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5일 \'태양의 여자\'(KBS2)의 평균 시청률이 \'스포트라이트\'(MBC)를 0.2%차로 따돌렸다. 이날 \'태양의 여자\'는 10.2%의 평균 시청률을 기록하며 \'일지매\'(SBS)에 이어 수목극 2위 탈환에 성공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방송 관계자들은 "실제 \'태양의 여자\'를 본 시청자들이 \'스포트라이트\' 시청자들 보다 결코 많지 않다"고 수군거린다. 이 \'0.2%\' 뒤에 감춰진 비화가 만만치 않다.

　5일 \'스포트라이트\'의 분당 시청률은 줄곧 \'태양의 여자\'를 앞서왔다. 기막힌 역전극이 펼쳐진 것은 \'스포트라이트\'의 본방송이 끝나고 예고편이 시작되는 밤 11시1분. \'태양의 여자\'의 시청률이 이때 소폭 상승하더니 \'일지매\'의 본방송이 끝난 11시4분에는 16.5%까지 분당 시청률이 치솟아 올랐다. 11시6분 20%에 가까운 분당시청률을 기록한 \'태양의 여자\'는 이날 단 5분간의 선전으로 수목드라마 2위극 탈환에 성공했다.

　이에 \'스포트라이트\'의 관계자는 "이번 시청률 역전으로 시청자들 사이에 \'태양의 여자\'가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많이 퍼졌다. \'스포트라이트\'로선 억울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시간 끌기 전략, 막판 5분이 관건

　흔히 \'시청률\'이라고 하면 평균 시청률을 일컫는다. 평균 시청률이란 말 그대로 각 분당 시청률을 평균 낸 값.

　광고 수주가 주로 평균 시청률을 바탕으로 이뤄져 각 방송사들은 미니시리즈 등 주요 드라마의 평균 시청률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다.

　이 평균 시청률을 비정상적으로 높이는 방법 중에 \'시간 끌기\' 전략이라는 게 있다. 타사 드라마보다 먼저 시작하거나 늦게 끝을 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어오는 방법이다.

　한번 잡은 시청자는 마지막 5분간 분당 시청률을 높이고, 다음 회 평균 시청률에도 기여하며, 결과적으로 광고주들의 주머니를 열어젖힌다.

　▶시간 끌기 전략은 달콤한 독약

　편성 관계자들에게 이런 \'시간 끌기\' 전략은 달콤한 독약과 같다.

　단일 프로그램으로 봤을 때 방송 시간을 늘리면 시청률 면에선 단연 득이 된다.

　시청률 1%에 울고 웃는 지상파 드라마에서 단 5분으로 평균 시청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편성 관계자들은 "나무를 보다 숲을 놓치는 실수를 저지를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백종문 MBC TV편성부장은 "A프로그램의 방송시간을 연장하면 그 후속으로 방영되는 B프로그램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단일 프로그램에겐 좋지만 방송사 전체 프로그램을 생각할 땐 오히려 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 김윤희 기자 scblog.chosun.com/ekf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