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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보고 온 게 자랑

놀러옴(175.198) 2017.01.30 00:07:35
조회 3264 추천 18 댓글 11
														




(범프 오브 치킨-천체관측)

이번 설 연휴...
금~토요일 날이 좋으면 별 사진을 찍고 싶었다.

장소는 조경철 천문대.
전에도 몇번 가본 적이 있고 한겨울에 장비도 제대로 갖추지않고 산을 타다가 사고나면 진짜 위험하겠다는 생각도 들어서
임시도로로 편하게 올라갈 수 있는 곳으로 골랐다.

동서울 터미널에서 표를 끊고 광덕산 정류소에서 내려 천문대까지 뚫린 임시도로를 통해 쭉 걸어갔다.
천문대 홈페이지 공지사항에는 새벽까지 20cm의 눈이 주변에 내렸다는데 제설은 끝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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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대에는 이전에도 두번 방문한 적이 있는데 두번 모두 걸어서 가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특히나 이런 한겨울에는 더더욱 나밖에 걸어갈 사람이 없을줄 알았는데, 의외로 걸어서 올라가는 커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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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길이나 눈을 대비해서 아이젠과 등산스틱을 챙겼는데

제설이 잘된 편이라 가방에서 꺼낼 필요도 없었다.

저 멀리 천문대의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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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다량의 눈이 내렸다고 해서 눈꽃을 기대했는데 아쉽게도 그건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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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이 진다...

석양을 찍는다...


카메라를 꺼내서 석양을 찍는데 주변에 차를 대고 안에서 쉬고 있던 중년 부부가 내게 말을 걸었다.


"사진 작가이신가봐요"

"아뇨...그냥 취미입니다"

"아까 차로 올라오다 보니까 걸어서 오르시던데, 열정이 대단하세요"

"아..하하 네 감사합니다"

"저희 사진도 한 장만 찍어주시겠어요?"

"아 그럼 제 카메라로 찍어서 폰으로 전송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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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내려가실겁니까? 차에 자리가 남는데 저 밑의 버스 정류장까지는 태워다드릴 수 있어요"

"아...저는 내일 해뜰 무렵에 버스 다니면 내려가려고요"

"아니 그럼 잠은 어디서...여기(천문대)에서 재워주기도 하나...?"

"아뇨 그렇진 않고 이 근처에서 밤을 새려고요"


내가 산 꼭대기 천문대 근처에서 밤을 새려고 한다고 했을때 그들의 반응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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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어준데 대한 감사의 표시+먹고 힘내서 무사히 집에 돌아가라는 격려의 표시로 커피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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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어둠이 깔리고, 잠시 천문대 견학을 한 뒤에 본격적으로 카메라들을 세팅했다.

천문대 건물 위로 큰 곰 자리의 꼬리, 국자 모양의 북두칠성이 보인다.

이 날은 날씨가 정말 좋았다.


카메라 두대를 각각 다른 방향으로 설치해두고 1500장,600장 이렇게 인터벌 촬영을 시작했다.


이때 내가 한 가지 실수를 한게, 날이 정말 좋아서 겨울 은하수가 희미하게나마 보이더라.

그것도 모르고 은하수가 보이지 않는 방향으로 둘다 설치해놔서...좀 아쉽게 됐다.


인터벌 촬영이 끝날때까지 천문대 근처에서 추위와 싸워야했는데 진짜 새벽이 되니까 상,하체는 괜찮은데

발이 너무 시렵더라.

진짜 땅에서 냉기가 올라오는게 느껴짐...

사계절용 로우컷 등산화를 신었는데 와 진짜 발이 시리다못해 아팠음.


발 전용 핫팩이랑 붙이는 핫팩으로 발가락들을 감싸도 소용이 없더라.

다른건 몰라도 등산화는 다음부터 좀 좋은거 신어야겠더라.


주변에서 천체망원경으로 별 관측하던 아재들 대화하는거 들어보니까 이 날 새벽 기온이 영하 20도 가까이 떨어졌다고 한다.

해발 천미터의 강원도 산속을 너무 쉽게 생각했나보다. 영하 20도라니.


그래도 발만 못견디게 추웠지 상하체는 나름 버틸만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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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벌 촬영이 끝나고 부랴부랴 찍어본 겨울 은하수의 희미한 모습.

위치상 한국은 겨울에 은하수가 제일 희미하게 보여서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날이 워낙에 좋으니 육안으로도 희미하게나마 겨울 은하수가 보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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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장짜리 별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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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장짜리 별궤적...근데 이건 내가 초반에 실수로 400몇장 날려먹고

약 1040장으로 만들었음.

밤늦게까지 천문대를 오가는 차량의 헤드라이트때문에 천문대 건물은 하얗게 날아갔다.

헤드라이트가 비친 사진만 빼도 되긴 하는데 별궤적의 완성도를 위해 그냥 건물을 포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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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약 100장만 가지고 마치 별똥별처럼 합성해본 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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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약 200장짜리.


촬영 마치고 해뜰때까지 기다렸다간 진짜 발가락 동상 걸릴거 같아서 장비 챙기고 버스정류장까지 내려오는데

진짜 고도가 높을수록 기온이 낮아진다는게 온몸으로 느껴졌다.

직선거리로 약 2km정도 되는데 내려갈수록 실시간으로 온도가 올라가는게 피부로 느껴지더라.

정말 좋은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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