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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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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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결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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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결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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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결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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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결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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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결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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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결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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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결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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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기분 갑자기 다운 됐어.
헌동은 여친봊과의 연애 초창기 추억에 잠겨있다.
여의도에서 흐드러지던 벚꽃을 눈처럼 맞던 그년,
경복궁 돌담안을 무수리 나인처럼 총총 걸어다니던 그년,
여름날 계곡에 발을 담그고 물처럼 맑게 웃던 그년,
그래, 여친봊은 아름다웠고, 예뻤고, 사랑스러웠다.
여친봊은 헌동 인생의 첫 단짝이었다.
헌동은 이 '여자'를 평생이고 지켜주겠노라 다짐했다.
그럴수 있을것 같았다.
하지만...
결혼이란것이 생각했던 것보다 무시무시 했다.
어렵고 복잡했다.
둘만 생각하면 됐던 연애시절과는 달랐다.
양가부모님은 물론 친척, 친구와 지인들까지 챙겨야 했다.
특히 부모, 형제와 마눌년 사이에서
우왕좌왕 거리는 잦친구들을 적지않게 봐왔다.
누가 그랬다.
가운데서 정치를 잘 하라고.
하지만, 헌동, 제 몸하나 건사하기도 벅차다.
어디서부터 불어나 버린건지 알 수 없는 허례허식과 사람들의 기대치가 와류처럼
헌동을 휩쓸어 내렸다.
아니, 이런 시팔, 그냥 둘이 조용히 살면 안되는건가?
몇백년 몇천년 살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준비할게 많지?
결혼식 준비도 그래, 차떼고 포떼고 이것저것 다 생략해봤지만
눈에 띄게 확 줄어드는게 없어.
누가 이런걸 만든거야? 응?
가장 컨트롤 하기 힘들었던건 단연 여친봊이었다.
몇번 대충 찍고 몇백만원 달라는 요상한 웨딩사진들.
찍어봤자, 집구석에 쳐박아 놓고 안볼게 뻔한데
꼭 찍어야 된단다.
하고야 말겠단다.
드레스며, 장신구며, 메이크업까지
헌동의 눈엔 다 똑같다.
아주 일관적으로 희멀겋다.
그런데 여친봊 말론 죽어도 다르단다.
자기는 생애 가장 중요한날 싸구려 드레스로
존심 구기는 여자가 되기 싫단다.
처음엔 설득을 했다.
- 아니 미경아. 우리 그돈 더 아껴서, 집 사는데 보탠다던가, 여행을 간다던가 하면 안될까?
- 응, 안돼.
- 아니 왜? 그날 하루 하고 말거잖아?
- 안돼, 나도 잘 모르겠는데 안돼.
봊들의 세계엔 도저히 이성적인 논리가 파고 들수 없는 영역이 있다.
앞뒤 맞춰 구구절절 설명하고 설득해봤자 안통한다.
헌동만 열받는다.
발끈.
눈이 뜨였다.
새벽이다.
결혼 날을 잡고, 깊이 잠들지 못하고 있다.
자다가도 결혼식 생각만하면 눈이 번쩍 떠진다.
요즘은 회사일도 유난히 바쁘다.
결혼식 준비 때문에 한번씩 빠져나오는데 미안해죽겠다.
잠을 한번 깨면 다시 잠들기 힘들다.
주갤럼들아 나 곧 장가간다. 잠이 안온다.
Re : 캬 주갤럼 보혐 보빨 이중성 보소
Re : ㅗㅗ
Re : ㅠㅠ
Re : 헬게이트 오픈ㅋㅋ
Re : 마누라 사진올려봐라
Re : 결혼 왜하냐. 안정되려면 클래식을 들어라
...... 주갤럼색기들 여전하구만.
하... 글쎄... 나도 정신차리고 보니 여기 와있네.
결혼. 왜하는거지?
집을 보러왔다.
회사 근처의 다세대 주택이다.
셋이 살기엔 나쁘지 않아보인다.
하지만 여친봊 표정은 떨떠름 하다.
- 오빠.
- 응?
- 여기 몇평이랬지?
- 스물둘? 스물넷?
- 흠.... 글쎄...
'뭔... 씨발 글쎄는 얼어죽을...'
지 웨딩드레스는 그렇게 쿨하게 쵸이스 하더니,
이성이성 열매를 쳐먹었나...
- 딴데 알아보면 안돼?
- 다 봤잖아. 여기가 가격도 적당하고 회사도 가까워.
- 아니... 내친구 현미는 서른평에 사는데.... 그래도 좁데
'아오, 씨발... '
- 하하하.. 나중에 돈벌면 넓혀가자. 지금은 형편이 안되니까 응?
- ... 기분 별루야...ㅠㅜ
아니, 당장 두대가리 눕힐려면 원룸도 넘치지 뭔 시버럴
서른평이야 서른평이, 방이 도대체 몇개나 필요한겨 이 여왕개미 같은년아!
헌동은 알수가 없었다.
도대체 내또래 년놈들 중에, 서른평에 마흔평에
집 척척 사서 결혼하는 년놈들은 정체가 뭐지?
또 그걸 사서 뭐해 도대체.
아니 사정이 된다면 사겠지만, 이냔은 진짜 밑도 끝도 없어.
살려고 사는게 아니라 보여줄려고 살려는, 어우 오진년...
붙잡고 설득을 해봤다.
안통한다.
여친 봊은 기분은 더 안좋아지고 있다.
꽤 오래 갈것 같다.
이럴땐 일찌감치 설득을 포기해야된다.
- 알겠어 알겠어.
그럼 딴데 한번 더 보러 가자.
- 헤헷
'하... 시파... 무얼 위해 이렇게 사는고...'
그해 여름,
헌동과 미경은 결혼식을 올렸다.
웨딩홀 성수기를 피해 잡은 무더운 여름 날이었다.
장모의 말에 따르면 용한 무당이 잡아줬다는 그날.
거의 반값에 빌리다 시피한 웨딩홀.
그 가운데서 최고급 웨딩드레스를 입은 마눌년이 아주 활짝 웃고있었다.
신혼집은 회사에서 1시간 반 떨어진 시외 서른평 아파트를 전세로 잡았다.
대출을 잔뜩 끼고 잡은 그집에 들어가면서,
차라리, 처가와 멀어 다행이다... 라고 헌동은 되내었다.
그리고, 마눌년의 배가 조금씩 불러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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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가 되서 하나더 올립니다.
급하게 써서 퀄 떨어뜨리지 말라고 하는데 이미 좀 써놨어요.
퀄 좀 낮은건 원래 필력.
하루에 두개는 올려야, 빨리 끝나겠네요.
스토리 전개 편의상,
'3-3. 오늘은 나 건들지마' 와 '4-4. 마눌련의 하소연' 순서가 바뀜을 미리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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