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판 만듬

A

니카라과 엔트레 리오스

공개되기 직전까지만 해도 과테말라인 줄. 견과류스러운 구수한 맛 약간 정도.

올해 니카라과를 하나도 못 먹어봐서 레퍼런스 삼을만한 게 없네요...

B

과테말라 산 로렌조

견과류스러운 구수한 맛 약간. A보다는 좀 덜한 듯.

코코아의 쌉쌀한 느낌. 입에 오래 물고 있을수록 쓴맛이 더 나오는 듯.

C

에티오피아 나노 찰라 워시드

레몬 산미. 꽃향. 이걸 핵과라고 하던가 싶기도... 에티오피아 워시드라고 외치는 듯한 맛.

확실히 이번 커핑 콩들 중에서 가장 좋았어요.

D

케냐 키랑가

호프만은 완숙한 과일이라고 좋아했지만 저는 홍삼캔디밖에 느낄 수 없는걸요...

가장 좋아하는 게 어떤 거냐고 질문이 들어왔을 때 호프만은 마지막까지 C랑 D 중에서 고민했지만 저는 얘는 일단 탈락.

키리냐가 Kii 볶아놓은 것도 이런 비슷한 홍삼톤이 있었던 것 걸로 기억해요. 그래서 홍삼 느끼자마자 아 이건 케냐구나 감이 딱 왔음.

E

에티오피아 담비 우도 내추럴

딸기. 파인애플? 내추럴이지만 아주 잘된 내추럴. 깔끔하고 발효취도 거의 없었어요.

개인적으로 저는 C랑 E랑 고민이었음. 그래도 굳이 꼽자면 C가 더...

전반적으로.

써드 웨이브 워터 만드는 게 일. 2g짜리 레모나 포장을 3.8L의 증류수에 타야 하는데 그렇게 큰 병이 없어서...

대강 냄비에 때려붓고 저어줘도 잘 안 녹길래 인덕션에 올려 살짝 열 가해줬습니다. 그제서야 다 녹았음.

전도도식 TDS 측정해 보니 100 후반대쯤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 마그네슘이랑 칼슘으로 경도를 조절하는 것 같은데 우리나라 수돗물에 비하면 꽤 높은 느낌도.

남은 물로 나중에 시도해봐야 알겠지만 다들 하나같이 과소추출된건가 싶을 정도로 산미가 처음에 강하게 나왔어요.

입 안에서 몇 초 사이에 산미는 잦아들기도 하고, 무엇보다 굴절도계 찍어보니 어떤건 거의 24%까지 수율 나오는 걸 보아하면 추출 문제는 아닌 것 같음.

아마 그만큼 호프만이 식초단이 아닌가 싶기도... 제가 좀 더 어둡게 볶기도 하는 것 같고요.

로스팅도 마찬가지. 확실히 제대로 된 프로와 비교하면 얼마나 격차가 큰지, 제가 얼마나 갈 길이 먼지 객관적으로 느낄 수 있었음.

(아니면 그냥 생두 탓을 할 수도... 하고 싶을수도...)

취미로 하는 거니까 계속 하겠지만, 처음 한스푼씩 떠먹고선 내가 이런거 두고 직접 볶아먹겠다고 하는 게 맞나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영상에서 호프만도 언급했고, 일부러라도 좀 더 두루뭉실하게 맛 설명을 하긴 했지만 이게 제일 어렵습니다.

홍삼맛 케냐정도만이 그나마 좀 딱 감이 왔고, 저는 내공도 짧고 경력도 없어서 맛 이름은 못 붙이겠음.

다만 니카라과랑 과테말라에서 견과류 느끼면서... 정말 저는 견과류맛 커피는 안 좋아하는 것 같아요. 특히 예민하게 느끼는 듯.

채팅은 일부러 끄고 봤습니다. 남들 말하는 거 들으면 안 그래도 팔랑귀라.

마지막에 호프만이 자기가 느낀 노트 설명할 때에는 흠? 싶기는 했어요.

결론

케냐... 홍삼... 누가 영국 가서 호프만한테 홍삼캔디 한 봉 쥐어주고 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