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리뷰. 보호사복과 탈의실 (긴글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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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3화 리뷰. 보호사복과 탈의실 (긴글주의)앱에서 작성

황태먹태(211.250) 2020.07.04 10:00:03

조회 3274 추천 145 댓글 40

강태 탈의실 씬이

자꾸 왜 있어야 하냐 불편하다는 의견 많았는데

나도 그냥 기사만 보고

한드에 늘 나오는 평범한 남주샤워/여주탕목욕 같은

감독님의 일종의 서비스 정신(?)이라고 생각했었어

근데 이게 3화 다 보고나니

복선이더라???

댓글로 좀 달다가 제대로 리뷰하고 싶어서 글을 팜.

시작은 1화 상태가 직업학교 쫓겨나는 장면부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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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상태가 읽을 수 있을 정도로

“화가 난다” 표정이었던 강태는

상태 앞에 오자 표정이 바뀐다.

형~ 배 안 고파?

분명 다정하긴 한데 이 대사가 난 너무 슬펐어.

아무리 긴급 상황이라도 환자가 놀랄까봐

환자 앞에서는 뛰지도 못하고 미소 지어야 하는 게 보호사인데

직장에서야 잠깐 그럴 수 있다지만

강태는 퇴근하고 가족한테까지 평생을 내 감정과 상관없이 보호사로 미소 지으며 살아야 하는 거잖아.

상태가 긴장하니까

눈높이 맞춰 웃으며 말해주는 강태.

그리고 그 무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게

보호사복이라고 생각했음.

1화 탈의실에서 보호사복을 입는 강태.

단순히 강태의 직업이니까

보호사복을 입는 거기도 하지만

상태를 돌보는 강태의 삶 자체가 보호사이기에

근무시간이 끝나도 절대 벗을 수 없는

그 책임의 무게를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했어.

그리고 3화로 와서 문제의 탈의실 씬.

탈의실은 옷을 벗기도 입기도 하는 곳이니까

오늘은 보호사복을 벗고 있다.

탈의한 강태.

그런데 갑작스런 여자 목소리에 당황.

남자 탈의실에

들어와 있는 경우없는 여자 문영.

탈의한 강태를 흐뭇하게 쳐다본다거나

갑자기 강태 몸에 손을 대려고 하는

매우 무례하고 선을 넘는 행동을 함.

(그리고 상대방 동의없이 몸을 만지려는 행위는

남녀 상관없이 당연히 성추행 맞음.)

온몸으로 문영을 밀어내는 강태.

나가. 나가 좀.

내가 탈의한 곳에서 나가라고.

그러다보니

탈의하고 절대 나오지 않을 문 밖까지

어쩌다 나오게 됨.

당황.

옷 벗고 세상에 나왔으니

당연히 사람들 구경거리가 되고.

강태는 재빨리 다시 탈의실로 들어간다.

이때만 해도

나도 단순 노이즈마케팅 또는

강태배우 몸매 자랑 정도의 씬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장면은 잠시 후 나오는

노출증 환자 기도 에피소드의 복선이 된다.

가족에게 사랑 받지 못해

정신병이 생긴 국회의원 아들 기도.

노출을 즐기며

그럴 때마다 정신병원에 입원하는데.

오늘은 아예 병원을 탈출해서

사람들 앞에 선다.

아 캡쳐만 봐도 진짜 그야말로 아주 미친 짓을...

음..

자기를 억압하는 걸 다 풀어버리고

모든 걸 다 내려놓고서 흐트러져버리는데

그 모습이 마치 놀이를 하는 아이같이 매우 즐거운 모습이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는 강태.

왠지 모르게 그 모습이

한편으론 부럽기도 하다.

어떤 기분일까.

저렇게 모든 걸 다 던져버리고

옷도 벗어버리고

그냥 “놀면”

좀 홀가분할까.

그리고 나도 모르게

기도에게 자신의 모습을 투영해 본다.

사람들 앞에서 옷도 나도 벗어버리고

그냥 놀아 버리는 나.

말도 안되는 상상인데

왠지 뭔지 모르게 가슴이 탁 트인다.

그리고 그 옆에 나란히 선 문영.

문영은

지켜야 할 선을 그냥 다 넘어버리는 사람임.

상식도 없고 예의도 없음.

그래서 당연히 절대 옷 벗고 나오지 않을

탈의실 밖으로

강태를 나가게도 하는 사람임.

지켜야 할 선을 넘게 하는 건 나쁜 거지만

자신의 욕구나 감정을 모두 억압하고

책임감에 짓눌려

내가 아닌

상태보호사로 살아가는 강태에겐

어쩌면 필요한 치료자 같은 사람임.

그게 주리와 문영의 다른 점이기도 해.

지킬 선이 뭔지 아는 올바른 주리는

절대 강태가 그어 놓은 선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어.

그래서 강태가 사람들에게 보여주지 않는

탈의한 모습(상태 보호사가 아닌 그냥 강태)은 절대 볼 수 없어.

하지만 문영은 선을 넘어.

그래서 탈의한 강태의 공간에도 들어갈 수 있고

그 곳에서 탈의한 강태를 만져버리기도 해.

이 행위 자체는 성추행이 맞지만

상태보호사가 아닌 진짜 강태를 만졌다는 점에서

의미를 담고 연출했다고 생각해.

그리고 그런 문영이만이

강태도 스스로 그어 놓은 선을 넘게 해줘.

참 잘~ 논다.

나 그냥.. 너랑 놀까?

보호사라는 정체성을 벗어버리고

탈의해버린 전적인 내 공간을 침범해버린 문영일 통해

강태는 꼭 붙잡고 있던 것을 놓아버리기도 하면서

드디어 진정한 치유가 시작된다.

ㅠㅠ

3화 시작 복선부터 엔딩 에필로그까지

진짜로 갓-벽

그리고 사족인데

나는 개인적으로 아담을 정말 혐오해

새벽에 혼자 목격한 트라우마도 있고해서

사실 아담하면 정말 치가 떨리게 싫다

그런데 이 에피소드가 노출증 환자 미화라고 생각되지 않거든. 지금 말하고자 하는게 대중 앞에서 노출해도 된다 이런게 아니잖아. 여기서 노출이라는 소재가 책임감으로 꽁꽁 싸매서 병든 강태가 치료를 향해 한 발자국 나아가는 걸 보여주기 위해 쓰인 것 뿐이지.

문영이 성추행 논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남녀를 떠나 그런 행위 자체는 당연히 옳지 않은데 선을 넘는 문영의 방식을 보여주는 거고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강태의 내부로 들어가는 걸 보여주는 거니까. 그래도 불편하면 뭐 어쩔 수 없고. 다 생각은 다른 거니까.

암튼 근데 나 아직 4화 안 봤어 ㅋㅋ

지금 보러 갈건데 레전드라길래 아주 무릎 꿇고 볼거야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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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사이코지만 괜찮아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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