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팩션사극의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은 주인공 캐릭터

순수세령(210.113) 2018.03.05 15:34:08
조회 1810 추천 14 댓글 4

이걸 쓸까 말까 망설이다가, 그래도 감독님의 신작이라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음 ㅠ.ㅠ

 

믿고 보는 명품 사극의 명장인 감독님의 새작품이라 기대반 우려반으로 1-2회를 본방시청했다.

전작 하녀를 감명깊게 봤기에 작가님의 필력과 감독님의 연출이 어떤 시너지를 일으킬지가 너무 기대되었음.

허나, 아직 2회밖에 안되어서 인물들의 모든 것이 명확하지가 않아서 분석을 하기가 좀 애매하긴 하지만,

너무 예상가능한 설정은 솔직히 많이 아쉬웠다.

전작과 비교하기엔 드라마의 포커스가 많이 다르기에 같은 시대를 그렸지만 이 부분은 배제.

주인공캐릭터에만 집중해서 본다면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안평대군을 모티브로 한 이휘 : 역사적 팩트를 뒤집는 새로운 캐릭터 구축이 열쇠

캐릭터 설명만 보면 2인자 컴플렉스를 가진 형에 비해, 시서화에 능하고 어머니의 사랑도 듬뿍 받고 있다.

왕위 계승서열로만 따진다면 어린 단종과 이강(수양대군 모티브)에 이어서 3번째다.

어린 시절 에피소드와 2회에서 대비에게 직접 한 대사로 미뤄 짐작하건데, 정치싸움에는 관심없는 인물이다.

그랬기에 사대부들이 안평대군 중심으로 뭉쳐서 수양대군에게 맞섰는지도 모른다.

여기까지는 역사적 팩트. 그리고 드라마에서 극화하기 위해 덧입혀진 이미지가 있어야 하는데.

너무 완벽하다 못해 지금까지 보아오던 드라마 캐릭터의 좋은 점을 모두 덧입혀 놓아서 헷갈렸다.

아랫사람을 아끼는 착한 마음과 둘째 형을 감싸는 형제애. 거기다가 자기 신부는 자기가 고르겠다는

왕자답지 않은 로맨티스트, 거기다가 그림과 시에 능숙하고 잘생겼다. 로맨틱 소설에서 곰국 수준으로 우려먹는

캐릭터. 매력을 주기 위해 모든 장점이란 장점은 다 갖다 붙인 건 좋다. 수많은 소설 등장인물이 비슷비슷하지만

차별성을 주는게 난 장점이 아니라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가상 인물이 우리 옆에서 숨쉬는 인물처럼 느껴지려면

완벽한 인간도 평범한 사람같은 단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걸 잘 그려낸 것이 뿌나였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너무나 완벽한 세종대왕도 형을 몰아내고 왕이 되었다는 정통성에 약했다는 컴플렉스와

자신을 끊임없이 디스하는 밀본들의 압박. 그런 인간적인 고뇌를 쌍욕을 하는 왕으로 묘사하면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그러면 이휘는? 1회 에피소드에서 생각시의 죽음으로 백부인 양녕대군이 이강에게 휘의 약점을

잡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2회 초반에 몰래 궁밖에 다녀오는 휘를 나무라는 대비에게 자기는 아무 힘도 없는

대군이라 공부를 열심히 하면 열심히 한다고 수근거리고 안하면 안한다고 욕해서 어느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나름 제작진에서 세팅해 놓은 휘의 단점과 컴플렉스라고 짐작이 되지만.

그래서 뭐?라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휘에게는 어느 정도 일탈이 허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휘가 욕심이 없는 아이라서? 과연 그랬을까? 안평대군이 정말로 권력에 욕심이 없어서 단지 대의를 위해서

종묘사직을 위해서, 내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혈육을 죽일지도 모르는 정쟁에 뛰어들었을까?

물론 욕심이 없을 수도 있다. 실제 안평대군은 산사에 묻혀서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정치인보다는

예술인에 가까운 인물이었으니까. 그래서 뭔가 인간 같지가 않고 신격화된 신선 같은 느낌이 자꾸 든다.

오히려 친부모에게조차 둘째라는 이유로 사랑받지 못하고 백부의 권력욕에 길들여져 결국 조카를 죽이는

비극으로 휘말려든 이강이 더 인간다워 보이기까지 한다.

1-2회의 에피소드로만 보자면 휘의 새로운 해석.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안평대군을 뒤집는 인간적인 욕망이 너무 안 보인다는 게 가장 아쉬웠다.

여주인공과의 사랑을 통해 그것에 눈을 뜬다는 설정이라면 좀 더 기다려보면 나오겠지만,

아직까지는 평범하다 못해 예상 가능한 인물이어서 많이 아쉬웠다.

 

이 드라마의 핵심인 이휘가 살아나려면 믿고 의지했던 사람들에게서 휘는 철저하게 배신당해야 한다.

공남에서 끊임없이 주인공을 괴롭혔던 딜레마도 저 여자가 날 정말 사랑해서 그랬던 걸까. 아니면 김종서를

죽이기 위한 미끼로 이용했을까가 인물 내부에서 극강으로 부딪혔다. 보는 시청자로 하여금 그의 인간적인

고뇌가 이해가 가면서 그가 어떤 선택을 할지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다. 이 드라마도 앞 부분에 휘가 사지에

몰렸다가 왕이 죽는 순간 극적으로 돌아오면서 시작한다. 웬지 7일의 왕비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었다.

세자가 성인이 될때까지 대군들은 신하의 예로 보필하라는 고명을 받았다. 그래서 대리청정의 인물로

대비를 설정하고 들어갔는데, 그래서 휘는? 대비가 뒤에서 버티고 있다고 해도, 휘는 강의 적수가 되기엔

좀 많이 약해 보였다. 오히려 자기를 제치고 고명을 받은 것과 대비의 차가움에 무너지는 강의 표정이 더욱

애처로웠다. 휘의 인생목표는 무엇인가? 단지 조카가 왕이 될때까지 후견인으로 둘째 형의 야망을 막아서는 것?

아니면 새로운 왕을 꿈꾸는 것? 그것도 아니면 여주인공과의 사랑만 얻고 물러나서 유유자적 팔도유람

다니면서 그림이나 그리는 것? 대립이 되려면 이강과는 다른 휘만의 세계관이 확고해야 하는데.

캐릭터 설명이나 하이라이트 장면을 봐도 글쎄? 얜 도대체 어떤 목표로 인생을 사는지 보이지 않았다.

주인공이면 어쩔 수 없이 주변 상황에 의해 내몰렸다고 해도 인생에 대해서는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

기껏 역사적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여러가지 상황을 가상으로 세팅해 놓고, 역사적 팩트인 귀양->죽음으로

내모는 게 아닐까 걱정도 된다. 이왕 팩션사극으로 탈바꿈을 했으면 나약했던 주인공이

사지에 내몰려 살아 돌아와서 형의 폭주를 막아서기로 결심했다면. 왕은 안되더라도 단종을 살리고

형의 권력야욕을 모조리 끊어내야 한다. 자신이 살기 위해 남을 죽이는 게 아닌 모두 함께 행복하게 사는 것이

휘의 목표라면 약하디 약한 그가 사람들을 끌어 모아 진정한 승자가 되어야 한다. 무협소설 랑야방에서

주인공이 독으로 인해 모든 내공을 잃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 한계 상황 속에서 가장 약한 왕자를 도와

야비한 형들의 권력욕으로부터 지켰듯이 말이다. 공남에서 주인공의 선택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던 걸

이 드라마에서 극복하는 걸 보고 싶긴 한데, 이미 대본이 다 완성된 상태인지 아니면 그런 기획의도가 아니였을지도

몰라서 거기까지는 말하기가 좀 조심스럽긴 하다. 하지만 이왕 팩션사극으로 설정을 하고 정성스럽게 주인공 캐릭터

구축을 했다면, 가상 인물인 이휘는 안평대군을 넘어서서 랑야방의 매장소처럼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기는 그런

인간승리를 보고싶을 뿐이다.

추천 비추천

14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SNS로 싸우면 절대 안 질 것 같은 고집 있는 스타는? 운영자 24/05/06 - -
공지 공남 첫방한지 1년입니다. 감사합니다. [70] 유PD(118.129) 12.07.20 10658 208
공지 ★☆★☆★ 공주의 남자 갤러리 통합공지 Ver 2.5 ★☆★☆★ [110] DC공남갤(114.206) 11.12.10 12160 120
공지 공주의 남자 갤러리 이용 안내 [51] 운영자 11.07.27 10117 6
207673 (뻘글)피칠갑 칼싸움 [1] 주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19 304 1
207672 공주의 남자 혼인 공갤러(61.110) 23.11.09 261 0
207671 명작 공갤러(58.236) 23.10.16 218 6
207670 공남 종방 12주년!! [1] 공갤러(125.180) 23.10.06 314 16
207669 혹시 메이킹볼수있는곳있을까?? [3] 공갤러(118.235) 23.09.20 311 0
207668 세령이활옷입은건 승유밖에못본거네 [4] 공갤러(61.82) 23.09.12 409 4
207666 공남 내 인생드라마...최고의사극로맨스임.. [2] 공갤러(218.146) 23.09.08 348 3
207665 갑자기 이자번 말에 올라타던거 생각나서 들렀다 공갤러(58.236) 23.08.27 242 1
207664 공남 디비디 부가씨디 질문 [2] 공갤러(125.180) 23.08.24 258 0
207663 공주의 남자 경혜 [1] ㅇㅇ(124.153) 23.08.04 289 3
207662 공주의 남자 경혜 ㅇㅇ(124.153) 23.08.04 208 2
207661 공주의 남자 경혜 [1] ㅇㅇ(124.153) 23.08.04 269 3
207660 공주의 남자 경혜 [1] ㅇㅇ(124.153) 23.08.04 249 3
207659 첫방송 12주년 추카추카 [11] 그림자ㆍ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7.20 481 21
207658 수양대군 맨날 세령이보고 천방지축이라하는데 [2] ㅇㅇ(121.162) 23.07.06 383 3
207657 경혜공주는 김승유 사랑하지 않죠? [2] ㅇㅇ(118.235) 23.07.04 388 0
207656 한번 더 정주행 하기로 맘 [2] 호도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7.03 254 0
207654 미친 끝난지 십년도 더지난 드라만데 [1] ㅇㅇ(182.224) 23.06.09 433 9
207652 오랜만입니다 [2] 보돌보돌 (223.38) 23.04.19 450 7
207650 이드라마는 다시봐도 퓨전사극계의 goat네 [2] ㅇㅇ(223.39) 23.03.26 564 14
207648 감독님 차기작 3.20(월)첫방 [15] 그림자ㆍ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3.15 938 15
207646 혹시 콘틱 사용해보신 분 계신가요 [1] ㅇㅇ(61.72) 23.02.11 320 0
207644 유튭으로 명장면만 골라 보는데 ㅇㅇ(223.38) 23.01.04 513 4
207642 정주행 후 짧은후기,, [6] 뉴비ㅠ(39.114) 22.12.31 832 12
207641 공남 정주행 중인데 [2] 뉴비ㅠ(39.114) 22.12.29 490 2
207640 그립네요 공주의남자.. [4] 151677(223.38) 22.12.22 728 19
207639 갑자기 생각나서 놀러왔는데 [5] 마크(106.102) 22.10.23 616 2
207638 정주행 중.. [1] ㅇㅇ(112.166) 22.10.22 437 1
207636 와 끝난지 11년인데 글리젠 장난아니네 ㅇㅇ(106.101) 22.09.21 589 9
207635 안뇽 횽들 [1] ㅎㅇ(223.38) 22.09.10 448 2
207634 마지막화 아껴두고 미리 남기는 정주행 후기 [3] ㅇㅇ(111.118) 22.08.04 733 13
207632 첫방송 11주년을 축하해 [5] 그림자ㆍ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7.20 992 26
207630 공남은 진짜 후유증이 너무 심하다. [2] 후유증(14.35) 22.07.06 748 3
207629 너무너무 재밌게 봤다 [1] 데일리ㅈㄹㄷㅈ(222.100) 22.06.09 600 0
207621 공남의 대호 김승유도 [7] HeroInKore(175.196) 22.03.21 933 0
207619 3번 에 적은내용확인해봐 ㅇㅇ(103.163) 22.03.09 584 0
207616 편집본 혹시 있니 ㅇㅇ(218.39) 22.01.26 591 0
207615 디비디 질문좀! [3] ㅇㅇ(182.224) 22.01.23 794 0
207614 요 브로들 잘지냈냐 [10] 헝튜(182.220) 22.01.16 1070 7
207613 공남 같은 드라마 추천 좀여 [2] ㅇㅇ(211.185) 22.01.14 883 0
207612 공남 10년만에 정주행 끝 ㅇㅇ(125.182) 22.01.11 626 8
207611 공남 22화 정주행중 [1] ㅇㅇ(125.182) 22.01.10 631 0
207610 우와 불판이라니 ㅇㅇ(125.182) 22.01.08 480 0
207609 생각해보니 ㅇㄷㅇ(1.232) 21.12.31 494 0
207607 다시보기어디서하니.ㅠㅠ [6] 루시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24 872 0
207606 공남 ..그립다 [3] ㅇㅇ(61.254) 21.12.22 1100 6
207603 공남 정주행 4회찬데 [2] ㅇㅇ(112.150) 21.12.05 858 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