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되게 길어요;; 시간 괜찮으신 분은 읽어주세요

재미는 있을겁니다!!




날짜도 안잊고 기억합니다   5월 30일

작년 5월 31일이 선거날이어서 학교를 안갔거든요ㅋㅋ

그래서 작년 전 고3임에도 불구하고 다음날이 비기때문에

학교앞에서 자취하던 친한 친구녀석하고 저녁때 나왔죠

지금도 물론 그렇지만 둘 다 하도 맥주를 좋아했어요ㅋㅋ

더군다나 다음날도 비고 배도고프고 한데 치킨에 맥주가 너무 떙겼었죠

하지만 그녀석도 그렇고 전 너무 어려보이거든요, 아직도 술,담배를 살때면

거의 매번 민증검사 당할정도로요...

꿀꿀한 마음에 지금 이시간쯤, 여덟시가 훨씬 넘은 때, 우리둘은 밖으로 나왔어요

경복궁 가기 전, 효자동 전에 신교동이라고 있어요

이쯤이면 몇몇 분들은 제가 어느 고등학교 나왔는지 아실거에요

하튼 우리 둘은 그저 버스타고 홍대나 갈까, 어디를 갈까 하면서

신교동 버스정류장에 있었죠

경복궁 밖으로 나가는쪽 길에 있었는데, 아니!

우리 반대쪽 학교쪽으로 가는 방향 정류장으로 어떤 이쁜 누님이 걸어가고 있는게 보이네요!

두손을 올려 어깨 좀 아래로 내려오는 머리를 묶으면서 말입니다

퇴근하는 길인지 검은 정장이었어요

우리둘은 서로 쳐다보고는 누가 먼저랄 거 없이
 
벌써 깜빡이고있는 신호등은 아랑곳하지않고 횡단보도를 달려 건넜죠 ㅋㅋ

가까이서 본 그녀는 저랑 비슷한 키에 (제가 키가 아주 작아요 ㅋ) 아담한 체구,

정장이 안어울릴 정도의 어려보이는 귀여운 얼굴!

귀에는 하얀 이어폰을 꽂고있었어요

나: 야! 저 누나한테 맥주 사달라 그럴까?

친구: ㅁㅊ새키 ㅋㅋㅋ

나: 왜

친구: 아니다, 너니깐 ㅋㅋ 한번 해봐라 ㅋ

나: 농담안하고 버스 왔을때 저 누나 안타면 말한다 내가

친구: 병진 ㅋ

그러고 있는데 버스 한대가 오더군요

역시나 그 누님은 차도로 내려서지도 않고 버스는 그냥 지나갔죠

친구: 야

나: ...

친구: 병진 ㅋㅋ

나: 하나만! 진짜 하나만 더! ;;

잠시 있는데..  저기 버스가 또한대 오네요;

이런, 그 누나가 한발을 아래로 내딛네요... 버스 타고 가려나봐요...

근데! 아래까지 내려선 그녀가 다시 뒤돌아서네요!  그냥 안타려나?

친구: ㄲㄲㄲ

친구는 절 보며 그저 웃고있었지만,, 그때 !

나: 저기요~

친구: !!!

이어폰때문에 잘 안들리나;; 그러고선 친구는 저쪽으로 피하더군요;;

나: 저기요~

그녀: (이어폰을 빼더니) 네?

나: 예, 저 죄송한데요~

그녀: ?

나: 조기서 저... 맥주 두병만 사주시면 안되요?

정류장 바로 옆에 마트가 있었거든요

그녀: 네?

나: 안되요?

그녀: (조금 웃더니) 몇살인데요?

나: (좀 웃고) 몇살 같아 보여요?

당시! 이때 당시 중요한 사실은!  전 교복을 입고 있었다는 거!

... 집에 안들어가고 학교 끝나고 바로 친구랑 노느라 ...

그녀: 어려보이는데... 고1?

나: 아뇨~~

그녀: 고2?

나: 아녜요 누나 ,  저 이래봬도 고3이에요 , 19살

그녀: 푸흡! ... 고3 ㅎ

나: 네,   사주세요 아잉~

그녀: 고3이면 공부해야지, 술마시면 어떡해~

나: 그래서 지금까지 공부하구요, 좀 쉴려구요... 사주세요~

그녀: ㅋㅋ 안돼~ ...

나: 왜요~

그녀: 고3이면 너 아직 미성년자잖아... 안돼

나: 에이~ 사주지 그냥

그녀: ㅎ 안돼~~

나: 눼........

뾰루퉁한 표정으로 돌아섰어요 전;

그런데 신기한게,  솔직히 교복입은 녀석이 이딴 소리 지껄이면

반응이

ㅁㅊㄴ.. 머야 얘... 이러고 무시해야되는데;;

꼬ㅐ나 상냥하게 대해주시더라고요 ㅋㅋ

하여튼, 그리곤 그녀는 다시 이어폰을 귀에 꽂더군요

조금은 기분이 이상해진 저... 저쪽에서 황당한 표정으로 다가오는 친구

친구: 넌 진짜... 그냥 대단하다

나: ....  야, 마트좀가자

친구: 왜?

나: 그냥 와

마트서 전 누나한테,  누나 미안해요~ 하면서 줄 요량으로 음료수 하나를 샀어요

얼른 계산하고 나오는데! 저쪽에서 버스하나가 오네요

그리고 그녀가! 버스를 타네요 ㅠㅠ

전 그냥 마트 앞에서 굳어있었어요...

제가 좀전에 그런 헛소리 할때도 같은 버스가 몇 대 지나갔거든요

이런 애새키 소리 씹고 그냥 갔으려면 아까 갈수 있었을텐데

상냥하게 말 받아주던 그 누나...

그 일이 벌써 1년이네요, 딱 1년

웃기기도 하고 재밌기도 해서 20살이 된 지금, 가끔 술자리에서

제가 사람들에게 안주삼아 해주는 얘기입니다

내일 이시간쯤에는 한번 그 자리에 나가볼까요,

혹시 그녀가 있을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