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몰은 클론 전쟁 중반기 부활 했을 때부터 시스 제자로 있었던 시절의 영광에 대한 집착과

팰퍼틴 밑에서 억눌러왔던 개인적인 야망을 모조리 분출해서 오비완과 시디어스에 대한 복수를 이루려고 함.

바퀴벌레 같은 생명력도 그렇지만

자신의 복수를 위해서 비무장한 새틴도 세이버로 찔러 죽이고

만달로리언에게도 씻지 못할 상처를 줬지.

심지어 에즈라를 이용해서 다크사이드로 끌어들이려고 했고 케이넌은 눈이 멀었음.

간접적으로는 아소카가 베이더와 피할수 없는 대결을 맞이하게 된 계기도 몰이 마련했다고 봄.

이렇게 민폐란 민폐는 다 끼치고 다니는 몰은

"과거에 집착한 나머지 미래조차 없이 날뛰는 존재"라고 할 수 있을거 같음.

현실에서도 이런 예가 적지않지. 그저 놓아버려야하는 순간이 왔음에도 그걸 계속 붙잡으려고 무리수를 두고 억지를 부리는 사람들... 

십수년이 지난 후 노인이 됐음에도 복수를 꿈꾸는 그 순간에는 젊은 시절의 광기가 빛바래지 않은 광인 그 자체임.

무섭기도 무섭지만 참 안타까운 존재임.

마침내 에즈라를 통해서 타투인에 도착, 오비완과의 드림매치를 성사시켰다.

반면

오비완은 새틴을 눈 앞에서 잃고도 몰에 대한 복수심을 스스로 잠재웠고,

대의를 위해서 자기가 사랑하는 형제 같은 제자를 베어버리고

동료들인 제다이를 잃고 클론들에게 배신당했음에도

"루크"와 "레이아"라는 희망을 놓지 않고 인고의 세월을 견뎌냈음.

가혹한 사막에서 하루 하루 늙어갔지만

"당신이 너무나도 필요합니다!"라는 에즈라의 외침에도 차분히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고 조언을 주기도 하고, (어떤 기분이었을까,

젊은 오비완이었으면 리스크를 감행하면서도 맞서 싸우려고 짐을 쌌을지도 모를 일)

불구대천의 숙적인 몰이 찾아왔음에도 끝까지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이런 사막에서 늙어 뒤져가는 줄 알았다면 그냥 냅두는 것도 좋았을텐데 말이야" 라는 뼈아픈 도발에도

"그걸 넘어서는 이유가 내게는 있거든"이라는 말로 응수하는걸 보면서

새삼 클래식 시리즈의 현명하고 사려깊었던 알렉 기네스 옹의 오비완이 살아났음을 느낌.

원칙주의자로서 차가운 면을 보여주기도 했던 젊은 시절과는 달리

그 원칙이 어째서 있어야 하는지를 오랜시간 생각하고 생각해서 진정한 현자가 된 느낌이었다.

때문에 더욱 신비하고 묵직한 포스가 느껴졌지.

검합 세 방 만에 허무하리만큼 빨리 승부를 본 것도 시사하는 바가 있었을거라고 봐.

몰에게는 꿈과 같았던 순간이었고, 한시라도 빨리 복수를 이루고 싶어서 과거와 같이 날랜 몸동작으로

오비완의 스승을 베었던 것처럼 덤볐지만,

오비완은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그러나 과거를 결코 잊지는 않았지. 콰이곤이 어떻게 죽었는지를 직접 보았으니까)

가장 빠르고 안전하게 루크를 지킬수 있는 싸움법을 택했지.

차분하게 적을 물리치고 자기 등 뒤에 있는 새로운 희망을 지키는 방법을 택한 거야.

검도 같은걸 배운적은 없지만 실제로 경기 같은걸 보면 의외로 고수는 "엥? 저게 뭐야?"할 정도로 작은 동작으로 상대방을 빠르게 제압하더라고.

그건 싸움 자체의 효율의 문제도 있지만

"싸움"에만 집착한 과거의 괴물 몰과,

"싸움" 너머의 것을 바라보고 지키려고 한 오비완의 결정적인 차이에서 나온 거가 아닐까 싶어.

나는 그래서 3방 만에 승부를 본 것도 마음에 들었고

결정적으로 검합을 나누기 전에

서로 노려보면서 오비완이 자세를 바꾸는 씬이 더 인상깊었어.

오비완의 소레수 자세에서 에피소드 1의 아타루 자세로 전환하는 것을 알아보고 전율을 느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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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글에 너무 잘 설명해놨길래...

근데 싸움이 너무 빨리 끝나서 좀 허무한 감이 없지 않았나 하는 의견이 댓글로 달려있어서 그냥 내 생각 덧붙여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