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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한 여신님과 동거했더니, 너무 어리광부려서... (2)

라갤러(59.1) 2024.04.22 03:52:41
조회 264 추천 8 댓글 2
														


쿨한 여신님과 동거했더니, 너무 어리광부려서 잉여가 돼버린 건에 대하여





◆ 4화 여신의 미코토씨는 냉정





미코토씨에게 이동할 교실이 바뀐 사실을 전하기 위해서, 나는 느릿느릿 교실을 걸었다.


미코토씨의 자리는 창가 제일 뒤.

얼마나 부러운지.


등 뒤에 아무도 없기에, 굉장히 편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 계절이라면 환기 때는 춥고, 난로와의 거리도 멀기 때문에, 장점만 있는 것도 아니겠지.


사실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없을 뿐이고, 그저 변명이다.

단지, 미코토씨에게 말을 거는게 거북한 것이다.


클래스 메이트에게 말을 거는 정도는 별 일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나는 일단 소심한 성격이고, 상대는 그다지 이야기한 적이 없는 미소녀다.

뭐, 무서운 것은 처음 한 마디로, 이야기하다 보면 점차 익숙해지기도 하지만.


그러나, '절대 말을 걸지마', 같은 오라를 미코토씨가 휘감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내가 미코토씨의 앞에 서도, 미코토씨는 고개도 들지 않는다.

눈을 책상 위에 두고, 뭔가 책을 읽고 있다.


「미코토씨. 미안하지만, 조금 괜찮을까」


설마했지만 무반응이라니.

한 번만 더, 시도해보자.


「미코토씨. ……미코토씨? ………… 미코토 레이씨!」


내가 약간 강한 어조로 풀네임으로 말하니, 간신히 미코토씨는 이쪽을 올려보았다.

지친듯한 표정으로, 미코토씨가 푸른 눈동자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심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과연 우리학교의 여신님.


그런 나른한 듯한 표정으로조차, 미코토씨는 아름답게 보인다.

미코토씨가 학교 제일의 미소녀라고 사람들이 말하는 것에 납득해버린다.

뭐, 나는 카호같은 밝은 귀여움 쪽이 취향이지만.

몰론 나의 취향은, 미코토씨에게 있어서도 카호에게 있어서도 아무래도 좋겠지요.


「뭐야?」


짧게, 미코토씨가 나에게 물어 보았다.

뭔가 미코토씨의 푸른 눈동자의 눈가가 흔들린다.

미코토씨, 실은 졸린 것이 아닐까.

나는 신경이 쓰여, 무심코 물었다.


「뭘 읽고 있어?」


「책」


글자 1개로 즉답.

책을 읽고 있는 것은, 보면 아는데 말이지.


나는 다시 한번 감탄했다.

과연 「얼음의 여신」이라고 불릴 만 하다.

차갑다!


엿보는 것은 나쁘다고 생각하지만, 순간, 미코토씨가 들고 있는 문고본의 표지가 넘겨졌다.

헤에, 라고 나는 중얼거렸다.


「이거, 재미있지. 『검은 과부거미 모임』」


미코토씨가 읽고 있던 것은, 오래된 미스테리로, 우연히 나도 읽은 적이 있는 소설이었다.

그래서, 나는 꽤 미스테리를 좋아한다.


미코토씨가 조금 놀란 듯한, 신기한 것을 보는 듯한 눈으로 나를 보았다.

처음, 미코토씨의 감정이 움직인 순간이었다.


그리고, 미코토씨는 말했다.


「나는 전혀 재미없는걸」


「아, 그렇구나. 졸리신 모양이군요」


「그래」

미코토씨는 짧게 중얼거리면서, 시시한 듯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독을 먹는다면 접시까지, 라는 말도 있다.

나는 미코토씨의 가드를 무너뜨리기 위해, 조금 물고 늘어져 보았다.


「시시한데 말야, 어째서 그 책, 읽고 있는 거야?」


「샀는데 읽지 않으면 손해보는 것 같잖아. 그래서, 아키하라군이던가? 딱히 용무가 없으면, 돌아가보는게 어때?」


시원하게, 미코토씨와의 얘기는 중단되었다.

물고 늘어지기 실패.



역시 처음부터 용건만 전해야 했다.

나는 미코토씨에게 말했다.


「다음 교시의 교실 이동하는거, 장소 변경이래」


그리고, 나는 간략하게 상세한 위치를 전했다.

미코토씨는 수긍하면서 「고마워요」라고 작게 말했다.


과연 감사의 말 정도는 하는 것 같다.

나는 정중하게 「천만에요」라고 말하고는 그 자리를 떠났다.


으으, 떨려.

이게 모두가 두려워하는 미코토씨인가.


별로 그렇게 무서운 것은 아니지만, 매정한 것은 확실하다.

여자에게는 이정도로 차가운 태도는 취하지 않는 것 같으니까, 남자를 싫어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리로 돌아왔을 때도, 아직 카호는 나의 뒤의 책상에서 다리를 흔들흔들거리고 있었다.


「어땠어?」


카호가 흥미진진하다는 느낌으로 나를 쳐다보고는 묻는다.

나는 어깨를 움츠렸다.


「확실히 여신님이라는 느낌이네」


아름답고 차가운 얼음의 여신님.

그것이 나의 미코토 레이에 대한 인상이었다.


뭐, 앞으로 몇 달이면 반도 바뀌고, 그때까지 또 미코토씨에게 말을 거는 일도 아마 없을 것이다.


미코토씨는, 무색하고 투명한 나와는 동떨어진 존재다.

그 때의 나는 아직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 날 밤에, 미코토씨가 우리 집에 온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







◆ 5화 남자를 싫어하는 여신님은 갈 곳이 없다





「흐응. 의외로 깨끗이 정리되어 있네」


그것이 그 여자아이의 첫마디였다.


그 날 밤, 추위에 떨면서, 내가 지은 지 30년 된 아파트의 방에 돌아와 문을 열자, 현관 바로 앞에 있는 주방에 세일러옷의 소녀가 서 있었고, 싱크대를 들여다 보고 있었다.


나는 혼자 자취하는 중이고, 여친도 없다.

이전에는 소꿉친구 카호가 이 방에 자주 와 주었지만, 고백에 실패한 후로는, 그런 일은 전혀 없어졌다.


그러니까, 여자가 방에 서 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하지만, 자세히 보니, 나는 그 소녀를 오늘 낮에 본 적이 있었어.


소녀는 반 친구인 「얼음의 여신」이었다.

완전무결로 하고 학교에서 제일가는 미소녀.

은빛의 스트레이트 롱 헤어에, 푸른 눈동자를 가진 소녀의 이름은, 미코토 레이였다.


어째서 미코토씨가 여기에 있는 것인가.

애초에 우리집 문은 어떻게 열었는가.

전혀 짐작가는 바가 없는데.


「아키하라군, 맞지? 왜 그렇게 굳어있어? 신발, 벗는게 좋지 않을까?」


내 이름을 불리게 되자, 나는 정신을 차렸다.

미코토씨가 맑은 푸른색 눈동자로, 나를 들여다 보고 있다.


나는 헛기침을 했다.


「미코토씨지요. 클래스 메이트의. 무슨 일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 방을 잘못 안 거 같은데」


「여기는 301호실, 아키하라 하루토군의 방이지? 틀리지 않았어」


「그러면, 어째서 내 집에 있는거지?」


「왜냐하면, 오늘부터 여기가 나의 집이 되는걸」


당연한 것처럼, 미코토씨는 말했다.


나는 다시 굳어졌다.


학교에서 「여신」이라고 불리는 유명인이자 같은반인, 미코토 레이씨가 나의 아파트에 산다고 한다.


설마, 이 방에서 같이 산다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혹시, 내가 이 방에서 쫒겨나는 거야? 집세는 꼬박꼬박 내는데, 떠나라니, 그런 것은 대지임차세법 위반이야」


「아무도 쫒아낸다고 말하지 않았어」


「그렇지만 미코토씨는 이 방에 살 거지?」


「그래. 어쩔 수 없이 여기에 사는 거야. 나는, 아키하라군이 살고 있는 이 방에 살 필요가 있어」


미코토씨는 아름다운 얼굴에 어떤 표정도 띄우지 않고, 당연하다는 듯이 그렇게 말했다.


앞으로 이 좁은 아파트에서, 나는 학교의 「여신」이라고 동거 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여러가지 의미로 믿을 수가 없다.


혹시, 이것은 뭔가 몰카인 것일까.


친구 몇명이, 아파트의 벽장에 숨어 있다가, 놀리러 등장한다든가.

나는 벽장을 힘차게 열었다.

거기에는 아무도 없었다.


몰카는 아닌 것 같고.

미코토씨가 신기한 것을 보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뭐 하는 거야?」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내가 대답하자마자, 벽장으로부터 몇권의 책이 무너졌다.

큰일났다, 라고 생각해, 나는 숨기려고 했지만, 그것보다 빠르게 미코토씨가 불쑥 이쪽을 들여다 봤다.


고등학생 남자가 벽장에 숨길 만한 책이, 어떤 것일가.

미코토씨는 상상하지 못하는 듯하다.


표지에 수영복의 글래머러스인 여자가 실려있는, 최근 인기있는 그라비아아이돌, 히메시마 아이리의 사진집.

뭐, 부끄럽지만, 아직 괜찮아.


문제는, 좌우로 벌어져 내용이 보이게 되어 버린 책.

단순하게 말해서, 그것은 에로책이었다.


변명을 하자면, 이것은 내 것이 아니다.

친구 오오키라는 녀석에게 떠맡겨진 것이었다.


하지만, 미코토씨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것을 바라보다가 경멸한 듯이 중얼거렸다.


「최악……」


미코토씨에게 어는 듯한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고작 18금의 사진 잡지 정도로, 그런 비난하는 눈으로 보지 않아도 괜찮지 않나.


나는 한숨을 쉬었다.


「미코토씨는 결벽증?」


「나, 저런 것은 정말 싫어! 남자는 모두 섹스 하고 싶다든가 그런 생각만 하고, 바보 같아!」


「미코토씨가 남자를 싫어하는 건 잘 알았지만 말야. 그것을 나에게 말해도 곤란한걸」


「최악, 최악! 왜 내가 남자랑 같이 이런 좁은 방에서 살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정말 최악이야」


여신님은 심기가 불편하신 듯하다.

이렇게까지 감정적인 모습의 미코토씨를 보는 건 처음이다.

뭔가 이런 걸 싫어하게 된 계기가 있었으려나.


그렇다 치더라도, 잘 모르겠어.

적어도, 미코토씨는 이 집에 살고 싶어서 사는 것은 아닌 것 같아.


소문에서는 미코토씨는 대기업의 사장 영애라고도 들었고, 이런 임대 아파트에 살 이유가 없는 것 같은데.

나는 시험삼아 말해 보았다.


「잘 모르겠지만 말야, 그렇게 싫으면 나가면 되거든. 딱히 나는 미코토씨가 여기서 사는걸 바라진 않아」


딱 미코토씨가 움직임을 멈추었다.

왜 그러는 거지?


미코토씨는 단정했던 얼굴에 곤란한 것 같은 표정을 띄워, 푸른 예쁜 눈동자로 눈을 치켜 뜨고 나를 보았다.

교실에서 보았을 때나, 조금 전까지와는 달리, 미코토씨는 매우 심약해 보이고, 의지할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미코토씨가 속삭이듯 말한다.


「미안해요. 화났어?」


「별로. 하지만, 빨리 이 방에서 나갔으면 좋겠어」


「그건 할 수 없어. 왜냐하면, 나는 이제 갈 곳이 없거든」


미코토씨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며, 나를 바라보았다.





◆ 6화 아키하라 하루토는 여신님을 따뜻하게 해 주고 싶어





미코토씨는 이 집 밖에 갈 곳이 없다고 한다.

어떻게 된 걸까?


원래 살던 집에서 쫒겨난 것일까?

그렇다면, 이유는?

여러가지 의문이 떠올랐지만, 그 때, 미코토씨가 귀엽게 재채기했다.


이 방은 난방이 꺼져있다.

나는 방금 돌아왔고, 미코토씨는 리모콘의 위치를 몰랐겠지.

벽에 걸친 디지털식 실온계는 3℃을 나타내고 있다.

방이 많이 춥다는 뜻이다.


게다가, 미코토씨는 교복 밖에 입지 않았다.

이렇게 추운 밤에, 코트도 머플러도 없이 여기까지 걸어온듯하다.


미코토씨가 조금씩 떨고 있는 것을 보고, 나는 당황하며 자신의 검은 코트를 미코토씨에게 내밀었다.


「우선, 이걸 입어. 방이 따뜻해질 때까지는, 입는게 좋을 것 같아」


「……필요없어」


「감기 걸려. 나 같은 남자가 입은 코트는 싫을 지도 모르지만, 참아달라고」


「그게 아니라, 빚을 만들고 싶지 않아」


미코토씨는 떨면서, 그러나 분명한 어조로 그렇게 말했다.

빚을 만들고 싶지 않다, 인가.


별로 그정도로 빚이라니,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왜 미코토씨는 빚을 만들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걸까.


나는 조금 생각하고 말했다.


「빚이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아. 여기는 내 집이고, 눈앞에 추위로 떨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오히려 내가 불편하거든」


「별로 당신이 곤란해도 나랑은 상관없어. 게다가, 나, 전혀 춥지 않고」


미코토씨는 양손으로 어깨를 안고, 쉰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안 추울 수가 없다.

이빨도 덜덜 떨고 있고, 안색도 나빠지고 있다.

이러다 정말 얼어죽지 않을까.

나는 당황하며 말했다.


「제발 받아줘. 부탁이에요, 오히려 내가 미코토씨에게 빚을 진다고 생각해줘」


「하지만……」


「아, 코트보다는 담요가 나으려나. 어느 쪽이 좋아?」


미코토씨는 조금 주저한 모습을 보였고, 그리고 작은 소리로 「양쪽 모두」라고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우선 미코토씨에게 코트를 주고, 벽장 안에서 담요를 꺼내, 그것도 건네주었다.


식탁에 앉아 있으라고 전하자 미코토씨는 의자에 앉았다.

나는 TV 받침대 및에서 에어컨 리모콘을 꺼내, 난방을 켰다.


그리고는, 식탁 근처의 냉장고를 꺼내, 안을 들여다 본다.

뭔가 따뜻한 음료를 미코토씨에게 마시게 해주고 싶다.

나는 미코토씨에게 돌아 보았다.


「코코아와 벌꿀이 들어간 핫 밀크, 어느 쪽을 마시고 싶어? 우유가 싫으면 커피를 내려도 되지만」


「나, 나, 그런 것까지 아키하라군에게 받을 순 없어」


「나도 춥기 때문에 마시는 거야. 그저 겸사겸사일 뿐이라고. 게다가, 손님에게 마실 것을 내주는 건 당연해」


나는 「겸사겸사」를 강조해, 미코토씨의 저항을 줄이려고 했다.


사실은 미코토씨를 위한 거고 굳이 따지면 내가 겸사겸사 마시는 거지만.

그걸 얘기하면, 또 「빚을 만들고 싶지 않다」라고 말하니 어쩔 수 없지.


얼음의 여신님은 사람의 호의를 받는 것이 서투른 것 같다.


어쨌든, 아직 미코토씨는 이 집에서는 손님이다.


미코토씨는 이 집에 살겠다고 하지만, 정해진 건 아냐.

사정도 아무것도 모르고.


미코토씨는 고개를 숙이고, 「벌꿀이 들어간 핫 밀크」라고 짧게 대답했고, 나는 「알겠어」라고 말했다.

머그컵 두 개에 내용물을 붓고, 전자 레인지에 넣어 따뜻하게 한다.

시간은 1분.

이 정도가 화상도 입지 않고, 따뜻하게 마실 수 있는 딱 좋은 시간일 것이다.


그리고 나는 목욕탕으로 이동했다. 오늘 아침에 청소는 했어.

약간 뜨거운 온도로 설정하고, 물을 채우기 시작한다.

이쪽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정도로 해두고.


내가 다시 부엌으로 돌아오자, 마침 전자 레인지가 데워져 있었다.

「자」


라고 말하고는, 나는 머그컵을 미코토씨에게 내밀고, 나 자신도 식탁에 앉았다.

미코토씨는 조심스럽게 머그 컵에 입을 댔다.


그 모습을 보고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미코토씨의 입술이, 내가 평소 사용하고 있는 머그컵에 닿고 있다.

뭔가 미코토씨가 우유를 마시는 모습도 묘하게 요염하다.


역시, 여신님은 무엇을 해도 예쁘게 보이는구나, 라고 생각하고 있을때, 미코토씨는 중얼거렸다.


「맛있어」


「그저 핫 밀크야」


「그렇지만, 조금 전까지 굉장히 추웠으니까, 굉장히 맛있어」


그렇게 미코토씨는 말하더니, 깜짝 놀란 표정으로 입에 손을 댄다.

역시 춥지 않다는 것은 거짓말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그런 것을 지적했다간, 또 미코토씨가 태도를 굳힐 테니,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에 딴소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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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에 뜨거운 물을 받고 있을테니까. 그거 다 마실 때쯤 준비될 테니까 들어와.」


미코토씨는 갈 곳이 없다며, 오늘부터 이 방에 살겠다고 했다.

어디에도 돌아갈 수 없다면, 여기서 목욕할 수 밖에 없어.

목욕탕은 꽤 멀고, 게다가 가는 길은 춥기 때문에.

「그렇지만……」


미코토씨는 조금 생각에 잠긴 듯했다.

남자의 집에서 목욕탕에 들어간다니 미코토씨에게는 저항감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정말로 이 아파트에 산다면 매일 이 집의 목욕탕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몸을 따뜻하게 한다면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는 게 최고! 미코토씨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그렇지」


결국, 미코토씨는 순순히 수긍했다.

그 후, 미코토씨는 뭔가를 눈치챈 듯, 조금 곤란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키하라군」


「응?」


「갈아입을 옷이 없어」


미코토씨는 외투만 없던 것이 아니라, 어떠한 짐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진짜 왜 이러는거야?

여자 고등학생이 겨울밤에 혼자 내던져지다니 보통이 아니야.


「갈아입을 옷은 빌려줄게. 그 대신에, 어째서 미코토씨가 우리 집에 살게 되었는지, 가르쳐 주지 않겠어?」


「나와 아키하라군은 육촌지간. 먼 친척이라는 거야」


미코토씨는 머그컵을 책상에 두고, 푸른 눈동자로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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