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회가 끝나고 여러 사람들이 누가 죽었어야 한다, 파멸했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난 이건 작가의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무작정 다 부셔버리고 인생 망하는 결말로 내는것도 좋은 결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이 드라마의 기획의도는 힐링,성장,휴먼이기도 했으니까

문제는 저 힐링과 성장의 결말을 드러내는 톤에 있는 것이다

사실 개연성이며 연출 촌스러운거면 하나하나 집고 넘어가면 날 새기때문에'

일단 가장 큰 이슈인 결말의 톤에서만 이야기해보자

물론 19회도 이 갤 반응은 그닥이었지만 전체적인 커뮤 반응은 감동적이었다라는 반응이 많았다.

예서와 곽미향, 강준상과 곽미향 급작스러운 화해와 용서일지는 몰라도 가족이니까, 사랑하니까로 품을 수 있는 정서의 장면,

그동안 인물들이 쌓아왔던 갈등과 서사의 감정을 한꺼번에 터트리면서

저들을 미워했을 시청자들도 그래, 이제 다 뉘우치거 잘 살아보자, 다시 시작해보자 라는 마음을 가지게한 전개였다.

20회에서 유일하게 건질만한 장면도 노승혜와 차민혁의 장면이었다.

노승혜의 마음을 가장 미어지게 한건 아빠를 존경하지 않는다는 아이들의 말이었다는 것

그 말을 들으며 지금까지의 잘못을 뉘우치며 한없이 약해진 채 노승혜에게 안긴 차민혁,

역시 20회 동안 이어져온 갈등을 이들의 감정을 깊게 터트리며 클라이막스를 맞이한 부분이었다

근데 이러한 감정선이 중반을 넘어가며 괴랄해지기 시작한다.

sky캐슬 갈등의 가장 주축이었다고 할 수 있던 이수임과 곽미향이 

내 비밀을 폭로한건 니가 아니였을거라며 화해하고 건배를 해버린다

차세리와 차민혁의 장면은 더 골때린다

정말 차민혁이 화난 이유는 단순히 돈때문이었나?

차세리는 정말 클럽만 차려주면 만사 오케이였던건가?

이들에겐 그보단 더 깊은 존경과 신뢰의 회복이라는 문제가 있지 않았나?

더 깊이 감정선을 건드려서 감정을 폭발시켰어야 했을 부분에서 가볍게 넘어가니

그동안 이들의 갈등이 우습게 여겨지고, 드라마 전체적인 톤이 가벼워진것이다

설령 신파드라마, 눈물드라마라고 욕을 먹었을지언정 이수임-곽미향, 차세리-차민혁의

갈등은 더 많은 감정이 우러져 나오면서 해결하는게 맞았다.

이 드라마의 결론을 화해와 용서로 내고 싶었다면 말이다

저들에게 일어난 갈등의 스케일이 무슨 반찬 뺏어먹은 수준도 아니고 거의 인연 끊어도 이상하지 않을급이었는데

별 다른 감정의 폭발없이 갑자기 저렇게 건배를 하고 같이 춤을 추니 시청자 입장에선 괴랄할수 밖에

감정선이 폭발했음에도 오히려 역효과가난 장면이 있다. 바로 혜나의 납골당에서 곽미향의 가족들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

아까도 말했듯이 갈등을 해결하면서 그들의 감정을 깊게 건드리려면 양쪽의 소통이 있어야 가능한건데,

여긴 김혜나가 죽어버려서 곽미향이랑 강예서만 울고 있다.

곽미향은 뭐 급작스런 회개긴 해도 혜나에게 마음의 죄가 있으니 그렇다 치자,

강예서는 갑자기 왜 그리 김혜나한테 절절하냐? 막말로 강예서 입장에선 어느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이복자매고

김혜나가 그렇게 살게 된것도, 여기 들어와서 결국 죽음을 맞이한것에 대해서도

강예서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 오히려 강예서는 끝까지 혜나 생각은 안하네라고 욕을 먹어도

혜나 죽음에 대해서는 다소 냉소적이고 담담한 반응을 보이는게 맞다.

그래 미운정이 들어서 울 수는 있지. 세상에 강혜나거리면서 우는데, 예서가 저렇게 연기를 잘하는데도 마음이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스터디 장면도 집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쌍둥이가 이 드라마에 존재하는 이유는 뭐였단 말이냐? 차민혁은 쌍둥이 학대에 대해서도 용서를 구하고

화해를 해서 가족을 다시 이루는게 맞지 않나?

코믹스럽게 넘어갔지만 화해라도 한 차세리와 달리 쌍둥이는 여전히 차민혁 우습게 보는것 같던데?

그리고 쌍둥이가 갑자기 예서를 챙기며 스터디를 하는것 자체도 이상하다

솔직히 기준예서서준 비주얼적인 캐미가 좋아서 장면 자체로는 나쁘지 않았던 장면이기도 했다.

근데 역시 지난 감정선을 생각하면 괴랄한 장면이다.

예서가 자퇴하고 힘들어할때 와준건 우주뿐이였다. 심지어 차기준은 예서엄마 비밀이 까발려졌을때 꼬시다라며 좋아하고

김혜나가 죽고 나서 강예서가 범인 아니나며 반에서 아주 큰소리로 떠들기까지 했다

그런데 우주가 여행가고 캐슬도 떠나게된 예서가 갑자기 측은해지기라도 한거냐?

흡사 응답하라 시리즈의 한장면을 보는것 같은 이장면은

 갑자기 지금부터 쌍둥이와 예서의 삼각관계가 시작되도 이상하지 않을것 같은 장면이었다.

이수임이 케이를 데리고 김주영을 면회오는 장면은 이 드라마의 감정선을 무너트리는데 가장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

그렇다. 케이에겐 죄가 없다.

그러니 이수임이 케이를 보살피는것 자체는 난 이수임답다고 생각했다.

그냥 담담히 케이를 데리고 김주영과 면회를 시켜주는것만으로도 대보살소리 들을 장면인데

작가는 굳이 "빨리 나오셔야죠" 라는 최악의 대사를 덧붙임으로서 이수임의 캐릭터성까지 망가트린다,

참고로 이수임에게 김주영은 자기 아들의 여친을 죽이고 아들에게 죄를 뒤집어씌운 여자다.

아무리 이수임이 착한 캐릭터라고 해도 이쯤되면 이수임 도덕관념에 대한 의문이든다

마무리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곽미향은 많은걸 내려놓고 가족과 행복을 되찾지만,

여전히 어떤곳에선 제2, 제3의 곽미향과 김주영이 있고 그것이 사회의 현실이라는 결말

해피엔딩이라는 결말 자체가 나쁘다는게 아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누군가에 희생이 있었고

그 지랄이 났다면 힐링과 성장을 하면서 그동안 쌓여온 감정선을 폭발시켜야 하는데

감정을 폭발시켜야 할땐 한 없이가볍게 넘어가고 담담하게 넘어가야할땐 엉뚱하게 감정을 터트리니

전반적인 드라마의 감정선이 괴랄해지고 김혜나의 죽음 까지 가벼워지는 현상이 일어나는것이다

19회만큼만 감정선의 톤을 유지했다면 마무리까지 깔끔한 드라마가 되었을것 같은데

갑자기 20회에 등장인물들의 서사가 갑자기 가벼워지면서 시청자들이 몰입을 못한것이다..

아무튼 그동안 재밌게 봤고 간만에 푹 빠져 본 드라마인건 부정할 수 없다. 그래서인지 결말이 더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