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친을 만났던건 여행 동아리덕이었음.

솔직히 나한테 과분할 정도로 성격도 밝고, 얼굴도 볼수록 매력적이었고 딱히 배경도 부족할게 없었음.

특출나진 않았어도 워낙 밝은 성격덕에 주변에 남사친 여사친 다 많았음.

나랑은 여행 동아리에서 같이 여행 다니면서 조금씩 친해졌는데, 그냥 그 때는 길 가다가 인사나 하는 정도였지.

근데 여친이 노래방을 좋아했고 나도 노래방을 좋아했어.

여행 동아리에서 노래방 좋아하는 사람이 딱 4명 있었다.

나랑 내 친구, 남자 선배, 그리고 여친까지.

근데 내 친구는 학교도 가끔 빼먹고 출석률도 약간 저조했고 남자 선배는 그냥 좀 오덕후같아서 별로였음.

같이 노래방 다니다가 여친이랑 많이 친해지고 단 둘이 영화도 보고 노래방도 가고 맛집 투어도 하러다니고

여친 생일때 여친이 생파 끝나고 집에 가려는데 나랑 보자고 하길래 알겠다고 하고 나갔음

근데 얘가 술이 좀 취해 있었는데 막 그냥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나보고 선물 안주냐고 해서

다음에 주겠다고 얼버무렸음. 근데 여친이 막 앵기더니 나 받고 싶은 선물있어 라고 하더라

고백 받고 싶다고 나한테

그 말 듣고 벙 쪘는데 결국 나도 고백했고 우리 둘은 사귀게 됐음.

진짜 예쁘게 사랑했어. 서로 열정적으로 떡도 많이 치고 기념일도 다 챙겨가면서 사귀었지.

근데 친구랑 왜 바람이 났냐. 하면.

여행 동아리에서 강원도로 1박2일을 가기로 했는데 내 여친은 제주도를 가고 싶어했어.

그래서 여자둘 남자둘끼리 따로 제주도를 가기로 했음.

여친,나,내 친구(노래방 같이 다니던),여친이랑 친했던 여자애 중 한 명

신나게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펜션에서 고기 구워먹고 술도 막 마셨지.

진짜 너무 재밌어서 과도하게 마셨어.

그러다가 잠이 들었던거 같다.

새벽에 잠깐 깼는데 술먹다가 그대로 잔거 같아서 침대에서 자려고 일어났는데 

그 조용한 새벽에. 아주 미세하게 신음소리가 들리더라.

진짜 순간적으로 설마 씨빨 내 친구랑 전여친이랑 자고 있는건 아니겠지 씨빨 

근데 소파에 같이 여행 온 여자애 자고 있더라

문 열었는데 잠궈놨더라.

문 두드렸어.

계속 아무소리도 안들리더라.

계속 두드렸지.

전여친이 누구냐고 자다 깬 목소리로 말하더라.

그러면서 XX랑(다른 여자애 이름) 나 속옷만 입고 있어 라고 하더라.

ㅋㅋ

그 여자애 소파에서 옆에서 자고 있는데 너무 빡쳐서

문 열어라고. 정색하면서 이야기 했다. 

방 들어가니깐 전여친 혼자 있더라.

근데 그냥 삘이 딱 오더라. 방에 딸린 조그만한 베란다?같은 곳에 내 친구놈 서있더라.

그냥 씨발!! 이렇게 크게 소리치고 그대로 짐 싸고 공항가서 공항에서 밤 샜다.

연락 다 씹었고 항공 티켓이 여친 카톡에 다 들어있어서 그냥 내 돈주고 제일 빠른 비행기 잡고 집 왔다.

그렇게 전여친이랑 헤어졌고, 전여친도 더 이상 나한테 사과는 커녕 연락조차 안하더라.

내 친구놈도 쭉 안봤었는데 이번에 다른 친구들 모임에서 만났음.

그냥 잘 살았냐고 인사하는 내 자신이 뒤늦게 병신같았는데 이게 또 용서가 되더라.

전여친에 대한 분노가 더 크더라. 이상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