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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터가이스트 안나가 엘사때문에 끙끙거리는 거 보고싶다 2(완)모바일에서 작성

ㅇㅇ(39.116) 2016.12.16 22:53:18
조회 814 추천 18 댓글 6




ㄱ그래, 한 번 날아갔지만 다시 쓰겠음. 하. 안나는 엘사에게 사실을 말해야하나 고민했지만, 곧 포기했지. 여기 악마는 mp수치가 높을수록 영생에 가까운 삶을 누릴 수 있는데, 그게 줄어들더라도 인간의 평균수명 정도로는 살 수 있거든. 그래서 안나는 이제 다 죽어가는 라이터 불빛같은 불꽃을 만들어 경고장을 태워버렸어. 엘사가 보지 못하도록.


하지만 안나가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었어. 인간이 원하는 행동을 하는 악마들은 mp수치가 수배는 빨리 닳는다는 걸 말이야. 안나는 엘사가 원하는 대로 행동했고, 그로인해 급격하게 떨어진 mp수치를 곧 몸으로 느낄 수 있었지. 자꾸 사람들에게 장난치고 싶고, 가끔 날개랑 뿔이 멋대로 튀어나오고, 길을 가다가 인간의 두려움이나 불안 같은 감정이 느껴지면 잡고 있는 엘사의 손을 뿌리치고 그 감정들을 쫓아가고 싶어졌어. 하지만 안나는 그러지 않았어. 엘사가 좋아하는 건 \'나쁜짓을 하지 않는 안나\'이니까. 대신 붙들고 있는 엘사의 손을 더 꽉 맞잡았지. 엘사의 곁에 있지 못하는 게 수명이 닳는 것보다 무서웠으니.



한편, 엘사는 안나가 하루가 다르게 수척해져가는 걸 눈치챘지. 분명 무슨 일이 있다고 짐작한 그녀는 어느 날 안나를 슬쩍 떠봤지. "안나, 지금도 밤에 몰래 돌아다니는 거야?" 당연히 안나는 펄쩍 뛰면서 아니라고 했어. 격한 반응에 웃음이 터진 엘사는 안나를 꽉 안아주면서 농담이야, 라고 하는데 갑작스런 스킨십에 뻣뻣해진 안나의 등에서 팡! 하고 날개가 튀어나왔어. 안나는 당황하며 날개를 숨기려 했지만 mp수치가 형편없는데 말을 들을 리가. 엘사는 보고 말았지. 처음 만났을 때보다 작아지고, 구멍이 숭숭 뚫리고, 비쩍 말라 윤기가 사라진 안나의 볼품없는 날개를.


정말 뭐가 있는게 틀림없어. 엘사는 안나를 앉혀두고 추궁했지. 솔직하게 말해. 무슨 말을 하든 다 이해해줄게. 하지만 안나가 솔직하게 말할 수 있을리가. 이, 이건 별거 아냐. 그냥 향수때문에 그래. 하지만 엘사은 그 말을 믿기는 커녕 안나에게 그럼 투명해져봐, 하고 멀쩡하다는 증거를 요구했지. 그에 안나는 몇 번이고 투명화시도를 했지만 마지막에 손등이 잠시 투명해진 것 말곤 모든 시도가 실패했지. 허나 안나는 굴하지 않고 다음 변명거릴 생각해냈음. 심지어 안나는 거짓말에 더 능한 악마이기까지 했으니. 그녀는 굳은 표정의 엘사에게 말했어.


"...역시 그거야."
"뭐?"
"내가 인간이 되고 있는 거야!"


엘사가 황당한 얼굴로 눈썹을 치켜떴음. 인간? 그래, 이제 악마로써의 능력이 죄다 사라지고 있잖아! 너랑 같은 인간이 된다는 거지. 그 말에 엘사는 반신반의하면서도 저를 끌어안아오는 안나를 마주 안았어. 그리곤 말라버린 안나의 어깨에 얼굴을 푹 묻으며 작게 중얼거렸지. ...꼭 그랬으면 좋겠다.



-



멍청한 안나! 마계에선 안나에게 경고장을 보내도 mp가 회복되지 않자 난리가 났어. 특히, 잠시 마계로 돌아와있던 안나의 오랜 친구 메가라가 길길이 날뛰며 안나를 찾아가 패주겠다는 걸 제인이 겨우 말렸지. 일단 안나를 마계로 끌고 와야겠어. 걔를 그대로 놔두면 소멸되고 만다고. 제인은 메가라의 말에 동의를 표하며 안나를 데려오자고 했음. 일단 24시간 엘사에게 붙어있으려하는 안나부터 떼어놔야겠지. 메가라와 제인은 눈빛을 교환했어.


-




갑자기 들이닥친 악마 두 마리에 엘사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 호오, 쟤가 바로 그 엘사지? 확실히 외모만 보면 안나가 정신 못 차릴만도 하네. 제인이 팔짱을 낀 채 엘사를 내려다보며 고개를 끄덕거렸지. 이미 되지도 않는 반항을 하다 메가라에게 짓눌린 안나가 몸을 뒤틀며 버럭버럭 소리질렀지. 야! 엘사한테 손대지 마! 그렇지만 애초에 mp부터 딸리는 걸. 메가라가 시끄럽다며 안나의 이마를 몇 번 툭툭 두드리자 안나는 금세 잠에 빠져들었어. 그런 메가라의 모습을 지켜던 엘사는 여전히 저를 내려다보는 제인을 매섭게 노려봤어. 하지만 제인은 은 겁먹긴커녕 웃고만 있었지. 안나를 어디로 데려갈 생각이야? 차가운 엘사의 말에 제인이 그저 어깨를 으쓱거렸어.



"글쎄. 네가 알아서 뭐하게?"
"무슨...!"


엘사가 벌컥 성을 냈어. 하지만 인간보다 신체적 능력이 좋은 악마인 제인에게 그닥 큰 효과를 보이지는 못했지. 음, 귀찮은 건 질색인데. 여차하면 자신한테 달려들 기세인 엘사를 보며 제인이 손가락을 딱! 튕겼어. 동시에 엘사는 자신이 반쯤 선 자세 그대로 몸이 굳어버린 걸 깨달았지. ...네가 뭔데 안나를 데려가...! 몸은 굳어도, 입은 움직일 수 있으니 엘사는  제인에게 이를 으득거렸지. 하지만 제인이 반문했어. 그럼, 너는 뭔데?


그 말에 엘사는 멍해졌지. 제인이 계속 말을 이었어. 너, 안나가 죽어간다는 사실은 알고 있어? 그에 퓨즈가 탁 끊어진 엘사가 헛소리하지 말라고 소리치려는 순간 제인은 또 한 번 손가락을 튀겨 엘사의 입마저 막아버리지. 읍읍거리는 엘사에게 제인은 느긋하지만 냉정하게 얘기해.

악마들한텐 mp수치라는게 있어. 더 크고 끔찍한 장난을 칠 때마다 이 수치가 올라가는데, 이게 높아야만 생명을 유지하거나 이런...(제인이 손가락으로 엘사의 입술을 만졌지. 그때야 엘사는 다시 닫힌 입이 열리는 걸 느꼈어) 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되지. 그런데 안나는 \'너 때문에\' 한동안 어떤 장난도 치지 않았고, mp수치가 어마어마하게 내려갔어. 저대로 계속 두면 인간계 시간으로 한 달도 안 되서 소멸이야. 무슨 말인지 알겠어? 네가 그토록 혐오하는 안나의 장난은 우리에겐 인간들이 필수적으로 먹어야 하는 밥 같은 거라고. 근데 넌 네 만족을 위해서 안나가 죽어가도록 방치해뒀지. 날개가 저렇게 썩어가는데, 인간이 되어간다는 말을 진심으로 믿었어?


나는...그냥.....


잘 들어, 하얀 아가씨. 보아하니 신을 믿는 모양인데, 씹멍청이 안나라도 \'악마\'라는 사실을 잊지마. 네가 안나와 사랑에 빠졌다는 것부터가 이미 당신이 믿는 신을 거부한 거나 마찬가지야. 더해서, 앞으로 안나가 어떤 장난을 치든 그냥 지켜보는게 좋을걸. 그게 사랑하는 악마를 지키는 유일한 길일테니.





그 말을 남기고 제인과 메가라는 잠든 안나를 데리고 엘사의 눈 앞에서 사라졌지.


-



쓰다 지침. 나 이거 아침 11시부터 밤 10시까지 틈틈이 썼어.. 역시 썰은 생각날때 쫙 적어야 하는데 중간중간 집중력 흩뜨러지니까 힘들다.

결국 뒤는 어떻게 되냐면,




안나를 데리고 간 제인과 메가라는 마계에서 안나의 mp수치를 높여주기 위해 안나를 어느 정도 회복시킨 후 인간계로 데려가. 근데 안나가 다시 수치를 회복하기 위해선 이전까지의 장난이 아닌 정말 피해자가 속출하는 스케일이 커진 장난을 쳐야만 했지. 그러니까, 단순히 사람을 놀래키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피를 봐야만 했단 거야. 안나는 당연히 엘사 때문에 거부하지. 하지만 제인은 "글쎄. 거부하는 건 네 맘이지만, 한 달도 못 버틸 몸으로 엘사 곁에 있을 수 있겠다고? 악마가 소멸한다는 건 영혼조차 염마에 녹아버린다는 이야긴데, 앞으론 다시 안 볼 각오는 하고 그러는 거지?" 라며 안나에게 장난을 종용. 결국 처음엔 거부하던 안나도 저 말을 듣고 엘사의 곁에 남아있기 위해 장난을 시작하는데, 이게 오랫동안 굶주렸던 두려움과 불안을 빨아먹기 시작하니 멈출 수가 없는거야. 안나는 점점 정신을 놓고 장난에 매달렸고, 안나의 장난은 무려 수십명의 사상자를 내고야 끝이 났지. 온 몸에 피를 뒤짚어쓴 안나를 보며 제인은 그때서야 만족스럽게 웃었어. 그리곤 속으로 중얼거렸지.


이걸로 내 mp수치도 꽤 올라갔겠지.



-



피를 뒤짚어 쓴 채 탁한 눈으로 안나가 찾아온 곳은 다름아닌 엘사의 집이었어. 엘사는 멍한 얼굴로 안나가 쓰러져있던 바닥만 끊임없이 손으로 쓸어내리다, 드리워지는 그림자에 고개를 들었지. 거기엔 고고하게 커다랗고 윤기나는 날개를 편 채, 한 눈에 봐도 제 것이 아닌 핏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안나가 서 있었지. 이젠 더 이상 푸르지 않은 눈동자로 엘사를 응시하며 안나는 말했지. 미안해.

엘사는 말없이 안나를 끌어안았어. 안나에게 묻은 피가 제 몸을 적시고 옷을 흉하게 물들였지만 아무 상관하지 않았지. 그리곤 눈을 감고 그 귀에 속삭여. 오직 안나만 들을 수 있게. 사라질 듯한 목소리로.


사랑해.




-끗-




이제 엘사는 안나가 무슨 장난을 치던 용서하겠지!

햎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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