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할 짓 없으면 감평이나 해주고 가라(2)

ㅇㅇ(59.17) 2019.02.22 22:28:14
조회 77 추천 0 댓글 2

낮을 찢어서 만든 음란한 불빛들이 끈적한 소음을 타고 흐른다퍼져나가는 빛들은 라스푸틴의 거리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벌겋게 취한 얼굴로 비틀거리는 남자약에 취한 것인지 괴상한 트럼펫 소리를 내며 촉수를 흔드는 텐티클푸른 피부의 발가벗은 여자를 집어삼킨 하얀 슬라임. 12개의 다리를 바쁘게 움직이며 걸어가는 인섹트행인의 주머니를 털고는 땅속으로 숨는 플로라. 8개의 가슴을 드러낸 채호객을 하는 여자그 옆에서 대놓고 마약을 홍보하는 사이보그 남자어두운 골목길에서 조용히 눈을 빛내는 암살용 안드로이드발에 채는 돌멩이처럼 보이는 손가락별 하나 없는 밤하늘을 집어삼킨 거대한 광고 스크린.

영원한 밤의 도시라스푸틴의 거리는 마치 괴물처럼 사람들을 삼키고 뱉어내고 있었다.

나는 이 광경에 녹아들어 그 중 무엇에도 관심을 주지 않고 있었다몇 번이고 자극적인 향의 손길이 내 손등을 간질이고 매끄러운 혀가 내 귓속을 파고들었지만 전부 무시했다정확히는 무시했다는 자각도 없이 지나쳐버렸다내 정신은 온전히 오늘 매상을 계산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었다.

남자는 40회를 채우고 나서야 만족했다실로 경이로운 숫자였다사람을 죽이는 건 의외로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고된 일이다내 오랜 단골손님들도 30번이 한계인데, 40번이라니거기에 더해 그는 단 한 번도 똑같은 방식도구로 나를 죽이지 않았다오늘 보여준 몇 가지 방법은 매뉴얼에 넣어도 좋을 정도였다이 정도면 이쪽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어쨌든그 덕분에 오늘 매상은 꽤 괜찮았다그것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걷다 보니 어느새 소음도행인들도빛도 희미한 곳에 도착했다깜빡거리는 전광판이 드문드문 위치하며 음울한 표정들을 비추는 곳이었다그 표정들 아래에는 간혹 엉성한 무기가 섬뜩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하지만 나는 거침없이 그들 사이를 걸었다약에 뇌가 절여지지 않는 이상 죽지도 않는 놈을 털려는 바보는 없으리라.

로스트의 식료품점.’

그렇게 쓰인 전광판 아래에서 발걸음을 멈추었다전광판이 달린 가게를 바라보니 가게가 아니라 가정집이 보였다그는 여전히 그 집에서 장사하고 있었다낡은 현관문을 두드리곤 안으로 들어갔다.

어쨌든정말 진지하게 저희 모험단의 동료가 되실 생각이 없으신가요?”

조금 전까지 하고 싶지 않은 이유를 열심히 말해준 것 같은데

하고 싶지 않은 이유는 곧 하고 싶은 이유이지요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아가씨가 미친 걸까내가 미친 걸까?”

그렇습니다매일 같이 총 맞아 객사하는 사람들이 무더기로 나오는 이 행성미치지 않고서는 살 수 없겠지요하지만 이젠 더는 미치거나 벌벌 떠실 필요 없습니다이 계약서에 도장만 찍으면 지금 당장이 행성에서 나갈 수 있으니까요!!”

아가씨혹시 귀먹었어?”

아직 식인할 만큼 미치진 않았습니다물론모험에는 그만큼 미쳐있습니다!!”

젠장할좆 까!”

전 깔 좆이 없으니 긍정의 의미로 받아들여도 되겠지요?”

이이이이이이익!!

자지러지는 소리를 내며 목덜미를 잡는 로스트를 보며 나는 조금 황당한 기분을 느꼈다항상 어두운 얼굴로 씹어뱉듯 말하는 그였다내가 매일 저녁 이곳에 들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대화를 나눈 것은 손에 꼽힐 정도였다그마저도 매우 짧았다하지만 지금의 그는 말을 줄줄 쏟아내고 있었다언뜻 보면 화를 내는 것 같지만 나는 그의 표정에서 분명한 기쁨을 읽을 수 있었다그 역시도 사람인지라 은연중에 사람과의 대화를 그리워했던 걸까?

그런 생각들에 빠져 멀뚱멀뚱 서 있으니 시선이 집중되는 것이 느껴졌다쑥스러움보단 빠르게 이 화기애애한 상황에서 빠져주고 싶은 마음에 잡생각을 치우고 계산대로 다가갔다나와 마주 보고 서자 로스트는 다시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왔다말은 필요없었다품속에서 이코시를 꺼내 계산대 위에 올려놓았다그는 거대한 손으로 동전을 집어 들고는 창고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실례지만 여기 단골이신가요?”

나는 고개를 돌렸다. ‘아가씨가 고개를 쳐든 채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목덜미를 간신히 덮는 짧은 금발은 황금을 담은 것 같다머리와 같은 색의 눈동자는 당돌하게 내 눈을 마주한다시선의 높이차나 덩치의 크기 따윈 그녀에게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 것 같았다어째서 로스트가 그녀를 아가씨라고 불렀는지 알 것 같았다라스푸틴에 놀러 온 귀족 아가씨가 길을 잃었나 보군조금 뒤에서 그녀를 바라보는 청년은 그녀의 경호원이겠지

그렇습니다아가씨.”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상대하는 법은 간단하다공손한 웃음을 붙이고 예의를 몸에 발랐다마치 지금 당장이라도 바닥에 엎드릴 것 같이 고개를 숙였다그들에게 동등한 지위의 상대방이란 한 없이 불편한 존재이다그들은 내려다보는 것에 익숙하다.

저는 아가씨가 아닌데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녀의 표정과 말투는 분명히 명랑한 소녀의 것이었다하지만 눈은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현하고 있었다차가운 눈빛에 살짝 등골이 서늘해졌다그것도 잠시 그녀의 황금빛 눈동자는 활기로 넘쳤다.

물론 제가 조금 기품이 넘치는 외모이긴 하지요어쨌든 여기 단골이시라고요그렇다면 도와주실 건가요?”

그녀의 말은 주어가 빠져있어 중의적이다그러나 뜻하는 바는 명확하다내가 그녀를 잘못 평가했다그녀는 세상 물정 모르는 오만한 아가씨가 아니었다아직 정확히 그녀가 딱 어떤 사람이라고 정의할 수는 없지만 두 가지는 확실했다이 아가씨는 매우 예리하고 오지랖이 더럽게 넓은 사람이었다.

정말 죄송하지만아가씨그건 힘들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는 이기적인 사람이다아가씨의 미간이 희미한 두 곡선을 그린다.

라스푸틴 사람들은 전부 매정하다는 소문이 마냥 헛소문은 아니었나 보네요.”

죄송합니다저 역시 입에 풀칠하기 바쁜 사람이라서요.”

왜 그가 따로 상가를 사지 않고 집에서 물건을 파시는지 알고 있나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돕지 않는다고요?”

굳이 오랜 상처를 들쑤실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오랜 상처가 아니라 곯을 대로 곯은 상처라면 잘라내야지요그냥 내버려 두는 게 아니라.”

그녀의 말은 갈수록 날카로워졌다나는 더 뭐라 말할 수 없었다그녀의 말은 정론이었다곯을 대로 곯은 상처는 잘라내야 한다그리고 로스트의 상처는 썩어 문드러진 지 오래였다.

2년 전평소와 같이 이곳에 들린 나는 잔뜩 취한 로스트와 마주했다그의 눈가는 붉었다그는 눈가를 닦고는 혼잣말하듯 말했다.

아내와 딸이 있었다.”

많은 것이 담긴 말이었다나는 그들이 어떻게 됐는지 묻지 않았다그게 가정집에서 식료품점을 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지도 묻지 않았다뭐라고 위로의 말을 건네지도 않았다태어날 때부터 고아였던 나는 가족을 겪지 못했다나는 그냥 말없이 음식을 사고 가게를 나왔다.

그리고 지금 눈앞에 이 통찰력 깊은 소녀는 그런 나를 비난하고 있었다그런 로스트의 아픔을 알아채곤 나를 설득하고 있었다로스트를 도우라고아니면 로스트를 도우려는 나를 도우라고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대단하다고밖에 여겨지지 않는 여자였다그러나 나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죄송합니다.”

소녀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왜죠.”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고 해서 꼭 일어날 필요는 없으니까요.”

쓰러지기는 너무 쉬운데일어나는 건 너무 힘들다라스푸틴의 삶은 그렇다모두가 일어나서 걸으려고 노력하지만 일어나자마자 현실은 우리를 때려눕힌다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쓰러지지 않기 위해서 일어나는 게 아니라쓰러지기 위해서 일어난다그렇다면 굳이 일어날 필요는 없는 게 아닐까물론끝끝내 일어난 사람들의 노력을 깎아내릴 생각은 없다그들은 분명히 대단한 사람들이고 존경받아 마땅한 사람들이다하지만그렇다고 해서 쓰러져 있기를 택한 사람들은 비난받아야 하는가나는 그들의 삶도 긍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몇몇 사람들은 그렇게 강하지 않으니까.

물론 이건 긴 개소리에 불과하다나는 그냥 이기적인 놈일 뿐이다.

소녀의 입이 우물거리다가 꾹 다물어진다뭐라 말하든 내 생각이 바뀌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아챈 모양이다하지만 그래도 아직 포기하진 않았는지 그녀의 눈은 의지로 빛나고 있었다.

그때마침 로스트가 창고에서 나왔다그는 계산대 위에 주먹만 한 단백질 바 하나를 올려놓았다나는 그것을 품속에 넣었다전보다 무게가 준 것 같았지만 불만은 없었다주린 배를 채우기에는 충분한 양이었다나는 별 미련 없이 밖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당신도 우리 모험단에 가입하지 않을래요?”

아가씨!!”

명랑한 목소리가 내 발을 낚아채고 비명에 가까운 외침이 내 뒤통수를 후린다비틀거리며 뒤를 돌아보니 지금까지 뒤에서 아가씨를 지켜만 보고 있던 청년이 인상을 구기고 있었다주의 깊게 바라보니 조금 까칠해 보이긴 해도 전체적으로 시원한 느낌의 미청년이었다그는 그만큼이나 인상을 구기고 있는 소녀를 사파이어 같은 눈으로 노려보고 있었다소녀는 당당히 시선을 마주하며 말했다.

또 왜.”

진짜 몰라서 물으시는 겁니까?”

언제는 일부러 물었다는 듯이 말한다?”

그럼 어제링컨 표준시 12시 31분 29라스푸틴 우주 정거장에선 진짜 몰라서 그렇게 물으신 겁니까?”

그때의 나는 네가 그렇게 무능한 놈인 줄 몰랐었거든.”

왜 모두 제 잘못인 것처럼 말씀하십니까?! 아가씨도 잘한 건 없잖습니까!!”

인마?!

아무래도 저 아가씨는 사람 속을 긁는데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그들의 말다툼을 바라보고 있으니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흘러나왔다아침부터 아무것도 못 먹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나는 대충 근처 식탁에 걸터앉고 단백질 바를 까기 시작했다이대로 나가버릴 수도 있지만 깊은 통찰력이 유한 성격을 보장하진 않는다언젠가 이렇게 말없이 자리를 비웠다고 뒷골목에 끌려가 두들겨 맞은 적이 있었다.

은박지를 까니 유백색의 덩어리가 모습을 드러냈다정강이를 붙잡고 깽깽이 발로 뛰는 청년을 바라보며 한 입 베어 먹었다아무 맛도 나지 않았다.

어쨌든 딴 사람은 다 돼도저놈은 안됩니다!”

눈물이 아직 글썽한 눈으로 청년이 외쳤다아가씨의 얼굴에서 조금 전까지 남아있던 장난기가 사라졌다진심으로 짜증이 치밀어오른 것 같은 모습이었다.

아니그러니까왜 안 되는데박박 우기지만 말고 설명을 해보라고.”

아가씨는 저놈의 목에 문신이 안 보이십니까?”

반쯤 남은 단백질 바를 먹다 말고 고개를 들었다청년과 아가씨가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로스트는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지만그 역시 머릿속으로는 내 새끼 염소 모양 문신을 그려보고 있으리라그제야나는 청년의 눈에 어린 강한 혐오를 볼 수 있었다청년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내 단단한 얼굴에 튕겨 나갔다.

저놈은 목숨팔이라고요!”

목숨팔이참 재밌는 이름이다이름만 들으면 마치 암살 조직의 이름처럼 들린다그러나 실상은 정반대이다목숨팔이는 다른 사람에게 죽어주는 게 일인 사람들이다.

원래는 군사용으로 제작된 순간 부활 장치는 수많은 윤리적 문제에 부딪혀 전 은하계에서 금지되었다하지만 영원한 밤의 도시라스푸틴에선 모든 게 허용된다폭력에 대한 갈망은 누구에게나 있는 법이다이걸 너무나 잘 아는 영리하고 절박한 사람들은 금방 이 기술의 올바른 이용법을 찾아냈다사람들의 마음속 깊숙한 곳에 숨은 살해에 대한 열망을 충족하는 사람들어떤 의미에선 우리는 진정으로 몸을 팔아 돈을 버는 사람들이리라.

물론악독한 라스푸틴 사람들에게도 목숨팔이들은 도저히 상종 못 할 종자들이었다아무리 돈이 급하다고 해도 그렇지 자신의 목숨을 팔다니분명 정신이 나간 게 틀림없다짐승도 그런 짓은 안 한다그렇게 죽고 싶다면 지금 죽여주마사람들은 우리를 보며 손가락질했다가장 더러운 창녀조차 우리 옆에 서면 성녀처럼 보였다우리는 범죄자 중의 범죄자였고 쓰레기 중의 쓰레기였다.

목숨팔이가 뭔데?”

물론저 아가씨는 그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만격한 기침 소리가 로스트에게서 뿜어져 나왔다사레라도 들린 건지 기침 소리가 꽤 오랫동안 멎지 않았다청년은 믿기지 않는다는 눈길로 아가씨를 바라봤다.

아가씨제가 분명히 여기 오기 전에미안해한 귀로 듣고 한 귀로 그냥 흘렸어다시 이야기 해줘.”

눈을 보니 거짓말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저것도 대단하다면 대단한 걸까나는 단백질 바를 한 입 더 베어 먹었다.

내가 식사를 즐기는 동안청년은 열심히 내가 얼마나 부도덕한 인간인지 아가씨에게 떠들기 시작했다그가 나를 서술하는데 사용한 수사들이 어찌나 뛰어나던지불쾌감은커녕 탄성이 튀어나올 정도였다마음속으로 감탄하며 유백색 덩어리를 모두 입에 구겨 넣었을 때쯤그의 설명이 끝났다.

이제 아시겠죠?”

그리고 아니.”

?”

은박지를 구겨서 주머니에 넣고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녀는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겉보기엔 귀여운 모습이었지만 그 말엔 가시가 박혀 있었다.

아니목숨팔이들이 대강 어떤 사람들인진 알겠어자신의 목숨을 비싼 값 받고 팔아넘기는 사람들이라는 거 아냐근데 내가 모르겠는 건 그거야왜 그런 사람들을 우리 모험단에 넣으면 안 돼?”

아가씨조금 전에 말씀드렸잖습니까대부분의 목숨팔이들은 심각한 마약중독자에다가 정신병자들이라고요그런 사람들과 어떻게 동행을 하겠습니까?”

그러니까그걸 거꾸로 말하면 소수의 목숨팔이들은 죽지도 않고 매번 죽음을 마주할 만큼 간이 큰 놈들이라는 거 아냐어떻게 보면 모험단이 천직인 사람들 아니야?”

저놈이 그 소수의 목숨팔이라고 어째서 확신하시죠?”

아가씨의 얼굴이 나를 향했다.

실례지만 혹시 마약중독자거나심각한 정신 질환자세요?”

무의식적으로 대답이 튀어나왔다.

아뇨."

봐봐아니라잖아이제 우리 모험단에 넣어도 되지?”

청년은 얼굴이라도 한 대 맞은 얼굴이 되었다그것도 잠시 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아가씨저는 지금 장난 하는 게 아닙니다저 녀석들은 진짜 위험한 녀석들이라고요.”

청년의 눈빛만큼이나 아가씨의 목소리도 날카로워졌다그녀는 팔짱을 끼며 차갑게 말했다.

네 눈으로 직접 그 사람들이 위험한 사람들인지 확인해 봤어?”

저는 닭이 아니지만 어떤 달걀이 좋은 달걀인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직접적인 경험이 꼭 정확한 평가를 끌어내지 않는다는 건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아가씨의 입술이 구겨지더니 아랫입술이 입안으로 말려 들어 갔다그러거나 말거나 청년은 목석같은 얼굴로 버티고 있었다그녀의 입이 금방이라도 터질 듯이 우물거리다 꾹 다물어졌다.

알겠어.”

일말의 승리감 같은 게 청년의 얼굴에 스쳐 지나갔다이제 집에 가도 되겠지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내게 다가오는 발걸음이 느껴졌다자리에서 일어나니 어느새 그녀가 내 앞에 서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그 눈빛은 처음과 같이 흔들림 없고 당당했다.

마지막으로 묻고 싶은 게 있어요.”

별로 상관없으리라 생각했다.

.”

당신은 왜 목숨팔이가 된 건가요?”

특이한 질문이었다그 누구도 목숨팔이에게 왜 그런 삶을 택했는지 묻지 않는다그런 수고로운 짓을 왜 하겠는가사람들은 그냥 우리에게 쓰레기라는 딱지를 붙여놓고 손가락질할 뿐이다그리고 대부분은 그것은 사실이므로 우리는 분노하지 않는다다만변명 하나 정도는 품고 다닌다.

살고 싶어서요.”

아가씨는 고개를 갸웃했다.

하지만 당신은 죽은 것처럼 보이는걸요?”

그 말은 깊게 내 가슴을 찔렀다.

***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SNS로 싸우면 절대 안 질 것 같은 고집 있는 스타는? 운영자 24/05/06 - -
공지 라이트 노벨 갤러리 이용 안내 [65] 운영자 15.03.12 27174 38
157636 어마금 마신들이 좆밥인 이유 ㅋㅋㅋ.fact ㅇㅇ(118.235) 05:28 29 0
157635 의외로 정발 존나 잘되는거 [3] 라갤러(110.44) 02:08 133 0
157634 스캔한 pdf 파일을 epub로 바꾸는 법 없냐? [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110 0
157633 일본어 독해 좀 여쭤 봅니다 [2] ㅇㅇ(221.139) 05.10 117 0
157631 테라코마리 볼때마다 천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65 0
157630 ocr 떠본 게이 있노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53 0
157629 흡혈공주 코마리 정도면 로리맞지? [3] ㅇㅇ(119.201) 05.10 103 0
157628 오늘 6화 [2] 라갤러(1.11) 05.10 101 3
157627 모험가가 된 딸 어쩌구 본 사람 이거 설명 좀 [2] 코시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137 0
157626 초창기라노벨 중에 왜 그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101 0
157625 요즘.인기많은빵.구매 [4] ㅇㅇ(211.119) 05.10 188 0
157624 수위오지는 백합 추천좀제발ㅠㅠ [2] 라갤러(106.101) 05.10 107 0
157623 작품추천좀 재밌게 본 목록있음 [5] 라갤러(203.252) 05.10 131 0
157622 러브라인이 있고 재미있는 라노벨 추천점 [4] 애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122 0
157621 원서신간컬러삽화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205 3
157620 님덜 lv2전직용사 라노벨로 볼만함? [8] 애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94 0
157619 메인히로인이 나이 9살 이하인 작품 추천좀 [3] ㅇㅇ(119.201) 05.09 134 3
157618 이거 일부작가만 이러는건가.. [2] 라갤러(118.35) 05.09 137 0
157616 와 시발 발할라 오틴틴관 연재 다시 하네 [3] 코시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106 1
157615 무직전생이후로 묵직한 판타지라노벨이 안나오는구나 [8] 라갤러(175.193) 05.09 153 0
157613 초 꿀잼 라이트노베 추천. [4] ㅇㅇ(125.183) 05.09 166 1
157612 원래 라노벨 시켰을때 모서리쪽 구겨져서 옴? [5] ㅇㅇ(211.52) 05.09 150 0
157611 신간나오네 [1] MiT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209 1
157610 괴물공주 1권 후기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164 0
157609 이모키스 뿌릴 때 받을걸 아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203 0
157608 오크 영웅 이야기 << 이거 재밌음?? [1] ㅇㅇ(118.235) 05.09 85 0
157607 라노벨 e북 검열은 "굳이 ㅈㄹ"을 하는거임 [7] ㅇㅇ(121.180) 05.09 421 13
157606 리디가 여초성향 심한데 뭔 소리임 [2] ㅇㅇ(118.235) 05.09 187 3
157605 이건 어디까지나 소꿉놀이니까 식질 [6] 라갤러(211.105) 05.08 348 4
157604 니시노 재밌냐 [1] 라갤러(125.142) 05.08 105 0
157603 마나토끼, 북토끼 다운로드+광고 제거 확장 프로그램 출시했습니다. [1] 금욕개발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8 344 3
157602 비탄 망령 11권 정발 언제하냐 양심없는 출판사들아 [4] 라갤러(223.39) 05.08 145 3
157601 블레이드 앤 바스타드 언급이 없노 ㅋㅋ [5] ㅇㅇ(118.36) 05.08 137 0
157600 이거 소설도 재밌나여 [7] ㅇㅇ(124.50) 05.08 247 1
157599 현역jk아이돌2권 후기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8 243 3
157598 최심부 언제 나오냐 [3] ㅇㅇ(211.230) 05.08 94 0
157597 요즘 출판사 개박봉 3D업계구만 라노벨 왜 낙태냐고 징징 ㅋㅋ [3] ㅇㅇ(118.36) 05.08 187 4
157596 황금의 경험치 읽어는데 나랑은 안맞네 ㅇㅇ(1.209) 05.08 71 0
157595 권수좀 많은 먼치킨물 추천좀 [4] ㅇㅇ(118.235) 05.08 130 0
157594 나이들면 여캐 취향바뀐당께 ㅇㅈㄹ ㅋㅋ [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8 263 6
157593 이세계의 묵시록 마이노그라<이책 초판만 나오고 증쇄는 안들어감?... [1] 포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8 111 0
157592 신유희 이번화 ㅈㄴ 유희왕같노 ㅋㅋ [2] ㅇㅇ(222.121) 05.08 158 0
157590 던만추 16권 좀 실망이네 [7] 코시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8 275 0
157589 옛날에 단칸방의 침략자 조금 봤던거 같은데 [2] 라갤러(118.44) 05.07 109 0
157588 서점에서 요새 라노벨파나?? [4] 방구석윾붕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7 204 0
157587 디씨 에디터 병신 같네 라갤러(1.11) 05.07 90 0
157586 의매생활 이거 완전 고미잖아 www [1] ㅇㅇ(59.2) 05.07 205 0
157585 이건 어디까지나 소꿉놀이니까. (막간-2) [4] 라갤러(1.11) 05.07 218 14
157584 이건 어디까지나 소꿉놀이니까. (막간) [5] 라갤러(1.11) 05.07 372 12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