시조 쯤으로 받아들여 질 듯.


그런데 누스횽의 해석은 처음부터 박혁거세가 실존인물일 가능성은 배제하고 있으므로 위와 같은 판단을 설명할 수 있는 길이 없음.


내 생각엔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염두해 둔 상태에서 프레게의 의미론을 위 문장에 적용 시켜야 함.
편의상 첫 번째로 박혁거세가 실존 인물이 아닐 경우.
이 경우 프레게의 해석에 의하면 누스횽이 잘 설명해 준 것처럼 박혁거세라는 singular term에 대한 지시체가 없으므로
\'박혁거세는 실존 인물이다\'는 문장은 sense있고 의미론적 값, 그러니까 참 거짓은 없는 문장이 되어야 함.
하지만 아니잖아. 그러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우리의 직관에 따르면 \'박혁거세는 실존 인물이다\'라는 문장은 거짓이 되어야 함.
우리의 직관에 따르면 저 문장은 분명 참 거짓을 판단할 수 있는 문장임.

만약 박혁거세가 실존인물이라고 해보자.
즉 옛날 옛적 어떤 사람이 살았는데 그 사람은 13살이 되었을 때 부터 왕이 되고 알영이라는 여성을 마누라 삼고 서라벌이라는 국호를 지은 뒤 경주 지방에다가 성도 쌓았다고 해보자고.
그렇다면 우리의 직관에 따르면 "박혁거세는 실존인물이다"라고 주장한 역사 학계의 어떤 학자들은 참된 주장은 한거지.
자, 이제 이 문장을 프레게 식으로 해석해보자고.
이 상황에서 프레게에 따르면 "박혁거세"는 singular term이 됨. 그런데 지시체가 있는 singular term에는 기본적으로 존재양화가 붙지 않는게 정석임.
하지만 "실존한다"는 말은 "존재한다"와 의미상 차이가 없는 것 같거든. 
그러니까 구문론적으로 봤을 때, singular term에 대고 존재한다는 말을 붙이는건 비문인 것 같다는 거지.
예를 들어 볼께. "장동건보다 잘 생긴 사람이 존재한다." 는 말은 어떤 특정한 사람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적어도 한 사람 이상은 장동건보다 잘 생겼다고 말하는거지. 즉 \'존재한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허용 가능한 경우는 특정한 대상이나 singular term에 대해 이야기 할 때가 아니라, 어떤 변항을 포함하고 있을때라는거. 내가 알기로는 이게 \'존재한다\'는 말을 사용하는 프레게의 방식임.
그런데 엄연한 singular term에 존재한다는 표현을 붙인 역사 학자들은 말을 잘못 사용한거지. 문법적이지 못한 문장을 발화 한거라고.
syntax에 맞지 않는 표현은? 당연히 진리치, 참 거짓의 값을 가지면 안되지. 프레게에 따르면 말이야.
그런데 우리의 직관에는 분명 저 문장은 참이므로 프레게 식의 해석이 틀렸다고 봐야 하는거지.

만약 이렇게 엄격한 방식으로 \'존재한다\'를 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해보자. 혹은 \'존재한다\'와 \'실존 인물이다\'가 다른 의미라고 가정해도 좋고.
그러니까 프레게의 구문론도 "박혁거세는 실존 인물이다"는 표현을 허용한다고 해보자고.
그래도 내 생각에는 위에서 언급한 것과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는데...
어쨌든 박혁거세는 그러한 인물이 존재했다면 그 인물만을 가리키는 singular term이잖아.
그런데 그 singlar term을 사용한다는 건 그 singular term에 대한 존재를 가정하는 까닭에
"박혁거세는 실존 인물이다"는 주장은 하나마나한, 너무 뻔한 소리를 하는거 같단 말이야. 철학적으로 이야기하면 정보성이 결여된 문장 같다는거지.
예를 들어 내가 \'장동건은 실존 인물이다\'라고 이야기 한다면, 그리고 내 이야기를 듣는 모두가 \'장동건\'이라는 표현이 singular term이란걸 알고 있다면, 저 문장은 뻔한 소리를 하는거지. 장동건이나 박혁거세를 singular term으로 도입하는 순간 우리는 그 표현의 지시체가 실존한다는 주장에 개입하게 되고, 따라서 그것이 실존 인물이라고 말하는건 했던 소리를 또하는 정보력이 없는 문장이 되어버리는 거라고.
그런데 우리의 직관에 따르면, 역사학자들이 "박혁거세는 실존인물이다"라고 말하는건 역사적으로 매우 의미있는 발견이잖아.
즉 아무 내용없는 문장이 아니라고. 정보력이 있는 문장이 분명하잖아. \'박혁거세\'라는 사람이 있다는게 뻥일 수도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는 거니까.
따라서 이 경우에도 프레게 식의 해석에는 문제가 있다는거지.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느냐?
원글의 답글에서는 내가 좀 애매한 태도를 보였는데, 이 문제들은 러셀식으로 해석하면 완전하게 해소될 수 있을 듯.
저 문장이 진리치를 지니는지, 또 어떻게 정보력을 갖게 되는지, \'박혁거세\'를 위장된 한정 기술구로 가정하면 말끔하게 설명할 수 있음.
만약 그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면 이건 누스 횽이 이것보다 훨씬 더 잘 설명할 수 있을 듯.



네줄요약
"박혁거세는 실존 인물이다"라는 문장을 프레게 식으로 해석했을 때 문제가 발생하는데
만약 박혁거세가 실존인물이 아니라면, 프레게에 따르면 저 문장은 진리치가 없는 문장인데 우리의 직관에 따르면 거짓인 문장이라서 문제가 있는거고
만약 박혁거세가 실존인물이라면, 프레게에 따르면 저 문장은 비문이거나 정보력이 없는 문장이어야 하는데 우리의 직관에 따르면 참인데다가 정보력도 있는 문장이라서 문제가 있는거고. 결론은 러셀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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