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자첫했을 땐 사실 현실 놀라서 동공지진했었어
진짜 캐붕 아닌가 어르신 너무 가셨;;; 이러면서 내 안의 갤호퍼 부인이 깨어나는 줄 알았는데

오늘까지 자셋인가?하면서 보니 역시 유능한 배우다 싶어
해석의 여지가 오히려 넓어진 느낌이라 불판보는 재미가 있더라

내 경우는 오히려 기존에 내가 갖고 있던 막심 이미지가 좀 더 구체화된 거 같음 처음의 충격이 무색하게;
나는 미안해 이전부터 막심이 레베카를 애증했다고 보고
귀족적인 오만함이 특히 류막심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이라고 생각했거든?
삼연에 와서 사랑꾼다운 디테일이 부각되긴 했어도 기존 캐릭터를 크게 비틀지 않는 선에서 보여줘서
오히려 1막에서의 오만함과 2막 칼날에서의 무너짐 이후 이히와의 진정한 결합이 자연스러운 흐름인 거 같아서 좋았음

처음에 미안해 대사 추가가 뜨악했던 건 1막에서 죽 이어지던 막심의 기본적인 성격 자체가 붕괴되는 느낌이었는데
류르신이 칼날 초반부터 단계적으로 레베카의 죽음 당시를 회상하면서 서서히 멘탈을 셀프박살내는 수순을 잘 밟아주다보니
단순한 오만한 귀족 캐릭터보다 위선적인 부분을 살리는 것처럼 보였어(철저히 개인적 시각이야!)

기존의 칼날이 막심의 입장에서 레베카 살인사건을 진술하는 거에 가까웠다면
튜닝한 칼날은 청자인 이히를 명확히 설정해서 고해성사하는 듯한 느낌이 더 강하게 다가왔어
사실 칼날송 따위로 살밍아웃하는 거 현재 아내인 이히한테 상당히.... 못할 짓이잖아?
할 거였으면 진작 레베카 시체 건지기 전에 했었어야지
본인은 고백하고 나니 편해졌겠지만 이히는 어쩌라고;;

이런 칼날송에 미안해를 끼얹으니까
이전 버전보다 훨씬 이히를 옭아매는 것처럼 느껴지더라고
더 소름끼치는 건 막심이 이걸 의도적으로 했는지 아닌지 명확하지 않다는 거야
후자라면 오히려 더 무서울 거 같아ㄷㄷ

뭐 막심의 미안해는 쌓여온 죄책감의 뒤늦은 분출로도 보이기도 해
근데 그러니 더더욱 이히 앞에서 고따우로 얘기하지 말았어야 하지 않나?
더군다나 그래놓고 한다는 얘기가 이런 모습을 보고도 날 사랑할 수 있냐니;;;
너 살인? 근데 나밖에 모르니 괜찮ㅇㅇ이라는 마누라한테 징징대는 것도 아니고;; 나잇값해라 영국똥차;;;;;;

물론 류르신은 믿고 봅니다♡ 나 탈덕하기까지 워낭소리되도록 열일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