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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폭군 안나 (7)

아토할란자속냉동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2.24 20:32:52
조회 494 추천 38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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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가 이제 움직이는 듯 합니다. 중위님."
아렌델군의 움직임을 관찰하던 하얀머리의 군인이 매티어스에게 보고했다.
"난 이제 중위도 장군이 아니라네, 굳이 그렇게 호칭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저에겐 언제까지고 중위님이십니다."
하얀머리와 매티어스는 서로 마주보면서 씩 웃었다.
34년 동안 숲에 갇혀있던 5명은 가족보다도 더 끈끈한 우애로 맺어져있었다.
매티어스와 장작형제들은 간신히 그 중 3명을 구해낼 수는 있었으나
아렌델군이 금방 탈주를 눈치채고 남은 2명의 부하를 성으로 포박해갔다.
매티어스는 헬리마도 끌려가리라고 각오를 했으나
헬리마는 여전히 집 안에 그대로 남겨져 있었다.
"여왕께서 아직 공주시절의 자비로움이 남아계신 것일까..."
매티어스는 작게나마 희망을 품었다.

"일단 구출할 수 있는대로 인원을 모았습니다만 저렇게 병사들의 사기도 높은
마당에 우리들이 목소리를 내더라도 통하지 않을겁니다."
콧수염을 기른 부하가 침울하게 매티어스에게 말했다.
그 말은 사실이었다. 매티어스는 아렌델 사람들에게 영웅으로 칭송받기는
했으나 아렌델 사람들은 오래도록 선정을 베풀어온 왕가에
절대적으로 충성하는 사람들이었다.
(매티어스 본인도 선량했던 아그나르를 생각하면 지금 이 상황이 편치 않았다.)
"저희 아버지께서 들려주신 전설이라면 하나 있습니다만..."
장작을 위로 하기를 고집하는 장작형제 중 한 명이 불쑥 말을 꺼냈다.
"임마! 지금 동화 이야기를 할때니? 지금 아렌델은 전쟁 직전이라고"
장작을 아래로 하기를 고집하는 장작형제 중 한 명이 핀잔을 주었다.
"지금은 지푸라기라도 잡아야할 판이야. 한 번 이야기를 들어보지."
매티어스가 둘을 진정시켰다.

흐흠. 장작형제들이 목을 가다듬었다.
"아렌델의 크리스마스에 얽힌 전설입니다. 크리스마스 때마다 왕궁의
앞에 전시되는 커다란 종을 기억하고 계시죠?"
"3년전부터 국서님과 그의 순록이 날랐던 종을 얘기하는것인가? 물론 기억하고 있다네."
"저희 아버지의 말씀에 따르면 그 종은 과거 아렌델을 처음 만든 왕과
이 곳에 살고 있던 부족의 족장이 함께 서로의 기술을 합쳐서 만든 것이었다고 합니다.
종이 울릴 때마다 사람들의 마음은 평화로 가득해지고 싸움은 멈추고
전쟁을 하던 사람들조차 서로 포옹하고 자비로움을 노래한다고하지요."
장작형제는 겨울 난로가에 앉아 이야기를 처음 들었던 순간으로 돌아간 것처럼
눈을 지그시 감고 한숨을 쉬었다.

"............이 상황에 정말 어이가 없는 이야기로군요."
숲에 갇혔던 5명 중 유일하게 여성이었던 부하가 한심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장작형제는 크게 상처를 받은 표정이 되었다.
"꼭 그런 것만은 아닐수도 있지..."
매티어스는 턱수염을 쓰다듬었다.
"마법의 숲에 갇히고, 정령들과 싸우고, 눈의 여왕님의 마법을 본 마당에
그 전설이 무작정 사실이 아니라고 하는 것도 무리가 있어."
"중위님. 그럼..."
"한 번 그 종을 찾으러 가보세나. 내 기억이 확실하다면 종은
피요르드 뒤쪽의 창고에 보관되어있을거야."

그리고 아렌델군의 진군은 시작되었다.
초록색과 보라색, 선명한 황금 크로커스의 깃발을 높이 든 군대는
왕궁 앞에서 마을을 지나 북쪽산 옆의 길, 마법의 숲을 향해 행군을 시작했다.
코로나의 연금술사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특수한 병기들은
행군의 가운데에서 큰 천에 가리워진채로 여러 마리의 말들에 의해 끌어졌다.
(마굿간에 갇혀있는 스벤은 병기를 끄는 것을 한사코 거부했다.)
마을에서는 창문을 열고 사람들이 병사들의 선전을 기원하기위해 수많은 종이조각을 뿌렸다.

그리고 행렬의 중간 조금 뒤쪽에 여왕의 마차가 지나갔다.
초록색과 검정색으로 치장된 마차 안에서 안나는 자신에게 손을 흔드는
아렌델 시민들을 조용히 바라보다가 자신의 앞, 빈자리를 쳐다보았다.
그 곳은 크리스토프가 앉는 곳이었다.
하지만 격식을 불편해하는 크리스토프가 마차보다 순록이 더 낫죠!라고 외치며
스벤을 타고 뛰쳐나가는 날에는 올라프가 그 곳에 앉아 하루종일 자신이 읽은 책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안나의 옆자리는 항상 엘사의 자리였다.
엘사가 돌아온 이후 안나는 잠시라도 엘사에게서 눈을 떼면 또 다시
엘사가 녹아버리는 눈처럼 사라져버릴까봐 1년여동안 엘사가 보일때마다 팔짱을 끼고 다녔다.
마차안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런 안나의 응석을 엘사는 항상 잘 받아주었다.
엘사는 항상 그랬다. 안나가 엘사를 위해서 어리광을 부리거나 장난을 치면
'공주답게 의연하게 행동하세요.'라고 한마디씩 하면서도
늘 마지막까지 함께 어울려주었다.

엘사가 돌아오지 못한 그 날. 안나는 머나먼 바다를 보면서 한참을 서있었다.
숲에서 해방된 노덜드라인들과 순록들은 엘사가 죽었다는 것을 깨닫는 것에
안나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크리스토프와 매티어스는 기꺼이 안나와 함께 있어주려했지만
안나는 혼자 있고 싶다고 말하면서 거절했다.

그 환호성들을 등 뒤로 한채 안나는 그렇게 오랫동안 홀로 해가 완전히 져버릴때까지 바다를 보고 있었다.

"환호성을 들으니 그 날의 기억이 다시 떠오르는 모양이야. 언니"
안나는 허공을 향해 중얼거렸다. 마치 엘사가 마차 안에 있는듯이...
"그 얼음배안에서 뛰쳐나와 크게 다치는 한이 있더라도 언니를 막으러 가야했을까?
그런 생각을 언제나 해.....올라프의 팔을 좀더 단단한 나뭇가지로 만들지 그랬어."
안나의 입가가 잊어버린 미소를 기억하려는듯이 잠시 움찔거렸다가 다시 무표정으로 돌아갔다.
"사실은 아직도 언니가 살아있어서 나를 혼내러 와줬으면 좋겠어. 이러면 안돼 안나.
공주답게 냉정하고 침착하게 행동해야지라면서..................
13년 동안 그 목소리를 그리워하다가 이제는
영원히 그리워하게 되었네."

"이제부터 나는 피로 물든 길을 걸을거야. 언니를 만나러 가기 위해서......
언니가 이제 이 세상에 없더라도 아직 그 얼어붙은 빙하 안에 언니의 흔적이 남아있다면
그들의 시체로 다리를 만들어서라도..............난 그 곳으로 갈거야."
안나는 피곤한 듯이 두 눈을 감았다.
노덜드라의 숲에 도착하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었다.
그리고 안나가 그리워하는 언니의 목소리는
꿈속에서조차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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