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의 종류

음반에는 크게 싱글, EP, 앨범으로 나눠진다.

- 싱글 (Single) : 1~4곡 정도 수록한다.

타이틀로 내세우는 곡을 A사이드, 그 외의 곡은 B사이드라고 칭한다.

만약 싱글 수록곡 두 곡을 타이틀로 내세우면 더블 A사이드라고 한다.

B사이드는 A사이드 이외의 수록곡, 라이브 곡, 리믹스 곡 등을 수록한다.

필자가 좋아하는 밴드 ELLEGARDEN(엘르가든)을 예로 들어보자.

2001년에 발매한 첫번째 싱글 <Bare Foot>을 살펴보면,

1번 트랙 Bare Foot이 A사이드,

2번 트랙 Raindrops와

3번 트랙 A Thousand Smiles가 B사이드라고 보면 된다.

과거 LP판 쓰던 시절 타이틀로 내세우는 곡을

앞면인 A사이드, 나머지 곡들을 뒷면인 B사이드로 넣은 것이 유래다.

이 B사이드를 모아서 'B사이드 컴필레이션(B-Side Complation)'이란 이름으로

모음집을 발매하는 경우가 있다.

범프 오브 치킨의 <present from you>,

오아시스의 <The Masterplan> 등이 있다.

(사실 오아시스 3집이 가수 본인들도 싫어할 정도로 워낙 별로라서

팬들은 마스터플랜을 3집으로 취급하고 있다.)

또한, 싱글 중에는 싱글 컷(Single Cut)이라는 싱글 음반이 있는데,

앨범에 수록했던 곡 중 하나를 따로 떼내어 싱글로 발매하는 음반이다.

또한 한 곡을 음원으로 온라인 상에 발매하는 디지털 싱글도 있다.

국내에선 디지털 싱글 또한 음반으로 규정하고 있다.



- EP (Extended Play) : 5~8곡 정도 수록한다.

EP는 다른 말로 미니 앨범(Mini Album)이라고 칭한다.

미니 앨범은 일본 음악시장에서 전래된 용어다.

소위 X.5집이라고 하는 것도 EP에 들어간다.

우리나라에는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음반마다 타이틀 곡이란 개념을 정하여 활동하는 방식이 정착되었는데

대중에 얼굴을 자주 비춰야 하는 아이돌 그룹에겐

미니 앨범, EP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싱글은 곡 수가 부족하고 정규는 준비하기 오래 걸리기 때문에

그 절충안으로 나온 것이 바로 미니 앨범이다.

하지만 그런 음반의 개념을 분류하는 건

아티스트 마음, 소속사 마음이라 한 9, 10곡 넣어놓고 EP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우린 아티스트의 의견을 존중해주면 된다.

곡 제목으로 쓰는 영어 철자, 대소문자 표기도 아티스트의 뜻이 담겨있다.

설령 그게 삼류 소설가, 무명 인디 밴드라고 해도 말이다.

(EP라고 하기엔 수록한 곡이 많아서 나중에 정규 앨범이라고 은근슬쩍 바꿔 표기하는 경우도 실제로 있었다.)



- 앨범 : 통상 9곡 이상 수록한다. 업계에선 11곡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8곡을 수록해서 정규로 칭하는 경우도 드물게 보인다.

이 앨범에는 정규 앨범과 비정규 앨범으로 나뉜다.

흔히 국내 기자들, 평론가들이 '싱글 앨범' 이라는 말을 쓰는데 이 말은 잘못된 말이다.

앞에서 짤막하게 설명하였는데,

대중 음악 시장이 생겨나기 시작했던 때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 가수가 음반을 발매할 때 항상 앨범으로 발매하고

앨범마다 타이틀곡, 후속곡 등을 정하여

음악 방송, 예능 방송 등에서 활동하다가 휴식을 취하고

앨범을 만들어 다시 활동에 나서는 방식이 정착되었다.

이 과정에서 '음반 = 앨범' 이란 개념으로 굳어졌고,

음반이란 용어가 앨범이란 용어와 혼용되어도 문제가 없었기때문에

지금도 '싱글 앨범' 이라는 잘못된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심지어 국어 사전에도 음반이 앨범이란 동일한 뜻으로 등재되어있다.

임진모를 비롯한 유명 평론가나 음악을 전문으로 취재하는 기자들도

종종 이런 개념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

외국에선 용량이 작은 매체에 음악을 기록하다가

후에 기술이 발전하고 LP가 나와 '앨범' 제작이 가능해지면서

소.중.대용량 매체에 대한 구분이 생겨났지만

국내에선 LP보다 작은 용량을 가진 매체를 굳이 제작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에

싱글, EP 시장이 아닌 앨범 시장이 먼저 만들어졌다.

특히나 한국은 앨범마다 타이틀곡을 정해 활동하는

어느 세계에서도 유래없는 마케팅이 정착되었는데

이후 음반 시장이 불황을 맞고 음원을 중심으로 시장이 변화하자

CD에 많은 곡을 가득 채워서 판매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나오게 되었다.

싱글, EP라는 개념을 뒤늦게 주목한 이후, 가수 및 제작자들이 싱글과 EP를 내기 시작하였다.

이 때부터 싱글 앨범을 비롯한 싱글 1집, 미니 2집 등의 용어 사용의 혼선이 시작되었다.

다시 한 번 설명한다면,

음반에는 싱글, EP, 앨범이란 개념으로 나눠지며

앨범은 정규 앨범과 비정규 앨범으로 나뉘어 진다.

또한 X집이라는, 순서를 구분하는 명칭은

정규 앨범에만 쓰이며, 싱글, EP 등에는

X집이라는 명칭을 붙이지 않고 '몇번째 싱글', '몇번째 EP' 라는 순서로 구분한다.


-- 정규 앨범

어떤 고유한 주제를 잡고 곡을 수록하여 만드는 앨범이다.

소위 'X집'이라고 부르는 그것이다.

이 정규 앨범에도 형태가 다양한데

싱글로 낸 곡을 다른 곡들과 합쳐서 같이 수록하여 만들거나

먼저 발매한 싱글 곡들을 배제하고 완전히 새로운 곡들로 채워서 만든다.

여기서 앨범에 수록한 곡 중 한 곡을 싱글 음반으로 발매하는 싱글 컷(Single Cut)이 있다.

싱글 컷은 국내에선 거의 하지 않는데,

앨범에 수록한 곡을 음반으로 또 만드는 것보단 새로운 곡을 싱글로 발매하는 것이 이득이고

앨범 판매량을 집계할 때 오히려 화력이 분산되는 경우가 생기는 현상이 있기 때문이다.


-- 비정규 앨범

: 컴필레이션 앨범(Compilation Album)

여러 곡들을 따로 모아서 발매하는 앨범이다.

싱글들의 B-Side를 모아서 발매하는 B-side 컴필레이션이나,

어떤 가수가 활동하면서 흥행한 곡들만 모아서 만든 베스트 앨범 등이 있다.

베스트 앨범은 일본식 용어인데 정확한 표현은 'Greatest Hits'이다.


: 트리뷰트 앨범(Tribute Album)

어떤 선배 가수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담아

후배 가수들이 각자 그 선배 가수의 유명한 곡들을 커버하여 모아 발매하는 앨범이다.

트리뷰트라는 용어처럼 존경, 헌정에 대한 의미가 강한 앨범이다.

: 스페셜 앨범(Special Album)

정규 앨범과는 다른 콘셉트나 시도를 하기 위해서 만드는 앨범이다.

밴드들이 활동하던 곡을 어쿠스틱이나 리믹스로 편곡하여 만드는 예가 있다.

넬이 활동하면서 몇 곡을 선정하여 편곡한 뒤 발매한 <Let's Take A Walk>가 대표적인 예다.

: 라이브 앨범(Live Album)

가수가 콘서트에서 부른 곡들을 모아서 발매하는 앨범이다.

국내에선 서태지가 매 정규 앨범마다 콘서트를 진행하면서

라이브 앨범을 꾸준하게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 그 외

: 더블 앨범(Double Album)

정규 앨범을 1장의 CD가 아닌 2장의 CD로 발매하는 것을 말한다.

CD가 3장이면 트리플 앨범이 될 것이다.

넬의 정규 3집 <Healing Process>가 그 예다.

(CD가 2장이라 CD 케이스가 제대로 안 닫힌다는 팬들의 푸념이 있다.)

: 콘셉트 앨범(Concept Album)

수록된 곡들이 하나의 정서나 이야기 및 특정 주제로 통일된 앨범이다.

그 예로 그린 데이의 7집 <American Idiot>, 린킨 파크의 4집 <A Thousand Suns>가 있다.

린킨 파크의 4집 앨범의 제목인 'A Thousand Suns(수천 개의 태양)' 는

'수천 개의 태양의 휘황찬란함이 하늘에서 일시에 폭발한다면 이는 전능한 자의 광채와도 같으리...
나는 이제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도다.'

라는 힌두교의 경전을 인용 및 변형하여 남긴 말에서 유래하였다.

이 앨범은 반핵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잡고 곡을 하나하나 연결하여 앨범을 만들었는데,

중간중간에 짧은 연주곡이나 오펜하이머, 마틴 루터 킹 등 명사들의 인터뷰나 연설이 샘플링되어 수록되었다.

그런데 이 콘셉트 앨범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은 몇몇 곡만 골라 들어보고선

"뭐야? 이거 곡이 왜이렇게 짧아? 이건 왜 이따위고?

이제 린킨 파크는 메탈을 거론할 가치도 없는 형편없는 밴드야!"

하고 혹평을 하였는데,

평론가들은 린킨 파크의 4집의 음악성과 실험 정신을 굉장히 호평하였다.

콘셉트 앨범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1번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들어보는 것이다.


사족으로 간혹 넬처럼 인디 X집, 정규 X집으로

인디 시절, 메이저 시절에 발매한 앨범을 구분하는 경우도 있다.

넬이 음악 시작할 때, 자신들이 존경하던 아티스트들이

인디 음반과 메이저 음반을 구분해서 내는 것을 보고

그것이 당연한 거라 여겼기 때문에 그렇게 앨범을 구분한다고 하였다.

앨범 명칭이나 타입을 칭하는 건 결국 아티스트의 의사가 표현되어 있다.






본인 나름대로 정리를 해보며 써봤음.

음악 좋아하는 갤러들을 위한 정보글.

설명충이라고 욕들어도 할 말 없지만.

고로 프리스틴 데뷔 음반은 EP라고 할 수 있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