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노동은 자아실현에 필요한가?

어원에서 보는 ‘노동’은 매우 고통스러운 행동으로 묘사된다. 인간은 그 시초부터 살아갈 때 꼭 필요한 세 가지 것, 즉 의식주를 충족시키고, 생존을 유지하며, 자손을 번식하기 위해 자연과 끊임없이 투쟁하고 그것을 변형시켜 왔다. 즉 일한다는 것은 곧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들을 얻기 위해 자연환경을 개조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연이 인간에게 제공하는 것과 인간이 필요로 하는 것 사이에는 불균형이 존재하기에 인간은 노동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인간의 노동은 부족함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인간의 욕구는 끝이 없기에 충족되자마자 다른 욕구의 대상을 산출한다. 만약 아무리 생산이 늘어나고 다양해진다 해도 그보다 훨씬 더 빨리 증가하는 새로운 욕구를 채울 수 없다면 결국 인간은 끝없이 일만 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자신의 물질적 필요를 위해 급료를 받는 것 외에 노동에서 아무런 의미를 찾지 못한다. 니체의 주장에 따르면 노동은 자아실현을 돕기는커녕 자신의 상실이다.

“과도하게 일을 좋아하는 당신들......

당신들의 노동은 저주이며 자기 자신을 잊고자 하는 의지이다.”

-니체

자연의 적대적인 힘을 정복하고 그것을 인간의 수단으로 바꾸는 것도 노동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자연 속에서 이간은 이방인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노동을 해야 한다. 데카르트에 의하면 노동은 “우리를 자연의 주인이자 소유주로 만단다.” 노동이 있는 곳에만 변화와 진보, 역사적인 발전이 있을 수 있다. 물론 단시 돈을 벌고 생존하기 위해 일한다면 일은 그 어원적 의미가 지적하듯이 분명 고통일 것이다. 그러나 개인의 취향과 적성에 상응하는 일은 인간에게 무엇보다 큰 기쁨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