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내가 비극을 좋아하는 편이긴 해.
근데 싸인 작품 전반적으로 윤지훈이 죽을 것 같다는 복선은 참 많이 깔려 있었다고 봐.

1. 윤지훈의 체스 말은 비숍이다.

체스를 둘 때 일반적으로 나이트와 비숍이 활발하게 움직이곤 해.
그리고 종국에는 희생되기 마련이지. 체크메이트는 퀸으로 하는 게 가장 수월한 방법이니까.
그래서 나는 최이한과 윤지훈 둘 중 하나는 죽지 않을까 싶었어.

게다가 \'비숍 = 성직자\'.
성직자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 죽음도 불사하지 않아.
즉, 윤지훈은 정의를 지키기 위해 \'순교\'를 할 수도 있다는 걸 의미하지.

2. 저수지 앞에서 윤지훈은 서윤형 사건이 자신이 맡아야 할 \'마지막 사건\'이라고 했다.

이 말을 그냥 하지는 않았을 것 같아.
작가가 이 말을 집어넣었던 의도를 크게 두 가지로 해석해 볼 수 있을 것 같아.

 ㄱ. 윤지훈이 고다경과 서윤형 사건을 해결하고 국과수로 화려하고 복귀한다.
 ㄴ. \'법의관\' 윤지훈에게 있어 서윤형 사건은 그야말로 \'마지막 사건\'이다.

나는 아무래도 ㄴ.이 더 끌리더라고.
그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어.;;;

3. 고다경의 체스 말은 퀸이다.

퀸은 앞서 말했듯이 체크메이트를 하기 위한 가장 강력하고도 중요한 무기 중에 하나야.
그러기에 퀸이 가장 능동적이고도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지.
고다경이 퀸이라면, 수동적이거나 소극적이어서는 안 될 거야.
즉, 홀로 일어설 수 있어야 한다는 거지.
지금까지도 고다경은 훌륭히 사건들을 해결해왔고, 결정적인 증거들을 제시해 왔지만, 항상 주도권은 윤지훈에게 있다는 느낌이 강렬했어.
다시 말하자면, 윤지훈이 곁에 있는 한은 고다경이 진정한 퀸이 되기는 어렵다는 말이지.






뭐...
내 주관적인 생각이었어.
그래서 나는 정차형(?;;;)사건에서 부터 윤지훈이 죽는 게 극의 논리상 맞을 수도 있겠다 싶었어.



하지만 누군가가 읽어줄 지도 알 수 없는 이 글을 쓴 진정한 이유는,
작가들이 윤지훈을 죽이든, 죽이지 않든, 작가님들 나름의 계산이 있을 거라는 거야.
시청자 입장에서 능동적으로 비판을 가하는 건 좋은데, 작가들이 이미 설계해놓은 스토리라인을 좌지우지하는 건 좋지 않다고 봐.



그러니까, 우리 작가님들을 믿어보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