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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연상모바일에서 작성

오예(220.71) 2015.05.31 12:18:25
조회 1078 추천 39 댓글 6


연상은 꽤나 귀여웠다.

안나는 반짝이는 유리로 덮힌 테이블위에 엎드려 제 앞에서 열심히 노트북의 키보드를 두드리는 엘사를 보며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특히 엘사는 더욱 귀여웠다. 연상중에서도 가장 놀리기 재밌달까. 이번에 안나는 쿡 하는 소리를 내며 웃음 지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엘사가 멍청하다거나 그런건 아니였다. 오히려 그녀는 굉장히 차분했고, 자신이 본 숱한 여자들 중에서 가장 생각이 깊었다. 그냥 왠지모르게 반응이 조금 더 재밌게 느껴질 뿐이였다. 별 생각없이 던진 농담에도 금방 빨게지는 얼굴을 보자면...좀 변태같지만 울리고 싶다는 생각도 들곤했다. 아- 정말 계속 이러는것도 병이라니까. 안나는 엎드려있던 몸을 똑바로 일으켜 앉았다. 그리고 오늘은 또 무슨 장난으로 그녀를 놀려줄까 생각하던 차 갑자기 안나의 핸드폰에서 시끄럽게 벨소리가 울렸다. 엘사를 만나기전 무음으로 바꾸는걸 깜박한 탓이었다. 재빨리 벨소리를 끄긴했지만 아니나 다를까 엘사의 키보드 소리또한 멈춰버렸다.


"왜 안받아?"


정적을 먼저깬건 안나가 아닌 엘사였다. 허이고, 내가 받을리가 있나. 안나는 조용히 핸드폰을 주머니속에 집어넣었다.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전에 심심풀이로 만나던 여자들 중 하나일 것이 분명했다. 그도 그럴것이 경험상 이런 시간에 오는 전화라면 거의 90%가 그렇고 그런 전화였다. 뭐라 변명하지. 잠시동안 곰곰히 생각하던 안나는 엘사의 눈을 보기위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물론 엘사가 정말로 궁금해서 물어보는건 아닐터였다. 알고는 있었지만 안나는 확신이 필요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엘사의 눈을 바라본순간, 안나는 방금까지만 해도 불안했던 이 상황이 마냥 즐겁게만 느껴졌다.


"그걸 내가 너한테 말해야 할 이유가 있나"


엘사는 안나보다 나이가 다섯살 더 많았지만 안나는 그녀에게 말을 높이지 않았다. 나쁜 버릇 같은 거였다. 하지만 이마저도 다른 사람들에겐 안나에 대한 매력으로 보기좋게 포장되곤 했지만.


"그리고 이미 넌 알고있잖아? 누구한테 온 전화인지, 용건이 무엇인지"


엘사의 얼굴은 그 어느때보다 평온해 보였지만 안나는 이미 다 알고 있었다. 아니, 바다처럼 맑고 푸른 그녀의 눈이 모든걸 말해주고 있었다. 분명 엘사는 지금 화를 참는 중일 것이다. 놀리기엔 더할나위 없이 좋은 타이밍이었다. 하지만 안나는 조금 더 기다리기로 마음먹곤 안주머니 속에서 익숙한 물건을 꺼내물었다. 이 행동이 엘사를 좀 더 자극시키길 바라면서.


"뭐하는거야"

"뭐하냐니? 보다싶이 네가 정말 끔찍히도 싫어하는 담배를 물었잖아?"

"너 아까부터 ...!"

"키스할래?"


금방까지만 해도 옆에있던 펜을 집어 던질듯 불같이 화를 내던 엘사는 안나의 뜬금없는 소리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키스 해줄게. 아직 불을 붙이지 않은 담배에 불을 지피며 안나는 다시한번 말했다. 그리곤 연기를 한번 내뿜으며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붉은 자신의 입술을 한번 스윽 훑었다. 동시에 흰눈처럼 하얗던 엘사의 양볼이 평소보다 몇배는 더 붉게 물들었다. 마치 빨갛게 잘익은 사과같았다. 안나는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조용히 일어섰다. 머리속에선 왠지모를 경보음이 울렸지만 안나에게는 지금의 상황을 좀 더 즐기고 싶다는 본능이 더욱 강했다. 엘사는 자리에서 일어서는 안나를 놀란 토끼처럼 바라보며 말이 나오지 않는 입을 뻐끔거릴뿐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안나는 피식 소리내 웃으며 그런 그녀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갔다. 결국 두사람의 사이는 숨결이 민감하게 닿을 정도로 좁혀졌고, 엘사는 흔들리는 동공을 감추기 위해 두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툭, 엘사를 자극하기 위해 막 불을 붙였던 담배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였다.


"쫄기는"


안나는 두눈을 질끈 감은 그녀의 입술에 손가락을 가져다대며 뒤로 물러섰다. 가벼운 웃음소리 또한 잊지않았다. 그녀를 놀릴때마다 흘리던 웃음이었다. 그걸 모를리없는 엘사는 감았던 눈을 뜰 생각도 안한체 여전히 붉어져있는 얼굴을 두손으로 감쌌다. 누구든 창피할만한 상황이었기에 안나는 킥킥 웃으며 테이블에 걸터앉아 안주머니에서 다시 담배를 꺼내물었다. 제가 생각해도 못된 장난이었지만 역시 놀리는 재미가 쏠쏠했다.


"너 바보냐. 맨날 이런..."


안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어디선가 벨소리가 울렸다. 아무래도 아까 전화의 소리만 죽였을뿐 핸드폰 벨소리 자체를 죽이진 않은 모양이었다. 언뜻보니 문자도 몇통 있는것이 누군가 술을 먹고 저에게 꼬장을 부리는 듯 했다. 안나는 금방 인상을 쓰며 핸드폰의 전원을 아예 꺼버렸다.


"왜 안받아?"


엘사가 처음과 같은 질문을 다시 한다. 안나는 별거 아니라는 태도로 입에 문 담배에 불을 붙이려고 했다.


"왜 안받냐고 물어보잖아!"


안나가 처음듣는 엘사의 고함에 깜짝놀라며 손에 들고있던 라이터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왜 소리를 지르..."


안나는 말을 끝맺지 못했다. 자신의 입에 물려있던 담배는 엘사의 오른손에 꽉 쥐어져 있었고, 대신 그녀의 입술이 안나의 입술에 포개어졌기 때문이었다. 안나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입술사이로 파고드는 혀를 받아들였다. 두사람의 혀가 섞이고, 안나는 엘사의 허리를 가볍게 감싸안았다. 계속해서 파들파들 떨리는 그녀를 위한 배려이기도 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두사람에겐 그 어느때보다 길게 느껴진 시간이 지나자 약간 상기된 얼굴의 안나가 먼저 입술 떼었다. 이게 무슨일이지? 지금까지의 키스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서툴고 부드럽지 못했지만 설레는...안나는 당혹감을 숨기기위해 애써 괜찮은척 마른세수를 했지만 이렇게도 가까이 서있는 엘사가 모를일이 없었다.


"네가 말해야 할 이유가 뭐냐고?"


전혀 듣지도, 보지도 못한 가시돋힌 엘사의 목소리가 안나의 귀를 파고들었다. 안나는 여전히 손바닥 뒤에 얼굴을 숨기고 있었다.


"내가 널 좋아하니까!"


스르륵. 안나의 손이 얼굴에서 떨어졌다. 그덕에 두사람은 서로의 눈을 마주보게 되었다. 안나의 두 눈에 비친 엘사는 찡그린 미간과 동시에 아랫입술을 물고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있자니, 다시 한번 키스를 받고싶어졌다. 정말이지 연상은 답지않게 꽤나 귀여웠다. 이젠 정말로 빠져나가지도 못하겠네. 이 못된 장난도 막을 올릴때가 됐나보다. 안나는 픽 하고 웃으며 다시 한번 엘사에게 물었다.


"키스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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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글쓰려니까 머리가 굳어서 안돌아감 ㄷㄷㄷ 쓰긴썼는데 뭔가 맘에안든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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