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 긴글 주의
v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 주의




꽃상이 최애페어에 꽃촤맘인데, 어제 꽃상이는 진짜 충격적이었다.

우리 이렇지 않았잖아요?;; 불과 4일전까지 네이슨을 가지고 놀 지언정 그 행위 자체가 애정 베이스라고 느꼈고 자기가 휘두르는 상이넷이 정신없어 하는 걸 보면서 은근 즐기기도 하는것같았는데 어제의 꽃촤는 말그대로 자기 행동으로 인해 네이슨이 얼마나 상처받든 얼마나 힘들든 1도 상관이 없었음.


그냥 싸늘하게 미친놈이더라. 소름끼칠정도로 차가워서, 아니 차가운 것도 아니고 보고있으면 간담이 서늘해졌어. 뭐 저런 인간이 다있지? 평소엔 상대방 감정은 1도 신경 안쓰고 심지어 불리할땐 세상에서 제일 예쁜 표정을 짓고 꼬시니까. 이건 네이슨 뿐만이 아니라 보는 나도 정신이 없어서. 보는 내내 뭐 저런게 다있지?????? 하면서 봄. 그런 꼬시는 행위 자체도 상대에 대한 감정이나 배려 이런거 전혀 없이 오직 자신의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밖엔 안보여서. 와 이런게 진짜 싸이코패스구나 싶었... 자신의 목적을 위해 상대방의 감정같은건 하나도 신경쓰지 않고 오직 수단으로만 활용하는.

그래서 어제 상이넷은 정말 정말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불쌍했다. 진짜 최고 불쌍ㅠ

그런데 또 웃긴건 꽃촤가 그렇게 싸늘하게 식어서 감정이라곤 1도 없는 마른꽃처럼 등장했는데 저게 또 이유가 없이 저렇게 감정이 증발한 인간은 아닌 것 같았던거. 꽃촤는 보통 다른 리차드에 비해 따뜻한편이지만 차가운 노선일 때도 결국 베이스는 "결핍"이라고 느꼈거든. 보통의 꽃촤가 "결핍"을 감추기 위해 자기 방어적인 태세를 취하고 좀더 화려한 빛깔로 자기를 감추고 뾰족한 가시들로 자신을 보호하려드는 가시꽃 같은 느낌이었다면, 어제의 꽃촤는 "결핍"으로 인해 그 결핍을 채우기 보다는 오히려 다른 감정들까지도 스스로 거세해 버린 느낌이었어. 결국 얻지 못할 사랑을 계속 바라면서 스스로를 괴롭게하느니 그냥 그런 감정조차 다 몰아내버린. 그래서 평소에 비해 자기방어하려는 모습도 보이질 않고 당당한데 그래서 다가서면 찬바람이 쌩쌩해. 인간 같지가 않아. 감정이 없어서.  그러니 평소의 꽃상이 노선에서 보이던 애정도 테스트 느낌 이런것도 전혀 없었다. 애정결핍이지만 애초에 애정을 구하는 것 자체를 포기해버린 인간이 애정도테스트를 왜하겠어.


평소의 꽃상이가 뾰족하게 돋은 가시에도 불구하고 앞발(??)이 상처투성이가 돼도 안전하게 파내어서 자기 곁에 심어두고 그 곁을 지키는 느낌이었다면, 어제의 꽃상이는 위태로워 보이는 꽃을 자기 곁에 두려고 손에 쥐었는데 그냥 녹아서 사라져버린 느낌. 별명이 꽃이라서 그런지 얼음꽃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예쁘게 반짝거리는데 위태로워 보이길래 꺾어서라도 곁에 두려했더니 그냥 그대로 녹아서 사라져버려. 절대로 누구에게도 곁을 내어주지 않을것 같은 느낌.


그래서 어제 공연 보면서 좀 걱정이 됐었던것도 사실이야. 저렇게 차갑고 감정없는 인간인데도 상이넷은 평소처럼 되게 순종적으로 따르고 곁을 지키는데 뺨 맞는걸로 각성이 될까? 애초에 저런인간인거 알면서도 좋아헀는데? 어제의 꽃촤는 뺨때리는 것 정도는 양반일 정도로 못돼보였거든. (못됐다는 말도 되게 인간적인 표현일 정도로;;)  

그런데 이게 웬걸ㅎ 저러고도 니가 인간이냐??  싶을 정도로 숨쉴틈 없이 몰아붙이는 뺨 두대 ㅎ 진짜 정신 차릴세도 없이 두대 연달아 맞고, 보는 나도 뒤통수 맞고. 거기에 자기한테 맞고 정신 나가서 자기를 제대로 쳐다도 못보는 상이넷을 보고도 일말의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꽃촤 얼굴에 2차 충격. 근데 저정도 임펙트면 아무리 주는것 없이 좋아했던 상이넷도 맘이 돌아서겠지... 납득이 가더라. (하 ㅠㅠㅠㅠㅠㅠㅠㅠ 생각하는데 또 맴찢)


그런데 또 자신의 불행에는 너무나 관대하신 꽃촤님. 평소보다 생기는 덜하다지만 그래도 경찰서에 오자마자 줄줄 우는데, 피도 눈물도 없을것 같던 애가 또 우니까 바닥에 엎드려서 한번만 봐달라고 평소보다도 더 짠하게 불쌍한척(..ㅋ)  거기에 요즘 상이넷 노선이 그러든가 말든가 신경도 안쓰는 경찰서의 티벳여우였는데 어젠 또 왜 내려다보는건데 왜 ㅠㅠㅠㅠㅠ 하 내가 진짜 답답해서 무대위에 올라가서 정신차리라고 소리치고 싶었음 ㅠ

어쨌든 네이슨 맘 돌리고 다시 붙잡았다고 생각했던 꽃촤 멘탈을 안경을 두고왔다는 말로 흔들어 보지만 그동안 너무 많이 시달린 네이슨한테 무슨 위로가 되겠어ㅎ (난 어제 상이넷 일부러 두고 온것 같더라. 저런 미친놈을 상대하려면 보험장치가 필요해ㄷㄷ)

근데 또 미치긴 미쳤어도 멘탈은 여전히 유리이신 꽃촤는 네이슨 말에 또 멘탈 털리심. 사실 이것도 되게 가슴아픈게 감정은 거세했어도 여전히 자기가 받는 상처에 대해선 유약한게 진짜 미워할수가 없는 나쁜놈ㅠ 그러니까 네이슨도 정신나가서 미친짓을 일삼는 꽃촤한테 휘둘리면서도 계속 따를 수 밖에 없었던 거겠지. 난 그저 그의 뒤를 따랐을 뿐, 이라는 말이 어제야말로 너무 와닿더라. 꽃프레이드에선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얼굴로 바닥을 뒹구는데 하... (...) 진짜 오만가지 감정이 다들더라 어젠ㅋ 진짜 나쁜놈인데 불쌍하고 못됐는데 가엾고...ㅎ


어쨌든 어제의 꽃상이는 비극중에서도 비극이었어. 항상 꽃상이 회차를 보고나면 둘의 처음이 궁금해졌는데 어제야말로 프리퀄이 필요한 공연이었다고 생각함.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꽃촤가 저렇게 싸늘하게 얼어붙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이슨은 또 곁에 두는건지. 아무래도 아무리 사랑받길 포기한 애정결핍 환자라고 해도 무조건적인 사랑을 굳이 멀리하고 싶지 않았겠지ㅎ 하고 궁예해본다. 누구든 자기 비빌구석은 본능적으로 아는거니까. (네이슨 행복해라ㅠㅠㅠ)




보는 내내 고통스러웠지만 그래도 역시 꽃상이는 꽃상이였어. 하..
아니 내가 생각한 꽃상이의 한계를 벗어난 공연이었다. 두 배우의 역량에 진짜 감탄함.
특히 상이 네이슨 점점 더 자잘한 디테일이나 표현력이 섬세해지는데 진짜 내 상상속 네이슨을 완벽 구현하심ㅠ 제발 다음에 또 해주세요 ㅠㅠ ㅠㅠㅠ 리촤든 네이슨이든.. (행복해라 네이슨 ㅠㅠㅠㅠ222)








ㅎㅈㅇㅇ 언제나 짠내나는 비극으로 끝났다지만 어제는 더 한 비극이었다.
ㄷㅈㅇㅇ 이렇게 볼때마다 사랑느끼는 꽃상이가 이제 딱 한번 남았다는것이 가장 큰 비극.
ㅅㅈㅇㅇ 그래도 함께 있어서 행복한 결말은 아니었지만, 두사람 만나지 못했으면 더 불행했을거라고 나를 위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