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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소백산 다녀왔습니다.앱에서 작성

무나강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1.25 10:00:02
조회 874 추천 21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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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9일 ~ 1월 20일에 소백산을 다녀왔습니다

언제나 겨울산행은 두근거리지만

소백산은 특히, 설경이 멋진 산인데다가

제가 좋아하는 탁 트린 능선이 일품인 터라

잔뜩 기대를 품고 올랐습니다.

일단 19일엔 연화2봉 대피소까지만 갔고 그마저도 겨울안개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좋은 사진은 못 찍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날인 20일 아침에도 그랬다는 거지요

모처럼 제 생일이었는데,
소백 절경 중 하나인 연화2봉 대피소에서의 일출은 그렇게 만나지 못하고 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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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등산할 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매우 매우 아쉬웠는데

이렇게 사진으로 찍고 보니

티끌 하나 없는 새하얀 배경이 되려 환상적인 느낌을 주네요

특히 눈꽃으로 뒤덮힌 '상고대'가 만발하여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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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가다 보이는 낮은 높이의 댓잎들

무채색만이 가득한 공간에

녹음의 유채색이 신비로움을 더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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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천국으로 향히는 계단같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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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과 흑만이 존재하는 세계는 마치 조선의 수묵화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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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 나무계단이 붉은 색으로 빛날때

부서질듯 한 하얀 상고대는 더욱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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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나무줄기와 가지에 눈 꽃이 폈지만

이렇게까지 하얀 나무는 드물었습니다.

마치 아렌델에 온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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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오른 건 한참 전이지만,

그 후에도 안개는 걷힐 생각을 안했기에 한동안

매서운 추위를 맞으며 앉아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하늘이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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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정상 비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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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더미가 무엇인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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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의곡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

하지만 전 국망봉을 거쳐 늦은 맥이제를 통해 내려갈 계획이기에

여기로 내려가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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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큰 토끼의 발자국같은 먼젓번 등산객들의 흔적은

눈으로 뒤덮혀 길을 알 수 없는 이 소백산에서
유일하고 또 믿음직한 네비게이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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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봉에서 비로봉 뿐 아닌,
비로봉에서 국망봉으로 가는 길에도 탁 트인 능선은 많았습니다.

이번엔 안개가 하늘을 가리지는 않았지만
거뭇한 미세먼지무리가 하늘 한쪽에서 불편하게 버티고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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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과 산과 바람과 추위와 눈과 겨울이 만든 예술작품.




쓰다보니 좀 산행기 비슷하게 되버렸네요

연로하신 분들처럼 이런저런 사설도 넣어버리고...
난 매우 젊은디...

아무튼 부족한 사진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용한 카메라는 롤라이 35s 블랙입니다

제주도의 비바람도 맞고 소백산의 눈싸리도 버티는 믿음직한 녀석



여기서부터는 진짜 쓸데없는 소리인데,

겨울 산행이란 것 자체만으로도 힘든 편이지만,
필름카메라로 담아내는건 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일단 안개와 바람 눈 등 때문에
밝기, 초점, 수증기, 이물질 등 모든것이 방해가 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바로 확인을 못하니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장면도 많았습니다

6롤 넘게 찍었는데 제대로 건진 사진은 40컷 남짓했으니...
물론 제 실력이 부족한게 제일 크겠지만
아무튼 겨울산처럼 열악한 환경에사 사용하려면 각오 좀 해야겠습니다.

특히 필름 감는 것도 좀 문제가 많았는데
쉴새없이 눈바람이 몰아치다보니 카메라 내부에 눈이 들어갈 뻔 한 일은 빈번했고

한번은 정상 직전에 한번 육중한 구름의 이동으로
하늘이 그대로 열리는 절경을 체험했는데
하필이면 그 때 필름을 교체하고 있어서 제대로 보지도, 찍지도 못했습니다.

산행 자체만 봐도 안개가 심했고
걷히 후에도 구름이 너무 껴서, 그리고 도중에 뭐 잘못먹은터라 무엇보다 엄밀히 말하자면 풀코스가 아니어서

언젠간 다시 소백산을 가보고싶네요
그토록 기대한 탁 트인 능선인데 제대로 겪지 못한 것 같아 아쉽습니다.

이만 글 마칩니다.
모두 설 연휴 즐겁게 보내시고
귀향길, 귀소길 모두 안전하시길.


- dc official App


출처: 필름카메라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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