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사실 야구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었고, 두산, 엘지 직관을 가봤었지만 재미있는거 잘 모르겠더라

09년에 퇴근하고 집에 들어왔는데, 코시 7차전 9회에 나지완의 끝내기포가 터지는 장면을 보면서 아~ SK라는 팀도 있구나 했었고.

그러다가 아마 11년도였던거 같은데 프야매를 시작하면서 슼덱이 좋다는 이야기에 08, 09, 10년도 덱을 모으기 시작하면서 SK라는 팀에 대해서 알아가기 시작했다.

선수들을 하나하나 알아가고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다보니까 존나 정이가더라.

그래도 11년에는 야구를 별로 챙겨보지는 않았던거 같다. 다만 그때는 세이콘이 퇴출되었다는 소식에 약간은 분개했었던거 같다.

12년에는 패넌트레이스는 결과만 보고 가을야구는 시청하고 그랬었다.

13~14년에는 간혹 시즌경기 챙겨보고 점점 암흑기에 빠져드는 팀을 보면서 현타도 오고 그랬었던거 같다.

15년에 연애를 하면서 슼팬인 여자친구를 만나서 처음으로 문학 직관을 가봤다.

그때부터였던거 같다. 내가 이 팀에 진정으로 빠져들기 시작한게.

직관도 열심히 다니고, 와카 나갔을때 티켓을 못구해서 암표까지 구하면서 목동에 직관 갔다.

11회 승기 잡았나 했는데, 혐가가 드랍더볼하는거 보고 멘탈나가서 여자친구랑 욕하면서 집에 왔다.

그리고 16년. 경기가 있는 날은 매일매일 챙겨봤던거 같다. 오히려 여자친구가 나한테 야구 그만 좀 보라고 할 정도로.

마지막 경기에 전병두 은퇴식이 있어서 회사도 조퇴하고 달려가서 봤던 것 같다. 그때 문학에서의 푸른 물결은 잊을수가 없다.

그리고 세이콘은 내 맘속에서 최악의 감독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가을향기는 못맡았어도 전병두를 보내며 내년을 기약했다.

17년 이별을 하고 혼자가 되었지만, 그래도 꾸준히 직관은 가고, 매일매일 야구를 챙겨봤다.

힐동님 오신다고 하셨을때 과연 슼은 어떻게 될것인가 진짜 기대도 많이했고, 시즌 시작되자마자 바로 직관 갔다.

팡현이도 없고, 믿을맨은 켈크라이뿐이었고, 대니워스는 보이지도 않고, 6연패로 시작했지만 조금씩 안정화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서 너무 기뻤다.

시즌이 종료될때 켈크라이는 켈스마일로 야천은 2년연속 홈런왕으로, 로맥아더장군은 거포타자 내일이 더 기대되는 팀으로 변화되는 모습이 너무 좋더라.

17년 와카는 마산이라 직관은 못갔지만, 켈스마일이 켈크라이가 되는 꼴을 보고 도저히 끝까지 볼자신이 없어서 그냥 포기했다.

올해도 시즌 개막식부터 시작해서 꾸준히 잠실, 고척, 문학 직관을 다녀왔던거 같다.

잊을 수 없었던 건 팡현이 복귀하던 날 긴머리 휘날리며 승리하던 그 모습이 너무 대단하더라.

초반에는 두산이랑 비등비등하더니, 어느순간 오르락내리락해서 너무 스트레스 받았던것 같다.

8~10월에는 지방 출장이라 직관을 거의 못다녔고, 시즌은 2위로 끝내고 가을야구 직행이 결정되면서 너무 들떠있었던거 같다.

플옵 티케팅이 시작되자마자 1,2,3,4차전 다 예매했다. 5차전은 갈거라고 생각도 안했고.

누구든 올라오면 박살내고 두산이랑 붙겠다고 엄청 설레발 치고 다녔었지.

1차전 박정권 끝내기, 2차전 무난한 승리

3차전에 고척에서 당연히 이길줄 알았는데, 변비걸린 핵타선에 발암.

4차전에서 샌즈한테 홈런맞는것 보고 또 발암.

5차전은 집관했는데, 진짜 못보겠더라. 8:3까지 되는걸 보고 마음편하게 보고 있었는데 진짜 이게 팀이냐 싶을 정도로 9회초에 1아웃 남겨놓고 동점 만들어주더라.

이때 이미 모든걸 포기하고 10회에 역전당하는걸 보면서 슼레발은 죄악이라고 반성했지. 그리고 10말에 백투백 보면서 울었다 진짜.

한국시리즈는 티케팅 다 실패하고 못가고 집관만하고 있었는데 친한 동생이 6차전 티켓을 선물로 주더라. 지금생각하면 진짜 충성충성이다.

잠실에서 1승1패 만드는거 보고 인천에서 끝낼수도 있겠다고 그러면 얼마나 좋겠냐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인천에서는 2승1패로 1승만 남겨놓고 잠실로 돌아오더라.

다행히 내가 직관을 갈 수 있었던거지. 근데 솔직히 불안했다. 플옵에서 원정승률0%인 내가 가면 지는게 아닌가 싶어서.

좌석은 3루쪽 중앙에 가까운 외야석이었는데, 외야석을 처음와봐서 외야가 그렇게 넓은지 처음알았다. 3루쪽 외야석이지만 범돡팬들도 꽤 많더라.

초반에 3점 먼저 내고 앞서가고 있을때는 분위기가 완전 우리꺼였는데, 자꾸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게 너무 아쉬웠다.

그러다가 6회에 동점만들어지고 8회에 역전하니까 돡팬들 신나서 엄청 까불까불거리더라. 내앞에서 응원하던 범돡팬 진짜 얄밉게 응원하는데 머가리 한대 치고 싶었다.

그리고 9회초 2사 2스크2볼에 최정타석에서 돡팬들 이겼다고 생각하고 삼진을 존나 외치는데, 속으로 9회 3아웃전에는 야구 끝난거 아닌데 왜 지랄들이야 라고 생각하면서 최정한테 기도했다 제발 하나만 해달라고.

그리고 다들 알다시피 홈런. 돡팬들 급 우울해지고, 솩팬들 신나서 목소리 존나 커졌다.

연장 가면서부터는 돡팬들 응원소리보다 우리 응원소리가 더 컸던거 같고, 우리는 공격, 수비 할 거 없이 진짜 존나 열심히 선수들 이름 부르면서 응원했다.

김택형, 윤희상, 문승원 제발 잘던저달라고 빌면서 목소리는 다 나갔지만 배에 힘주고 소리질렀던거 같다.

13초 2아웃 상황에서 동미니칸이 홈런쳤을때 진짜 또 울었다. 그때부터 두산팬들 주르르 나가더라.

13초 끝나고 13말 가는데 김광현이 불펜에서 문열고 나오는데, 김광현 연호하는 팬들과 김광현 모습에 진짜 펑펑 울었다.

13회말 3아웃 까지 울지말자고 했는데, 안울수가 없었던거 같다. 진짜 눈물만 나더라. 올해 제일 크게 울었던거 같은데,

백민기 직선태, 양의지 삼구삼진, 박건우 사구삼진 잡고 뒤돌아보는데 소리 안지를수가 없더라. 목소리는 이미 나갔는데, 그냥 쇳소리 나는데도 소리지르게 되더라.

우승 시상식부터 팬서비스까지 다 보고 집에 들어오니까 1시반쯤?

그리고 피곤해 죽겠지만 출근해서 일하는데 일은 손에 안잡히고 갤질이랑 기사만 존시나 찾아보고 있는 중이다. 퇴근까지 1시간 좀 더 남았는데 빨리 집에가서 쉬고 싶다.

내가 이런 얘기를 쓸곳이 갤밖에 없어서 이렇게 긴글 썼는데 미안하고,

어제 직관갔던 갤러들, 집관했던 갤러들 등등 슼팬들 진짜 천국 지옥 지옥 천국 천국을 오갔는데 정말 고생많았고, 내년에 또 더 좋은 결과 나길 기대해보자.

3줄요약

로맥 득점타, 강승호 2점홈런, 최정 동점홈런, 한동민 역전홈런, 김광현 삼자범퇴로 우승한거 너무 자랑스럽고

코시 직관 처음가서 응원했는데, 천국 지옥 지옥 천국 천국가느라 고생한 슼팬들 자랑스럽고

우승했을때 진짜 펑펑 울었다. 념글 한번 보내주면 안대냐?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