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지난주 수목금에 휴가를 얻게 되었어.
쉬는 동안 무얼 할까 고민하다가 간만에 철덕질을 한번 해보기로 했어.
제목은 걸어서 정ㅋ벅ㅋ이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사흘에 걸쳐 걷고 뛰고 배타서 정ㅋ벅ㅋ한 거니 사실 별건 아니긴 해.
근데 왜 그랬냐고?
이유는 걍..
'텰..텰도가 져아여.....'
1일차: 12월 6일(수) 용유역-청라국제도시역
이동거리: 섬에서 35.6km, 육지에서 17km. 배탄 거리 빼고 대충 53km 정도
첫날 코오스는 먼저 공항철도 차량기지 및 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의 종점이 있는 용유역에서 시작해서
자기부상철도 구간을 따라 공항으로 이동한 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영종까지 이동하고 영종대교 구간을 크게 우회하는 계획을 생각해 보았어.
영종대교 끝자락에서 구읍뱃터로 이동하여 배를 타고 월미도로 건너가고,
다시 월미도에서 공항철도 육상구간의 마지막 역인 청라역까지 이동하려는 계획이었지.
결론적으로 말하면 춥고 괴로웠어;ㅁ;
일할 때 보다 더 일찍 일어나ㅠ 공항철도를 타고 자기부상철도 첫차 시간인 7시 30분에 간신히 도착해서 탑승했어.(현재 운임은 무료)
용유로 이동하면서 달도 보고 해뜨는 것도 보고.. 바다와 저 멀리 인천대교를 배경으로 보이는 모습이아주 장관이더라.
그런데 내리고 나니 머단히 춥더라..... 밤새 내린 눈은 살짝 얼어 미끌거리고 바람은 귀가 떨어져라 불고..
용유역에서 출발해서 처음 도착한 워터파크역. 아시다시피 워터파크는 애시당초 망해서 없고 경정훈련장인가가 운영되고 있더라.
게다가 외통길이라 다시 용유역으로 돌아나와야 해서 좀 빡쳤..
어쩔 수 없이 용유 차량기지를 크게 돌아 공항서로를 통해 이동했는데, 이 구간은 인도가 없는 구간이라 좀 위험하더라. 갈대만 가득한 황무지 구간이라 맘까지 횡해질 정도..
파라다이스시티는 카지노와 호텔을 제외하고는 아직 열씨미 짓고 있는 구간이었어. 다행히 여기서부터 합동청사-장기주차장-인천국제공항까지는
아주 가까운 거리의 역들이라 쉽게 이동할 수 있었어.
공항역사에 내려가 인증샷 찍고 내려오면서 자전거길을 따라 이동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어.
여긴 자동차 전용도로가 너무 많아 자칫하면 사고날 수도 있으니 안전하게 이동해야겠다라는 거였지.
근데..
정말 춥더라. 사실 오늘은 추워서 걷다가는 얼어죽을 것 같아서 거의 뛰어서 움직였다고 봐야할 것 같아.
그 덕에 계획대로 무사히 섬에서 빠져나올 수 있긴 했는데 지금도 오른쪽 오금이 저릿저릿하네..하...
인천공항에서 화물터미널까지 이어진 자전거도로는 고독이 무엇인가를 느끼게 해준 구간이었어. 그 긴 구간에서 사람 한명 못 마주쳤으니..
터미널에서 운서로 가는 길은 둘 다 크게 도는 길이라 남쪽길을 선택했는데, 여긴 영종하늘도시 조성하는 구간이라 너무 횡해서 문득 겁이 날 정도였어.
어찌어찌 운서역에 도착해서 밥에다가 막걸리 한잔하고 철로 북쪽을 따라 영종역으로 이동했어. 이젠 어느정도 날이 풀려 걸을만 하더라구.
영종역을 지나쳐 미단시티 조성하고 있는 남쪽의 영종대교 남단까지 갔다가 운염도인가 섬으로 이동할 수 있는 현장도로가 나 있더라.
많이 가진 못하고 중간쯤 가서 사진만 찍고 다시 돌아왔어. 오늘 중에 저 끝.. 육지에서 볼 수 있게되길 바라면서...
다시 남쪽으로 이동해서 월미도행 배가 한시간마다 다닌다는 구읍뱃터로 이동했어. 어릴 때 왔을땐 허허벌판이었는데 헐.. 어느새 완전 신도시로 변해버렸네?
다행스럽게도 기상 사정으로 오늘 배 운행은 14시 30분이 막배라고 하는데 운좋게도 나는 15분 전에 도착했어. 다행이다.
이젠 잠시 쉬면서 바다구경이나 해야겠다... 춥다...
뱃전에서 새우깡 투척하는 아재 아지매들 구경하다가 갈매기 대신 손에 올라앉은 비둘기의 뻔뻔함에 혀를 내두르기도 했어;; 운항시간은 30분이 채 안걸린 것 같아.
월미도에서 내려 인천의 자랑, 월미막장레일을 따라 인천역쪽으로 이동했어. 배고파서 차이나타운에 들어가 만O복에 가서 10분만에 짜장면을 먹고 나와서
화평동을 거쳐 동인천역 북쪽으로 이동했어. 이때부터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싸락눈이 슬슬 오기 시작했어.
북항쪽 공단지역을 지나고 있는데 날씨는 안좋지, 시간은 애매하지.. 다시 뛸 수 밖에 없더라고..
청라신도시 남쪽의 심곡천 자전거도로에서 일몰을 보고 호수공원을 가로질러 다시 뛰기 시작했지.. 힘들더라..
그리고 알게된 사실.. 청라신도시와 공항철도 청라역과는 많이..아주 많이 멀다는 것이었어. 욕이 나오기 시작했어.
해는 저물고 쥐새끼 한마리 다니지 않는 거리를 혼자서 눈비를 맞으며 뛰다 걷다가.. 간신히 6시가 되기 전에 청라국제도시역에 도착.. 후우...
힘든 하루였어. 정말...
2일차: 12월 7일(목) 청라국제도시역-디지털미디어시티역
이동거리: 38.5km
오늘은 어찌보면 경인운하 횡단기인 것 같기도 하고.. 암튼 이틀째는 청라에서 시작해 한강을 건너 상암동에서 여정을 마무리하게 되었어.
어제의 여파인지 다리가 너무 아파서 도저히 뛸 수가 없어서 속보로 이동하기로 했지. 결론적으론 오늘도 힘든 하루였어ㅠ
청라역에서 내리니 정서진 방향으로는 출구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어. 아.. 슈발...
빙 돌아 정서진에서 오늘의 긴 여정을 시작했어. 정서진에서 영종대교의 출발지점을 바라보고 출발해서 가카의 치적인 경인운하를 따라 서울로 이동하기로 했어.
경인운하 남쪽 자전거길을 따라 이동하면서 검암과 계양역을 들렀다 나오는 방식으로 움직였는데
결론적으론 오늘 하루 종일 경인운하에서는 화물선은 0척, 유람선은 2척을 목격했어. 눈먼 세금 들여 만든 삽질의 결정체가 아닌가 싶더라.
계양역을 지나 김포공항쪽으로 접근하기 위해 굴포천을 건너 9호선 차량기지쪽으로 접근했지. 마지막 계양구-강서구를 알리는 팻말에 콧등이 시큰해졌어;ㅁ;
9호선 차량기지를 지나 개화역을 거쳐 김포공항 진입. 김포공항 내부 도로에서는 대곡소사선 공사가 한창이더라.
알다시피 공항철도 구간으로는 한강을 건널 수 없으니 9호선 라인을 따라서 이동하고 가양대교를 건너 DMC로 가기로 결정하고 공항시장역 방향으로 들어섰어.
조만간 생긴다는 마곡나루역을 거쳐 어마어마하게 공사중인 마곡지구 개발현장을 북쪽으로 돌아 지나가다 서울식물원 공사중인 마곡대교 남단 구간도 지나가게 되었네.
걸어서 가양대교를 건너면서 해가 저물고 갑자기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데 어제 무리한 탓인지 갑자기 몸살기가 올라와서 오늘 서울역까지는 무리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
눈물을 머금고 오늘은 DMC까지만 걷기로 하고 6호선을 탔어. 사람 참 많더라...
3일차: 12월 8일(금)디지털미디어시티역-서울역
이동거리: 11.4km
오늘은 친구들과의 술약속에 맞춰 느즈막히 걸어나왔어. 여유롭게 구경이나 하면서 걷자는 마음으로.
이틀에 끝내보려 했던게 무산이 되니 오히려 맘은 편하더라. 게다가 서울구간이니 불안함도 없고 말이지..
디엠씨에서 가좌를 지나 경의선 숲길 구간으로 걷기로 했어.
연트럴파크를 지나는데 배가 고파서 소이O남에 들렀는데 대기자가 20명 가까이라 바로 포기하고 그 아래에 있는 중국집 하O로 이동해서
가지튀김에 군만두에 맥주를 시킴. 결국 다 못먹고 가지튀김 남기고 포장해왔다ㅋ
경의선 책거리에서 책구경도 잠깐 하다가 두권 사서 나오고.. 올만에 책을 읽으니 자신에게 뭔가 좋은 일이라도 한 기분이 들더라ㅋㅋ
이어서 공덕 효창공원 남영역 코스로 해서 서울역에 도착. 길고 긴 여정의 마무리를 지음.
결론은 추울때는 집에서 쉬자라는 말을 하고 싶어.
그리고 달리기 하기 전에는 꼭 몸을 풀고 하고...
암튼 제2여객터미널역 생기면 가지도 못할텐데 그 전에 다녀와서 뭔가 뿌듯하기도 하고
사흘의 휴가를 허비했다는 생각도 살짝 들기도 하고... 후아...
아무튼 그랬다고.
마지막으로 이동 경로도 올려볼게.
그럼 안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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