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갤러리 입갤한지도 2주? 정도 된 것 같은데 생각보다 담수 관상 새우 키우는 갤러들이 없는 것 같아서... 아 물론 생이 말고 레드비 같은 Caridina 속 새우 말하는 거.
미안.. 설명충이라 잠깐 짚고 넘어가자면...
보통 우리가 담수 관상새우를 나눌 때 '생이과', '비슈림프과' 라는 표현을 쓰잖아. 제발 물갤러들만이라도 이런 병신은 표현 좀 쓰지 말자... "님들 나 무식해요"라고 광고하는 것과 다름 없어.
생물을 나누는 기준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보통 동식물에서는 '린네'의 분류 법을 많이 써. "종속과문강문계" 라고 많이들 한 번 쯤은 들어봤을 거야. 생물을 첫 번째로 '계'로 나누고 하나의 계에서는 또 여러개의 '문'으로 나뉘고, 그 중 한 문에서 또 여러개의 '강'으로 나뉘고... 이렇게 계속 하위 개념으로 동식물을 체계적으로 분류한거야.
따라서 가장 큰 그룹은 '계' 이고, 가장 작은 그룹은 '종'이 되겠지.
보통 가장 작은 그룹인 '종'만 달라도 교배가 안 되는 경우가 있어. 다른 종끼리의 교배를 '이종교배'라고 하지.
잠깐 이종교배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자면, '이종교배'는 크게 세가지 케이스로 나눌 수 있는데 아래와 같아.
1. 이종교배가 가능하며, 그 후대가 생식 기능이 없는 경우.
- 대표적으로 말과 당나귀의 잡종 후대인 '노새'가 있어. 보통 어떤 생물의 학명을 쓸 때는 '이명법' 이란걸 쓰는데, 이명법이란 어떤 생물이 속한 '속'과 '종' 을 나란히 순서대로 표기하여 그 학명을 정의 하는 명명법을 의미해. 따라서 말의 경우 학명은 Equus caballus 야. 앞에 대문자로 시작하는(원래 학명 쓸 때는 속명은 대문자로 시작하고 조명은 소문자로 시작해야한다는 규칙이 있어) Equus 는 말이 속한 '속(genus)' 의 이름을 의미하고 뒤에 소문자로 시작하는 caballus 는 말이 속한 '종(species)'의 이름을 뜻하는 거야. 따라서 학명만 보면 이 생물이 속한 속(genus)과 종(species)을 알 수가 있어.
그리고 당나귀의 학명은 Equus asinus 야. 말하고 똑같은 Equus 속에 속한 동물이고 단지 종(species)만 다르지. 따라서 말과 당나귀의 교배는 종이 다른 동물간의 교배이므로 다를 '이' 자를 써서 이종교배라고 칭하는 거고. 말과 당나귀는 운 좋게도 이종교배가 가능한데 문제는 이 이종교배 후대인 노새는 생식능력이 없다는 거야. 따라서 얘들은 번식을 못 하지 유전적으로 막다른 길에 다다른 동물이라고 할 수 있지. 그래서 새로운 노새라는 종의 분화가 일어나지 못하고 다 첫 세대에서 막혀버려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지 못하고 죽게 되는 신세인거지.
2. 이종교배가 가능하며, 그 후대가 생식 기능이 있는 경우.
- 대표적으로 관상새우가 있어. 비슈림프의 학명은 Caridina logemanni 야. 즉, Caridina 속(genus) 에 속한 logemanni 라는 종명을 가진 새우지. 그리고 타이거 슈림프의 학명은 Caridina mariae 야. 비슈림프와 똑같은 Caridina 속이고 종만 달라. 근데 얘들은 이종교배가 가능하면서, 그 후대가 다시 logemanni 종이나 mariae 종, 그리고 근친교배도 가능해. 즉 이종교배 후대가 정상적인 생식 능력을 갖고 있는 케이스지. 이런 이종교배를 통해 지금 내가 신종 새우를 탄생시키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중인 거고.
3. 이종교배가 불가능한 경우.
- 담수 새우계의 폭군, 야마토 새우의 학명을 한 번 보자. 야마토 새우의 학명은 Caridna 멀티덴타타(multidentata 인데 굳이 한글로 적은 건 한글 발음으로 '나무' 인 4음절 영단어가 디씨 금지어라서...)야. 간혹 학명에 관심이 많은 새우러 중에 올드비들은 Caridina japonica 라고 알고 있던데 2006년에 발표된 논문 기준으로 학명이 재개정되었어. 아무튼 놀랍게도 괴물같은 야마토 새우 역시 비슈림프와 같은 Caridina 속 새우라는 거야. 근데 이 두 종간의 교배는...? 아마 이종교배에 성공하면 단숨에 Chris Lukhaup 을 뛰어 넘는 새우계의 초신성이 될거야. 사실 경향을 따져보면, 같은 속(genus)에 속한 이종관게에서는 대부분 교배가 안 되는 경우가 더 많아.
이렇게 종만 달라도 교배가 안 되는 경우가 더 많은데 다른 속이라고 하면 그냥 유전적으로 크게 다른 새우라고 보면 돼. 아주 간혹 동식물에서 다른 속간의 교배(이속교배)의 사례가 있긴한데 여기도 의문인게 대부분 아마추어들이나 취미가들에 의한 보고라서 그 신빙성이 많이 떨어지고(학명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 한 경우나, 잘 못된 정보를 갖고 있는 경우)...
아무튼 말이 길어졌는데, 비슈림프나 타이거를 지칭하는 경우는 '비슈림프과'란 표현이 아니고 정확히 말하면 'Caridina(발음을 그대로 해보자면 카리디나)속'에 속한 새우라고 말하는게 맞아. 참고로 사람들이 타이거 슈림프에게도 '비슈림프과'란 표현을 쓰는데 아냐 완벽하게 틀렸어. 비슈림프와 타이거 슈림프틑 위에서 말했듯이 종이 달라. 그리고 '과'라는 표현도 틀렸고. 그냥 다 틀렸어.
참고로 우리에게 익숙한 레드비와 흑비는 '비슈림프'라는 유통명이 붙은 logemanni 종의 변종이야. 아까 종속과문강문계에서 최하위 그룹으로 종이 있었는데, 같은 종 안에서도 워낙 생김새가 다른(하지만 유전적으론 매우 유사한) 생물들이 많아서 임시로 종의 하위 그룹인 변종을 고안해 냈어. 보통 변종의 경우 학명 맨 뒤에 큰따옴표를 이용해 표기하는 경우가 많아. 예를 들어 레드비의 경우, Caridina logemanni "Red bee shrimp" 나 Caridina logemanni "Crystal red bee shrimp'" 이렇게 말이지.
타이거 새우의 변종인 블랙 다이아몬드(글 첫 부분에 올라가 있는 사진 속의 새우)의 학명도 이를 적용해보면, Caridina mariae "black diamond" 혹은 Caridina mariae "BT0" 이 되겠지. BT0 이란 표현은 주로 외국에서 블루타이거 등급을 지칭하는 표현이야. 그냥 크게 신경 쓰지말고 변종명을 종명 뒤에 큰 따옴표를 사용해서 표기한다는 사실만 캐치하면 돼.
아 그리고 이렇게 큰따옴표로 표기하는 방법 외에, 변종, 그러니까 영어로 variety 의 앞글자를 따서 'var.' 라는 표기를 하고 변종명을 적는 경우도 많아. 보통 식물에서 그렇게 많이 표기하고.
이런 방식대로라면 레드비는, Caridina logemanni var. red bee shrimp 가 되겠지. 간단해.
우리가 생이과라고 부르는 관상 생이 새우들의 학명은 'Neocaridina'로 시작해.
즉, 애당초 비슈림프나 타이거와 같은 Caridina 속 새우들하곤 종도 아니고 속(genus) 자체가 다른 새우라는 거지. 따라서 생이새우들을 말할 때는 "Neocaridina 속에 속한 새우" 라는 표현이 정확한 표현이야.
우리가 "생이과", "비슈림프과" 라고 할 때 쓰는 '과(family)' 라는 린네의 분류 그룹은 종속과문강문계, 즉 속(genus)의 한 단계 위 그룹을 지칭하는 표현이야.
생이새우가 속한 Neocaridina 속과 비슈림프가 속한 Caridina 속 모두 'Atyidae'과에 속한 새우들이야. 즉 생이나 비슈림프, 타이거 모두 같은 Atyidae과 새우라는 거지. 같은 과 새우인거야. Atyidae 속은 한글로 '새뱅이과'라고 불러.
따라서 생이과, 비슈림프과 라고 하는 건 참 병신 같고 무식해 보이는 표현인거지. 뭐 몰랐다면 어쩔 수 없지만 이제 알았으면 좀 구분해서 쓰자. 명명법에서 부터 틀려버리면 발전도없고 답도 없다. 특히 신종 착출을 위한 브리딩을 하고 싶은 갤러라면 이건 확실하게 갖고 가야해. 그래야 이게 같은 종인지 이종관게인지를 알 수 있고 헛수고를 덜 수 있게 되지.
표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아.
잠깐 짚고 넘어간다고 했다가 너무 길어졌다...
아무튼 Neocaridina (보통 길어서 통상적으로 'N.' 으로 표기하고, Caridina 의 경우 'C.'로 표기해) 속 새우 말고, C. 속 새우들을 잘 안 키우는 것 같은데 이유가 궁금해서.
키우고는 싶은데 사육이 어렵다고 해서 지레 겁먹고 안 키우는 경우, 키워봤는데 잘 안 돼서 그런 경우, 비싸서 엄두가 안 나는 경우, 분양가에 비해 생김새가 마음에 안 드는 경우 등등 댓글로 적어주면 고맙겠어.
만약 키우고는 싶은데 사육 난이도 때문에 그런거면 내가 갖고 있는 데이터 다 종합해서 가장 저렴하고 가장 확실한 방식 상황에 맞게 제시해서 글로 적어주려고 하고, 비싸서 엄두가 안 나는 경우면 뭐.. 내가 나눔을 많이 하던가 하면 될거고(오프라인으로 아는 사람들한테 나눔하는 새우를 모두 물갤로 돌리면, 봄 이후, 혹은 가을 이후에 무분 가능한 새우는 달마다 대략 500~1000마리 정도는 나오니까). 근데 사실 C. 속 새우들도 고가종에 비해서 덜 화려해서 그렇지 N. 속 생이 새우들만큼 저렴한 아이들 많은데... 그리고 내가 나눔할 새우들도 알록달록하긴 해도 그렇게 퀄리티가 좋거나 채도가 높은 새우들도 아니고.
그냥 민물 관상 새우도 사람들이 많이 키웠으면 하는 마음에서 설문조사겸 써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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