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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불꽃 왕국 - 7

치즈드래곤(119.201) 2014.05.25 19:25:46
조회 454 추천 30 댓글 5



   [불꽃 왕국 - 1]


   [불꽃 왕국 - 2]


   [불꽃 왕국 - 3]


   [불꽃 왕국 - 4]


   [불꽃 왕국 - 5]


   [불꽃 왕국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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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생달은 차가웠다. 유리성은 바다에서부터 불어오는 짜디짠 바람을 맞으며 여전히 모래밭 위에 고고히 서 있었다. 성 안 유리창 밖에는 검은색 파도가 밀려 들어오다가, 다시 소리없이 빠져 나간다. 오밤 중에도 별빛을 머금어 스스로 광채를 은은히 발하는 유리성 안에서 어둠은 없었다. 거실 가장자리 창가 옆에 놓여진 작은 유리 탁자에, 세 사람은 묵묵히 의자에 앉아 있고, 키가 탁자 높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 다른 한 존재는 옆에 서서 그들을 측은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푸른 드레스를 걸치고 선홍빛 입술을 꼭 다물고 있는 백발의 여인, 검은 제복을 입고 다른 둘을 하염없이 둘러보는 사내, 그리고 칠흑색 드레스에 붉은 생머리를 어깨 옆으로 늘어뜨린, 눈동자에 이루 말 할수 없는 슬픔이 서려있는 여인은 각각 아무 말도 없이 그저 자리에 앉아 있었다.



   불편한 침묵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서던 제도의 열세번째 왕자 한스는 말했다.




   "그래서..."




   그러나 이어지는 말은 없었다. 그 자신조차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몰랐기 때문이다. 한스는 다시 후, 짧은 한숨을 내 쉬고 입을 닫았다.



   또다시 정적. 두꺼운 유리벽으로 인해 가로막혀 있어 밖에서 몰아치는 바람이나 파도 소리 마저도 들리지 않았다. 한스는 양 옆에 서로를 마주보고 앉은 두 여인을 향해 각각 돌아보았다. 그의 오른편에 앉아 있는 아렌델의 여왕, 엘사는 위협적인 눈빛으로 맞은 편에 앉은 이 유리성의 주인, 셀라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을 향해 쏘아지는 눈초리를 회피할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말없이 탁자만 바라볼 뿐이었다. 그는 어서 이 불편한 때가 빨리 지나가기를 원했다. 하지만 시간은 좀처럼 흐를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한 십분은 지나간 것 같다고 한스가 느꼈을 때, 드디어 엘사가 입을 열었다.




   "이제 설명해 주시죠."




   묵묵부답. 엘사는 억양 하나 바뀌지 않고 다시 차갑게 말했다.




   "명령입니다. 설명하세요."



   "...무엇을...?"




   계속 굳게 닫혀 있을 것만 같았던 입술 사이로 흘러나온 말은, 비통함에 축축히 젖어 있었다. 한스는 지금껏 보아왔던 그녀답지 않은 태도에 순간 소름이 돋았다. 엘사 또한 그녀의 대답에 잠시 몸을 움찔 했지만, 곧 다시 여왕으로써의 체통을 차리고 강압적인 어조로 설명을 요구했다.




   "더 이상의 말장난은 없습니다.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털어놓으세요."



   "..."



   "계속 그렇게 대답하지 않아도 기어코 이 일에 대한 사실을 알아내고 말 겁니다."




   그녀의 말에 셀라가 고개를 들었다. 예전 입가에 가득 서려있던 미소 따위는 흔적도 찾아볼 수 없는, 망연하게 무너져 버린 표정이었다.




   "누가."




   적발의 여인이 운을 끊었다.




   "하나뿐인 내 동생."




   대답한 것 또한 그녀 자신이었다.




   "언제."



   "2년 전."



   "어디서."



   "바로 이 곳에서."



   "어떻게."




   잠시 토해내는 말이 끊기고, 셀라는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아무도 그녀를 재촉하지 않았다. 리버트는 어느새 셀라의 곁으로 다가와 축 쳐져 있는 한쪽 손을 꼭 붙잡고 있었다. 그리고 귀에다 대고 필사적인 목소리로 간청했다. -제발... 대답하지 않아도 돼.- 하지만, 결국 그녀의 입술이 열리는 것을 미처 막을 수는 없었다.




   "지금까지 쭉, 불타고 있어."




   그리고 셀라는 지긋이 눈을 감았다. 또다시 참을 수 없는 침묵이 흘렀다. 꽤 오랫동안, 한스와 엘사는 그녀의 이어질 마지막 대답을 기다렸다.




   "왜."




   나지막히 내뱉고는, 한 번 심호흡을 한 후, 그녀는 말했다.




   "가슴팍에, 내가 쏘아낸 마법을 맞아서."




   그 말을 듣고 엘사는 한쪽 눈썹을 치켜 올렸다. 그리곤 질문을 하나 던지기 위해 입을 열었다. 




   "그럼..."



   "왜."




   그러나 셀라는 멈추지 않고 말했다.




   "아주 사소한 말다툼이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왜."




   엘사는 입을 다물었다.




   "내 곁을 떠나가려 했기 때문에."



   "왜."



   "내가 싫었기 때문에."



   "왜?"



   "내가, 지금껏 바쳐온 사랑이, 싫었기 때문에."



   "...셀라."



   "대체 왜?!"



   "이제 됐어, 셀라."




   리버트의 말이였다. 셋은 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향해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유리 조각상은 셀라의 두 뺨을 타고 뜨겁게 흐르는 눈물을 측은한 마음으로 쳐다보았다. 그녀는 리버트를 자신의 품에 와락 안았다. 한스는 그녀가 그 조각상의 투명한 얼굴을 바라보며 짧지 않은 시간동안 계속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대체... 대체 왜... 불꽃이 꺼지지 않는 거야..."




   여인의 슬픔이 채 가시기 전에, 엘사가 의자를 뒤로 밀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녀의 표정은 돌처럼 굳어있었다. 여왕은 아렌델로 다시 돌아가 이 사실을 알려, 병사들을 보내 그녀와 한스를 체포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죄목이라면 적지 않았다. 혈육 살해, 왕족에게 가한 위협, 국가적 범죄자 은닉.


   무엇보다, 그녀는 자신의 마법을 함부로 사용해 다시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 셀라를 용서할 수 없었다. 그것은, 지금껏 아무도 다치게 만들지 않기 위해 항상 힘을 숨기고 살았던 그녀에게는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 일이었다. 엘사는 고개를 숙인 그녀를 한 번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고는 유리성의 대문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의 길을 두팔을 벌리고 가로막아 선 것은, 리버트였다.




   "가지 말아주세요."



   "너는..."



   "있잖아요. 저주를 풀 수 있는 방법이. 당신이 동생의 얼어붙은 심장을 녹인 것처럼, 저 영원히 타오르는 불꽃을 꺼트릴 방법 또한 있잖아요!!"




   그 말이 끝나는 순간, 엘사의 앞에 불꽃 벽이 화르르 치솟았다. 셀라는 어느새 몸을 일으켜 그녀 쪽으로 붉은 빛이 일렁거리는 손을 향하고 있었다. 한스 또한 당황해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엘사는 뒤로 돌아섰다. 허공에서 마주친 그녀의 눈빛은 마치 일렁이는 홍염처럼 이글거리고 있었다. 그녀가 절박한 목소리를 내질렀다.




   "그 방법이 뭐지?"



   "당신에겐 가르쳐 주지 않을 거야..."



   "리버트! 그 년 꽉 붙잡고 있어!"




   패악스럽게 일갈하며 셀라는 홍염의 마법이 타오르고 있는 손을 치켜들었다.









   덥썩.








   누군가 그녀의 손목을 낚아챘다.







   "말했잖습니까."





   놀란 표정을 짓는 셀라를 바라보며, 한스는 나지막히 속삭였다.





   "이젠 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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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밍도 안 좋고 분량도 짧은데 대사만 쓸데없이 많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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