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라노벨 쓴거 핑까좀

ㅇㅇ(211.223) 2018.10.21 23:46:41
조회 220 추천 0 댓글 5

<style type="text/css"> p.p1 {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Apple SD Gothic Neo'} p.p2 {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Apple SD Gothic Neo'; min-height: 15.0px} span.s1 {font: 12.0px Helvetica} </style>


반동이 팔을 타고 전해진다. 참 이상한 일이다. 나의 손가락의 움직임 한번에 사람의 생사가 정해진다는 것은. 우리의 자랑스러우신 서기장 동무의 말대로, 모든 인민은 평등한 모양이다. 적어도 내 스코프 안에서는 그런 것 같은데.


자그마하게 딸그락, 하고 탄피가 땅에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나는 볼트를 당겨 다음 탄을 장전했다. 어디보자. 다음 분? 양복을 입은 신사라. 저기 계시는구만. 아주 훤칠하신 분이야. 그렇지만 뭔가가 빠졌는데. 멋진 외눈 안경? 맛난 쿠바산 시가? 아하, 오른쪽 가슴에 꽂을 빨간 카네이션을 잊어버리셨구만.


다시 한번 저릿저릿한 충격이 가슴을 때렸다. 세련된 붉은 꽃이 신사의 가슴에서 피어난다. 난 정말이지 유행에 민감하다니까. 서양의 패션도 훤히 꿰다니. 


“누가 구급차 좀 불러주세요!”


저 멀리서 꼬마 숙녀가 소리를 질렀다. 구급차라. 유머센스가 정말이지 탁월한 아가씨다. 먹을 감자도 없는 이곳에서 구급차라니. 아마 구급차가 있다고 해도 배고픈 인민들이 벌써 타이어를 뜯어먹었을걸. 그중에 아이들이 있었다면 엔진이라도 남아있기를 바래야지. 나는 탄피를 빼내고, 몸을 일으켰다. 


한여름의 찬바람이 샤프카 사이로 흘러들어왔다. 하늘은 빌어먹게도 푸르렀다.


* * * *


“동무의 노고를 치하하는 바이네. 오늘도 자유로운 인민들과 연방의...”


오늘 저녁은 뭘로 먹지. 집에 감자가 남아있으면 좋겠는데. 혹시 훈장을 빵으로 바꿀 수는 없나?


“…이에, 니키타 파블레첸코에게 훈장을 수여하는 바이다.”


“영광입니다.”


영광이긴 한데, 이 쇳덩어리 대신에 통조림을 준다면 더 영광이겠다. 암시장에는 먹을게 감자 가루하고 무 끓인 물 밖에 없다고. 


“나도 영광일세, 동무!”


나는 환하게 웃으면서 경례를 했다. 음식을 줄 생각은 없어보이니 빨리 꺼져주면 고맙겠다. 


“헌데, 위에서 조금 더 부탁이 있다는군.”


“아, 인민을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이 한몸 바치겠습니다.”


씨발놈이. 언제는 모든 인민이 평등하다면서, ‘위’에서 부탁이 내려와? 이번에도 같잖은 부탁을 하면 낫과 망치로 진정한 사회주의를 보여줄 의향이 있다.


“자네도 알겠지만, 외부의 사자보다 내부의 뱀이 더 무서운 법이야. 몇몇 반동분자들이 서양에게 우리의 기술을 팔아넘기고 있다더구만.”


“맙소사. 인민의 수치군요.”


간단하게 눈꼴신 놈들 죽여달라고 부탁하면 될 것이지, 참 정치의 세계는 복잡하다.


“다음 주 화요일, 붉은 광장일세.”


“얼굴에 뭘 깔고 다니는지. 인민을 위한 장소에서 그따위 일을 벌이다니...”


“그러게나 말일세. 확실하게 손봐줘야 할 필요가 있지.”


“정확하게 누구를 손봐주면 됩니까?”


기름진 얼굴이 능글능글하게 웃는다. 아, 빌어먹을. 이건 분명히 안좋은 징조다. 


“전부.”


어째 불길한 예감은 틀리는 적이 없구만. 


“주모자들을 전부 처리하시란 말이십니까?”


“그렇네. 그것들은 마치 종양 같아서, 완전히 뜯어내지 않으면 다시 자라나거든.”


종양은 의사한테 물어봐야지, 왜 나한테 상담하는거람.


“몇 명입니까?”


“15 명.”


“…제가 언제부터 살인마가 됐는지 모르겠군요.”


안그래도 징그러운 웃음이 더더욱 흉물스러워진다. 15 명이라니. 아주 군대를 끌고오지 그러나. 아니면 스탈린 시절처럼 다 수용소로 보내버리던가. 


“이건 살인이 아닐세. 말했잖나. 사회를 좀먹는 종양을 뜯어내는 것 뿐이지.”


“저는 하지 않을겁니다.”


촛불의 불빛이 번들번들한 콧등에 비친다. 그가 누런 이빨을 드러내며 웃었다.


“언제부터 자네에게 선택권이 있었나?


씨발. 낫이랑 망치 들고와.


* * * *


이 뇌를 간질이는 향기. 나에게 황홀경을 가져다줄 마법의 하얀 가루. 코카인이면 좋겠지만, 이건 그냥 감자 가루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 오늘도 일용할 양식을 공급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감자 가루도 몇달째 먹으니 질리는 감이 없잖아 있군요. 하다 못해 그 맛나였나, 만나였나라도 내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니키타 파블리첸코가. 


나는 뜨거운 물이 담겨있는 양철통을 가져와 마법의 가루를 부었다. 곧 희멀겋게 물이 변하며 이상야릇한 냄새가 온 집에 감돈다. 연방의 전통 음식, ‘물에 만 감자가루’다. 좀더 멋들어지게 말하자면, 꿀꿀이죽이다. 캬, 지난 가을에 굶어죽은 소피아네도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만한 향기구만! 어디보자, 그러면 이제 슬슬 오실 때가 됐는데...


“아이고, 지, 집에 다, 다리가 없는 동생이 이, 있어요.... 제발 조금만...”


그러면 그렇지. 나는 소비에트에 내려오는 전통적인 방법, 그러니까 7.62mm 탄을 허공에 갈겨 예의 바른 거절을 표했다. ‘쯧쯧. 어린 친구가 참 안쓰럽네. 하지만 내 위장도 텅텅 비어서 말이네.’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총알 한발. 다행히도 영특한 친구였는지, 군말하지 않고 그는 나의 꿀꿀이죽을 포기했다.


그렇게 나는 내 식객...이 될뻔한 사람을 배웅한 후, 양철통에 가득 담긴 희뿌연 액체를 마셨다. 뱃속에서 뜨끈뜨끈한 열기와 느끼한 녹말의 맛이 느껴졌다.


혀 끝을 감도는 씁쓸하고 어딘가 달달한 이 맛. 사람이 먹을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일단 먹을 수는 있는, 그런 맛.


이 좇같은 연방 같으니라고.


하다하다 빵을 물에 말아먹으라는 것까지는 봐줄 수 있었는데, 그 이후로는 아주 맛이 갔다. 감자는 원래 고체라고. 이렇게 마시는게 아니야. 찐 감자, 삶은 감자. 그리고 서양놈들이 그렇게 환장한다는 프랑스 감자. 전부 다 고체인데 왜 난 감자를 마시고 있는거냐고.


어찌되었건 나는 양철통의 밑바닥까지 싹싹 핥은 후, 뜨거운 물을 한번 더 부었다. 설거지도 되고, 남은 찌꺼기도 먹을 수 있으니 생활에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팁이다.


대충 양철통을 바닥에 놓아두고 나는 내 침대에 드러누웠다. 빈대가 들끓고 있기는 할텐데, 청소하기가 귀찮다. 어쩌면 빈대들도 다 얼어죽었을수도 있고. 오늘 하루를 끝마치기 위해, 나는 멋들어진 양복을 입은 신사의 얼굴과 그의 아내를 떠올렸다. 정말 미안하지만, 나도 살아야지.


* * * *


어머니 러시아의 지평선에 아침해가 떠오른다. 이걸로 체호프 뺨치는 시를 써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잠깐, 체호프가 시인이었던가? 내가 아는건 그 사람이 총이 있으면 쏴야한다는 극단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 밖에는 모르는데. 


나는 까칠까칠한 담요를 벗어던지고 체조를 시작했다. 일찍 일어난 저격수가 목표를 잡는 법이지. 요즘 허리가 찌뿌등하니까 허리 운동을 위주로 해야겠어. 하나, 둘, 하나, 둘. 방금 전에 골반에서 영 좋지 않은 소리가 난 것 같은데. 으흠. 어쩌면 50대 이전에 허리가 나갈지도 모르겠다. 나도 노후 준비는 해야지.


아침의 얼어붙는 듯한 바람이 문틈 사이로 새어들어왔다. 암시장에 더 나은 모포가 있으면 좋겠는데. 어쩌면 명예에 미친 얼간이가 훈장과 담요를 바꿔줄지도 모르지. 너무 낙관적인 생각인가?


가볍게 체조를 끝낸 후, 나는 옷을 더 껴입었다. 한 20년은 된 듯한 헤지고 너덜너덜한 샤프카, 샤프카는 갓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게 할 정도의 털옷. 일상이다. 나는 문을 열고 집을 나섰다. 문에 자물쇠를 채울까 생각했지만, 훔쳐갈거라고는 훈장 밖에 없으니까 필요 없겠지. 솔직히 누가 훈장 같은걸 훔쳐가겠어.  나도 따뜻한 공동주택에 살고 싶어라. 니키타 흐루쇼프 동무, 우리 이름도 같은데 흐루숍카 한채만 주시면 안됐습니까. 레오니트 전 서기장이 쫓아내셨던가. 어쩌면 지금 내 신세가 전전 서기장보다는 나을지도 모르겠구만.


나는 얼어붙은 눈이 덮힌 길을 따라 걸어갔다. 집단 농장으로 가는 길. 털 부츠 아래에서 바스라지는 눈이 기분 나빴다. 그저 그런 겨울, 아주 춥지는 않은 겨울, 추운 겨울, 그리고 뭐 빠지게 추운 겨울. 소비에트 연방에 존재하는 유일한 계절이다. 지금은 아주 춥지는 않은 겨울이다. 곧 추운 겨울이 오니까 땔감과 식량을 미리 준비해 놓아야 할텐데,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도 힘든 나로서는 막막할 따름이다.


엇, 시발. 부츠 밑창이 떨어졌다. 한 켤레 밖에 없는건데. 어제부터 재수가 없다. 눈이 신발 안으로 들어오지 않기를 바라며, 나는 빠른 발걸음으로 집단 농장 안에 들어섰다. 


“니키타. 자네가 웬 일인가. 혼자서 쳐먹을 감자가 다 떨어진겐가?”


“맙소사, 저를 너무 잘 아시는군요.”


50대 중반임에도 농장을 책임지는 불굴의 사나이, 바실리예프 아저씨다. 불쌍하게도 집단 농장이 어려워진 이후로는 머리숱이 눈에 띄게 줄어드셔서 조금 의기소침하시다. 


“입 다물게. 일주일간이나 농사를 빠지다니, 낮짝이 얼마나 두꺼운지 상상도 못하겠군.”


능글맞게 대답하고픈 욕구가 샘솟았지만, 겨우 일주일 전보다 넓어진 이마가 안쓰러워 나는 조용히 입을 닫았다. 


“내가 자네랑 뭔 말을 하겠나. 가서 감자나 마저 심게.”


“바실리예프 씨의 머리를 보니, 파시스트에게 어머니 러시아가 고통 받던 때가 생각나는 듯 합니다...”


“입 다물고 감자나 심으라고.”


“빌어먹을 제 3제국에게 조국의 영토를 야금야금 빼앗기듯이, 날로 후퇴하는 모발 전선을 보니...”


억센 주먹이 내 관자놀이를 후려친다.


* * * *


감자. 차르보다 가깝고 보드카보다 먼 인민의 벗. 나는 허리를 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놀라운 일이었다. 사시사철 눈에 가려진 이 삭막한 땅에도 생명이 자라날 수 있다니. 


“해산.”


“수고하셨습니다.”


허리가 뻐근하다. 하기야 몇시간 동안이나 몸을 숙이고 있었으니, 뻐근하지 않으면 그것도 이상하기는 하겠다만. 


“니키타, 자네는 남게. 할 말이 있으니.”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서둘러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짐이라고 해봤자 작은 낫, 혹은 낡은 가방 밖에 없었지만서도, 그것 밖에 없기에 더욱 거기에 집착하게된다. 역설적이다. 사유 재산의 금지는 인민들이 소유에 집착하게 만든다. 


“일주일간 빠진건 죄송하게 됐습니다.”


“그 이야기를 하려는게 아닐세.”


“그렇다면…”


“어제 차가 보이더군.”


“별일이군요. 이 깡촌에 누가 볼일이 있는지.”


“자네 집 앞에서 멈췄어.”


어제 그 인간이 온걸 본건가? 무슨 이야기를 하던간에 좋은 쪽으로 흘러가지는 않을 것 같다. 최악의 경우에는 이 동네를 떠야할 수도있고, 어쩌면 그러기 전에 사람을 죽여야할수도 있다.


“조심하게나. 레오니트가 죽은 이후로 분위기가 좋지 않아.”


“언제는 분위기가 좋았던 적이 있습니까?”


다행이다. 아마도 누군가가 나를 밀고했다고 착각했던 것 같다. 바실리예프 씨가 헛웃음을 터뜨린다. 


“맞는 말이야. 맞는 말이고 말고... 하지만 요즈음에는 더더욱 심해졌어.”


“뭐가 심해졌단 말입니까?”


“증발. 사람들이 소리소문도 없이 사라지는데, 아무도 그걸 눈치채지 못하더군. 아니면 모른척 하거나.”


“여기에서는 사람이 사라진 것 같지는 않은데요.”


“그렇지. 이곳에서는. 벨로스톡에 있는 집단농장 알고 있나?”


“가보지는 않았지만... 알고는 있습니다.”


“거기에 있던 사람들중 절반이 사라졌네.”


아주 막나가자는거구만. 집단농장의 반이라니, 적어도 수십명은 되는 사람들을 끌고간건가. 그러려면 트럭이라도 몰고 왔어야할텐데. 이 지랄맞은 땅에 트럭에 쓸 기름이 남아있다는게 놀라운걸.


“다시 말하는거지만, 조심하게나. 언제나 듣는 귀가 있는지 살피고. 말실수 한번으로 끌려가는수가 있으니.”


“감사합니다. 바실리예프 씨도 조심하시죠.”


“일손이 사라지면 나도 곤란하니까.”


* * * *


노동이 그대를 자유케하리라! 삶에서. 늘 느끼는거지만 농사란 일은 정말이지 힘든 것 같다. 허리가 끊어질듯 쑤셔온다. 더 웃긴건 이렇게 일하고도 가을 전에 겨우 감자 몇십알을 거두는게 일상이라는 사실이다. 정말이지, 누가 이따위 땅에다가 마을을 지을 생각을 한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옥 밑바닥의 흙도 이곳의 땅보다는 비옥할텐데. 그곳에서는 얼어죽을 걱정도 없고.


까슬까슬한 담요가 수염에 얽힌다. 진짜 암시장에서 훈장과 담요를 바꿔줄 정도로 멍청한 사람은 없을까? 늙은 꼰대중에서 찾아보면 몇명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내일은 암시장에 가자. 운이 정말, 정말 좋다면 아직 쓸만한 담요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자잘한 생각을 하며 눈을 감았다. 피부에 느껴지는 찬 공기의 감각이 무뎌진다. 온몸이 붕 뜨는듯한 감각이 나를 감싼다. 


탕. 익숙하고 짜증나는 굉음이 고막을 꿰뚫는다. 어느 개념 없는 놈이 한밤중에 총을 쏘는걸까. 연방에 산다면 당연히 낫과 망치를 써야지. 나는 일어나서 창문으로 걸어갔다. 총소리를 한두번 듣는 것도 아니고, 창문을 닫은 후 다시 잠을 잘 생각이었지만 미약하게 풍겨오는 화약 냄새에 나는 마음을 고쳐먹었다. 냄새가 여기까지 퍼질 정도라면 근처에서 탄이 발사되었다는 의미니까. 문을 열고 밖으로 발을 내딛자, 화약 냄새가 한층 더 짙어졌다. 불길한 예감이 등골을 타고 달린다.


발걸음을 뗄 때마다 냄새가 짙어진다. 화약 냄새에 섞여 또 다른 냄새가 코 끝을 맴돌았다. 비릿하고 녹슨 냄새. 피 냄새다. 나는 발소리를 죽이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바람에 실려오던 냄새들은 어느새 코를 찌를 정도로 강렬해져있었다.


판자촌의 중앙에서 나는 걸음을 멈추었다. 익숙한 모양의 권총 한자루가 땅바닥에 굴러다니고 있었다. 일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감이 왔다. 누가 총에 맞았는지도 알 것 같았다. 언제나 듣는 귀를 조심하라면서, 정작 그 말을 할 때에는 아무런 경계도 하지 않았었지. 나는 냄새를 따라가는 대신 뒤돌아서 다시 집으로 향했다.


“정말 성가시군, 자네. 감이 좋아.”


뒤에서 총구가 나를 겨누었다. 어젯밤의 재수 없는 남자다.


“감사합니다. 그 총은 겨누지 말아주시면 안됩니까?”


남자가 실실 웃는다. 바실리예프 씨는 벌써 죽었나? 비명이 들리지 않은 것을 보면 단숨에 끝난 것 같기는 하다.


“미안하지만 안되네. 당에 대한 자네의 충성심이 조금 흔들린 것처럼 보이거든.”


씨발놈, 진짜 마음에 드는게 하나도 없네. 나는 손을 들어 아무것도 들고 있는게 없음을 그에게 보였다. 


“자. 무기 없습니다. 서기장님 충성충성. 마르크스, 스탈린, 레닌 만세. 됐습니까?”


“스탈린은 머저리였어.”


“그러면 그렇게 합시다.”


재수 없는 남자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권총을 내렸다. 그는 나에게 보여주듯이 멋들어진 가죽 홀스터 안에 권총을 집어넣었다.


“쏠 생각은 없었네. 애초에 차를 몰고와서 들킨건 내 쪽이기도 하고. 다만 누군가가 알면 곤란해지니까, 그 남자는 처리했네.”


“죽일 필요까지는 없지 않았습니까.”


“살릴 필요도 없었지. 불안의 요소는 제거하는게 소련의 방식이지 않나.”


“그렇죠. 스탈린 시절부터 이어져온 전통이니.”


“한방 먹었구만. 하여튼 그런 이야기일세. 자네가 없으면 나도 곤란해. 화요일의 일이나 준비해주게나.”


남자가 뒤돌아서서 걸어갔다. 나는 그가 판자촌 너머로 사라지기 전에 입을 열었다.


“벨로스톡의 증발은 무슨 이야기입니까?”


그가 발걸음을 멈췄다. 


“별 일 아니네. 늘 있었던 일이지. 숙청, 본보기, 희생양.”


“집단 농장의 사람들은 아무런 관계가 없을텐데요.”


“아니, 충분한 관계가 있지.”


“무슨 관계입니까?”


남자가 한참을 망설였다. 물어보지 말았어야 했는데. 호기심은 고양이를 죽이는 법이다.


“경고일세.”


어떻게 되던, 여기까지 온 이상 물어보기 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나는 그나마 있던 호기심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다른 질문을 물었다.


“경고라니, 누구에게 보내는 경-“


“우리. 그 이상은 알려줄 수 없을 것 같군.”


그가 넌덜머리가 난다는 듯 고개를 젓고 걸어갔다. 분명히 좋은 일은 아닐텐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여태껏 안좋은 기분은 틀린 적이 없었는데.



=====================================


고칠 부분좀 조언해줘


욕해도 좋음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SNS로 싸우면 절대 안 질 것 같은 고집 있는 스타는? 운영자 24/05/06 - -
공지 라이트 노벨 갤러리 이용 안내 [65] 운영자 15.03.12 27176 38
157636 어마금 마신들이 좆밥인 이유 ㅋㅋㅋ.fact ㅇㅇ(118.235) 05:28 34 0
157635 의외로 정발 존나 잘되는거 [3] 라갤러(110.44) 02:08 146 0
157634 스캔한 pdf 파일을 epub로 바꾸는 법 없냐? [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112 0
157633 일본어 독해 좀 여쭤 봅니다 [2] ㅇㅇ(221.139) 05.10 120 0
157631 테라코마리 볼때마다 천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66 0
157630 ocr 떠본 게이 있노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55 0
157629 흡혈공주 코마리 정도면 로리맞지? [3] ㅇㅇ(119.201) 05.10 108 0
157628 오늘 6화 [2] 라갤러(1.11) 05.10 106 3
157627 모험가가 된 딸 어쩌구 본 사람 이거 설명 좀 [2] 코시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142 0
157626 초창기라노벨 중에 왜 그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104 0
157625 요즘.인기많은빵.구매 [4] ㅇㅇ(211.119) 05.10 191 0
157624 수위오지는 백합 추천좀제발ㅠㅠ [2] 라갤러(106.101) 05.10 111 0
157623 작품추천좀 재밌게 본 목록있음 [5] 라갤러(203.252) 05.10 135 0
157622 러브라인이 있고 재미있는 라노벨 추천점 [4] 애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124 0
157621 원서신간컬러삽화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207 3
157620 님덜 lv2전직용사 라노벨로 볼만함? [8] 애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96 0
157619 메인히로인이 나이 9살 이하인 작품 추천좀 [3] ㅇㅇ(119.201) 05.09 136 3
157618 이거 일부작가만 이러는건가.. [2] 라갤러(118.35) 05.09 139 0
157616 와 시발 발할라 오틴틴관 연재 다시 하네 [3] 코시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108 1
157615 무직전생이후로 묵직한 판타지라노벨이 안나오는구나 [8] 라갤러(175.193) 05.09 158 0
157613 초 꿀잼 라이트노베 추천. [4] ㅇㅇ(125.183) 05.09 169 1
157612 원래 라노벨 시켰을때 모서리쪽 구겨져서 옴? [5] ㅇㅇ(211.52) 05.09 150 0
157611 신간나오네 [1] MiT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211 1
157610 괴물공주 1권 후기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168 0
157609 이모키스 뿌릴 때 받을걸 아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205 0
157608 오크 영웅 이야기 << 이거 재밌음?? [1] ㅇㅇ(118.235) 05.09 87 0
157607 라노벨 e북 검열은 "굳이 ㅈㄹ"을 하는거임 [7] ㅇㅇ(121.180) 05.09 424 13
157606 리디가 여초성향 심한데 뭔 소리임 [2] ㅇㅇ(118.235) 05.09 189 3
157605 이건 어디까지나 소꿉놀이니까 식질 [6] 라갤러(211.105) 05.08 350 4
157604 니시노 재밌냐 [1] 라갤러(125.142) 05.08 106 0
157603 마나토끼, 북토끼 다운로드+광고 제거 확장 프로그램 출시했습니다. [1] 금욕개발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8 344 3
157602 비탄 망령 11권 정발 언제하냐 양심없는 출판사들아 [4] 라갤러(223.39) 05.08 146 3
157601 블레이드 앤 바스타드 언급이 없노 ㅋㅋ [5] ㅇㅇ(118.36) 05.08 139 0
157600 이거 소설도 재밌나여 [7] ㅇㅇ(124.50) 05.08 250 1
157599 현역jk아이돌2권 후기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8 245 3
157598 최심부 언제 나오냐 [3] ㅇㅇ(211.230) 05.08 95 0
157597 요즘 출판사 개박봉 3D업계구만 라노벨 왜 낙태냐고 징징 ㅋㅋ [3] ㅇㅇ(118.36) 05.08 189 4
157596 황금의 경험치 읽어는데 나랑은 안맞네 ㅇㅇ(1.209) 05.08 72 0
157595 권수좀 많은 먼치킨물 추천좀 [4] ㅇㅇ(118.235) 05.08 131 0
157594 나이들면 여캐 취향바뀐당께 ㅇㅈㄹ ㅋㅋ [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8 267 6
157593 이세계의 묵시록 마이노그라<이책 초판만 나오고 증쇄는 안들어감?... [1] 포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8 113 0
157592 신유희 이번화 ㅈㄴ 유희왕같노 ㅋㅋ [2] ㅇㅇ(222.121) 05.08 161 0
157590 던만추 16권 좀 실망이네 [7] 코시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8 276 0
157589 옛날에 단칸방의 침략자 조금 봤던거 같은데 [2] 라갤러(118.44) 05.07 111 0
157588 서점에서 요새 라노벨파나?? [4] 방구석윾붕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7 204 0
157587 디씨 에디터 병신 같네 라갤러(1.11) 05.07 91 0
157586 의매생활 이거 완전 고미잖아 www [1] ㅇㅇ(59.2) 05.07 208 0
157585 이건 어디까지나 소꿉놀이니까. (막간-2) [4] 라갤러(1.11) 05.07 218 14
157584 이건 어디까지나 소꿉놀이니까. (막간) [5] 라갤러(1.11) 05.07 374 12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