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초대장을 손에넣어 와인앤 모어 시음회를 갔다왔다. 장소는 반포 JW Marriott 호텔.

크고 멋지긴한데 아무래도 리모델링 앞두고 있는 오래된 호텔이라 확실히 올드한 느낌이...

5층 그랜드 볼룸에서 진행됨.

반포올일이 거의 없어서 대충 두시간쯤걸리겠지 하고 일찍 나왔는데 한시간이나 일찍와버려서 스태프들 말고는 사람이 별로없었다.

이때까지만해도 이행사 평일에 열어서 망했나 싶었음.

보통 슈피겔라우나 리델, 쇼트즈위젤만 쓰는데 Zafferano 글라스가 준비되어있어서 좀 신선했다.

3시 1부 입장하자마자 상황. 호텔 그랜드볼룸이라고 해도 그렇게 넓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회사들이 참여했음.

일단 와인부터 마셔야하니 하드리커는 나중에....

신의물방울에도 나왔던 뫼르소. 한국인 와인메이커 박재화씨가 만들었다고 이미 유명한 와인이지만 또마셔봐도 매우좋았음.

쌩콤 지공다스. 꼬뛰드론등... 지공다스는 Wine spectator Top 100에서 5위를 했다는데 솔직한 내 감상으론 무난무난.. 

팍 하고 오는건 없었음.

무슨 화학실험용 플라스크같은데다가 와인을 담아놔서 신기했다. 간편하게 들고다니면서 데일리로 한잔씩 까먹기 좋을것같음. 

야외활동이나 피크닉할때도 괜찮을것같고.

별생각없이 마셔봤는데 기대이상으로 훌륭했던 시부미 놀 샤르도네. 마트같은데서 보이면 사야지...

곰세마리 양조장이라는 겁나귀여운 이름을 가진 미드(벌꿀주) 만드는 회사.

생긴건 호감이었는데 사실 맛은 그냥 그랬엉....꿀향이 나긴하는데 딱 거기까지고 뒷맛도 흐릿하고 여운도 부족하고....

그렇다고 막 편하게 마시기에도 뭔가 쫌 2%부족한느낌...

이것도 이미 많이 유명해진 투핸즈 시리즈. 쉬라즈가 고급과 노멀 2가지 버전이 있다고 한다. 

오늘의 베스트와인. 롱뷰 네비올로 리제르바. 호주 아들레이드 힐스에서 네비올로 100% 품종으로 만들어서 오크통에서 5~6년 숙성시킨다는데 

숙성된 네비올로라고 생각할 수 없을만큼 밝고 투명한빛깔. 빛깔과는 다르게 팍 터져나오는 꽃향기랑 과실향. 그러면서 숙성된향도 나서 아주 인상적이었음.

머 그리고 그냥 맛있게 먹었던 와인들...아무리 뱉어냈다곤 해도 이만큼 시음을 하니 아무래도 혀도 맛탱이가 가기시작하고 

슬슬 취기도 올라오고... 와인맛보기엔 집중력도 떨어졌고. 전시된 와인의 반의반도 못맛봤다. 그만큼 참가업체도 많고 내용도 튼실했음.

사전 안내문에 안주거리는 일체 제공되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래도 입한번 씻어내라고 바게트 한번 내줬는데 진짜 나오자마자 게눈감추듯

사라져서 한조각밖에 못먹었다. 뉴뉴 닝겐들 무섭다.

빵 한조각으로 혀좀 닦아내고 다시 와인좀 마셔볼까.....

하다가 와인 더마시다간 하드리커 좋은거 많이나왔는데 구경도 못하겠다 싶어서 종목변경. 달모어가 12,15,18 년산에 시가몰트버전까지 다있었다.

'뭘로드릴까요?'라는 질문에 '당연히 18년산!' 이라고 대답했다. 주린이라 달모어도 뭔지 잘 몰러유...오래된게 좋은거곘지.

아 근데 사진에 유리저그랑 막대기 있길래 아 물타서 미즈와리로 먹으라는건가부다 하고 저그를 부었는데 빈저그인거임. 

당당하게 '물 떨어졌는데요'라고 하니까 직원이 존나 한심하게 바라보면서 그거 그냥 위스키 세트로 파는전시품이라고.... 

좀 많이 부끄러웠다.

어쨌든 달모어 18년산은 그냥 맛있었다고 하기엔 뭔가 뒷맛에 휘발유향?? 타르향?  이런것도 남고 암튼 좀 독특했음. 막 글렌피딕이나 맥켈란같은거

먹다가 좀 특이한거 먹어서 그런가 암튼 좀 신기함.

아페롤 보니까 아페롤스피리츠 먹고싶네.... 계속 드라이한 술만먹다보니 단게 땡겨.

저 X-RATED 라는거 맛있었음. 트로피컬푸르츠맛 리큐르? 칵테일재료로 써도 괜찮지만 그냥먹어도 맛있었다.

그거랑 콰이페 라이치 리큐르. 진짜 라이치맛 나서 신선했다. 여자애들 진짜좋아할듯.

쿠바산 럼이라는데 보통 알던 럼맛보다 훨씬 드라이했다. 바카디만 먹다가 이런거 먹으니 엥 이게 럼이냐 위스키지 라는 느낌?

그런 감상을 말했더니 직원아조시가 이걸 맛보라고 했는데 상당히 부드럽고 달았다. 

직원아조시가 보통 여자애들이 요거 달다고 생각없이 마시다가 훅간다고. 좋은 아이템이라고 했다. 좋은말을 들었다.

듕귁술. 이쯤되니까 이제 술먹기가 싫어져서 어슬렁 어슬렁 돌아다녔다. 눈도 풀리고 정신도 알딸딸해서 옆에서 보면 좀 병신같았을거다.

와 병 쓸데없이 고퀄이네.

사케도있었다. 아쉽지만 더마셨다간 토할것같아서 딱 한잔만 마셨다. 사진만 찍으려는데 직원횽이 포즈를 취했다.

Four Fox Sake 쥰마이 다이긴죠.

사케옆에서 진같은걸 전시해놨길래 뭔가했더니 사케래....얼음으로 조주했다고 하는데 사실 맛은 그냥 사케같았어....

어차피 이땐 취해서 이미 혓바닥이 제정신이 아니었음. 병이랑 디스플레이가 넘모 예뻐서 찍음.

우웁....진 별로 안좋아해서 패스

이게 그 어메이징하게 유명한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인가요? 물론 가본적은 없습니다.

성수동 페일에일한잔 마셔봄. 응 그냥 페일에일이네.

여기서부터는 병맥...인데 도저히 다 마셔볼 엄두가 안났다.

블랙쉽 브루어리. 직원분 설명이 너무 재밌어서 3종류 마셔봤는데 솔직히..진짜 솔직히. 난 셋다 별로였음.

맛이 깨-끗하긴 한데 너무 가볍고 드라이하고 향이 약해서 당황스러웠다고 해야하나...내가 제정신이 아닌상태라서 맛을 제대로 못봤을수도있음.

라벨이 이뻐서 한컷.

쟈니워커야 우리집에도 있는데 모...

이건 먹고싶었는데 진짜 더먹으면 토할거같아서 안먹음

1부 중반쯤되니까 사람이 너무많아서 어깨빵하고 다녀야되더라. 이미 거의 만취상태라 그만 떠나기로....

잘있어요 JW 메리엇

집에와서 마셔봤던 아이템 팸플릿들만 쫘악- 펼쳐놨는데 팸플릿 없었던 아이템들 감안하면 진짜 많이마셨다.

결론적으로 아주 좋은 행사였고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한번 가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