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모두 이른바 \'외전\', 공식 명칭은 \'EU - 확장세계\'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므로, 영화 외에는 별 흥미없다 싶으면 스킵하시라.

코믹스냐 소설이냐 문제는 제외, 소설이고 코믹스고, 스토리의 문제에 있어서 어느 시점에 가면 다 한데 만
나버리게 되기 때문에 구분이 무의미하다고 본다.

사실 16년 세월이라는 게 그리 만만한 게 아니어서 사실상 최초의 EU 소설이라고 할 스론 트릴로지가 나온
뒤로 세기도 짜증날 만큼 많은 소설들과 코믹스들이 쏟아졌는데, 이걸 처음부터 죄다 읽겠다고 덤비는 건
안여돼의 지름길일 뿐이다.
게다가 모두 질적으로 우수하다면 모를까, 작가 네임밸류가 아무리 빵빵해도 ㅆㅂ 좆됐다를 외칠 법한 트래
쉬들도 적잖기 때문에, 옥석을 가리기도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그나마 밴텀 시절까지는 좋고 싫고를 가려서
읽을 수 있었는데 델 레이 들어오면서부터 난데없이 스토리 아크 시스템(작가 여럿이 각각 분담해서 20권
이상의 시리즈물로 부풀리는 것)이 도입되는 바람에 한번 코꿰면 죄다 읽어야 하는 참사가 발생해 버렸다(........).

물론 이건 클래식에서부터 똑바로 달려온 경우에나 해당되는 것이고, 요즘엔 선택지가 비교적 풍부하기 때
문에 필자처럼 속앓이 하거나 섣불리 덤볐다가 지금껏 체해 있는 것 같은 삽질은, 잘만 하면 피할 수 있을 터이다.

일단은 기본적으로 해야 될 과정은.......

1. 무비 어댑테이션.

EU를 접하기 위해서는 일단은 \'비주얼\'이 아닌 \'텍스트\'로서의 스타워즈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게다가 영화만
봐서는 EU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EU에서 신물나게 우려먹히게 될 기본용어나 개념들이 맛배기로나마 한번씩
나와주는 무비 어댑테이션을 볼 필요는 배가된다. 다행히 테리 브룩스 - R.A 살바토어 - 매튜 스토버 - 앨런 딘 포
스터 - 도널드 글루트 - 제임스 칸으로 이어지는 작가 라인의 필력도 평균 내지 그 이상 정도는 된다. 적어도 여기
까지 손댈 정도라면 영화는 한번씩 봤을 터이니, 읽다가 이게 무슨 소리냐고 할 일은 없을 것이다.

순서는 걍 에피1-2-3-4-5-6으로 가도 좋고, 사실 영화를 본 이후에 읽는 거니까 순서는 맞춰 주는 게 좋겠다. 아무
래도 텍스트기 때문에 영화와는 또 다르고, 어차피 이거 손댈 정도면 스포일러고 나발이고 없으니까 쭉쭉 읽을 수 있
을 것.

원서도 6~8천 원 사이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고 외서 헌책방들을 뒤져보면 2~3천원이면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영
어라고는 해도 다른 EU 소설들에 비해 비교적 쉽게 쓰여져 있기 때문에 원서를 사도 좋지만 에피1과 4,5,6은 모두 국
내 번역본이 있다. 헌책방이나 도서관 뒤지면 아마 다 나올 것, 에피 4-5-6은 지경사판 주니어 버전과 몇몇 해적판이
있는데, 스타워즈를 걍 개그로 읽고 싶지 않다면 지경사판을 추천한다. 틀리거나 어색한 부분도 있고, 잘라낸 부분도
적잖지만 원작의 분위기는 보다 더 잘 살리고 있다. 스튜디오21에서 나온 에피1은 국내 스타워즈 팬덤에 있어 최고의
퀄리티를 자랑하니 걱정없이 보실 수 있을 터이다.

2. 주 분야를 정한다.

프리퀄이냐 클래식이냐를 정할 것. 여기서 분기가 나뉜다.

개인적으로는 프리퀄에 말뚝을 박는 게 좋다고 본다. 아무래도 영화와 관련성이 높은 부분이 좋을 것이다. 프리퀄 기
반 EU 소설들은 프리퀄 3부작과 클래식 3부작 \'사이에 끼어\' 있거나 거의 그 즈음이기 때문에(<EM>그래도 그 타임라인이
근 반세기 정도는 되기 때문에 클래식 이후보다도 길다. 아직 다 안나와서 그렇지</EM>.), 영화와 별개로 작가들의 리그가
되어버린 바 있는 밴텀 출판사 시절 작품들을 포함하고 있는 클래식 EU들에 비해 당황할 가능성이 적다.

밴텀 스펙트라 - 델 레이 북스로 이어지는 클래식 EU로 들어갈 사람들은 마음의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 7, 80년대
아메리칸 덕후들의 망상력이 결집된 주제에 제대로 정제되지도 않고 쏟아진 괴이한 마굴이다. 프리퀄 쪽이 호남 평
야 수준이라면, 이쪽은 간도 조선족들이 한흥동 개간할 때와 맞먹는 정도랄까. 이 쪽은 영화 제작 시점같은 외적 문
제들까지 겹쳐져서 이래저래 뒤틀려 있고 하니 처음부터 설렁설렁 즐기고 싶다면 가급적 멀리하는 게 좋겠다.

3-1. 프리퀄이라면 영국 여자가 쓴 주니어노벨부터.

스콜라스틱 사에서 출간된 주니어노벨(대략 중고딩 대상) 시리즈 : 콰이곤과 오비완을 투톱으로 내세운 제다이
어프렌티스, 오비완과 아나킨을 투톱으로 내세운 제다이 퀘스트, 작가 주드 왓슨의 오리지널 캐릭터인 페루스
올린을 원톱으로 내세운 라스트 오브 더 제다이 시리즈는 각각 에피1, 에피2, 에피3의 이해에 있어서 제법 요긴
한 역할을 한다.

요컨대, 콰이곤은 왜 그리 대책이 없었던가, 오비완은 한창 나이에 왜 그런 영감탱이한테 코가 꿰여서 그렇게 질질
끌려다니다 결국 일생 최악의 폭탄을 떠안았던가 등의 의문을 제다이 어프렌티스는 작가의 사감이 작용했으나 어
쨌든 오피셜이라는 깡패스러운 방법으로 납득시켜주고, 에피2의 아나킨은 왜 주둥이랑 몸뚱이랑 방향이 그리 틀렸
나, 뭐 저따구가 예언의 아이라는 건가연? 등의 의문은 제다이 퀘스트가 이 ㅆㄴ을 외치게 만들면서도 어느 정도 납
득이 가게 만들어준다. 초인이라 한들 교우 관계 같은 건 그게 그거지 뭐.
그리고, 에피3가 원래는 보여줬어야 했는데 감독이 깡패라(.....) 제대로 못 보여줬던 비극적인 분위기를, 라스트 오브
더 제다이에서는 앞에 \'상대적으로\'라는 말을 붙여야하지만 어쨌든 보여준다는 점에서 프리퀄 -> 클래식으로의 분위
기 전환을 납득시킬 수 있다는 이점을 갖는다.

쥬드 왓슨의 작품들은 또한 주니어노벨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읽기가 쉽다. 그리고 스타워즈 내부의 부차적인 설정들
에 대해서도 기초적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 이해를 돕는다. 또한 영화나 다른 작품에서 주요 인물로 나오는 이들에 대
해서도 어느 정도 언급을 하기 때문에 다른 작품 읽으면서도 낯설어 고생하는 일은 없을 터, 게다가 이 여자의 세계관
이나 설정은 패러렐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다른 작가들의 그것과 충돌하는 법이 거의 없기 때문에 그 점에 있어서도
스무스하다.

물론 넘어야 할 벽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런 건 각자 극복해야지.

이거 이후는 그냥 내키는대로 읽으면 된다. 뭐부터 읽든 별 상관은 없다만, 마이클 리브스의 \'다스 몰 : 쉐도우 헌터\'나,
앨런 딘 포스터의 \'어프로칭 스톰\'. 제임스 루세노의 \'라비린스 오브 이블\'은 적극 권장한다.

3-2. 클래식.......?

........그냥 꼴아 박아.

이건 뭐 입문작도 따로 없고, 처음 읽는 게 뭐냐에 따라서 호오가 걍 확 갈리니까 각자 선택에 따르라는 말밖에는 못한다.

뉴 제다이 오더 - NJO 이전까지의 타임라인을 충실히 따르겠다면 티모시 잰 - 케빈 앤더슨 소설만 읽으면 되고, NJO 이후
최근 시리즈인 레거시까지를 생각한다면 케빈 -낸시 - 바바라의 YJK - JJK, 그리고 데이브 울버튼-트로이 데닝의 \'레아 공
주님께 구혼을\'-\'타투인의 망령\' 연작 정도를 덧붙여 읽으면 되겠다.

NJO와 그 이후는 각자의 선택, 돈과 시간과 정신적 맷집에 있어 충분한 자신감이 있다면 도전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