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로 쓰려니까 너무 길어서 새글 썼어.
불편하다면 일단 미안하다는 말부터 전할게.

이 드라마 쉽지 않아.
생략 많고 여백도 많아서 해석이 분분할 수 있고
원글 쓴 112처럼 느낄 수도 있다 생각해.
하지만 나처럼 느끼는 사람도 있는거니까
이런 의견도 있다 생각해주길 바라.


병원에서 백도씬은
처음으로 영재가 준영의 입장에 서 본 거야.
그때 영재는 아는 척하지 않고 병실에서 준영을 기다렸어.
둘 다 다른 이성을 만난 상황인데
영재는 숨겼고 준영인 있는 그대로 얘기해줬어.
서로 배려한 거지만 방식이 다른 거였고
그게 준영의 방식인 걸 알고 영재도 호철의 얘길 해 줘.
근데 전같으면 화를 내거나 삐쳐야 할 준영이 괜찮다고 해.
그렇지만  영재는 알아.
준영인 자기를 위해 참고 있다는 걸.
본인이 바로 직전에 느꼈으니까.
실제로 괜찮지 않다는 걸 준영이 밤새 고민하는 걸로 보여줬고.
영재는 둘이 너무 달라서 끝없이 맞춰가야 하고
그 과정에서 상처받는 준영이한테 미안할 수밖에 없었을 거야.

그래도 병원앞에서 만났을 땐
준영의 노력에 보고싶었단 말로 고마움을 전하지만
섬봉사에서는 더 이상 그러질 못해

병원앞에서 만나 서로 마음을 다잡았지만
둘은 계속 다름을 느껴.
사진 장면은 영재가 새삼스러순 거지.
잘 안다고 생각한 사람이 낯설게 느껴진다고 하나?
그런 순간이 온 거야.
그러다 라디오를 고치게 되는데 준영이 혼자 해결하려고 해.
영재가 옆에 왔는데도 상의하는 게 아니라 혼자 해.
관계는 둘이 밀들어 가는 건데 준영인 늘 혼자 애를 써.
호철인 아무것도 아니라고 계속 얘기해도
혼자 불안해하고 혼자 참으며 혼자 계속 노력해.
영재는 더 이상 뭘 할 수가 없는거야.
애초에 호철이도 호철이가 찾아오지 영재는 계속 선을 그었는데
뭘 더 어떻게 하겠어.
그 상황에서 상처받았음에도 자기 책임인양
혼자 변하면 될 거라 노력하는 준영에게
너무 미안해서 감당이 안된거야.

만약 라디오 고칠 때 옆에 찾아온 영재에게 같이 있자고
나가지 말고 기다려 달라 했다면 많은 게 달라지지 않았을까?

어제 준영이 달려가 손목잡는 시퀀스는
영재의 과거이기도 하지만
그 과거를 준영이 처음 아는 씬이야.
미치도록 좋아했던 사람의 불행에 자기 통제가 안되는 거.
준영인 영재를 잊지 못했어.
잊으려 했고 일상에 묻혀 떠오르지 않았을 뿐 잊지 못한 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너를.
이게 준영의 감정인 거.
준영이의 사랑은 끝난 적이 없어.
그러니 다른 남자, 애가 먼저 들어오는 게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아팠다라는 게 우선인거고
위로가 되어주고 싶은 거고.

세은을 좋아하지 않는 건 아냐.
어쩌면 사랑일지도.
다만 영재처럼 보기만 해도 가슴이 떨리고
미치게 좋아서 어떤 일도 다 참아지고
그 무엇보다 우선이지 않은 것 뿐.

호철이? 애?
다른 거라도 상관없어.
뭐든 준영이 선택을 어렵게 할 장치이면 되는데

이 모든 안티에도 불구하고 준영이는 영재야.
그게 사랑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