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번역] 정략결혼 ch.1 (2/2)

thk(114.204) 2014.03.07 23:40:49
조회 7785 추천 162 댓글 25

A Formal Arrangement

Chapter 1.


(1/2) 링크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nowpiercer2013&no=46828


==============

 

마차의 차창 너머로 밖을 내려다보며, 안나는 환호하는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들의 즐거움이 자신에게까지 전염되는 듯 했다. 모두가 너무나도 행복해 보였고, 안나 또한 행복했다. 오늘은 그녀의 결혼식이었다. 그녀는 엘사와 결혼한 것이었다.


이제 안나는 엘사의 아내였다.


마차가 나아가자 군중들이 점점 희미하게 보였고, 말들은 빠르게 달려나가고 있었다. 안나는 마차 안의 안락한 쿠션에 기대어 무릎 위에 가지런히 놓여진 손가락의 반지를 내려다 보았다. 금이 지금보다도 더 희귀했던 보석일 무렵, 건국 초기 작은 왕국이었던 아렌델에서 대대로 가보로 전해오는 단순한 디자인의 금반지였다. 이 작은 금속에서 그녀는 수많은 아렌델 여왕들의 희망과 언약을 담고 흘러 이어지는 역사를 볼 수 있었다. 안나는 다른 손을 포개 반지를 덮고서는, 고개를 왼쪽으로 돌려 흘끗 바라 보았다. 그녀의남편? 아내? 여왕?.


안나는 특히나 왕족 사이의 동성 결혼식에 관한 의례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다. 점차 알아갈 수 있으리라고 믿었다. 하지만 의례를 넘어서서 

동성 결혼식에 대한 확신은 없었다.


안나가 두 눈으로 여왕의 옆 얼굴선을 훑었다. 엘사는 정말이지정말, 모든 것이었다. 엘사를 묘사할 모든 단어들을 떠올리기도 어려웠다. 아름다웠다. 늠름하게 보이기 위한 제복을 입고도, 물론 늠름하긴 했지만, 엘사는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군복조차도 마치 드레스처럼 그녀를 돋보이게 해주었다. 옷깃은 그녀의 가녀리고 우아한 목과 턱선을 부각시켰다. 엘사의 살결은 눈처럼 새하얬지만, 아파 보이는 그런 피부색은 아니었다. 안나는 엘사의 피부에 대해 부러움을 표하는 많은 여인들의 목소리를 들어왔다. 이 일이 진짜라는 걸 확인하기 위해 안나는 손을 뻗어 그녀의 뺨을 만지고 싶었다. 손가락이 무릎에서 꿈틀거렸다.


엘사가 안나의 시선을 깨닫고 얼굴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근엄한 표정으로


네 곁에서 최선을 다하리라고 약속할게.” 


그녀가 맹세라도 하는 듯 나직이 읊조렸다.


듣던 중 가장 로맨틱한 말은 아니었지만, 안나는 로맨스 소설 속 일들이 다 진짜는 아님을 알만큼 충분히 나이가 있었다. 하지만 엘사가 그리 말하니, 그녀는 여왕의 단어마다 담긴 진심을 알 수 있었다. 안나가 웃어보였다


알아. 나도 약속할게.”


완벽한 순간이었다, 키스하기에 완벽한. 엘사가 그 휘황찬란한 푸른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봤고, 그들은 스킨십을 하기 일보직전이었다. 엘사는 장갑 낀 손으로 둘 사이를 짚고 있었으며, 손가락이 거의 안나의 허벅지를 쓰다듬고 있었다. 안나가 고개를 들어 기대에 찬 가쁜 숨을 내쉬고 있었다. 안나가 여자로서, 사랑스러운 결혼식의 신부로서, 멋진 왕자님 이 경우에는 여왕이었지만 안나는 꽤 융통성이 있는 편이었다으로부터 기대해온 첫키스였다.


엘사가 안나의 입술을 지그시 내려다보며 눈을 감았다. 그녀는 뱃 속의 간질간질한 웅웅거림을 애써 무시하며 심호흡 했다. 안나, 그녀가 더없는 행복에 겨워 생각했다. 안나가 그녀의 것이었다. 그녀의 여왕이 되었다. 그녀의 반지가 안나의 손에 끼워져 있었고, 안나는 그녀의 것이었다. 엘사의 마음은 이 현실의 충격으로 휘청일 지경이었다. 그녀가 원하는만큼 얼마든지 안나에게 키스할 수 있었고, 그리고 마차 안에서 온갖 부적절한 짓거리들도 할 수 있었다.


엘사는 끓어오르는 소유욕을 자제하고자 했다. 안나를 얼마나 많이 원했는지는 천박할 정도였다. 하지만 결코 욕망의 노예처럼 짐승으로 변할 순 없었다. 그리고 첫날밤, 오 하느님. 그 생각만으로도 엘사는 욕정과 동시에 두려움으로 가득 차올랐다. 그녀는그녀는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혀 감도 안 잡혔고, 안나(그녀의 아내, 그녀의 아름다운 아내, 그녀의 것, 그래 그녀의 것, 그녀의 것)와의 키스만으로는 이 타오르는 욕구를 절제하기 쉽지 않을 것이었다. 엘사는 너무 빠른 진도가 일을 그르치리란 걸 알고 있었다. 안나는 순진했다.


그리고 나서 엘사는 안나가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을 보았고, 이내 머릿속이 아득해졌다.


처음엔 순수하게 시작했다. 입술이 부딪혔고, 경험이 많이 없는 둘인지라 살짝 어설펐다. 엘사는 잠깐의 입맞춤 외에 다른 의도는 없었다. 안나가 곧 물러나리라 생각했었다. 대신에, 안나의 눈꺼풀이 감기더니 몸을 가까이 기울였고 엘사는 혼이 빠져버렸다. 안나의 입술은 부드러웠고, 정말로 부드러웠다. 참을 수가 없었다. 엘사는 그저 키스가 깊어지도록 허락했고, 자리를 움직여 한 손으로 안나의 볼을 그러쥐고 다른 손으로는 쿠션을 꽈악 움켜쥐었다.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 쿠션을 파고들었다. 무릎에 힘이 점점 풀렸다.


안나가 입술을 떼내며 엘사의 입술에 가쁜 숨을 내쉬었다. 엘사가 덜덜 떨고 있자, 안나는 용기를 내어 자신의 떨리는 손을 엘사의 가슴에 올려 놓고 붙잡을 곳을 찾고자 했다. 하지만 제복은 너무나도 섬세하게 만들어져서 잡을만한 옷깃 틈 하나조차도 찾을 수가 없었다. 더듬대는 안나의 손길에 가볍게 신음한 엘사가 그녀를 더욱 꽉 껴안고선 손바닥으로 안나의 턱선을 부드럽게 감쌌다. 엘사의 장갑 낀 손이 안나의 적갈색 머리카락을 미끄러지듯 훑고서 목덜미를 잡았다. 혀로 안나의 아랫입술을 핥자 안나가 헉-하고 숨을 쉬더니 이윽고 엘사의 어깨를 꽉 붙잡아왔다.


엘사가 살살 다가가 구슬리는 듯 안나의 입술을 벌리자, 엘사의 감은 눈꺼풀 뒤로 팡팡 터져대는 별들 사이에서 경고등이 번쩍였다. 욕구를 자제하기 위해 벨벳 시트가 거의 찢어질 정도로 꽉 찍어 눌러대고 있었던 그녀의 오른손이 마침내 아내의 잘록한 허리에 안착하며 제 길을 찾았다. 가냘픈 허리를 쓰다듬는 엘사의 손가락은 안나를 너무나도 격렬히 만지고 싶다는 탐욕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 순간 엘사는 자신의 손에 느껴지는 이 장애물을 경멸하고 있었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안나는 여신처럼 아름다웠지만, 지금은 이 아리따운 드레스가 지옥에나 떨어지길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 오로지 안나의 따뜻한 맨 살결을 느끼기 위해서. 그리고 안나의 나신(naked)에 대한 생각만으로도, 맙소사. 그녀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나는 짐승 따위가 아니야, 그녀가 읊조렸다. 나는 절대 안나의 손가락이 어깨를 깊게 파고들어오자 엘사의 이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은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다.


안나가 엘사의 어깨 위 견장을 와락 움켜쥐었다. 손 밑의 고운 비단이 뜯어지건 말건 상관없었다. 엘사가 옷을 입고 있음에도 무슨 불경한 생각을 속으로 하고 있는지 알았더라면, 안나는 미친듯한 속도로 진도를 나가는 것에 기꺼이 동의했을 터였다. 덥혀진 공기로 마차 내부가 답답하게 느껴졌다. 엘사가 계속 이렇게 키스해주기만 한다면, 안나는 아예 드레스를 머리 위로 벗어 던지고 싶은 심정이었다. 입술이 살짝 부어 올라 아프게 느껴졌고, 잔뜩 민감해져 있었다. 그들은 마침내 숨을 쉬기 위해 잠시 입술을 떼내고는, 이마와 코를 맞대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엘사의 따스한 숨결이 안나의 입가를 스쳤고, 안나는 대체 어떤 잔인한 신께서 키스와 숨 쉬기 중 딱 하나만을 선택하도록 만들어 놓았는지 멍하니 생각할 뿐이었다.


안나는 이전에 절대 절대 이런 식의, 그러니까 완전히 사로잡힌 나머지 내가 죽든 살든 상관조차 없어지는, 키스를 해 본적이 없었다. 안나가 그녀의 아내? 배우자? –호칭 따위는 어찌됐건 좋았다 에게 가까이 다가가 엘사의 무릎 위로 반쯤 기어올라갔다. 여전히 고운 비단의 제복이든 실크 웨딩드레스든 다 무시해버리면서. 그녀는 엘사를 느끼고 싶었다. 몸이 먼저 반응하였는지 안나의 등이 활처럼 휘었고, 안나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본능을 따라가기로 했다. 안나의 가슴이 엘사의 앞섶을 스치자, 둘은 놀라서 숨을 헉- 들이 마시고는 떨어졌다.


그들은 숨을 헐떡이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안나를 응시하던 엘사는 서서히 현실을 자각하며 침을 꿀꺽 삼켰다. 안나의 드레스는 눈에 띄게 구겨져 있었고 그녀의 볼은 유혹적으로 발갛게 물들어 있었다. 안나의 가슴은 숨을 내쉴 때마다 실크드레스로 팽팽하게 조여져 오르락내리락 했고, 헝클어진 머리칼은 그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었는지 명백하게, 너무나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아니, 엘사가 무슨 짓을 하고 있었는지 말이다.


엘사는 일말의 판단력이 돌아오자마자 심한 패배감에 눈을 지그시 감았다. 우리는 아직 이 빌어먹을 마차 안에 있는데, 벌써 그녀를 덮쳐 버렸네. 머릿속은 온통 매혹적이었던 키스 생각으로 여전히 뒤죽박죽이어서 엘사는 누가 그 키스를 먼저 시작했는지 기억도 할 수 없었지만, 어쨌든 자신의 잘못임은 알고 있었다.


바퀴의 마찰음이 자갈길에서 수풀길로 바뀌었음을 알려주자, 불현듯 둘의 의식이 바깥 세상으로 돌아왔다. 안나가 차창 밖을 내다보았고, 피요르드의 반짝이는 강물이 그녀를 반겼다. 그들은 시내에서 궁성으로 넘어가는 다리를 건너고 있었다. 안나는 자신이 엘사의 무릎 위에 앉아 있음을 깨닫자마자 패닉한 듯 소리를 내더니 원래 자리로 재빨리 돌아가 앉아서 구겨진 드레스의 주름을 마구 정돈하기 시작했다.


엘사는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감싸 쥐었다. 믿을 수 없을만큼 창피했고, 스스로가 역겨웠다. 결혼 생활의 순조로운 시작은 아니라고 자책했다. 그녀가 내려다 본 자신의 제복은 약간 구김살이 가긴 했으나, 자기가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은 안나의 드레스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그리고 이제 온 세상이 고작 결혼식장에서 그 망할 궁성으로 가는 짧은 사이를 못 참고 엘사가 안나에게 손을 대버린 사실을 알게 될 것이었다.


벌써 내 아내에게 모욕을 주었군, 엘사가 얼굴을 찡그리며 생각했다. 엘사는 안나 앞에 면목이 없었다. 그녀는 옷 매무새를 고치는 안나를 흘끗 쳐다보다 도와주려 했으나, 마지막 순간에 손길을 멈추었다. 이 꼴을 당하고도 안나가 과연 그녀의 도움의 손길을 반길지 의문이기 때문이었다.


서로 시선을 회피하는 가운데 흐르는 어색한 침묵으로 숨막힐 지경이었지만, 다행히도 여정은 길지 않았다.


반들반들 새로 포장된 길로 마차가 들어서자 안나가 큼큼 목을 가다듬었다엘사가 마음을 다잡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호된 꾸짖음을 받을 준비를 했다. 그녀는 그래도 쌌다.


안나가 엘사의 어깨를 만지더니 애매한 몸짓을 했다.


 “네 제복 말이야,” 안나가 속삭였다. “…”


여왕이 당황스러움에 얼굴을 찌푸렸다. “음 뭐라고?”


안나가 포기했는지 엘사 쪽으로 몸을 기울여서 아무렇게나 어질러져 있는 어깨 견장의 솔을 똑바로 정리했다. 그리고 물러서던 안나의 뺨은 다시 한번 발갛게 물들어져 있었다.


마부가 그들의 도착을 알렸고, 제복을 갖춰 입은 한 무리의 하인들이 성문에 나타났다. 보통은 신랑이 먼저 내려 신부를 모시겠지만, 이 경우는 특별해서 하인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서 있었다. 여왕을 왕으로 대하자니, 그녀는 당연히 여성이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왕으로서의 격을 갖춘 관례로 받들어지고 있으니, 남성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인가?


엘사가 될 수 있는대로 빨리 마차에서 내리려고만 하지 않았더라면, 하인들의 곤란에 빠진 채 서 있는 그 광경에 웃었을 것이다. 마차에서 내리며 그녀는 손을 흔들어 저어서 하인이 내민 손길을 거절했다. 엘사는 일순간 안나가 내릴 때 혹시 자신이 내민 손을 기대하고 있진 않을까 하는 마음에 기다리다가, 자기 자신을 한 대 쳐버리고 싶었다. 안나는 아마도 엘사가 만지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었다. 바보였다. 엘사는 마차를 한 바퀴 빙 돌아가 안나 곁에 서서, 그녀가 드레스를 정돈할 때까지 조용히 기다렸다. 하인들은 아무것도 알아채지 못한 듯 했으나, 원체 훌륭한 하인들은 표현을 삼가는 법이었다.


한숨을 내쉰 엘사는 여전히 자책하고 있었다. 바보였다. 10대 소년의 리비도(성욕)과 어설픈 기교 따위나 가진 엄청난 바보였다.


안나가 엘사를 올려다 보았다. 분홍빛으로 달아오른 뺨의 여왕은 작정한 듯 거대한 시계탑들 중 하나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안나는 이제 결혼도 한 사이인데 엘사를 다른 사람들 앞에서 무어라 불러야 하는지 혼란스러웠다. 이전에 엘사와 이런 일에 대해 논의해본 적이 없었다. 사실, 엘사의 아버지인 알렉산더 왕이 주선한 약혼식을 올릴 성년이 될 때까지 코로나에서만 살았던 안나는 왕이 죽고 난 후 지난 4년간 엘사를 본 적이 없었다.


아렌델 왕가와 항상 친분이 두터웠던 코로나의 왕과 여왕은 알렉산더 왕과 마리나 여왕의 부고에 참담한 심정이었다. 푸른 달(보기 매우 드문 달)에 종종 비견되기도 하는 아렌델 왕가의 마지막 남은 혈통이 대중의 눈 앞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을 때, 많은 이들이 약혼 서약은 이제 깨졌으리라 짐작했었다.


그러나 그 비극적인 항해가 있고 나서 2년 후, 즉 지금으로부터 1년 전에 아렌델의 사신이 엘사의 인장으로 봉인된 짤막한 서신을 들고 당도했다

아렌델과 코로나의 합가(合家)를 허하노라.


코로나의 프레데릭 왕은 기쁨에 넘쳐 흐른 나머지, 거의 공식적으로 마무리 되다시피 한 외동딸과 한스 왕자와의 약혼을 그 즉시 깨버렸다. 한스는 썩 기분이 좋진 않았다. 안나 또한 그러했다. 안나가 한스를 꽤 좋아하긴 하지만, 사실 화가 난 진짜 이유는 겨우 차분한 웅변조의 서신 한 장에 자신의 미래가 좌지우지 된다는 점이었다. 심지어 안나는 서던 제도의 어느 곳에서 한스와의 허니문을 보낼지도 계획하고 있었는데, 그 따위 전혀 로맨틱하지도 않고 심지어 서명조차 제대로 안된 편지 한 장에! 안나의 인생이 결정 되어 버렸다.


안나는 당연히 불만이었다. 물론 원칙에 관한 일이긴 했으나, 그녀가 아무리 이 대륙에서 가장 유서 깊은 왕족의 후계자라고 해도, 아직 아버지에게 신세를 지고 있는 몸이었다. 왕은 안나를 방으로 돌려 보내고 식당 근처에도 지나다니지 못하게 금했다. 다혈질 안나가 욱하는 날엔 충분히 도망갈만한 가능성이 있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도, 안나는 엘사가 자신에게 편지를 썼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특히 결혼생활에 관한 일이라면 말이다. 엘사가 일부러 글을 쓰지 않은 건 아니었다. 아렌델과 코로나의 지리적 위치 때문에 서로를 자주 방문할 수는 없었던 엘사와 안나는, 유년 시절 수많은 시간을 편지를 주고 받고 소통하며 보냈고 때때로 함께 휴일을 즐기기도 했다. 비록 부모님이 돌아가신 이후 엘사의 소식이 끊기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 그래도 최소한 안나는 다른 왕가의 몇몇 불운한 여자들처럼 완전히 모르는 사람하고 결혼해 버리진 않았으니까. 안나가 이해하기로, 그러한 낯선 왕족끼리의 결합은 보통 금전적 동기가 뒷배경이였다. 그러나 아렌델은 전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아렌델 왕국에 그런 돈 때문에 하는 결혼은 매우 가소롭고 우스운 일이었다.


엘사는 최소한 안나가 아는 사람이었다. 어느 시점까지 그들은 함께 자랐다고 봐도 무방했으니까.


비록 마차 안에서의 그 키스는좀 충격적이었지만 말이다. 한스가 절대 그렇게 키스해 온 적은 없었다. 그와의 키스는지금 그와의 키스를 생각하고 있다는 게 믿을 수 없긴 하지만, 그 키스는 사실 상당히 적절했다. 비록 당시에는 자신이 이제 꽤 세상을 알아가고 경험이 생긴다는 자부심에 들떠서 그런 식으론 생각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진실이 눈 앞에 아른거리고 있었고, 안나는 한스와의 키스가 아주 공손한 구애의 행동에 차라리 적합했음을 억지로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열정적인 로맨스가 아니라.


게다가 적절하다는 안나와 엘사 사이에 일어난 일을 묘사하기에 그리 적합한 단어는 아니었다. 아직도 엘사의 손길이 닿았던 안나의 피부 곳곳이 화끈거리고 있었다. 안나가 입술을 앙 다물며 그 맛있었던 키스를 음미했다.


그래, 정말 농담이 아니라, 그건 절대 적절하다거나 정숙한 키스는 아니었다.


엘사는 미심쩍은 눈초리로 자신을 보고 있는 안나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엘사는 자신을 샅샅이 훑는 듯한 안나의 눈길에 살짝 불편해졌고 무의식적으로 옆구리의 칼을 만지작거렸다. 하인들이 둘을 둘러싸자, 엘사가 손을 내밀었다.


갈까?”


다행히도 안나는 저항하거나 파혼을 선언하지 않고 엘사가 내민 손을 잡았다. 그리고 그들은 새 보금자리를 향해 함께 걸어갔다.





===========

분량...묘사...초월번역의오역...프들프들...

이 픽을 애정과 끈기로 이어나갈 수 있을지 의문임 ㅠ 능력자 금손 번역러 뒷일을 부타케



추천 비추천

162

고정닉 2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경제관념 부족해서 돈 막 쓸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5/13 - -
공지 음란성 게시물 등록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163] 운영자 14.08.29 167230 509
공지 설국열차 갤러리 이용 안내 [2860] 운영자 13.07.31 439681 286
1123440 개념글 수정은 불가능합니다! ㅇㅇ(223.62) 05.16 18 0
1123439 아니 왜 내글인데 내가 못고쳐요 [1] ㅇㅇ(223.62) 05.16 25 0
1123438 앞으로 좋은일만 생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외치기 [1] ㅇㅇ(223.62) 05.16 20 0
1123437 타인에게 악한말은 안 하는 편이 좋아 [1] ㅇㅇ(223.62) 05.16 34 1
1123436 이런거 좋다 [2] ㅇㅇ(211.234) 05.16 38 1
1123435 안햄찌와 엘고양이 [1] ㅇㅇ(223.62) 05.16 29 0
1123434 오늘이 대체 무슨 요일임 [1] ㅇㅇ(112.157) 05.16 23 0
1123433 안나는I [2] ㅇㅇ(223.33) 05.16 22 0
1123432 족장엘사 낙서77 [5] 케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6 55 10
1123431 첫글까지 ㅇㅇ(223.33) 05.16 13 0
1123430 오늘막글 ㅇㅇ(223.62) 05.15 17 0
1123429 30분만 힘내볼까 [4] ㅇㅇ(110.47) 05.15 42 1
1123428 라면 땡긴다 [2] ㅇㅇ(175.205) 05.15 22 0
1123427 억지로 범하는 엘사 [3] ㅇㅇ(222.233) 05.15 60 2
1123426 쥬미 심각한점 [14] ㅇㅇ(223.62) 05.15 61 0
1123425 56번째 글 기다리는 중 [2] ㅇㅇ(223.62) 05.15 25 0
1123424 행복해요 ㅇㅇ(223.62) 05.15 18 0
1123423 뻔뻔하게 당당하기 [6] ㅇㅇ(223.62) 05.15 56 0
1123422 10년지기처럼 놀기 [4] ㅇㅇ(110.47) 05.15 32 0
1123421 절절한데 달달한거 ㅇㅇ(223.62) 05.15 21 0
1123420 비오기 전에 운동을 마친 쥼 [1] ㅇㅇ(110.47) 05.15 21 0
1123419 응얘 [1] ㅇㅇ(211.234) 05.15 15 0
1123418 쉬는 날이라고 정전이구나 [1] ㅇㅇ(223.62) 05.15 21 0
1123417 붓따커밍데이 [2] ㅇㅇ(223.62) 05.15 28 0
1123415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3]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4 30 0
1123414 어리둥절한 엘사에게 조용히 다가와서 [4] ㅇㅇ(223.62) 05.14 48 0
1123413 인간 나에게 물을 주렴 [2] ㅇㅇ(223.62) 05.14 32 0
1123412 인터넷에서 본 짤인데 원작 엘산나임ㅋㅋ [1] ㅇㅇ(110.47) 05.14 57 0
1123411 악마와의 토크쇼 보려고 했거든 [4] ㅇㅇ(110.47) 05.14 37 0
1123410 현퀘 끝나자마자 잠들더니 지금 기상 [2] ㅇㅇ(223.62) 05.14 21 0
1123409 엘사는 말없이 우는 안나를 볼 뿐이었다 [3] ㅇㅇ(223.62) 05.14 31 0
1123408 안나!새참먹자! [1] 설갤러(211.220) 05.14 47 2
1123407 제발 아무짓도 하지 말고 가만있어 [1] ㅇㅇ(211.234) 05.14 32 0
1123406 큰 스트레스 받으면 잠도 못 잔다는데 ㅇㅇ(223.62) 05.14 27 0
1123405 잠든 엘사 귓가에 들리는 기분좋은 콧소리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4 34 0
1123404 목표는 단 하나 ㅇㅇ(223.62) 05.14 25 0
1123403 그아앗 오전막글 ㅇㅇ(223.62) 05.14 15 0
1123402 요즘 밤마다 기절함ㅋㅋ [3] ㅇㅇ(211.234) 05.14 38 0
1123401 안나가 고뇌하는게 조와 [1] ㅇㅇ(223.62) 05.13 37 0
1123400 1,123,400번째글 [1] ㅇㅇ(175.205) 05.13 36 0
1123399 예전보다 비주류여서 다행인점 [1] ㅇㅇ(175.205) 05.13 49 0
1123398 ㅏㅏㅏㅏ~~~~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3 23 0
1123397 무한의 엘안엘안엘안엘안엘안... [2] ㅇㅇ(223.62) 05.13 42 0
1123396 안나 애칭 [3]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3 40 0
1123395 흐앙 탈갤할레 [4] ㅇㅇ(223.62) 05.13 39 0
1123394 이번주도 살 만하다 ㅇㅇ(223.62) 05.13 25 0
1123393 수호령 보는 엘사 [6]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3 44 0
1123392 설아가 왔다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3 27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