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경호 기자]

[MD시사]윤태윤 감독· 임창정, 송지효, 최성국, 신이 주연· 12일 개봉· 18세 이상 관람등급

하지원, 함소원, 유채영, 신이 등 유명여배우들의 파격적인 노출과 베드신, 국내 첫 본격 섹시코미디. 2002년 18세 이상 관람등급으로 무려 420만 관객을 기록한 ‘색즉시공’이 시즌2로 돌아왔다.

쥐를 잡기위해 정액을 후라이판에 부쳐 익힌 다음 쥐약을 넣는 대학생, 노골적으로 후배를 유혹하는 여대생들. ‘색즉시공’ 1편은 전형적인 화장실 코미디로 욕도 많이 먹었지만 윤제균 감독의 재치있는 신선함과 임창정의 애절한 연기가 더해져 인기를 끌었다.

5년 만에 돌아온 시즌2의 초반 설정은 1편과 똑 같다. 차력동아리가 이종격투기로 에어로빅부가 수영부로 바뀌었고 유채영과 신이 등 여자 조연들이 이제 학교를 졸업해 코치가 된 것 외에는 달라진 게 거의 없다. 하지만 민망하지만 웃음이 폭발하는 재미에 눈물이 흐르는 감동까지 갖춘 품격있는 섹시 코미디로 한층 탄탄한 완성도를 갖췄다.

만년 고시생 은식(임창정)은 1편에서 어렵사리 맺어졌던 은효(하지원)와 헤어지고 우울증에 빠져 정신병원에 입원한다. 하지만 병원에서 만난 학교후배 수영부 선수 경아(송지효)와 사랑에 빠지고 다시 학교로 돌아온다.

겉으로 행복하지만 은식은 은효가 3년 동안 뽀뽀 이상 스킨십을 거부해 불만에 가득 차고, 잘나가는 현직 검사까지 여자친구 앞에 나타나 불안하기만 하다. 설상가상으로 동상에 자위했다는 오해로 풍기문란 대학생으로 찍히고 성매매혐의로 경찰에 잡혀가는 등 오해에 오해가 더해져 두 사람의 사랑은 위기를 맞는다.

‘색즉시공’ 시즌2는 하지원에서 송지효로 여주인공이 바뀌며 모든 내용이 다시 시작된다. 특별출연한 하지원과 임창정이 공항에서 이별하는 장면만 있을 뿐 군더더기 없이 두 사람이 왜 헤어졌는지 설명을 생략하고 거침없이 중반부까지 수영부 코치역 이화선의 화끈한 노출이 이어지며 전형적인 섹시코미디의 재미를 준다.

하지만 결말부분 숨겨진 아픔과 깊은 사랑의 의미가 드러나며 여느 멜로영화 부럽지 않은 품격 있는 슬픔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단순히 여주인공의 캐스팅 변경이 아닌 하지원에서 송지효로 여주인공이 바뀌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새로운 감동이 섹시코미디로 만나면서 1편의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나는데 성공했다.

실제로 성전환 수술을 하고 2편에 출연한 이대학에서 이름을 바꾼 이시연과 신이의 슬픈 로맨스는 성적 소수자의 아픔을 자연스러우면서 무겁지 않게 표현해냈다. 겉으로는 풍기 문란한 화장실코미디지만 여성이기 때문에 겪을 수 있는 오해와 슬픔도 녹아있는 개성 있는 로맨틱멜로 영화로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벌써 30대 중반이 됐지만 대학생 역을 자연스럽게 소화한 임창정, 완성도를 위해 아낌없이 노출연기를 선보인 송지효의 연기도 박수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사진=재미와 감동을 함께 담은 \'색즉시공 시즌2\']

이경호 기자 rush@my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