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다.

지금 와팸은 브레이뿐 아니라 나머지 세 명까지 모조리 씹창이다.

루크 하퍼는 와팸의 가장 충성스런 부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덩치값 스피드값 못하는 핀폴 1순위가 되었고

에릭 로완은 조용히 컴백한 후에 조용하게 와팸 내 자버 역할을 하퍼로부터 물려받았다.

브론 스트로맨은 짱구 정도의 체형이나 손쉽게 쳐바르는 괴물이었지 로만이나 파괴의형제에게는 덩치값도 못하는 거인일뿐이다.

특히나 리더인 브레이는 이전에 국용이를 혼자서 잡아먹고 나쎄를 괴롭히는 그때의 악역이 아니다.

나름 괴물형 스테이블인데도 불구하고 파괴의형제나 ECW 노장들을 상대로 막상막하의 경기를 보인건 아이러니 그 자체였으며

심지어는 1개월 전까지 뤄에 출연조차 못하고 하위리그(메인이벤트나 슈퍼스타즈)에서 지는 역할만 수행했던 자버4인방(Feat.라이백)에게 쫄아 링 밖으로 도망가던 모습은 처연하기까지 했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이번 1월 11일 뤄는 와팸에게는 그저 최악이었고

아예 대놓고 와팸을 우스개소리로 만들겠다는 의도로만 보였다.

맥맨 부녀가 말하는데 갑자기 나타나서는 '너만 아니면 돼 로만(Anyone but you, Roman)'만을 말하며 시간만 허비했고

자버4인방과 싸우다가 잡싸움 후 라이백의 등장으로 쫄아서 도망갔으며

메인이벤트에서는 경기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평범하게 빈스의 소환에 다른 슈퍼스타들처럼 똑같이 입장했다.

오히려 자기만의 세상에 빠져사는 진정한 소셜 아웃캐스트라 할 수 있는 와팸이 어느 새 스테이블 소셜 아웃캐스트에게 쫄아 도망치고 권력의 말을 들은 것 자체가

이 캐릭터는 더 이상 발전할 가능성을 안 주겠다는 뜻과도 같아보인다.

어쨋거나 진지하게, 그래도 브레이 와이엇이나 루크 하퍼 등을 좋아하는 필자로서는

어떻게든 이 캐릭터가 2016년에도 똑같은 모습만을 보이며 이미지 소모 + 추락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낳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 캐릭터를 살릴 수 있는 두가지 방안을 생각해봤다.

첫째, 챔피언쉽에 도전해라

섬머슬램 2013년에 등장한 이후 머인뱅 2014의 WWE 챔피언쉽 래더 매치를 제외한다면 와이엇이 챔피언쉽에 도전한 일은 거의 없었다.

그토록 강력한 선역들과 장기간 대립도 가져봤음에도 챔피언쉽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한건 매우 아이러니하다.

감히 예상하건데 2014년 국용이가 갑자기 부상으로 나가리되지만 않았어도 아마 케인 다음 대립상대는 와이엇이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로럼의 설욕도 할겸, 와이엇이 챔피언쉽에 도전하는 그림 자체도 굉장히 의미있었을테니.

하지만 그 기회를 놓치자 와이엇은 나쎄와의 대립을 끝내고 바로 가라앉았다. 심지어 2014년 여름에 있었던 제리코와의 대립마저 진부하게 느껴질 정도.

그 동안 와이엇의 대립과정은 '선시비 후대립'이었다. 그야말로 목표가 없었다는거다.

브레이가 제리코를 꺾고, 짱구를 꺾고, 언옹에게 시비를 걸고, 라이백을 꺾고, 로만에게 시비를 걸었는데

정작 브레이 자체의 캐릭터에는 '목표'가 없었다.

당장 싸우는게 목적이었지만 이겨서 뭐가 남느냐고 물어본다면 그것마저 없었다.

돌이켜보면 2년 반동안 브레이의 목적이 가장 드러난건 오로지 국용이와의 대립이었다.

국용이를 자기 팸으로 가입시키는거.

그거 외에는 브레이는 단순히 시간때우기 목적으로 대립한것을 제외하면 대립의 목적 자체가 없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2년 반 동안 시간때우기로 대립해온 브레이가 챔피언쉽에 도전하며 '챔피언 획득'이라는 목표가 생긴다면?

적어도 그 대립 자체는 시간때우기가 아닐것이다.

챔피언에 오르던가, 챔피언에 오르지 못했지만 챔피언을 압박했던 도전자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

둘째, 턴페이스를 해라

앞서도 말했지만 정작 지들이 소셜 아웃캐스트이면서 권력의 부름에 응답하고 소셜 아웃캐스트라 칭하는 자버연합에게 꽁무니빼고 도망가는 신세가 되었다.

하지만 스맥을 통해 아직 소셜 아웃캐스트가 명확하게 선역전환했다고 하긴 어렵다는 부분이 드러났다.

이런 디테일을 살린다면, 아직 소셜 아웃캐스트는 아직 악역이며, 와팸 자체가 선역으로 전환할 가능성 역시 있음을 보였다.

현재 WWE에는 지나치게 악역 스테이블이 많아졌다. 와팸부터 시작해서 LON, 뉴 데이, 소셜 아웃캐스트까지.

LON과 뉴데이가 어쏘리티와 지나치게 좆목관계라고 친다면, 와팸이 선역전환해서 얻어낼 대립상대는 매우 풍부해진다.

갑툭튀하며 상대방에게 시비를 거는게 악역짓이라면 존나 지겹지만, 선역짓이 된다면 이게 또 그렇게 화끈해질수가 없는거란 말이다.

(예를 들어 선역 한명이 스테이블에게 다굴당하고 있을때 와팸이 등장해서 그 악역 스테이블과 마주서는 것만으로 관중들은 엄청난 환호를 보낼 수 있다.)

이를 단적으로 드러낸 예가 TLC 직전의 뤄.

LON이 나와서 말하는데 와팸이 등장하자 관중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오로지 이 장면만으로 갔어도 좋았을텐데 굳이 ECW 노장들과 로만패밀리를 등장시키며 장면을 똥으로 만들었지만....

2013~14년의 와이엇 특유의 '도시이름 말하고 We're here.. 후!!(하면서 램프를 끄는)' 장면으로 와팸은 어느새 확실한 선역이 될수도 있다.

특히나 권력층을 대변하는 어쏘리티에 맞서는 어둠의 세력 정도로 잘 포장해준다면

14년 중반부터 16년 초반까지 쭉 삽질해온 걸 한번에 만회할 수도 있다.

글이 길어지기에 이만 줄여야 하지만

그럼에도 생각난게 있어서 한꺼번에 써보자면

와팸이 하지 말아야 할 것 두 가지도 여기서 적어보겠다.

첫째, 레매에서 브록과 붙이지 마라.

이번 1월 11일 RAW에서 브록이 등장할 때 와팸은 아예 링 근처로 얼씬거리지도 않고 조용히 모습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브록과 와팸이 대치한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에 대한 궁금증을 보이긴 했다.

그렇다고 레매에서 브록/와이엇의 경기가 열리고, 브록이 브레이 뿐 아니라 와팸 멤버들에게 스플렉스 시티를 선사한다면?

그건 그야말로 와팸의 최악의 날이 됨과 동시에 와팸의 이미지 상승은 꿈도 못 꿀 지경까지 갔다는거다.

생각해보라. 섬슬 14에서 브록에게 관광당한 나쎄가 각성의 의미로 얼마 전까지 처절하게 대립했었던 와팸 세명을 잡으면서 와팸 이미지가 얼마나 추락했는지를.

둘째, 시스터 애비게일은 건들지 마라.

자꾸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는것 같은데

와팸은 일종의 종교집단 같아서 시스터 애비게일은 그야말로 성스러우면서 신비한 존재로 남겨둬야 한다.

만약 애비게일의 존재가 실체화되어 나타난다면, 와팸은 그야말로 보잘것없는 뚱보집단으로 더 전락하게 되는 셈이다.

그 애비게일이 하물며 포르노스타 애비게일 존슨급의 비주얼을 지녔다 하더라도 말이다.

시스터 애비게일은 그냥 가상의 존재로서, 그래서 와팸이 무조건적으로 숭배하는 대상으로 만들어줘야 한다.

긴 글 읽느라 고생 많았으며 몇줄결론은 어려우니 부제목 부분에만 굵기 표시로 중요포인트를 해놓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