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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내맘대로 에필로그1 (서지안 시점).txt모바일에서 작성

쓰키니(투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3.12 17:00:01
조회 1083 추천 21 댓글 10

어제 감히 참람되게 에필로그 써보겠다던 사람이얌..

에필로그이기 때문의 기존의 스토리라인이나 인물의 성격을 최대한 해치지 않고 예상되는 결말을 통해 간단히 써봤다.



살짝 이견이 들 수도 있는 내용이 있을란지는 몰라도 어디까지나 팬픽이기에 치밀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 감안하고 혹시나 가려운 곳을 긁을 생각으로 보기보단 그냥 재미로 봐주면 좋겠다.



반응이 영 아니다 싶으면 다른 애들 시점으론 안쓰고 이걸로 막내리겠음ㅋㅋㅋ






내맘대로 에필로그 (지안이편)






핀란드행 비행기에 다시 몸을 담았다.



지금의 이 일은 또한 아빠의 소원이라는 생각과... 무엇보다 나의 능력으로 이룬 결과니까 더 열심히 하고싶다.


내가 무엇을 하고싶은지를 알았고, 그리고 그 것이 나의 능력으로 해결 가능한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전까진 내 꿈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에 대해 아빠탓을 많이 했었지만....




다만 하나 걸리는 것이 있다. 이 목각인형의 주인공.




그래도 내 믿음은 이제 틀리지 않았다.



트럭에 앉아 끼니를 떼우던 모습에서 재확신했다.
그가 해성가로 돌아간 것에도 분명 이유가 있을거라 믿었었고, 실제로 그랬으니까.


한편으론 다행이고

한편으론...미안하다.


어쩌면 나의 믿음이 모자랐을까 아니면 그의 배경이 두려웠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내가 문제라고 생각했다. 너무 앞서갔다. 나혼자 생각하고 나혼자 결정해버렸다. 그럼에도 그는 내 옆에 있어줬다. 있어주려고 했다. 그래서 더욱 미안했다. 왜 나같은 사람에 매달릴까.



너무 내 위주로 생각했었다...그런데 그만큼 나도 그를 좋아했기에...나는 그에게 '나의 사랑은 이렇다, 그러니 보아라!' 라고 강조했나보다.

누구에게 내 마음 쉽게 털어놓아 본 적이 드물지만 그의 앞에서는 왠지 모르게 약해진다. 그래서 더욱 강한척, 마음에도 없는 소리가 나오곤 했다. 그리고 내 마음대로 생각해버리고 내 마음대로 판단했다.


그래서 더욱 미안하고, 더욱 고맙다, 그리고 더욱 보고싶다.



그리고 이제는 진심으로 그를 믿는다.




그렇게 목각인형을 스윽 만지며 다시 가방에 넣었다.


....



며칠 뒤

여느 때와 같이 호프집에서 알바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3번테이블 주문을 받으라는 오더가 왔다.


오케이! 하고 돌아서는 순간



그가 보였다.



분명히 그였다.


최도경...





나도 모르게 몸이 이끌려갔다.






"안녕하세요 서지안씨. 또보네요'"

"여긴...어떻게...."

"출장왔어요. 핀란드 자작나무가 필요해서... 일 마치고...혼자 뒷풀이하러?"

"그래서..."

"앞으로 자주 올 것 같은데...이정도면....장거리 연애 할만하지 않아요?..."



맞았다.


나의 믿음이 틀리지 않았다.





그를 더 빤히 쳐다봤다.








"주문하시겠어요?"



"퇴근할 때까지..기다리려면...뭐가...좋을까요?"








"맥주 한 잔 드리면 되겠네요ㅎ"




그리고 돌아서다가 다시 바라봤다.





진짜 그가 맞다.

그가 빙긋이 웃으며 바라본다.




그를 한참을 바라보고 서있었다.






ㅡㅡㅡㅡㅡㅡㅡ





"3번 테이블 맥주 한잔이요~"


"안, 내가 본게 맞다면...저 친구 네 남자친구 맞지?"


"에? ㅇ...에이 아니에요!"


"맞구만 뭘 ㅎㅎㅎ. 이 술집에 그것도 동양인남자가 널 찾은 적은 한 번도 없었는걸?"


"아이...  하여튼 아니에요 ㅎㅎㅎ"


"ㅎㅎㅎ 오늘은 특별히 봐줄게 먼데서 온 손님 맞아야지않겠어?"


"진짜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




"손님? 맥주 한 잔 할때까지 기다리 필요도 없겠는걸요?"


"그래요? 뭐...그럼 당장 나가죠."




ㅡㅡㅡㅡㅡㅡㅡㅡ





그렇게 오늘은 일찍 호프집을 나왔다.



항상 걷던 길을 걸었지만 오늘은 굉장히 새롭다. 가로등 하며...길가 틈에 핀 꽃나무라던지...



왜일까....



그렇게 말 없이 걷던 와중에 그가 내 두손을 마주잡고 정면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지안아.."


나는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


"그간 너무 미안했다. 진솔하게 얘기해본 적이 없구나. 아니 사실 너가 얘기할 기회를 안주기도 했지. 그래서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이 곳이면 솔직히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


"뭐에요 그말? 그니까 그간 남 눈치 봤다는거에요?"


"넌 여전하구나? 맘대로 듣는거."


"뭐야..됐어요!"


하고는 그의 손을 뿌리친 순간 그가 내 팔을 잡고는 자신의 품으로 끌어안았다.





"좋아해"


"네?"


"좋아한다고"


"뭘요?


"널....진심으로 좋아해."


너무 부끄러운 나머지 그의 품을 뿌리쳤지만 그 다음 행동은 어찌할 줄 몰라서 돌아서기만 했다.


그러자 그가 다시 뒤에서 날 안았다.




"지안아.."






그렇게 말없이 한참을 있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



저녁이 되었다.



저녁을 먹고 근처 공원을 걸었다.



그가 내 앞에 있다. 내가 항상 생각하던 그가 말이다. 그 누구에게도 구속되지 않은 그가 말이다.



벤치에 앉았다.




그가 말했다.


"너랑 편의점에서 캔맥주 까던 날...그 때 처음으로 생각해 봤다. 내 삶이란게 무엇인지..."


"그래서..... 어땠는데요.....? 그때 오빠 꿈에 의하면 결국 해성가로 가서 회장되는 꿈 이뤘잖아요.... 그런데 왜...나온거에요?"

물론 그가 왜 해성가로 갔는지 어느정도 알고있었고, 그리고 나올 거라는 것은 믿고 있었지만 괜히 묻고싶었다. 아니, 그의 입으로 직접 확인하고싶었다. 이제는 혼자 판단 내리지 않고싶다.



"말 했잖니. 해성가에 다시 들어간다면 난 할아버지 꼭두각시로 살아야 한다고...그런데 들어갈거라면 차라리 내가 회장이 되서 회사를 바꾸는 게 더 쉽지 않겠어?"



맞는 말이었다.

돌아간 의미에 대해서 실망했던 것도 사실이다. 본인 말대로 다시 돌아간다면 해성가에서 더이상 자유롭지 못할테니까...물론 믿었지만 그가 회장이 되었다고 했을 땐 그 믿음이 안무너졌다고는 못하겠다.





그가 계속 말했다.

"너가 어떤 생각하고 있었을지 알아. 그러니까 내가 해명할 틈 조차도 안줬다고 하는거지."


ㅡㅡㅡㅡㅡㅡㅡ


용기를 내서 말했다.




"....고마워요."



"뭐가?"



"날....좋아해줘서...."



그에게 미안했다.

어찌보면 나의 신념을 남에게 강요했던 것은 아닐지하는 생각이 든다. 그간 도경오빠에게 했던 말들이 떠오른다.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하면 되는 걸 왜 그렇게 모질게 얘기했을까. 너무 표현에 인색했다. 이것이 나의 사랑방식인걸까? 못됐다 서지안.


"참...그렇다....이렇게 돌이켜놓고보니 마치 난 뭐라도 깨달은 마냥 오빠한테 너무 막되게 굴은 건 아닌지 싶어요."


"뭐...아니라곤 말 못하겠네 ㅎㅎ"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오빠. 오빠는 그래서 내가 왜좋은데요?"


"...음...서지안이라서?"


"참나...그런 뻔한 말은 됐거든요~!"


"참나...너한텐 뭔 말을 못하겠다!"


"에이 그러지말구..한번 얘기해봐요~"


그의 얘기를 제대로 듣고싶었다. 왜 그는 바뀌려고 했을까. 왜 내가 좋아졌을까.



"아까 말했듯이 너희집 근처 편의점에서 캔맥주 마실 때부터지. 네 얘길 듣고 생각해봤지. 최도경이란 누굴까..."

잠시 허공을 바라보던 그는 생기넘치는 눈으로 다시 날 바라봤다.

"그 때 너로 인해 처음으로 나라는 존재를 생각해봤어. 그리고 그 생각을 더 거슬러가보니 그 위에 너가 있더라...뭐랄까...너로 인해 내가 바뀐다는 느낌? 그리고 내가 누구인지 생각하게 되는 일련의 경험들이 새롭고 나쁘지않더라. 재밌었다고 해두지."


"뭐에요...그게 나를 좋아한다는 느낌이었던거에요?"


"아이 참 더 들어봐라 좀. 나는 어려서부터 해성가의 사람이고 그러니까 해성가의 일원이 되서 결국 회장이되고 정해진 사람과 결혼하는 걸 당연히 여겨왔었지. 그래서 처음에 너에 대한 마음이 어떤 건지 조차 몰랐다는거야."


납득이 됐다.
그랬다. 잊고있었다. 최도경이란 사람은 이전부터 최도경이 아닌 해성가의 한 구성원이자 후계자의 삶을 살 뿐이었다.

그러니 그에겐 모든 경험이 생소하리라...역시 그의 입장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다 너랑 하루 하루를 지내며 이런 것이 사랑일까 하면서 지내왔었지. 그런데 너가 생각하던 사랑과 내가 생각하는 사랑은 또 다르더라. 그리고 놓여있는 상황들도 나를 더욱 어렵게 했고. 그렇다고 그러한 상황때문에 내가 어찌할 수 없었다는게 아니야. 그저 사랑하는 방법을 몰랐을 뿐. 아니, 어쩌면 이게 최도경식 사랑하는 법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지."

맞는 말이다. 하지만 왠지 동의하고싶지 않았다. 아니 뭔가 버릇을 고쳐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요. 이렇게 지 맘대로인 애랑 어떻게 하겠다는 건데요..?"






"어쩌긴. 지금처럼 옆에 있는거지."








아버지 이후에 모처럼 든든했다.




어쩌면 그 힘든 시기에 그의 이런 표현이 필요했었던 걸지도. 나로하여금 그를 믿게 할 표현 말이다.




이미 그도 나를 믿고 나도 그를 믿었지만, 그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었다.





그의 어깨에 기대었다.




그리고 말했다.




"그 말 변치 말아요..."











쓰고나니 ㅈㄴ 오글거리네. 어휴. 재미로만보셈 . ...ㅠ



출처: 황금빛 내인생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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