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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가득찬 이 세상에 구원을 2화 감평좀 부탁드려요 ㅠㅠ

lov2r(223.38) 2018.11.30 12:56:54
조회 135 추천 0 댓글 2

2. 성녀의 행방


이른 아침 교국에 동이 트기 시작하며 햇빛이 교황성을 황금빛으로 물들여갔다.


빛나는 교황성과는 달리 교황성의 내부는 암울하였고 시끌벅적 했다.


성녀의 방에 아침식사를 올리러 간 사제들이 성녀가 사라진 것을 알았기 때문에.


이 소식은 교황에게 들리기까지 얼마 걸리지 않았고, 이 소식을 들은 교황의 얼굴이 굳어져만갔다.


"성녀님께서 사라졌다는 것이 사실인가?"


"그, 그렇습니다."


평소 보고를 하는 사제가 지금까지 이런 일은 몇 번 없었기에, 많이 당황한 듯 말을 더듬었다.


"교황성 내에 있는 모든 방은 샅샅이 찾아본 것이겠지?"


"예... 모든 곳을 찾아보았지만, 성녀님은 안 계셨습니다."


"흠..."


교황이 손으로 흰수염을 길게 늘어트리며 하급사제와 눈을 마주치더니.


점잖던 얼굴을 갑작스레 일그러트리고 얼굴을 붉히며, 고함 치기 시작했다.


"이번 대의 성녀님은 잘 지켜봐야 한다고 귀에 닳도록 말하지 않았는가!"


"죄, 죄송합니다. 하지만 대교ㅈ...."


"닥쳐라! 지금 상황에서 변명이 나오는겐가? 가장 중요한 직무를 유기하다니 이것 자체가 신성모독이나 다름없다!"


교황이 얼마나 큰 소리로 고함쳤는지, 이내 헉헉하고 숨을 몰아 내쉬었다.


전대 성녀들도, 가끔씩 사라지는 경우가 몇 번 있었지만 얼마 있지 않아서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 교국 내 마을을 구경하고 싶다던지, 하는 이유 등으로 몰래 나간거기에.


하지만 이렇게 성을 내며 고함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였다.


사제는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만서도 침묵하였다.


어느덧 고함치던 교황도 서서히 화를 가라앉히기 시작했다.


"하아... 지금 팔라딘 니도어는 있는가?"


팔라딘, 그라시아 교국의 단 3명뿐인 일개 여단을 통솔하는 최고위급 성기사.


팔라딘이란 작위를 하사 받기 위해선 흔들리지 않는 신앙심, 교국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 신성력의 정밀 구사, 무기의 숙련도를 비롯하여 모든 것이 출중해야한다.


그 중 루베르 니도어는 19살이라는 최연소로 팔라딘이 된 여성이며, 평소 성녀와 가장 친분 두터운 사이였다.


"예... 아마, 수련장에서 여단병들의 훈련을 진행하고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우선 니도어를 급히 호출하라. 그리고 자네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임을 명심하도록."


"예... 새겨 듣겠습니다."


사제가 조아리던 고개를 들며 교황실을 나가자, 교황이 주먹을 쥐며 의자 팔걸이를 힘껏 내려쳤고, 또 다시 표정이 일그러졌다.


"이...이익!!! 목표가 눈 앞에 있었는데, 내 실책이로구나... 계집년의 관리에 좀 더 신경 썻어야 하였거늘...!"


***


"으, 으음..."


렌디아가 짤막한 신음소리를 내며 두통이 있는 듯 손으로 머리를 짚으며 일어났다.


낯선 풍경이 보이는 탓에, 정황을 파악하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았다.


둘러보는 렌디아의 눈에 들어온 것은 썩을 대로 썩어 곧 부서질 것 만 같은 나무 문, 낡은 침대와 자신에게 덮혀져있는 쾌쾌한 냄새 가득한 이불, 또 어두컴컴한 방을 조금이나마 밝혀주는 랜턴만이 보였다.


"여, 여긴..."


렌디아가 기억을 더듬고 있던 와중에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서둘러 렌디아가 이불을 덮어쓰고 눈을 감으며, 귀에 신경을 집중시켰다.


파사사삭ㅡ


"하아... 아무리 낡았다지만, 이 오두막은 당최 안 부서지는게 없네."


낯선 목소리에 렌디아가 실눈을 뜨고 바라보자, 클라드가 부서진 문 손잡이를 들며 투덜거리고 있었다.


실눈이지만 너무 빤히 쳐다본 탓일까, 클라드와 눈을 마주치자 바로 눈을 감았다.


"아, 일어났나보군."


클라드의 말에 렌디아는 못 들은 척 외면하였다.


그런 렌디아의 모습이 웃겼는지, 이내 클라드가 천천히 다가가며 이불을 휙 하고 낚아챘다.


"꺄아아악!"


이불이 들춰지자, 자기도 모르게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렌디아가 침대에서 땅으로 나자빠졌다.


엉덩방아를 찧었는지, 이내 렌디아가 엉덩이를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그런 모습을 지켜 보던 클라드가 팔짱을 끼며 코를 긁적였다.


"그러게, 왜 자는척을 해. 나랑 눈도 마주쳤으면서."


"으으... 다, 당신은?"


"흠... 너와 교국에서 도망치고 보호해줄 사람...?"


렌디아가 클라드의 눈을 마주보며 멀뚱멀뚱 쳐다보았다.


마치 어리둥절 하다는 듯.


순간 두 사람의 사이에서 정적이 흘렀고, 이내 렌디아가 다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정신을 잃고 깨어난 이런 음침한 공간에서, 처음보는 남성이 자신을 1년간 지켜준다고 하니 어안이 벙벙할 수 밖에.


"네?"


"오쿠러스가 아무런 설명도 안해주었나?"


클라드의 말에 렌디아가 정신을 잃기 전, 마지막으로 들었던 오쿠러스의 말이 불현듯 뇌리에 스쳐가기 시작했다.


'죄송합니다. 그 분이 그라시아 교국에 들린 이상,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습니다.'


"맞아. 분명 대교주님께서... 잠깐만, 대교주님은 어디에 계시죠?! 이런 일을 저지른 경위를 들어봐야 합니다!"


"오쿠러스는 이미 교황성으로 돌아간지 오래야. 그나저나, 너의 반응을 보면 역시 아무런 설명도 안해주었나 보군."


클라드가 예상했다는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러고선, 털썩 앉아있는 렌디아에게 다가가 손을 뻗어주었다.


"우선, 일어나. 관리 안 된지 오래 된 오두막이라 꽤 더러워."


"됬습니다. 혼자서 일어날 수 있으니까."


클라드가 뻗은 손을 렌디아가 무시하며, 일어나 엉덩이를 털어내기 시작했다.


렌디아를 향해 뻗었던 손이 갈 곳이 없어지자 클라드는 무안해하며 손을 걷었다.


"...일단 렌디아 너도 일어났으니, 슬슬 채비를 서둘러야겠어."


"자, 잠시만요. 제 이름은 어떻게 아시는거죠. 그리고 전 떠난다고 하지도 않았어요."


"오쿠러스가 알려줬어. 앞으로는 싫어도 봐야 할 사이인데, 이름정돈 불러줘야지. '너' 라던가 '성녀'라고 부를 순 없는 노릇이잖아 안 그래?"


"..."


렌디아는 어이가 없어 말이 나오지 않는 듯 했다.


그리고 오쿠러스가 무슨 목적을 위해 자신을 납치하고 이 사람에게 맡긴 것인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누구라도 이해 할 수 없지 않을까.


대주교에게 설명을 요구하자 시간이 촉박하다며, 바로 납치로 이어졌고 눈을 떠보니 이런 낡아빠진 오두막에서 모르는 남성이 자신을 지켜주겠다고 하니...


렌디아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당연하게도 믿을 수 없을 터.


"질린다는 듯한 표정 짓지마. 나도 좋아서 하는건 아니니깐."


"그럼 절 교황성으로 돌려보내주세요."


"그건 안돼. 나에게 적어도 널 6개월간 보호해야한다는 명목이 생겼거든."


"그 명목이란게, 얼마나 대단하길래요?"


렌디아의 말에 클라드가 복잡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랜턴의 손잡이를 만지작 거렸다.


그런 클라드의 모습을 보니, 무언가 분위기가 냉소해지는 듯한 느낌을 받은 렌디아.


그런 와중에 클라드가 빙긋 웃어 보였지만, 냉소한 분위기는 여전한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


이에 렌디아가 치맛자락을 꼬옥 쥐기 시작했다.


"...발렌이 너와 관련되있다고 했어. 뭐... 너의 마음도 이해 못하는건 아니지만."


"발렌...? 발렌이라면 마왕과 동귀어진했다는 영웅 발렌 잔 센티엘님 말씀이신가요?"


"맞아. 죽은 줄 알았는데... 오쿠러스가 신전 앞에서 발렌이 서성거리는걸 목격했다더군. 그리고 너와 연관되있다고 말이야.


클라드는 침착하게 말하려던 것 같지만, 마음처럼 되진 않았는지 목소리가 가라앉았다.


마치 침울한 것처럼.


"그럴리가... 저는 그분의 얼굴도 몰라요. 그리고 애초에 저와 그 분이 관련있다 해도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죠?"


"...내 연인이였어."


의도치 않았지만, 클라드의 가슴에 비수를 꽂아 넣은 느낌을 받은 렌디아.


그녀가 잘못한 것은 아니였지만, 왠지 모르게 렌디아는 괜스레 숙연해졌다.


하지만 숙연해지면서도 이상하게 생각했다.


발렌 잔 센티엘에게 연인이 있다는 소리는 어디에서도 듣지 못하였기에.


"센티엘님께 연인이 있다는 소리는 듣지 못하였는데요..."


"비밀이였으니 말이야. 너 같으면 마왕을 토벌하러 가야 하는 영웅이 연애를 하고 있다면 좋은 눈으로 바라 볼 것 같아?"


"그, 그렇지 않..."


"...만약 너가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세간은 절대 좋게 봐주지 않아. 그 당시부터 지금까지 나와 발렌이 사귀는 것을 아는 사람은 발렌 외 영웅 3명과 오쿠러스, 그리고 교황밖에 없었어."


렌디아가 대답하려던 도중 클라드가 말을 끊으며 입을 열었다.


렌디아가 자신의 말에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이자 그 모습을 보곤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이내, 화제를 전환하고자 말을 돌렸다.


"그 이야기는 우선 여기까지만 하지 나중에 더 들려줄게. 출발 할 준비부터 하지."


"자, 잠깐 이야기가 왜 그렇게 되죠?"


"뭐가?"


"저는 당신과 떠난다고 단 한마디도 말한 적 없는걸요."


"쯧..."


클라드가 혀를 차기 시작했다.


렌디아의 동정심을 사 어영부영 넘기며 데려가려했던 계획이 안먹혔다.


이미 시간을 많이 낭비했기에, 더 이상 말로 타이를 수는 없었다.


클라드가 렌디아에게 다가가 어깨를 잡기 시작했다.


"뭐, 뭐하시는건가요."


"이거 하려는거에요."


클라드의 손이 어깨에서 렌디아의 머리로 천천히 향하였다.


이에 렌디아가 불안한 기색이 엄습해왔고, 침을 꼴칵 삼키기 시작했다.


"서, 설마 잠깐만ㅇ...."


쾅ㅡ 털썩...


"후... 안고 가는건 힘들어서 깨어날때까지 기달렸는데, 이러면 완전 나가리잖아..."


잠재울 수 있는 마법도 쓰지 못하고, 그렇다고 성물이나 향초가 있는 것도 아니니. 머리를 박아 기절시키는 약간 무식한 방법을 선택했다.


죄책감은 없었다. 오직 진작에 이렇게 할 것을 괜히 시간만 낭비한 것이 되버려 후회 할 뿐.


그렇게 클라드가 기절한 렌디아를 들어올려 어깨에 매쳤다.


"슬슬 교황성에서 대응 할 것 같아서 말이야. 미안하지만, 더 이상 네 말장난에 맞춰줄만한 시간은 없어."


***


대예배실의 큰 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그 소리와 함께 들어오는 한 여성과 그 뒤를 따르는 건장한 체격의 남성 2명.


세 사람은 들어오자마자 머리를 조아리며 교황에게 경의를 표하였고, 한쪽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


"왔는가 갑작스레 호출하여 미안하군 니도어..."


"아닙니다. 이 루베르 니도어 성녀님이 실종 되었다는 말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왔습니다."


그녀가 답하는 동시에 대예배실의 창문 틈 사이로 햇빛이 스며들어왔고.


그녀의 불이 일렁거리는듯한 적색의 장발과 그에 대조되는 바다처럼 잔잔한 푸른색의 눈이 부각되었다.


"알고 있었는가. 그렇다면 이야기가 빠르지. 성녀님이 도망칠리는 만무할 터. 아마 납치일거라 추정되니, 서둘러 모셔오게."


니도어의 눈이 잔잔하던 바다가 마치 성난파도라도 일어난 듯 일렁거리고 있었다.


입술은 어찌나 꽉 깨물었는지, 입가에서 그녀의 적색 장발보다 새빨간 선혈이 흐르고 있었다.


"예, 이 루베르 니도어. 팔라딘의 명예를 걸고 유일신께 맹세합니다. 이단자를 척결하고, 성녀님을 상처 하나 없이 신속히 모셔오겠음을...!"


그렇게 니도어는 교황의 한 쪽 손등에 입을 맞추며 대예배실을 나가였다.


그녀가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곤 교황에게서 음산한 기운이 감돌며 섬뜩하게 웃는 듯한 표정으로 턱을 괴었다.


"그래, 빨리 데려와라... 나의 오랜 숙원을 위한 계획이 틀어지기 전에... 우선 교황성 내부에 있는 쥐새끼부터 찾아볼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감평좀 해주세용 ㅜ 1화는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web_fic&no=75943&page=2 <<< 요기에 있슴당...


피드백 있빠이 주심 감사하겠슴미다... 보고서 다음화를 넘길 것 같은지도 말씀해주셨으면 조케써여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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