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아더를 보고 나와서 드는 생각이 "허세력 만렙이지만 수준 미달의 작가"가 글을 쓰면 이런 스토리가 나올 것 같다는 거였음. 처음 극이 시작되면서부터 아더 뱀파이어 아니겠네...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고...그러면 존이 일부러 아더를 외부 사회로부터 격리시켰는데...왜일까...도 그냥 엘리자벳 얘기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유추가 되었고...저러다 아더랑 존 죽겠네...도 그냥 자연스럽게 떠올랐음. 딱 하나...존이 아더의 아버지가 아닐까란 생각을 했는데...그건 아니었음. 아마 너무나도 유명한 "내가 니 애비다" 까지 갖다붙이는 것까지는 작가 자신도 손발이 오그라들지 않았을까 싶음. 작가가 허세력 만렙이라고 느껴지는게 나름대로 세심한 설정들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임.

1. 뱀파이어
1) 극에 부여된 설정
날지 못한다는 점, 송곳니가 없다는 점으로 아더를 아직 불완전한 뱀파이어로 그려내고 있음. 언제 완전한 뱀파이어가 될지에 대한 기약이 없는데...기약이 없어야지만 아더를 영원히 외부 사회에서 격리시킬 수 있으니 이러한 설정이 부여됨.

2) 설정의 부실함
엘리자벳이 언제 완전한 뱀파이어가 되었는지 나오지 않음. 내가 아더면 엄마는 몇 살 때 송곳니가 나고, 날게 되었는지 당연히 물어봤을거임. 어떻게해서 그렇게 될 수 있었는지도...만약 엘리자벳도 불완전한 뱀파이어였다는 설정이면 할아버지에 대해서라도 물어봤을거고...

2. 독서충
1) 극에 부여된 설정
이게 참 골때리는 설정인데...분명히 아더가 자라면서 바깥 세상이 어떤지에 대해서 존에게 물어보고 궁금해했을 것임. 이 궁금증에 대한 해소로 아더에게 책을 준 것임. 책을 통해 세상을 간접 경험함으로써 아더가 세상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식으로 착각하도록 만듬. 이로서 세상을 알기 위해 아더가 바깥으로 나가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듬.

2) 설정의 부실함
아더는 존 이외에 인간과의 접촉은 없었던 것으로 보임. 그렇다면 엠마를 만난 것이 인간 여자를 처음 본 것임. 엠마를 처음 만났을 때 보이는 아더의 반응은 너무나도 차분하고, 여자가 아닌 그냥 사람으로 보고 있으며, 존을 대하는 방식과 큰 차이가 없음. 이거 너무나도 말이 안됨. 책에서 보던 동물을 실제로 보게 되더라도 신기해하는 것이 일반적인 반응임. 하다못해 여자는 이렇게 생겼구나...정도의 반응도 없다니...

3. 엘리자벳의 사망 원인과 방의 구조
1) 극에 부여된 설정
존은 아더에게 엘리자벳이 햇빛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말함.

2) 설정의 부실함
햇빛으로 사람이 죽을 지경이면, 자는 방에 창문이 왜 있음? 영화에서 뱀파이어성에 창문 있는 것은 침실은 지하실에 있기 때문에 자고 일어나서 관뚜껑 열었을 때는 햇빛에 직접 노출되지 않고, 지하실에서 나오고 그림자의 위치나 간접적인 빛의 세기 등을 통해 밤인지 인지하고 나서 창문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임. 이 극에서는 침실이 따로 없기에 관뚜껑 열자마자 햇빛을 받을 수 있는 방의 구조가 말이 안됨.

그러니까 나름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해 이런저런 설정들을 깔아놓기는 했는데, 이 깔아놓은 설정들이 부실함. 여기까지의 설정은 그냥 약간 아쉽다 수준으로 넘어갈만하지만 이 극의 진정한 문제는 "설정과 스토리 전개의 불일치"임.

4. 인간의 가치
1) 극에 부여된 설정
기본적으로 이 극에서 인간은 어리석고 나약하며 악한 존재로 설정됨. 이것은 당신이 착한 사람이라고 묻는 아더에게 착한 사람이 이 세상에 어디 있냐고 대답하는 엠마를 통해서도 드러나고, 존은 아더에게 이러한 인간 세상으로 나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함.

2) 설정의 부실함
없음...인데...이게 이 극에서 가장 베이스에 깔려 있는 가치임. 인간은 어리석고 나약하며 악하기에 인간 세상에서 아더는 살아갈 수 없으니 성에 격리시켜야지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존의 생각임. 이대로 격리된 채로 살아갔다면 존이 먼저 노환으로 사망하게 될 가능성이 클 것이고, 아더를 더 이상 지켜내지 못할 상황에 대해 미리 대비를 해놓았을 것임. 아마 존은 자기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느꼈을 때 아더와 같이 동반 자살을 계획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임. 이러니 결말에서 존이 아더를 총으로 쏘고 자살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임. 설정의 부실함은 없으나 이게 극의 스토리 전개에서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게 문제임. 실질적으로 이 극의 진주인공은 존임. 엘리자벳에 대한 과도한 집착, 일리자벳을 지키지 못했던 자신에 대한 책망, 엘리자벳을 사망하게 만든 인간에 대한 극도의 불신이 아더에 대한 집착으로 변질되어 이러한 일들이 벌어진 것임. 설정과 스토리는 존이 주인공이어야하는데, 아더가 주인공이 되고 존이 쩌리가 됨으로써 극의 퀄리티가 안드로메다로 날아가게 됨. 이거 작가가 애초에 아더를 주인공으로 이런 스토리를 썼으면 다른 직업 찾으라고 하고 싶고, 혹시 제작진이 극으로 만들면서 주인공 바꿨으면 판단 잘못한 것임. 그리고 그렇다하더라도 바뀐 주인동에 맞도록 설정과 스토리 수정 못하는 작가는 역량 미달임.

이 극이 존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만들어졌다면 지금보다는 나은 극이 되었을 것은 확실함. 다만 극의 분위기는 지금보다 더 어둠고 암울하게 그려져야 했을 것임. 아더가 주인공이 되면서 기본 베이스에 깔린 가치랑 미스매치되서 이도저도 아닌 망작이 되었음. 작품 만들 때 제발 좀 생각 잘하고 만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