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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ㄴㅎㄱㄱ) 삼일비 낮 후기 (스포, 약불호)

ㅇㅇ(222.110) 2017.08.17 02:35:21
조회 596 추천 21 댓글 4



오늘 낮에 삼일비 초대권 나눔 받았던 바발이야. 전부 자첫이라서 혼란스러운 후기 주의, 스토리와 연출에 대한 약 불호 후기 주의.

아무래도 아직 극의 숨겨진 메시지나 복선(만약 존재한다면....)을 이해하지 못해서 두서없는 후기가 될 것 같아.


관극 일정은 전혀 잡혀있지 않았는데 갤에 처음 들어오자마자 나눔글이 떠서 운이 좋게 다녀올 수 있었어. 

나눔해준 천사 바발 복 받아!!ㅠㅠㅠ 호불호를 떠나서 일단 후기글들 보면서 궁금해하던 극이었기 때문에 너무 감사한 마음으로 보고 왔어.

첫공 전부터 애정 배우들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후기랑 불판들을 눈여겨 보다가 아직 자첫을 못 했었거든.ㅠㅠㅠ



아래부터는 극에 대해서.

글 솜씨가 없으니 짧게 몇 줄만 적자면

극호나 극불호는 아닌데 뭔가 흐름이 애매하다고 생각한 연극이었어. 

이게 연출의 문제일까? 아니면 각본 처음 짠 사람의 문제? 일단 배우들은 주어진 플롯 내에서 최선을 다해주신 것 같은데 스토리가 좀 애매해. 

공원의 소개에는 미국 연극이라 써있던 것 같은데 들어오면서 각색이 많이 된 건지, 만약 각색이 되었다면 대체 어떤 부분을 손 본 건지 알고 싶어. 

이게 최선의 스토리였는지도.... 누가 불판에서 잔잔한 사랑과 전쟁이라고 표현했던데 비슷해. 



1막에서는 일기장 속 인물들의 아들 딸이 등장해서 자신들의 부모와 유산에 대해 추측하며 이야기를 끌어가고

2막에서는 실제 그 과거의 시점으로 돌아가서, 그 3일간 비가 오던 시점에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알려주는 형식이야.


나는 일기장이 알려주는 과거가 조금 더 대단할 줄 알고 기대를 했는데 기대가 너무 컸던 것 같아...음... 

평범한 내용이라고 봐. 일상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그래서 더 메인 인물들에게 정이 안 갔을 지도 모르겠어. 

이해는 할 수 있지만 공감하고 싶지는 않은?

애인이 있어도 마음이 다른 사람에 끌릴 수는 있지만... 나는 그래도 만약 그런 장면을 들킨다면...최소한 상처받은 사람에 대한 예우는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거든. 

그런 의미에서 마지막 씬의 대사나 행동들은 이해하기 좀 힘들었어. 저런 상황에서 저렇게 태연하게 말할 수 있나 싶었으니까.

여기까지는 스토리에 대한 불호고...



연출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 하고 싶어. 

일단 무대 자체는 평범한 예술가의 집 같아. 벽돌로 된 벽이 이쁘고 창문들도 초반엔 막으로 가려져있다가 후반에는 막을 다 걷어내면서 햇살이 들기도 하고, 어두운 밤이 되기도 해. 한쪽에 자리한 가로등과 벤치도 예뻤어. 간혹 햇살의 빛무리를 표현하는 듯한 빛 알갱이들이 관객석의 머리까지 내리쬐기도 했는데, 그 장면이 인상 깊게 남더라. 



다만 1막과 2막 사이에 연결 고리가 너무 부실하다고 느꼈다면 아직 내가 스터디를 하지 않아서 그런 걸까?

1막에서 사용되지 않은 정보들과 2막에서 제대로 맺어지지 않은 이야기가 혼란을 불러 일으키는 것 같아. 

일단 핍이 워커에게 너 나 사랑했지 않냐고 성지향성을 까발리는 건 왜 있는 건지도 모르겠어. 그래서 나는 어떤 추측도 했냐면-이 극 자체가 1인 2역이니까-부모 세대랑 병치되는 구조라서 알고 보니 과거에 네드가 테오를 좋아했던 건가? 하는 생각까지 했거든. ...그런데 그것도 아니더라고......그러면 대체 왜 저런 설정을 스쳐가듯 집어 넣어야 했는지 의문이 풀리지가 않았어. 

또 1막의 세 사람이 서로 의견을 나누고 아버지가 남긴 흔적들을 되짚으면서 점점 과거를 알아가는 내용일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야. 일기장을 워커 혼자 계속 읽고, 읽으면서, 혼자 추리를 하다가 혼자 결론을 내. 그리고 누나에게 자신이 생각해낸 이야기를 통보하지. 분명 공원 소개글에는 '워커가 낸과 함께 일기장에 대해 해석하면서 점점 과거의 진실에 다가가려 한다'...고 되어 있단 말이지? 근데 그럴싸한 의견 나누는 장면은 별로 없었던 것 같아. 오히려 세 명이 대립하는 장면은 유산이나, 워커의 방랑벽에 대해서가 더 많고 쫀쫀했지. (그런데 개인적으로 그런 대립장면은 좋았어ㅋㅋㅋㅋㅋ)

2막에서도 그래. 테오는 그렇게 충격을 받고 비 맞으면서 나왔다가 아내가 될 여자를 만난 거지? 핍도 낳은 걸 보면 그래도 나름 잘 가정을 꾸린 것 같은데? 그런데 왜 네드와 라이나는 이후 그렇게까지 죄의식에 시달리고 괴로워해야 했을까. 진짜 불륜도 아니고... 도덕적으로는 최악이지만 사실...그렇게 죄책감을 가져야 하는 일인가 싶기도 해. 테오가 좌절해서 바로 자살해버린 것도 아니잖아. 그 부분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해석이 어려웠어. 



...내가 불호 포인트만 짚었지만...아예 전체적으로 불호였던 건 또 아니야..

실 1막까지만 해도 아, 이 정도면 재밌다, 애배 조합으로 다시 한 번 와도 되겠다 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2막에서 풀릴 줄 알았던 설정들이, 어째 점점 수습 불가능으로 흘러가다가 무책임하게 끝나버린 것 같아서 참 아쉽다.

몇몇 장면이나 몇몇 대사들은 정말 좋아. 삼일비라는 제목도 좋고 포스터도 이쁘고. 

어쩌면 여러 번 곱씹으면 더 많은 걸 알아낼 수 있는 극일지도 모르겠어........


어쨌든 다시 한 번 나눔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할게. 횽 레전길 무관크길 걸어라!!!



ㅎㅈㅇㅇ) 배우 호 스토리 불호


ㅃㅃ 근데 네드가 ...일기장을 행복할 때만 쓴다고 한 것 같던데.......

테오가 죽어간다...테오가 죽었다. 이걸 일기장에 써둔 거 너무 무섭지 않아? 싸패두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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