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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이야기.

주접도인(121.136) 2018.12.08 20:32:41
조회 731 추천 1 댓글 16

한 때, 테크니션이 하도 없어서 고달프게 테크 역할까지 전부 다 하고,

그러다보니 보호자 순응도가 완전 바닥이고.... 진료도 제대로 못 잡던 처참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때도 그 동물병원에 테크가 한 사람 있긴 있었는데,

너무 고마웠죠.


그 테크가 근무하는 날은 주접도인이 수의사 하는날,

테크가 없는 날은 주접도인이 테크 하는 날.


이러다 보니 테크가 너무 너무 감사한 겁니다.

없으면 안 되는 필수요소였죠.


그런데 지금은,

너무 배가 불러진 것인지, 화장실 갈 때와 올 때 마음이 다른 건지,

테크들의 보조를 받고 수의사로써 활동하기 시작하니


"이 테크는 일을 잘 하고 A급 고마운 분,

이 테크는 으아아아 진짜 별로야. C급!"

이런 마음이 자꾸만 생겨납니다.


제가 그저 카드긁고 보정셔틀일 때에는 아무리 바보에 어리석고 형편없더라도 테크가 있으면 그 자체로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아무리 수의사를 테크처럼 마구잡이로 부려먹어서 원래 수의사 일에 집중하기 힘든 조건을 만드는 원장님도 테크와 수의사 이렇게 둘 데리고 있으면 가급적 수의사에게는 수의사 업무를 시키고 잡일은 테크에게 넘기려고 하시는 경향이 없을 수 가 없습니다.

테크는 테크 일 밖에 못하지만, 수의사는 제대로 위치가 확보되면 자기 업무를 상당히 덜어 줄 수 있으니까요.



여러 테크가 있어서 누구는 카드도 잘 긁고, 카운터도 기똥차게 잘 봐 주시고, 보정도 잘 해주는데,

누구는 진료비 결제를 이상하게 해 두거나, 보정을 정말 못해서 카테터 잡을 때 마다 개가 움직여서 혈관이 터지면 은근히 더 잘해주길 바라는 마음도 나는군요.


제가 예전에 테크가 없어서 하도 죽도록 고생한 적이 있어서 순간적으로 짜증나도 최대한 참고 편안하게 해 주려고 노력하는데,


보정을 못 해도 직접 뭐라 않고 "애고... 개가 좀 움직여서 어렵네요. " 라고 하니까 "꿍얼거리지 말고 조용히 하고 빨리 라인이나 잡으세요." 라는 대답을 하는군요...;;

네.... 움직입니다... 다 터졌어요.


옆에서 보다 못한 다른 수의사가 와서 "애고.. 제가 보정을 해 줄께요." 라고 하자, 순식간에 라인이 잡혔습니다.

......;;;;;


일단 상당히 화가 난 상태이지만, 겉으로 최대한 편안하게 잘 대해주고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중입니다.


최대한 잘 지내고 일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하는데

좀 더 궁리를 해 보아야 겠습니다.



일단, 최대한 기분이 상하지 않게 하면서 테크 쌤을 존중 하되,

테크는 수의사의 보조적인 역할에 충실해야 하니, 수의사가 청하는 것을 더 잘 들어 주시도록 주지시켜야 하겠고

그게 주지되어서 말을 잘 들으면 보정이랑 기타 등등을 하나씩 잘 할 수 있도록 도와 드려서 일을 잘 하는 테크로 탈바꿈 시켜야 하는데,


지금은 새로 온 테크선생님이 아직 확실히 그런 개념이 주지되지 않아서 수의사들이 말 해도 휴대폰을 보고 있거나 보호자에게 좀 툴툴거리고 책 잡힐 일을 해서 수의사가 욕을 먹게 되니....;;;;


좀 더 많이 가르쳐 드리고 적응될 수 있도록 하면서, 이것 저것 많이 시켜서 도움도 확실히 받되, 그러면서도 테크를 귀하게 여기고 함부로 하지 않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없으면 그거 전부 다 수의사가 해야 하니까요.


뭐 예전 상황에 비교하면 힘든 것도 아니지만,

새로운 세상, 새로운 고민입니다.

이런 생활을 하는 수의사도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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