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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문제는 메시지야”: 메시지를 위해 신화를 버리다. 1

명월주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12.16 22:50:35
조회 279 추천 11 댓글 0

.. 그리고 본질을 잃었다.

 

 : 스타워즈 - 라스트 제다이에 대한 비판

 

 

1977년 첫 작품인 스타워즈의 초안을 잡을 때 조지 루카스가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의 저서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SF장르와 스페이스 오페라가 뒤섞인 작품들이 꽤나 많았던 당시부터 지금까지 영웅 신화의 원형적 요소를 대거 차용한 스페이스 오페라장르인 스타워즈가 막대한 대중적 성공을 거두고 EU라 불리는 방대한 세계관이 축적될 수 있었던 근본적 이유도 이러한 속성에서 기인합니다. 무대가 낯설고 새로운 우주였지만 캐릭터와 세계관의 설정은 낯익은 영웅 신화에 가까웠거든요.

 

창작물을 접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미지의 새롭고 신기한 것에 대한 동경과 낯익고 익숙한 것에 대한 안도감이라는 양면적 감성을 가집니다. 이 부분에서 스타워즈의 성공은 가장 익숙한 영웅신화적 모티브를 가져와서 우주라는 미지의 배경에서 펼쳐낸 루카스의 감각적(?) 스토리텔링에 빚지고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각본과 대사의 완성도와는 별개로요. 한편으로는스타워즈가 차이니즈 극장에 걸렸던 1977년은 미 정부가 우주개발에 열을 올리던 시기이기도 했으며 가장 상징적인 의미인 인류의 최초 달착륙이 불과 8년전에 있었기에 우주를 배경으로 한 개척시대의 서부극과 같은 이 영화는 북미 영화계 역사상 전설로 불리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다음의 최고의 성적을 올리며 미국민들의 진짜 신화로 자리잡게 되었죠.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둔다면 루카스의 프리퀄 시리즈, 특히 클론전쟁에 대한 비상식적인 집착에도 어느정도 수긍이 가는 측면도 있습니다. 루카스 본인의 역량에 대한 평가야 어떻든 유래없는 대성공을 거둔 세계관의 창조자로서 자신이 만든 신화의 기원을 쓰고 싶었던 욕망이야 역사적으로 비근한 예를 쉽게 찾아볼 수 있으니까요. 멀게는 아이작 아시모프라던가 톨킨이라던가, 마리오 푸조 등등, 물론 그러한 욕망이 우수한 성과물을 반드시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은 다들 익히 아시겠습니다만.

 

깨어난 포스가 스타워즈의 새로운 작품이면서도 전체 작품 사이에서 이질감이 도드라지지 않았던 것은 바로 이러한 신화적 요소를 충실히 계승했던 부분 덕분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Force Recyled”라는 비야냥과 그만큼의 비난도 받고 있습니다만 스타워즈 세계관의 일부라고 할 수 있는 영웅 서사의 전개는 수십년간 유지되어온 기존 팬덤을 수용하면서도 새로운 팬들을 유입시킬 수 있는 영리한 전개였음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정작 다음 편이자 최신작인 라스트 제다이는 바로 이 영역에서 모든 전작들과의 차별을 선언합니다. 심지어 이름 없는 영웅들의 희생으로 작지만 거대한 성과를 이끌어낸 로그 원과도 지향점이 비슷한 듯 하면서도 전혀 달라요.



 

일단 전작들에서 주인공 캐릭터들이 20%의 노력과 30% 정도의 능력과 50%정도의 운빨(혹은 포스라고도 부르는)로 성공시켰던 각종 퀘스트들이 초반의 폭탄투하외에 모조리 완전한 실패로 끝나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죠. 클래식 3부작의 서사구조에서 이번 작과 어느정도 유사한 위치에 있다고 상정되는제국의 역습에서의 피해는 한 솔로의 탄소 냉동과 이번 작에서 부숴지는애너킨의 라이트 세이버를 분실(했다가 깨어난 포스에서 갑툭튀하긴 했죠?)하고 루크의 손목이 날아(갔다가 곧바로 기계팔로 복원)간 거 외엔 거의 아무런 피해가 없었던 것과는 극명한 대비를 이룹니다.

 

영화 시작과 함께 마치제국의 역습과 같이 영리하게 제국군을 속이고 하이퍼 드라이브에 진입해 멋드러지게 탈출하는 듯이 보였던저항군은 관객의 예상과는 달리 곧바로 퍼스트 오더 대함대에 따라잡히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습니다. 기존 작품의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의 전투기 조종 실력을 이어받은 주인공인 에이스이자 영웅인 포 다메론의 두 번째 출격은 아예 저지되면서 밀레니엄 팔콘과 더불어 스타워즈의 한 상징이라 부를 수 있는 엑스 윙을 실은 격납고는 폭파되고 이번 편에서 엑스 윙은 다시 등장하지 않죠. 아마 차기작에서도 없을지 모르겠습니다

 

데스 스타의 내부와 비슷하게 묘사되어새로운 희망의 데스스타 구출작전의 오마쥬(이번 작품에 이 표현 참 쓰기 싫습니다)인 탐색기 파괴미션은 공들여 준비했음에도 전작 내내 세계관 최강이자 무적의 캐릭터였던 우리 편 아스트로맥 드로이드가 그전까지 아무런 존재감도 아니 등장 자체도 거의 없었던 똘똘한적군 아스트로맥 드로이드에 의해 발각되면서 실패로 끝납니다. 의외의 조력자로 나오는 것이 당연했던 베네치오 델 토로의 방랑자 캐릭터는 비정한 배신자로 설정되었죠. 포 다메론의 지도부 장악시도도 강대한 퍼스트 오더 함대를 피해 주력을 피신시키려던 주인공 레이아 공주의 심모원려한 전략도 완전히 박살나고제국의 역습에서 탈출했던 수송선과 똑같은 형태의 수송선이 하나 하나 퍼스트 오더에 격추되는 처절한 장면이 큰 효과음이나 클로즈업 없이 냉정하고도 건조하게 묘사됩니다. 순백색의 지상에서 거점을 지키며 거대한 신형 워커와 맞서는 마지막 전투도 결국 기지 수비에 실패하죠.

 

기존의 스타워즈 세계관에서 당연시되던 룰이자 핵심 서사였던영웅들의 모험활극이라는 요소에 대한 관객의 기대치를 하나하나 뒤엎으면서 스토리를 끌고 나가는 것인데, 그 가운데에 유일하게 성공적인 퀘스트가 이 작품에서 가장 비난이 쏟아지는 지점인 카지노 분량입니다. “코드 브레이커를 찾아서 데려오는 이 미션이 가장 스타워즈스럽게 전개되지만 또한 가장 억지스러웠죠. 조금만 생각해보면 실시간으로 퍼스트 오더에 쫓기는 와중에 굳이코드 브레이커를 찾으러 가는 미션이 삽입되는 것은 상당히 부자연스러운 전개이며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이번 편의 플롯상 최대 약점으로 생각하는 부분이기도 하죠. 스타워즈에 애초에 개연성이 있냐는 의견을 주시는 분들도 있지만 적어도 스타워즈 세계 무적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포스의 도움을 받는 주인공이거나 혹은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이 없이 이렇게 온전히 운빨로 넘어가는 장면은 또 없습니다.

 

충분히 근사하게 다듬어서 삽입할 수 있었으리라는 아쉬움이 없건 아닌데 감독 겸 작가가 이런 무리수를 둔 것은 결국 관객에게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이라고 봅니다. 굳이 카지노에 코드 브레이커를 갖다 놓고 데려오는 과정에서 퍼스트오더가 일으킨 처절한 전쟁의 끝에서 끝간데 없는 사치를 누리는 군수업자들의 행태를 상세하게 묘사하고 그들에게서 학대받으며 착취당하는 어린 아이들의 모습 , 아울러 군수업자들의 고객에 저항군 또한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줌으로서 아군이 선이고 적군이 악이라는 단순한 이분법적 구도를 극복하고, 빛과 어둠이라는 익숙한 갈등을 초월하여 이전까지 사악한 은하제국에 맞선 반란군 혹은 저항군에 의한 화려한 신화로 포장되는 전쟁의 이면에서 고통받는 은하계 민중의 모습을 드러내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 사실을 평범한 정비공이던 로즈와의 대화를 통해 역시 한명의 스톰트루퍼에서 저항군의 영웅으로 추앙받게되는 핀이 전해들으며 스페이스 오페라에서 묘사되는 영웅 신화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 작가/감독(같은 이죠) 의도가 분명해집니다. “영웅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주인공이 되는 모험 이야기”. 뜬금없이 카지노에 카메라를 갖다댄 듯 하지만 의도가 개입된 이유는 있다는 거죠.

 

이는 본질적으로 전체주의와 맞섰던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6~70년대 냉전 대립의 산물로 탄생한 스타워즈 신화 또한 40년이 지난 이상 시대에 뒤떨어졌음을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시리즈로서 재창조해야한다는작가로서의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이라 봅니다. 그 뒤엔 물론 케네디의 루카스 필름과 디즈니가 있구요.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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