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셉이 꼭 브라이언 아자렐로의 조커를 보는 듯 했지, 히어로물을 보다 세련되고 현실적인 작풍으로 풀어내려고 한. 다만 전자는 본편과 무관한 엘스월드였던 반면 후자는 지구-616 메인 유니버스를 다룬 작품이었다는 점이 특이사항이지. 그러니 인물의 디자인(이를테면 닥터 샘슨이나 문스톤의 복장)이나 근래 싸이코패스들이 활개치는 스릴러 영화들과 유사한 작풍이 내용이 이어지는 다른 작품들과 꽤나 괴리가 있는 편, 이점이 매력이기도 하고. 덧붙이자면 불스아이가 정신능력자들을 처형하는 장면과 노먼 오스번이 머릿속의 환청에 굴복하고 다시 고블린이 되는 장면의 정신병적 분위기가 이 작품의 백미.

아무래도 불스아이와 노먼 오스번 정도를 제외하면(물론 시빌워를 촉발시킨 그 사건의 주범, 전 영 어벤저스의 스피드볼 aka 아이언 메이든 이 등장하긴 하지만) 인지도가 낮은 인물들이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던 것도 같다. 낮은 인지도만큼 작가의 입맛대로 꾸며낼 수 있었던 인디언계 수퍼히어로 아메리칸 이글, 스파이디 성애자 스틸 스파이더(요번 어스파2의 일렉트로와 사고패턴이 아주 유사), 그리고 이 작품에서 독자들의 연인이 된 송버드 등 듣보잡들 보는 재미가 쏠쏠하지. 

아래는 나노머신의 영향으로 정신능력에 면역이 된 불스아이가 연습삼아 정신능력자들을 처형하는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