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일대기는 팩트와 루머가 섞여 있음
트리플 H는 역대급 선수이지만, 현지에서는 러쉬모어, 프갤에서는 아이콘으로 칭해지는 선수로 올라서지는 못한 선수였다.
애티튜드 에라는 명실상부 스티브 오스틴과 더 락의 시대였고, 트리플 H는 그들보다는 살짝 부족한 위치에서 믹 폴리와 함께 애티튜드 트로이카의 Third Guy 자리를 두고 다투는 형국이었다.
(현지에서는 의외로 믹 폴리보다 트리플 H를 더 많이 꼽는 편)
하지만 그런 트리플 H에게도 단 한 번. 아이콘에 도전할 수 있었던 순간이 있었는데, 이번 글을 통해 한 번 다뤄보도록 하겠다.
WWE의 2000년은 명실상부 트리플 H의 해였다.
비록 현재는 멜어준, 멜세연이라고 불리면서 유사 전문 병신으로 통하는 데이브 멜쳐지만, 이 당시에 한해서는 가장 영향력 있고 권위 있다는 평가를 받던 레슬링 평론가인 데이브 멜쳐가 운영하는 뉴스레터는 2000년 올해의 경기 top 10 중 4개에 트리플 h의 이름이 올라와 있었고, 올해의 레슬러 자리 역시도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던 더 락을 제치고, 트리플 H가 그 자리를 차지할 정도로 트리플 H의 위상은 수직 상승하는 중이었다.
다만 이 시기에 트리플 H는 리스펙이 쌓이고 있던 것과 별개로 악역으로 활동하고 있었고, 그 독보적인 활약에도 불구하고 그를 향해 환호가 쏟아지는 일은 없었다.
아무래도 스티브 오스틴과 더 락의 그것에 비교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 일관적인 평이었다.
그런 상황 속에서 트리플 H는 본래는 계획에 없었던 스티브 오스틴과 대립을 하기 시작한다.
이 둘의 대립은 리키쉬 푸쉬 계획의 실패로 인해 진행된 것이었다.
당시 더 락의 성공을 고무적으로 바라봤던 빈스는 더 락의 사촌인 리키쉬에 대한 메인 이벤터 급 푸쉬를 진행하면서 리키쉬를 스티브 오스틴과 더 락의 대립 사이에 끼워 넣으면서 악역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는데, 문제는 리키쉬의 푸쉬에 대한 반응이 기대에 비해 미적지근했었다.
이에 WWE는 각본의 방향을 변경하는데, 당시 각본상으로 스티브 오스틴을 습격한 용의자로 꼽힐 뿐.
실제 진범은 아니었던 트리플 H를 정말로 진범인 리키쉬를 사주한 흑막이라는 방향으로 바꾸면서 스티브 오스틴과 트리플 H의 대립 각본이 진행된다.
당시 트리플 H의 별명이 '영리한 암살자'였던 것을 생각해볼 때, 트리플 H가 흑막이라는 설정도 크게 이상하진 않았기에 둘의 대립은 의외로 매끄럽게 진행되었다.
트리플 H와 스티브 오스틴의 대립은 시작부터 장난 아니었다.
둘의 대립 시작이 트리플 H가 리키쉬를 통해 암살을 사주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설정으로 진행된 것이었기에 스티브 오스틴은 트리플 H를 죽여버리겠다는 생각으로 공격하였고, 서바이버 시리즈에서 치뤄진 스트리트 파이트 매치에서 오스틴의 맹공을 견디다 못한 트리플 H가 주차장으로 도주를 시도하자 스티브 오스틴이 크레인에 붙잡아 담가버리는 모습이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서시에서 출발한 둘의 대립은 이후에도 치열하게 전개되었다.
그 유명한 6인 헬 인 어 셀에서도 둘의 대립은 서로의 타이틀 획득을 방해했고, 2001년 로얄 럼블에서 스티브 오스틴은 앵글과 타이틀전을 치르던 트리플 H를 방해해 패배하게 만들고, 트리플 H는 로얄 럼블에 참전한 스티브 오스틴을 습격하는 것으로 응수했다.
이후 둘의 대립은 격화되어만 갔고, 결국 빈좆은 노웨이 아웃에서 트리플 H와 스티브 오스틴의 대립을 종결짓기 위한 계약식을 진행한다.
둘의 계약서는 내용이 달랐는데,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았다.
스티브 오스틴은 노웨이 아웃의 경기 전까지 트리플 H를 건들면 로얄 럼블 우승자 권한을 박탈당하며, 레슬매니아에서 타이틀전을 치를 수 없다.
트리플 H는 노웨이 아웃 전까지 스티브 오스틴을 건들면 6개월 동안 출장이 정지된다.
계약서 사인은 스티브 오스틴이 먼저 사인하고, 트리플 H가 뒤이어 사인을 진행하는데...
충격적이게도 트리플 H는 사인을 하자마자 바로 스티브 오스틴을 공격한다.
이에 놀란 빈좆은 트리플 H에게 징계를 내리려고 하지만, 사실 트리플 H의 계약서 싸인이 페이크였다.
'영리한 암살자'라는 닉값을 제대로 한 트리플 H의 모습에 빈좆은 상상도 못했다는 듯이 웃음 지었고, 스티브 오스틴을 시원하게 후드려 팬 직후에서야 트리플 H는 계약서에 싸인한다.
이후 계약에 의해 서로를 공격할 수 없게 되자 스티브 오스틴은 스테파니 맥맨을, 트리플 H는 짐 로스를 공격하면서 노웨이 아웃까지 향했고, 노웨이 아웃에서 둘은 3선 2승 경기를 진행한다.
경기는 꼭 보도록 하자. 4.75성 받은 경기인데, 솔직히 지금 나왔으면 무조건 5성 초과 나와야 하는 경기다.
숀마 vs 언옹 레매 경기처럼 5성 못 받은게 이상한 경기임 ㅇㅇ
해당 경기의 최종 승자는 트리플 H였지만, 엔딩은 스티브 오스틴이 장식했다.
이후 레슬매니아 17에서 트리플 H는 언더테이커와 맞붙었고, 스티브 오스틴은 더 락과 타이틀전을 치르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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