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ㄴㅎㄱㄱ)여명의 눈동자

초개념 갤러리

[일반] ㄴㄴㅎㄱㄱ)여명의 눈동자앱에서 작성

ㅇㅇ(223.62) 2019.03.24 10:00:02

조회 1418 추천 42 댓글 15

내 생각의 흐름대로, 인상 깊었던 몇몇 장면 위주로 편하게 쓸게. 양해 부탁해. 스포주의 긴글주의

-----

후기를 쓰기에 앞서서 그 시절을 살아냈던 모든 최대치와 윤여옥, 장하림, 권동진과 윤홍철,김기문과 길수 길호형제, 그리고 최대운에게 이 시를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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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부터 어떤 말을 어떻게 써야할까.

무거운 감정이 마음을 짓눌러 시리도록 아프다.

나는 여명의 눈동자가 한국의 근현대사를 다룬 극이다. 라는 사실만 알고 갔어.

처음 재판장 장면에서 검사가 여옥이에게

'당신은 접대부였지?남편 최대치는 그 곳의 손님이었고'(대사가 정확하진않음 뉘앙스만 봐줘)

라는 말을 했을 때 설마 했는데

소녀들 떼로 나오자마자 "아......."하고 탄식이 절로 나오더라.

그 시간을 겨우겨우 살아낸, 살아남은,

버텨준 분들이 고향으로 겨우 돌아와서 어떤 취급을 당해야했을지

찢긴 마음과 무참히 밟힌 몸으로

그 수많은 비난과 조롱을 어떻게 다 감당하고 살았을지..

[법의관?변호사?1446에서 영의정 맡았던 김수영앙 맞지?전에도 느꼈지만 목소리가 너무 좋아...

2막에서 태일두일이랑(뭐야 이렇게 쓰니까 뭔가유노윤.호같...)

경수하림이랑 셋이 나오는 장면들

진짜 동굴속으로 들어가버린줄]

대치와 여옥이 만났던 그 공간은 나무바닥, 나무의자, 나무침대.

온통 나무로 이루어져있는데도 차가운 철제들로 이루어진 공간처럼 느껴졌어.

앙상블들이 나오는 모든 장면들이 마음아팠는데 그 중에서 제일 슬프고 속상했던 부분은

1막에서 '누가 무슨 잘못을 했냐'

2막에서 '왜!!!'하고 울부짖던 떼창이었어

해방 이후에 태극기가 나오는 장면은 장면자체로도 소름돋고 눈물났고

조명으로 남북사상나눠지는(파랑/빨강) 연출이 너무 좋더라.

근데 1막엔딩이랑 2막 시작을 그렇게하는건 너무 반칙아니냐?

충분히 울 시간을 주려고 인터미션을 준건가 했는데 조금 진정시키고 2막 시작하자마자 오열했어.

(자첫하는 횽들 꼭 꼭 꼭 사탕 한개씩, 물 한병씩 챙겨서 들어가. 아 손수건도☆)

대치와 여옥과 하림...

엇갈리는 세사람을 보면서 '사랑은 타이밍인데 대치야 너는 늦었다'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여옥이는 대치를 선택하더라.

그 오랜시간 곁에 있어준 하림보다 잠깐 함께했던 대치를 선택하는 걸 보면서 역시 애때문인가 라는 생각도 조금 했고

나였으면 하림을 선택했을 거야..

하림 존나벤츠 만만세

대치새끼ㅠㅠㅠ여옥이가 가자고했잖아 이 곳을 떠나자고 했잖아 옆에있어달라고했잖아ㅠㅠ결국 대운이가....ㅠㅠ라고 생각하면서 울었지만

다 보고 나서 생각해보니

그 누구의 선택도 비난받을 수 없고,

그 누구도 틀리지 않았다는 것,

모두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웠다는 것(다시 오열)

왜 그들은 그렇게 싸워야했던걸까.

왜 그들은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을까.

왜 그 시대는 그렇게 흘러갈 수 밖에 없었을까.

왜. 왜. 왜.

왜라는 질문을 참 많이 남기지만 해답은 결국 사람답게, 평범하게, 소소하게 행복한 삶을 살고 싶었던 사람들의 바람이었다는 게 나를 너무도 슬프게 해.

아 마지막에 경수하림 공백쓰는거 너무너무 좋았어

넓지 않은 무대지만 점처럼 널부러진 라온대운도 좋았다. 잘죽더라ㅠㅠ

공연 끝나고 너덜해진 멘탈로 서식지 근처에 오니까 꽃이 피었더라. 활짝.

당신들 덕분에 제가 사는 이곳엔, 또 무사히 봄이 왔네요.

ps. 이번주에 자첫하려다가 혐생때매 갤에 나눔하고 아쉬워서 스케줄 보고있었는데 오늘 나눔 해준 횽 덕분에 좋은 자리에서 잘봤어 고마워 내가 메일 보냈는데 확인하고 내가 맡긴 것 받아간건지 아닌지 답장이 없어서 모르겠네ㅠㅠ중블1열만걸어!!

pps. 조금 횡설수설 분위기만 잡아놓은 후기같은데 읽어줘서 고마워!

출처: 연극, 뮤지컬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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