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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나이트" 통합본.txt모바일에서 작성

(116.121) 2014.02.02 01:31:52
조회 518 추천 1 댓글 1

한스나이트

"괜찮으십니까?"

날카로운 인상의 중년 사내는 랜턴을 손에 들고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랜턴에 일렁이는 빛을 받아 한스의 얼굴이 드러났다.
무표정한 얼굴을 한 채 빨갛게 달아오른 코를 어루만지며 그는 입을 열었다.

"생각보다 날씨가 쌀쌀하군"
"지금 바로 열어드리겠습니다"

철컹 하는 소리와 함께 육중한 쇠창살이 열렸다.
간이 감옥에서 나온 한스는 쌀쌀한 밤공기를 들이마시며 자신에게 예를 표하고 있는 부하들에게 물러나라는 손짓을 했다.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는 부하들을 뒤로 한 채 한스는 배 난간에 기대 저 멀리 보이는 아렌델의 불빛을 응시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모욕적으로 끌려오실 필요는 없지 않았습니까"

한스의 뒤에서 말하는 중년사내의 얼굴에 불만스러운 표정이 드러났다.
한스가 한 일에 대해 유일하게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이 남자는 작금의 상황이 단단히 맘에 안드는 듯 보였다.

"왕국의 여왕과 공주를 살해하려고 했던 죄이다. 하물며 자국인도 아닌 타국인.
우리들 전원이 무사히 돌아가기 위해선 이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을 뿐이다"

"아렌델에서 전하와 왕자님들께 연락을 할 것입니다.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딱히 방법이 없지 않느냐."
"그래도 사람들에게 한스 왕자님이 엘사 여왕과 안나 공주를 위해! 아니, 아렌델을 위해 희생했다는 것은 말해야 합니다!"
"누가 믿어주겠느냐. 진정한 사랑을 깨우쳐주기 위해 제가 왕실전복을 꾸몄습니다라고 말하란 말이냐?"
"그것은.."

말문이 막혀 당황하는 부하를 뒤돌아 보며 한스는 미소를 보였다.

"그런 실없는 소리는 그만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 생각이나 해보자꾸나. 이러니 저러니 해도 아직 죽고 싶지는 않구나."

저 멀리 아렌델의 불빛을 뒤로 하고 선실로 걸어들어가며 한스는 나직히 읊조렸다.

"그녀도 다시 한 번 보고 싶고.."


--



"한스 왕자가 돌아왔다."

왕궁은 술렁였다. 바로 어제 아렌델에서 도착한 서신을 받아본 왕은 한스가 돌아오는 대로 회의를 소집하라는 말을 남기고 침묵했다.
왕궁의 사람들은 한스가 어떤 처분을 받게 될지 삼삼오오 모여 떠들기 시작했다.

도착하자마자 한스가 불려간 거대한 홀 중앙에는 강철로 만들어진 옥좌가 있었고
그것을 둘러싼 이층에 위치한 발코니에는 한스의 형제들이 서 있었다.
높은 옥좌에 앉아 있는 한스의 아버지. 서던 아일랜드의 지배자이자 냉혹한 군주인 그는 턱을 한팔로 괸 채 그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한스! 드높은 서던 아일랜드의 법률은 다른 왕국에 간섭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한다. 그런짓을 하다니 뻔뻔하구나!"

다혈질인 둘째 왕자가 나서서 입을 열었다.
사납게 생긴 그의 얼굴을 바라보던 한스는 입을 열었다.

"내 죄라면 권력을 탐한 것 뿐이다. 형은 첫째형의 충실한 개가 되었지만 말이야."

"닥쳐라!! 네 죄값을 당장 치르게 해주마!!"

흥분한 둘째 왕자가 발코니에서 뛰어내려 검을 뽑았다. 날카로운 검끝이 한스를 향했다.
그 누구하나 말리는 이 없었다.

"그만"

턱을 괸채로 상황을 지켜보던 왕이 말을 꺼냈다.

"한스. 에렌델의 엘사 여왕이 마법을 쓴다는게 사실인가?"

"그렇습니다. 아버님, 그녀는 얼음을 다루는 마법사입니다."

"마법이란 인간을 벗어난 자만이 가질 수 있는것..사람들은 모두 그녀를 두려워 하겠지.."

그의 무표정한 얼굴에 일그러짐이 생겼다.
사악하게 미소지으며 그는 계속 말을 이었다.

"좋은 기회이지 않은가? 오랬동안 서던 아일랜드는 평화에 젖어 있었다. 칼을 다시 뽑을 때가 되었다."

"하지만 아버님. 에렌델을 침공하기엔 엘사 여왕이 너무나 강합니다."

한스의 대답에 왕은 한참동안 한스의 눈을 쳐다보았다.
끝을 알 수 없는 심연이 자신을 쳐다보는듯한 느낌에 자신도 모르게 소름이 돋았다.

"한스. 나는 너를 안다. 너는 고작 그런 이유로 포기할 사람이 아니야. 무언가 있구나? 여자인 것이냐?"

정곡을 찌르는 왕의 질문에 한스는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하고 우물쭈물거렸다.

"맞구나? 여자인 것이구나. 한스 그래서 포기할 것이냐? 그녀를 네 것으로 만들고 싶지 않느냐?
그녀가 다른 남자의 품에 안겨 발정난 암캐처럼 헉헉대는것을 참을 수 있겠느냐?"

악마의 속삭임이었다. 혼란스러운 한스의 귓가에 왕의 목소리가 아닌 다른 목소리도 들려왔다.
바로 자기 자신의 목소리가.
\'안나를 다시 볼 수 있어"
\'안나를 가지고 싶지 않아?\'
\'안나를 그 멍청해 보이는 코쟁이 한테 넘기고 싶어?\'
\'안나를 범하고 싶지 않냔 말이다..\'
\'아렌델을 손에 넣으면 안나를 가질 수 있어..\'

자신의 몸을 타고 음습한 욕망이 끈적끈적하게 달라붙는 느낌이었다.
흔들리는 눈빛을 한 채 한스는 왕을 올려다보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


"아버님 저는.."


-------------------------------------------------------------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걸까
이건 후회할 일이야.
모든 것이 끝난 후에도 나는 후회할 것이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나는
차라리 내가 그곳에 가지 않았다면
그녀를 만나지 않았다면

하지만.. 가지고 싶어..

"왕자님?"

흔들리는 배 안에서 한스는 정신을 차렸다. 열심히 옆에서 보고를 하던 부하는 의심쩍은 눈빛으로 한스를 쳐다봤다

"괜찮으십니까?"

"아.. 미안하네. 어디까지 이야기 했지?"


--


엘사는 행복했다.
안나와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게 몇년만인지..
그녀의 열린 방에 있는 푹신한 의자에 앉은 엘사는 안나의 행동 하나하나를 눈에 각인시키려는듯 안나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그녀의 눈 앞에는 올라프에게 포커를 가르치려고 애쓰는 안나가 있었다.
그녀의 귀여운 동생은 공주라는 우아한 직위와는 다르게 머리를 벅벅 긁고 눈썹을 있는대로
팔 자로 만들며 열변을 토했다.

"올라프! 아까 내가 말했잖아. 네 패는 풀하우스라니까? 이럴땐 약한 패인척 살금살금 배팅해야지!"

"음. 왜?"

"초장부터 쎄게 나가면 사람들이 네 패가 강력한지 알거아냐. 그러면 소용이 없다구!"

"음. 왜?"

"아니 그러니까.. 확실하게 이길 수 있을땐 사람들이 돈을 많이 걸게  해서 대박을 터트려야 하니까! 올라프! 머리를 써봐!!"

안나는 올라프가 어지간히 답답했는지 머리를 풀어헤치더니 이내 머리카락을 빙빙 꼬기 시작했다.
올라프는 안나의 말을 듣고 멍청한 시선으로 안나를 쳐다보았다

"난 두개골이 없어"

"응??"

"그리고 뇌도 없어"

시무룩한 올라프에 대답에 당황한 안나는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위로의 말을 찾았지만 이내 울상을 한 채 엘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눈빛을 보냈다. 그런 안나의 귀여운 모습에 입을 가리며 웃던 엘사는 따뜻한 목소리로 말을 건냈다.

"하지만 올라프. 넌 그 누구보다도 따뜻한 마음을 지녔잖니. 그 마음 덕택에 안나의 생명도 구해줬고"

"그.. 그래! 그때 올라프가 네가 나타나지 않았으면 난 꼼짝없이 얼음조각이 되어버렸을거야!! 그 잠긴 문을 네가 열어주지 않았다면 말이야!"

"잠긴 문?"

여전히 얼빠진 표정을 한 올라프에게 안나는 얼굴까지 붉게 상기시키며 말을 했다.

"그래!  이 앙상한 나뭇가지 손으로 넌 대단한 일을 해낸거라고!"

올라프의 나뭇가지 손을 잡고 너무 쎄게 흔들었는지 나뭇가지만 몸에서 빠져나오자 안나는 민망함에
아까보다 더욱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나뭇가지를 다시 조심스럽게 올라프에게 꽂아주었다.
다시 장착된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며 올라프는 말했다.

"그 문 손으로 연거 아닌데?"

"그럼??"

"그냥 나의 이 당큰 코로 열쇠구멍에 대고 미니까 열렸어 안나."

"당근으로 문이 열리나..?"

이번엔 안나가 멍청한 표정을 한 채 반문했다.

"아니 그러니까 잠긴문이 아니였다구. 안나, 넌 뇌가 있잖아?"

---

위즐턴 대공과의 회담은 성공적이었다. 그는 아렌델에서 받은 모욕적인 대우를 결코 잊지 않고 있었다.
디즈니에게 넘긴 정보는 위즐턴 대공의 악의로 가공되어 엘사를 인간성을 잃은 얼음악마로 묘사하고 있었다.
디즈니가 이를 곧이 곧대로 세계에 알리지는 않겠지만 일국의 여왕이 마법사라는 사실, 그리고 그 능력으로 아렌델을
얼음폭풍에 휘말리게 했다는 사실은 명백히 알려질 터, 나머지는 각 왕국의 정보기관이 적절한 내용의 추가를 더해
아렌델을  마녀의 왕국으로 만들 것이다.

숙소에 도착한 한스는 그의 셋째 형 단스가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가 머물고 있는 방으로 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거대한 체격의 누가봐도 단련된 전사로 보이는 한 사내가 소파에 앉아 고개를 돌렸다.

"왔느냐. 한스"

"형님이 이곳엔 무슨일이시죠?"

"네가 할 일이 더 생겼다. 그걸 전해주러 왔다. 지금부터 코로나 왕국으로 가라. 코로나 왕국은 에델린의 오랜 동맹국이다.
코로나의 군사력은 세계에서도 수위를 다툰다. 그들을 묶어놔야해."

"하지만 무슨 수로 그럽니까? 그들은 엘사 여왕이 마법사라는 이유만으로 에렌델을 외면하지는 않을 겁니다."

"에렌델에 라푼젤 공주와 그의 남편이 여행을 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것도 수행원도 몇 없이 말이지"

"설마..?"

"라푼젤 공주와 그의 남편을 납치한다. 제 아무리 왕이라도 딸의 목숨이 위태로운데 함부로 행동하지는 못하겠지."

"쉽지 않을겁니다."

"아니. 쉬울것이다. 내가 직접 나설테니까"

서던 아일랜드 최고의 무장. 단순히 무력만 강한게 아닌 원하는 목적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을 하더라도 그것을 달성하는 남자.
강력한 전사이자 교활한 책략가인 단스는 소파에서 거대한 몸을 일으켜 한스를 지나쳐 문으로 향했다.

"삼 일 내로 연락을 주마"

"위즐턴 대공에 관해서입니다. 에렌델에서 광대놀음을 하긴 했지만 그는 위즐턴을 굴지의 무역국으로 만든 수완가입니다. 위즐턴이 아렌델에 비하면 소국이라 하나 국제 사회에서 위즐턴의 발언권을 무시할 순 없죠. 그의 세 치 혀는 이번 계획에서 도움이 될겁니다. 그리고 아마 엘사 여왕에 대해 그만큼 적개심이 강한 인물도 없을것입니다. 위즐턴이 이 계획에 참여한다면 위즐턴에 있는 세계적 보도기관인 디즈니에 압력을 가해 우리가 원하는대로 여론을 이끌어낼 수 있겠죠"

"디즈니가 그렇게 순순히 협력을 할 것이라고 보나? 정당한 보도를 위해 권력의 입김이 가장 약한 위즐턴으로 본사를 옮기는 결정까지
내린 회사인데 쉽지는 않을거 같은데.."

"왕자님. 아시지 않습니까? 펜보단 눈앞의 칼이 강한 법입니다."

섬뜩한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으며 부하는 한스의 안색을 살폈다. 왕에게 불려갔다 온 후 그의 왕자님은 평소와 다름없이
생활했지만 때때로 침묵에 잠기는 일이 잦아졌다. 무언가 다른 곳에 영혼을 놔두고 온 것 처럼..

"왕자님. 정말로 괜찮으신겁니까? 에렌델을 침공하시는데 참여하시다니요."

부하의 말에 한스는 왕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

"아버님 저는.. 그녀를 사랑합니다. 그녀를 불행하게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한스.. 한스.. 아직 어리구나. 그런건 사랑이 아니다. 그냥 꼬리를 만 개처럼 자기자신을 기만하는 패배자의 자위일뿐이야"

"아닙니다! 저는.."

"그만. 그녀를 위해 그녀를 포기한다느니, 그녀를 놔주겠다느니, 그딴 개소리를 지껄이려면 입 다물어라. 네 옆에 있고, 네가 만질 수 있고,
네가 지배할 수 있어야 돼. 그런 욕구가 없는 거세된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너의 욕망을 사랑이라는 헛된 가치에 팔아버리지 말아라 한스."

고개를 숙인 한스는 어느새 흥건히 젖어버린 손바닥을 마주잡으며 안나를 떠올렸다.
그녀의 손을 포개잡는 습관이 떠올랐다.
그녀의 적갈색 머리카락, 그녀의 파란 눈동자, 그녀의 향기,
한스는 욕망이란 이름의 저열한 늪에 빠져버린것만 같았다. 그는 마치 늪속에서 빠져나오려는 듯이 고개를 들어 왕을 쳐다봤다.
왕은, 그의 아버지는 그전까지 단 한 번도 볼 수 없던 환한 미소를 띄며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먹잇감을 발견한 이리같은  웃음.. 피비린내가 나는 듯 했다.

"그리고 말이다.. 어차피 에렌델은 네가 없어도 전쟁에 휩쓸리게 될 것이다. 네가 현장에 있는게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서도 좋지 않겠느냐?"

"그게 무슨..?"

"이미 다른 왕국에서도 연락이 왔다. 마녀 사냥에 대해서 말이지"

"아버님.."

"위즐턴으로 가라. 한스. 너의 능력을 보여라. 이번 원정은 셋째와 네가 선봉이다. 그리고 명심해라. 너만이 그녀를 구할 수 있다. 이제는 말이야.."

--

"왕자님?"

"조금 어지럽군.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지"

선실로 들어가는 한스는 어지럼증을 느꼈다.
모든 것이 뒤섞여 천천히 무너져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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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사는 행복했다.
안나와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게 몇년만인지..
그녀의 열린 방에 있는 푹신한 의자에 앉은 엘사는 안나의 행동 하나하나를 눈에 각인시키려는듯 안나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그녀의 눈 앞에는 올라프에게 포커를 가르치려고 애쓰는 안나가 있었다.
그녀의 귀여운 동생은 공주라는 우아한 직위와는 다르게 머리를 벅벅 긁고 눈썹을 있는대로
팔 자로 만들며 열변을 토했다.

"올라프! 아까 내가 말했잖아. 네 패는 풀하우스라니까? 이럴땐 약한 패인척 살금살금 배팅해야지!"

"음. 왜?"

"초장부터 쎄게 나가면 사람들이 네 패가 강력한지 알거아냐. 그러면 소용이 없다구!"

"음. 왜?"

"아니 그러니까.. 확실하게 이길 수 있을땐 사람들이 돈을 많이 걸게  해서 대박을 터트려야 하니까! 올라프! 머리를 써봐!!"

안나는 올라프가 어지간히 답답했는지 머리를 풀어헤치더니 이내 머리카락을 빙빙 꼬기 시작했다.
올라프는 안나의 말을 듣고 멍청한 시선으로 안나를 쳐다보았다

"난 두개골이 없어"

"응??"

"그리고 뇌도 없어"

시무룩한 올라프에 대답에 당황한 안나는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위로의 말을 찾았지만 이내 울상을 한 채 엘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눈빛을 보냈다. 그런 안나의 귀여운 모습에 입을 가리며 웃던 엘사는 따뜻한 목소리로 말을 건냈다.

"하지만 올라프. 넌 그 누구보다도 따뜻한 마음을 지녔잖니. 그 마음 덕택에 안나의 생명도 구해줬고"

"그.. 그래! 그때 올라프가 네가 나타나지 않았으면 난 꼼짝없이 얼음조각이 되어버렸을거야!! 그 잠긴 문을 네가 열어주지 않았다면 말이야!"

"잠긴 문?"

여전히 얼빠진 표정을 한 올라프에게 안나는 얼굴까지 붉게 상기시키며 말을 했다.

"그래!  이 앙상한 나뭇가지 손으로 넌 대단한 일을 해낸거라고!"

올라프의 나뭇가지 손을 잡고 너무 쎄게 흔들었는지 나뭇가지만 몸에서 빠져나오자 안나는 민망함에
아까보다 더욱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나뭇가지를 다시 조심스럽게 올라프에게 꽂아주었다.
다시 장착된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며 올라프는 말했다.

"그 문 손으로 연거 아닌데?"

"그럼??"

"그냥 나의 이 당큰 코로 열쇠구멍에 대고 미니까 열렸어 안나."

"당근으로 문이 열리나..?"

이번엔 안나가 멍청한 표정을 한 채 반문했다.

"아니 그러니까 잠긴문이 아니였다구. 안나, 넌 뇌가 있잖아?"

---

위즐턴 대공과의 회담은 성공적이었다. 그는 아렌델에서 받은 모욕적인 대우를 결코 잊지 않고 있었다.
디즈니에게 넘긴 정보는 위즐턴 대공의 악의로 가공되어 엘사를 인간성을 잃은 얼음악마로 묘사하고 있었다.
디즈니가 이를 곧이 곧대로 세계에 알리지는 않겠지만 일국의 여왕이 마법사라는 사실, 그리고 그 능력으로 아렌델을
얼음폭풍에 휘말리게 했다는 사실은 명백히 알려질 터, 나머지는 각 왕국의 정보기관이 적절한 내용의 추가를 더해
아렌델을  마녀의 왕국으로 만들 것이다.

숙소에 도착한 한스는 그의 셋째 형 단스가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가 머물고 있는 방으로 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거대한 체격의 누가봐도 단련된 전사로 보이는 한 사내가 소파에 앉아 고개를 돌렸다.

"왔느냐. 한스"

"형님이 이곳엔 무슨일이시죠?"

"네가 할 일이 더 생겼다. 그걸 전해주러 왔다. 지금부터 코로나 왕국으로 가라. 코로나 왕국은 에델린의 오랜 동맹국이다.
코로나의 군사력은 세계에서도 수위를 다툰다. 그들을 묶어놔야해."

"하지만 무슨 수로 그럽니까? 그들은 엘사 여왕이 마법사라는 이유만으로 에렌델을 외면하지는 않을 겁니다."

"에렌델에 라푼젤 공주와 그의 남편이 여행을 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것도 수행원도 몇 없이 말이지"

"설마..?"

"라푼젤 공주와 그의 남편을 납치한다. 제 아무리 왕이라도 딸의 목숨이 위태로운데 함부로 행동하지는 못하겠지."

"쉽지 않을겁니다."

"아니. 쉬울것이다. 내가 직접 나설테니까"

서던 아일랜드 최고의 무장. 단순히 무력만 강한게 아닌 원하는 목적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을 하더라도 그것을 달성하는 남자.
강력한 전사이자 교활한 책략가인 단스는 소파에서 거대한 몸을 일으켜 한스를 지나쳐 문으로 향했다.

"삼 일 내로 연락을 주마"


"유진!!"

유진은 눈을 반짝이며 달려오는 라푼젤의 모습을 보고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느꼈다.
\'이번엔 또 뭘..\'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유진은 애써 미소를 지으며 라푼젤을 반겼다.

"너 지금 눈이 되게 반짝반짝거린다?"
"유진! 사우나라고 들어봤어?"
"사우나?"
"그래, 사우나! 안나 공주한테 들었는데 아렌델에는 사우나라고 음..일종의 그러니까 찜통같은 방에 들어가서 땀을 빼는 문화가 있데!"
"어..찜통..?"
"응! 거기들어가서 땀을 쫙 빼면 몸안에 노폐물도 빠져나가고 몸도 개운해지고 완전 좋다는데? 우리 거기 가자!"
"라푼젤.. 어제도 스케이팅타느라 하루종일 뒹굴었잖아. 하루쯤은 쉬는게 어떨까?"

신혼여행의 절반 이상을 눈보라로 망쳐버린 라푼젤 부부는 아렌델이 정상으로 돌아오자 엘사 여왕의 초청으로 궁전에서 머물고 있던 참이었다.
눈보라가 몰아쳤을때는 썰매를 탄답시고 유진을 끌고 다니고 그 다음날에는 스키, 겨우 눈보라가 걷히자
엘사 여왕이 만들어준 스케이팅 장에서 스케이팅.
운동신경이 둔한 편이 아닌 유진이었지만 삼 일에 걸친 강행군은 유진의 심신을 너덜너덜하게 만들었다.
라푼젤 요 깜찍한 계집애는 18년을 탑에 갖혀 살았는데 왜 이리 체력이 좋은지..

"그러니까 피곤할 때일수록 사우나에 가서 피로를 풀어야지!! 응? 가자? 가자? 가자????"

"아..어쩔 수 없구만.. 언제 출발할거야?"

라푼젤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지금!!"

--

"이곳인가?"

"그렇습니다. 왕자님."

단스와 그의 부하들이 도착한 곳은 아렌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작은 오두막이었다. 오두막 옆에는 커다란 백마 한마리가 사과를 먹고 있었다.
단스는 입은 아렌델 정규군 복이 어색한지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곧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목숨만 붙여놓으면 된다. 진입해"

잡입해 있던 그의 부하가 아렌델의 정규군 복을 구한 것은 행운이었다.
이로써 코로나 왕국을 단순히 묶어놓는게 아닌 라푼젤 공주의 납치를 에렌델의 짓으로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평화에 찌든 돼지들..\'
단스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렌델의 정규군 복장을 이리도 쉽게 빼돌릴 수 있다니, 서던 아일랜드에선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아렌델이 군사력이 아닌 무역으로 강력한 국가라지만 이리도 기강이 헤이하다는 것은 인생의 절반을 전장에서 보낸
단스에겐 분노마저 치밀 정도로 한심한 일이었다.

천천히 부하들에 뒤를 따라 들어간 단스는 거대한 몸집을 한 상점 주인이 그의 부하들에게 선크림을 추천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유후! 빅 섬머 블로아웃!  저기 저 덩치 크신 분도 충분히 온몸에 다 바를 수 있는 충분한 용량의 선크림입니다."

갓 들어온 단스를 가리키며 주인장은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혹시 아렌델 정규군과의 납품 계약인가요??"

"그들은 어디있나?"

주인장의 말을 무시하며 단스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야?"

"아까 이곳으로 들어온 젊은 남녀 말이다"

"그분들은 사우나를 즐기고 계시답니다. 여러분들도 즐기고 싶으시다면 1시간 정도를 기다리셔야 한답니다."

곧 수증기로 가득찬 작은 방을 발견한 단스는 망설임 없이 걸어가 문고리를 잡았다.
그 때, 차가운 목소리와 함께 문을 열려던 그의 손을 잡는 커다랗고 두툼한 손이 있었다.

"내 장사를 방해하지마."

어느새 단스의 뒤로 다가온 주인, 오큰은 단스의 손을 문고리에서 거칠게 잡아 떼며 문을 등지고 섰다.
그런 그의 모습에 잠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던 단스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주먹을 꽉 쥐었다.

--

"이게 정말 피로를 푸는데 도움이 된단 말이야?"

수증기가 자욱해 눈앞이 거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유진은 헐떡대며 말했다.
뜨거운 수증기는 그가 숨쉴때마다 그의 폐를 유린하며 그를 고통스럽게 하고 있었다.
라푼젤은 뜨겁지도 않은지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유진에게 슬금슬금 다가와 눈을 반짝였다.

"완전 좋지 않아? 엄청 개운한 느낌이야!"

"아니 전혀..개운하지 않아. 아 빨리 시간이 되어서 문이 열렸.."

유진이 그렇게 말함과 동시에 와장창 소리를 내며 거대한 덩치가 문짝 채로 사우나실로 굴러들어왔다.

"..으면"

"어? 아저씨!"

갑자기 일어난 일에 유진이 벙쪄있는 사이 라푼젤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오크에게로 다가갔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오큰은 얻어맞은 턱을 만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죄송합니다 손님, 사우나 1시간 더 추가로 해드릴께요."

단스는 그런 오큰을 쳐다보며 부하들에게 말했다

"이 덩치는 내가 맡을테니 너희들은 목표를 잡아라"

"으아아아!"

커다랗게 기합을 지르며 돌진한 오큰을 단스는 몸으로 받아냈지만 그의 엄청난 힘에 밖으로 튕겨나갔다.
그 사이 들어온 아렌델 정규군 복장을 입은 단스의 부하들이 칼을 꺼내자 라푼젤은 의아한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무언가 일이 잘못됨을 느낀 유진은 라푼젤의 앞을 가로막음과 동시에 큰 소리로 도움을 요청했다.

"도와줘!!! 막시무스!!!!"

--

"난장판이군.."

단스는 온몸에서 느껴지는 고통을 참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오큰의 가게는 지독한 싸움의 흔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온갖 기물들과 가구는 부서진채 바닥을 나뒹굴고 있었다.
그의 부하들 몇몇과 오큰, 그리고 막시무스라는 거대한 말도 그 풍경에 동화되어 있었지만 다행히 부하들 중 정신을 잃은 자들은 없는지
이내 주섬주섬 일어나 무기를 챙기고 있었다. 서던 아일랜드의 최정예중에서도 엄선한 그의 부하들이 고작 민간인 둘과 말 한마리 상대하는데
이리도 고생을 하다니.. 단스는 후라이팬에 정통으로 얻어맞은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혀를 찼다.

"저 말과 주인장은 어떻게 할까요?"

"이 일이 아렌델의 짓이라고 증언할 만한 증인이 필요하다. 죽일 필요는 없다"

단단히 포박된 채 정신을 잃은 라푼젤 부부를 양 어깨에 들쳐메며 단스는 상점 밖으로 나섰다.
초록색 잔디에 핏방울이 점점이 수를 놓았다. 이마에 흐르는 피를 닦아내며 단스는 말했다.

"한스에게 전서구를 날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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