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국왕, 남편, 아빠 그리고 아크다르-5 (재업)

ㄱㅁㅅs(183.98) 2014.05.18 21:52:12
조회 1453 추천 26 댓글 7

나 이제 링크 할 줄 안다~

 

국왕, 남편, 아빠 그리고 아크다르-1

 

국왕, 남편, 아빠 그리고 아크다르-2

 

국왕, 남편, 아빠 그리고 아크다르-3

 

국왕, 남편, 아빠 그리고 아크다르-4

 

----------------------------------------------

안나도 처음 엘사를 봤을 때처럼 자고 있었다. 무의식적으로, 안나의 볼을 볼로 문질렀다. 안나도 볼로 문지를 때 숨을 내뱉었다. 이번에는 놀라지 않았다. 다만, 안나는 차가운 숨이 아니라 따뜻한 숨을 내뱉는 것을 느끼고 잠깐 생각에 잠겼다.

 

엘사는 놀랄 만큼 차가웠는데... 혹시 마법과 관련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이 아이는

 

"그렇게 볼이 좋아?" 천재가 이상하다는 눈길과 말투를 던졌다.

 

"응? 으응, 너무 귀여워서."

'지금 말해야 되나?'

 

볼에서 볼을 떼고 다시 아기를 보면서 말했다. 그 후 잠시 고민을 했다.

 

"그런데 엘사는 어딨어?" 이둔이 물었다.

 

"마차타고 오는 중에 자서, 그냥 놔두고 왔어."

 

"그래? 데려와"

 

응? 뭐 이리 단호하게 명령해?

 

아내가 상관으로 바뀌었다.

 

"왜?" 내가 물었다.

 

"동생 보고 싶어 했잖아, 아마 깨워도 징징대지 않을거야." 상관이 논리적으로 날 설득했다.

 

"알았어" 수긍하고는 방을 나섰다. 마차로 돌아가 어여쁘게 자고 있는 보물을 최대한 조심스럽게 깨웠다.

 

"엘사, 동생 봐야지, 동생 보고 싶어 했잖니?"

 

"으우으.. 으..." 보물이 잠이 덜 깬채 대답했다.

 

"여동생이게 남동생이게?"

 

"으이어도앵이요"

 

뭐라고? 정말 피곤했나보구나

 

"한 번 너가 직접 확인해보렴. 그렇지. 웃차. 아빠가 도와줄게." 아이는 일어나는 듯 하더니 다시 누웠다.

 

후! 아이 깨우는 거 참 힘드네

 

어쩔 수 없이,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지만, 엘사가 타고 온 마차 뒤에 있는 마차에 있는 유모에게 엘사를 데리고 들어오게 하라고 마부에게 시켰다.

 

아흐유, 이 빌어먹을 국왕의 체면, 근처에 아무도 없으면 내가 직접 안고 들어갈 텐데

 

곧이어, 유모가 엘사를 안고 나왔다. 엘사는 어느새 자고 있었다. 내가 앞장서고 그 뒤를 엘사를 안은 유모가 따라 이둔이 있는 방으로 향했다.

 

벌컥

 

문이 열리고 나와 유모 그리고 보물은 방 안으로 들어갔다.

 

"이리로 데려오게." 엘사를 보자마자 이둔이 말했다. 유모는 엘사를 이둔의 침대의 빈 공간의 이불 위에 뉘이고 인사를 한 뒤 방문을 닫고 나갔다.

 

"흐응, 이렇게 잘 자는 줄 알았으면 그냥 자게 냅뒀을텐데." 상관이 실수를 인정했다.

 

"안 깨우는 게 나을 거 같애." 내가 말했다.

 

"그런 거 같애" 아내가 동의했다.

 

"그럼, 이제 성으로 돌아갈래?" 내가 물었다.

 

"나 방금 애 낳았잖아, 엘사 때처럼 좀 쉬어야 해."

 

"그래? 그렇구나..."

 

"당신 성에 돌아가야 되지?"

 

"응"

 

"모처럼 본 내 예쁜 얼굴을 잠깐이나마 다시 못 볼 생각에 기운이 빠지지?"

 

"얼마나 있어야 돼?" 대답대신 질문을 했다.

 

"내가 기운 차릴 때까지."

 

"빨리 기운차려서 와." 내가 나갈 채비를 하면서 말했다.

 

"그래, 엘사는 자는 김에 여기 나랑 있을게."

 

"으..."

'응? 잠깐... 그렇게 되면...'

 

"아니, 엘사는 내가 다시 성으로 데려갈게."

 

"왜?"

 

"당신 쉬어야 되잖아."

 

"유모도 여기 남아서 돌보면 되지."

 

"..."

 

"말문이 막혔다. 하지만 막히면 안된다.

 

"안돼, 그래도 데려갈게, 내가 이유는 나중에 설명해 줄게."

 

"지금 설명해."

 

"지금은 안하는 게 나을 거 같애."

 

"그렇게 중요한 이유야? 잠자는 애를 굳이 마차로 옮기고, 동생 보고 싶다는 데 그걸 못하게 할 정도로?"

 

천재가 신경질적으로 변했다. 이해할만 했다. 지금 나의 행동은 비논리적이었고, 그녀의 주장은 논리적이었다. 그러나, 상황 자체가 비논리적이었다. 진실을 말할까 했으나, 방금 고난을 끝낸 사람에게 또 고난을 겪게 할 순 없었다.

 처음으로 엘사가 아빠의 기분을 망치는 순간이었다. 정작 본인은 그럴 의도가 없었고 태평하게 자고 있었지만.

 

"응" 망설임 없이 말했다.

 

"엘사는 분명히 울거야." 그녀가 경고했다.

 

"알았어"

 

"알아서 잘 달래." 그녀가 마무리했다.

 

잠시 그녀를 보았다. 살짝 화난 얼굴이었다.

 

 

재빨리 그녀에게 다가가 입을 맞추었다. 꽤 오랫동안 그러고 있었다.

 

"사랑해, 보고 싶어, 빨리 와." 입을 떼고 말했다.

 

"안 사랑해, 안 보고 싶어, 안 빨리 갈 거야." 그녀가 나를 노려본 채 말했다.

 

난 방문을 나섰고, 문에서 꽤 떨어져서 대기하던 유모에게 엘사를 데리고 마차로 다시 데려오라고 하고 마차로 먼저 향했다.

 

유치하긴, 당신 기분 풀린 거 다 알아

 

속으로 중얼거리며 확신했다.

 

굳이 엘사를 데려온 이유는, 엄마를 보면 마법을 부릴 것이 틀림없었기 때문이다. 아직 그녀에겐 진실을 듣는 것도 힘들텐데 진실을 목격하는 것은 더욱 힘들 것이다.

 

와인이 마시고 싶군, 울적할 땐 활과 잠, 와인 그리고 체스가 최고지

 

마차에서 기다리니, 유모가 엘사를 데려왔다. 보물은 여전히 꿈나라에서 여행 중이었다.

 

"내일은 내가 돌보지. 대신 일은 안하겠다고 전해주게." 유모가 엘사의 침대에 엘사를 뉘이자 내가 말했다.

 

엘사가 내일 무조건 울 텐데, 그 책임은 나에게 있으니 내가 져야지. 서류는 나중에 해도 돼.

 

알겠다고 하고 방문을 닫고 나가는 유모를 뒤로하며 생각했다. 그 후 나도 잤다.

 엘사보다 일찍 일어났다. 씻고, 엘사가 일어날 때까지 기다리며 어떻게 달랠지, 내일 부터 무엇을 할지 생각했다.

 

흠, 아직 아이니까 초콜릿이랑 이야기 책, 인형이면 달랠 수 있을거고, 일은... 아, 법 처리해야지. 그리고...

 

한참을 생각했는데, 엘사는 여전히 깨지 않았다. 배고프지만, 아침 먹으러 간 사이 엘사가 깰까봐 그러지도 못했다.

 

그냥 울든 말든 유모에게 맡길 걸

 

생각했던 것을 다시 생각하는 것을 3번이나 한 뒤에야 엘사가 깼다.

 

"엄마랑 동생은요?" 깨어나서 몸을 일으키자마자 가장 먼저 이 말을 했다.

 

"어, 음, 있잖니, 엘사, 엄마랑 동생은 쉬어야 한대, 많이 힘들었나봐." 아이가 울지 않길 바라면서 말을 꺼냈다.

 

"그러니까, 엘사 너가... 조금만 기다려 주면..."

 

정말 차분히 말했으나, 이미 아이의 눈시울은 붉어져갔다.

 

"동생이랑 엄마보고 싶었는데..."

 

"어, 그래.. 그ㄹ"

 

"으아아앙!"

 

터질게 터졌다. 그런데 이렇게 빨리 터질 줄은 몰랐다.

 

"알았어! 우리 엘사가 좋아하는 이야기 책 하루 종일 읽어줄게!"

 

"아아아앙!"

 

"인형도 예쁜 거 사줄게!"

 

"아아아앙!"

 

"엄마랑 동생 올 때까지 초콜릿 마음껏 먹게 해줄게!"

 

뚝!

 

비유적 표현이 아니라, 나는 정말로 숨을 헐떡였다. 살면서 이렇게 단기간에 기운이 다 빠져나간 건 오랜만이었다.

 

"초콜릿?"

 

"그래, 초콜릿" 여전히 헐떡이며 말했다.

 

"이빨 썪는다고 안주기 없기에요?"

 

"응"

 

애가 먹어봐야 얼마나 먹겠어

 

"그럼 지금 초콜릿 주세요!" 엘사가 언제 울었냐는 듯 활짝 웃으며 일어나서 말했다.

 

그런데, 엘사가 방금 앉아있던 자리가, 얼음으로 뒤덮여있었다.

 

"초콜릿 주세요오오!"

 

이번엔, 딸아이가 너무 신나서 내 표정의 변화를 눈치 채지 못했다. 나도 딸아이의 재촉에 재빨리 현실로 돌아왔다.

 

"그래, 초콜릿 먹으러 식탁으로 가자."

 

식탁으로 가서 딸아이에게 초콜릿을 먹이며 나도 주린 배를 채웠다. 다행히, 이야기책들과 인형, 초콜릿으로 남은 하루를 평안히 보냈다. 밤에 엘사와 침실로 돌아오니 얼음은 녹고 물도 증발한 상태였다.

 그 다음날부터, 다시 유모가 엘사를 돌보고, 나는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작은 파도는 넘겼다. 하지만, 앞으로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파도를 맞이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

어제, 묻힐 줄 알았는데, 올라갔더라. 도와준 갤러들 정말 고마워!

그래! 당신! 움찔했으면 당신 맞아!

--------------------------------------------------

지난 주 일요일에 올렸다가 묻혀서, 언제 올릴까 하다가,

평일에는 사람이 없고, 어제는 타이밍이 아닌거 같아서 미루다가 지금 올려.

어제 올렸어야 할 6편이랑 오늘 올릴 7편도 타자 쳐서 올릴게

(윗 글은 지난 주 일요일에 쓴 4편 얘기)

추천 비추천

26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주위 눈치 안 보고(어쩌면 눈치 없이) MZ식 '직설 화법' 날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4/29 - -
공지 겨울왕국 갤러리 이용 안내 [200184/10] 운영자 14.01.17 128879309 3815
5488939 엘-시 ㅇㅇ(118.235) 12:22 5 0
5488938 사상으로 가는 길이다 ㅇㅇ(118.235) 12:19 3 0
5488937 서울간다 [3] 아렌델시민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38 10 0
5488936 부산에서 순대국밥으로 해장 [1] ㅇㅇ(118.235) 11:37 7 0
5488935 주말이라 겨갤 보트탄 [1] ㅇㅇ(221.152) 10:49 10 0
5488934 늦 엘-시 [1] ㅇㅇ(118.235) 00:23 20 0
5488933 퀸 엘 시 프로즌3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22 14 1
5488932 엘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시 프로즌3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22 12 1
5488931 엘시이이이이 [1] 아렌델시민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22 16 1
5488930 부산 대학가는 이 시간에도 불야성이네 [2] ㅇㅇ(118.235) 00:16 23 0
5488929 졌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JungN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3 9 0
5488928 안타를 너무 많이쳐서 기억도 안나네 [5] ㅇㅇ(223.39) 05.03 31 0
5488927 복귀갤러 안내글 솔직히 내가봐도 좀 양심에 찔림 [8] 멍붕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3 72 0
5488926 현재 2타수 2안타ㅋㅋㅋ ㅇㅇ(223.39) 05.03 16 0
5488925 코구 입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JungN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3 15 0
5488924 안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시 [1] 프로즌3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3 19 1
5488923 안-시 안-시 안-시 안-시 안-시 안-시 안-시 안-시 안-시 안-시 ㅇㅇ(118.235) 05.03 11 0
5488922 ansiiiii 아렌델시민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3 15 1
5488921 부산 살 때 맹장 수술한 병원 지나고 있음 ㅇㅇ(118.235) 05.03 22 0
5488920 부산역 도착 [2] ㅇㅇ(118.235) 05.03 27 0
5488919 긴 세월에 변하지 않을 그런 사랑은 없겠지만 [5] ㅇㅇ(223.38) 05.03 75 0
5488918 방금 티비 뉴스에 울 회사 최고 보스 나왔다 [1] ㅇㅇ(118.235) 05.03 43 0
5488917 기차 탔다 이번에는 무탈하겠지 ㅇㅇ(118.235) 05.03 22 0
5488916 오늘은 투수임 [2] ㅇㅇ(221.152) 05.03 30 0
5488915 아무튼 난 ㅇㅇ(118.235) 05.03 25 0
5488914 이럴수가 ㅇㅇ(118.235) 05.03 22 0
5488913 엘-시 ㅇㅇ(118.235) 05.03 21 0
5488912 갑자기 알앤디 예산을 늘려주다니 ㅇㅇ(118.235) 05.03 32 0
5488911 저녁 못 먹고 야식으로 [1] ㅇㅇ(118.235) 05.03 40 1
5488910 늦 엘-시 ㅇㅇ(183.107) 05.03 27 0
5488909 엘시이이이이 [1] 아렌델시민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3 34 1
5488908 전타석출루ㅅㅅㅅ ㅇㅇ(221.152) 05.03 24 0
5488907 이제 마치고 집구석 들어왔다 ㅇㅇ(118.235) 05.03 31 0
5488906 이겼삼 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 *JungN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2 20 0
5488905 코구 입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JungN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2 19 0
5488904 이삿짐싸는거 힘들구만 [8] 아렌델시민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2 55 0
5488903 안시이이잉 아렌델시민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2 20 0
5488902 집옴ㅋㅋ [4] ㅇㅇ(221.152) 05.02 37 0
5488901 전식 ㅅㅂ 뭐 이딴걸 주냐 [7] ㅇㅇ(223.39) 05.02 60 0
5488900 현역때나 지금이나 똑같은 임무네요 ㅇㅇ(223.39) 05.02 28 0
5488899 얘네 꼴리네 [2] 오나홀(106.101) 05.02 67 1
5488898 전투화 너무 무거운데 이거 맞나요 [1] ㅇㅇ(223.39) 05.02 49 0
5488897 엘-시 [1] ㅇㅇ(118.235) 05.02 31 0
5488896 엘-시 엘-시 엘-시 엘-시 엘-시 [1] ㅇㅇ(118.235) 05.02 33 0
5488893 엘시이이이엘시이이이 [2] 아렌델시민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2 50 2
5488892 겨갤이 보트탔구나 [3] ㅇㅇ(221.152) 05.02 67 0
5488891 이겼삼 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 *JungN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1 33 0
5488890 나 이거 손목 얇은편임? [2] ㅇㅇ(220.120) 05.01 67 0
5488889 범두 멸망 ㅋㅋㅋㅋㅋㅋㅋㅋ *JungN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1 32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