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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오카야마에서 다카마쓰로 넘어왔다. 동행을 만남

동행이 한국에서 다카마쓰로 넘어와서 만났다. 이틑날 아침 매우 맛있게 먹었던 우동 바카이치다이에 데려가서 가마버터우동을 주문해 줬다. 나는 먹어봤으니까 그냥 니쿠 우동. 소고기 들어가있는 우동이다. 맛있었다. 고기라서 그런가. 비벼먹었을 때의 면과 육수에 담겨진 면의 차이를 느끼면서 먹는 것도 재미였다.

다 먹고 리쓰린 공원 구경하러 감. 일본식 정원의 진수라나 뭐라나. 팜플렛에 써있는 그런 말 잘 안믿어서 그냥 구경이나 가야지 하고 들렸는데 웬걸. 존나 잘해놨더라. 정원사들 월급을 얼마나 주는지 칼각이 어우야. 근데 별 희한한 거에도 이름을 붙여놓더라. 팜플렛에 [리쓰린 공원의 볼거리]라고 있었던 거 중에 제일 황당했던게 [46. 뿌리가 드러난 오엽송]. 진짜 말 그대로 뿌리가 좀 지면으로 노출된거임. 끝..

돌아다니다가 목이 좀 말라서 사이다 하나 사먹음. 나오시마 소금 사이다? 그냥 싼 사이다 맛이다. 천연사이다 맛이랑 매우 비슷함. 공원 돌아다니다 숙소 들어와서 짐 풀었다. 시간이 애매해서 뭐 할까 고민하다가 우동의 도시에 왔으니 우동을 또 먹으러 가기로 함.

여긴 야마다야 라는 우동집. 나는 몰랐는데 동행이 알아온 곳. 어디더라 배틀트립이라는 프로그램이었나? 거기서 나왔다고 한다. 정확히는 우동 투어 버스를 타면 데려다주는 곳인 듯. 그도 그럴 것이 그냥 걸어가기엔 좀 외진 곳에 위치해 있다. 물론 나는 걸었지만. 아마 혼자였으면 못 갔을 것 같다. 날이 어두워지고 산골 들어가는 길마냥 가로등도 몇 개 없던 길을 걸어야 이 곳이 나오기 때문.

걍.

우선 오뎅을 먼저 시켰다. 노란 건 겨자가 배합된 뭐시기 소스 같음. 꼬챙이에 장조림 같은 고기도 끼워져 나오고. 이거 먹고 있다 보면 메뉴 나온다.

나왔다. 같이 간 친구는 싯포쿠 우동을, 나는 붓카게 우동을 주문했다.

우동만 먹으면 질릴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그렇지 않다. 종류가 많아서 같은 우동 면으로 만들었다 하더라도 느낌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질리지 않는다. 사실 내가 면을 좋아해서 그런 것도 있긴 한 거 같음. 일행은 나중 가니까 조금 물린다더라. 아무튼 내가 주문한 건, 그냥 딸려나온 고명들 다 쓰까서 먹으면 된다.

이건 사이드로 시킨 고등어 구이 초밥. 맛은 나쁘지 않은데 아쉬웠던 점은 고등어를 바로 구워나오는게 아니라 미리 잔뜩 만들어놨다가 나오는거라 구이가 차가웠다는 거.

그리고 숙소 들어가서 맥주 마시고 잤다. 기린에서 만든 뭐였더라 저 한자 2018년 홉으로 만든 맥주랬나.. 그냥 국맥중에서 맥스 느낌이랑 비슷했음. 별로였다.

다음 날! 일어나서 나오시마와 쇼도시마를 고민하던 중 쿠폰북에 쇼도시마 무료 페리 왕복 탑승권이 있길래 쇼도시마로 갔다. 쇼도시마는 일본 내에서 올리브를 최초로 재배해낸 섬이라고 하던데, 소멘도 유명하다고 들었다. 그래서 바로 소멘집 입장! 가게 이름이.. 기억이 안난다. 근데 구글 맵으로 보면 꽤나 높은 점수를 차지하고 있음. 실제로 현지 사람들밖에 보지 못했다. 사실 섬 안에서 여행자를 못 봄. 

암튼 이건 소멘이다. 튀김이 몇 개 사이드 메뉴로 나왔음

간장을 부어서 판모밀처럼 싹 찍먹하면 된다. 이것 역시나 면의 탄력이 좋았음. 그래도 우동에 비하면 만족감이 덜했다.

사이드로 따로 주문한 명란 오무스비. 가운데에 꽉 차있다. 조금 올라가있는 저게 다가 아님 ㅋㅋㅋ. 근데 김이 되게 고급 김이더라. 엄청 맛있었음. 물론 광천 재래김이 더 낫다. 김 퀄리티에서 국뽕 빡 차오름.

아 밑반찬은 이렇게 직접 셀프로 퍼가는 방식이고, 해산물로 만든 각종 무침이 많다.

6가지 종류 다 찍었지만 사진 첨부 개수 제한으로 인해 하나만 던짐. 전부 입맛 돋우는 맛이다. 상큼했다.

먹고 나와서 마루킨 간장기념관을 갔다. 기념관에 다가갈수록 간장 냄새가 진동해 구글 맵을 보지 않아도 내가 맞게 왔구나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여기서 정작 본 건 없고 아이스크림만 사먹었다. 내 생각인데 일본에서 음식 관련해서 뭘 팔아먹으려면 첫째, 사이다로 만든다. 둘째, 아이스크림으로 만든다. 어딜 가든 특산물로 사이다나 아이스크림을 판매한다. 간장사이다는 차마 먹기가 그래서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진짜 도전정신으로 먹어봤는데, 의외로 너무 맛있다. 간장 감칠맛은 살리면서 막 짜진 않고 아무튼 누가 생각했는진 모르겠는데 진짜 ㅋㅋㅋㅋ. 근데 먹으면 먹을수록 간장 냄새가 속에서 쌓이더니 마지막 입 쯤에선 강렬해지더라. 

왼쪽에 보이는 저 아이스크림 저거.. 귤 아이스크림 파는 곳 가면 귤색으로 바뀌어있음. 다 저거 쓰는 거 같더라.

근처에 양조장이 있어 사케를 사려고 구경 갔는데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없어서 그냥 나왔다. 그렇게 쇼도시마 관광을 마치고 다시 다카마쓰로 복귀함.